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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한 여자

[ 양장 ]
리뷰 총점8.6 리뷰 32건 | 판매지수 8,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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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시/희곡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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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214g | 128*188*20mm
ISBN13 9788932915708
ISBN10 8932915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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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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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주 내내 아무 데서고 눈물을 흘리는 일이 벌어졌다. 잠에서 깨어나다가 어머니가 죽었다는 것을 기억해 내곤 했다. 어머니가 꿈에 나왔고, 죽었다는 것을 빼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 무거운 꿈에서 빠져나오기도 여러 번이었다. 생활에 필요한 일들 말고는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장보기, 식사, 세탁기로 빨래 돌리기. 종종 어떤 순서로 그 일들을 해야 하는지 잊어버렸고, 야채 껍질을 벗기고 나서 그다음 동작을 연달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다가는, 한참 애써 생각을 해보고 나서야 물에 씻었다. 책 읽기가 불가능했다.
--- p.16

보다 정확히는,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은 가족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접점에, 신화와 역사의 접점에 위치하리라. 나의 계획은 문학적인 성격을 띤다. 말들을 통해서만 가닿을 수 있는 내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사진들도, 나의 기억도, 가족들의 증언도, 내게 진실을 가져다주지 못한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문학보다 아래 층위에 머무르길 바란다.
--- p.19

나의 어머니는 이 세계에 대해, 훌륭한 교육과 우아함과 교양이 그녀에게 불러일으킨 찬탄과, 자신의 딸이 그 세계의 일부가 되는 것을 보며 느끼는 자부심과, 겉으로는 절묘한 예의범절을 보여 주면서 속으로는 자신을 경멸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사이에서 갈팡질팡했다. 「살림을 야무지게 살아야 한다. 쫓겨나서는 안 된다.」
--- p.72

나는 울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내 유년기의 그 여자와 같은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 p.99

「나는 내 딸이 행복해지라고 뭐든지 했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걔가 더 행복한 건 아니었지.」
--- p.10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사람들은 내가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어머니가 살아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다. ― 『한 여자』(69면)

작가는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은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의 열등함을 극복하고 싶어 했다. 새로 나온 노래와 책을 접하고 화장을 하고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며 〈자신도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고 딸에게 자신이 누리지 못한 모든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 딸은 너무나 찬미하고 동경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 더는 자신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는 이제 많이 배운 사람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어머니가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다. 한편 어머니는 점점 다른 세계로 멀어져 가는 딸에게 자기 자체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한없는 베풂으로 사랑을 얻으려 애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던 은밀한 교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남는 막연한 애정이 대신 자리한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자신이 아는 한 여자로서 그녀의 삶, 자신과 함께한 어머니로서 그녀의 삶을 기록하기로 한다. 어머니 사후 보름 만인 4월 20일경이다.

나는 어머니에 관한 글을 계속 써나가겠다. 어머니는 내게 진정 중요했던 유일한 여자이고, 2년 전부터는 치매 환자였다. 기억의 분석을 보다 쉽게 해줄 시간적 거리를 확보하자면, 아버지의 죽음과 남편과의 헤어짐이 그랬듯 어머니의 병과 죽음이 내 삶의 지나간 흐름 속으로 녹아들 때를 기다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다른 것은 할 수가 없다. ― 『한 여자』(18면)

전작 『남자의 자리』에서 〈단순하고 꾸밈없는 글〉을 써야 한다고 했던 아니 에르노는 이 작품에서 문학적인 것에 담긴 통념을 다시 한번 거부함으로써 〈자전〉을 새롭게 정의한 자신만의 독보적인 글쓰기를 확고히 한다.

이것은 전기도, 물론 소설도 아니다. 문학과 사회학, 그리고 역사 사이에 존재하는 그 무엇이리라. 어머니의 열망대로 내가 자리를 옮겨 온 이곳, 말과 관념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스스로의 외로움과 부자연스러움을 덜 느끼자면, 지배당하는 계층에서 태어났고 그 계층에서 탈출하기를 원했던 나의 어머니가 역사가 되어야 했다. ― 『한 여자』(110면)

아니 에르노는 자신의 이야기를 객관화해 모두의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작가는 내밀한 이야기를 냉담하고 예리한 언어로 옮기면서 자기 어머니에 대한 단순한 회고를 넘어 특정한 사회적 조건 속에서 살아간 〈한 여자〉를 역사로 드러내 보인다. 그러면서 〈여자가 된 지금의 나와 아이였던 과거의 나를 이어 줬던〉 어머니,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였던 어머니의 상실을 차근차근 복기한다. 이처럼 가장 감정적인 체험을 가장 담담한 문장으로 써 내려감으로써 이 작품은 더없이 정확한 거울로서 우리에게도 자신을 마찬가지로 선명하게 들여다보도록, 함께 삶을 사유하고 느끼도록 해준다.

역자의 말

〈문학보다 아래 층위에 머무르고자 하는 글쓰기〉, 〈역사와 문학과 사회학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하는 글쓰기〉(110면)라는 발언은 소위 〈문학적인 것〉에 담긴 통념들에 대한 명백한 거부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시적인 표현〉, 〈아름다운 표현〉, 요컨대 〈미사여구〉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있다. 번역도 이를 반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예를 들면, 여인/여자/여성 가운데 일부러 가장 무미하고 일상적으로 느껴지는 여자를 선택하는 식, 아울러 문장을 구성할 때 될 수 있으면 군더더기를 끊임없이 쳐내고, 뭔가를 덧붙여서 문장을 매끄럽게 만드는 전략을 가능한 한 피해야만 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작가가 어머니의 일대기를 유장하게 서술하고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파편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을 집요하게 쌓아 나가며, 그저 보여 줄 뿐이다.

아니 에르노는 이에 부합하는 서술 전략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문단과 문단 사이에 흐름을 툭툭 끊어 놓는, 때로는 길고 때로는 짧은 간격들이 자리한 것은 그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이 전략은 주어, 동사, 목적어를 완벽하게 갖춘 문장을 구사하지 않고 간단한 메모를 연상시키는 문장을 구사하고 있는 점에서도 잘 드러난다. 크로키풍의 문장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이런 특성 또한 번역에 최대한 반영했다. 끝으로 지적할 것은 작품에서 어머니를 가리키는 〈elle〉이라는 대명사의 번역 문제이다. 작가는 자신의 모친을 〈나의 어머니〉라는 관점에서 바라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심정적인 거리를 좁히지 않고서, 한 시대를 살다 간 중하층 계급의 전형적인 여자로 바라본다. 그러니까 이 작품의 어머니는 작가의 어머니이기도 하지만 〈한 여자Une Femme〉라는 제목에서도 잘 드러나듯 특정 사회 역사적 조건들 속에서 살다간 한 시대의, 한 계급의 전형이기도 한 것이다. ― 역자 정혜용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아니 에르노는 결코 고백이나 고해를 겨냥한 적이 없다. 그녀는 항상 〈자전적인 《나》의 집단적인 가치〉에 도달하고자 한다. 자기 자신을 밝힘으로써, 타인들 스스로 자신을 더 잘 바라보고 깨닫게 하는 거울을 만드는 작가이자, 자신의 주체성을 〈타인들 속에서 사유하고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작가이다. 말하자면 〈독자들의 삶과 겹쳐지는 자전〉을 쓰는 작가이다.
- [텔레라마]

아니 에르노는 연구하는 작가이다. 감각적인 비유도, 정확한 형용사도, 정교한 형식도 없다. 대신, 예술과 방법만이 존재한다. 〈늘 쓰는, 일상의 언어로〉 자신의 체험을 들려주는 작가이다.
- [리베라시옹]

회원리뷰 (32건) 리뷰 총점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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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담백한 문장으로 기록되는 그녀. 『한 여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15.01.23 | 추천4 | 댓글6 리뷰제목
앞으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여자가 된 지금의 나와 아이였던 과거의 나를 이어 줬던 것은 바로 어머니, 그녀의 말, 그녀의 손, 그녀의 몸짓, 그녀만의 웃는 방식, 걷는 방식이다. 나는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를 잃어버렸다. (110페이지)   한 여자의 죽음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 에르노만의 방식인가 싶어 잠시 멍했다. 경험한 것만을;
리뷰제목

앞으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여자가 된 지금의 나와 아이였던 과거의 나를 이어 줬던 것은 바로 어머니, 그녀의 말, 그녀의 손, 그녀의 몸짓, 그녀만의 웃는 방식, 걷는 방식이다. 나는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를 잃어버렸다. (110페이지)

 

한 여자의 죽음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건 아니 에르노만의 방식인가 싶어 잠시 멍했다. 경험한 것만을 쓰는 작가로도 유명하지만, 내가 만나고 느낀 그녀의 글은 감정의 표현이 굉장히 솔직하고 담담하다는 거였다. 그래서인지 한 여자, 엄마의 죽음을 어떤 단절로 표현하는 그녀의 마음을 저절로 가늠하게 했다. 알면서도 생각하지 않았던 것, 내가 어디서 와서 어떻게 이 자리에 서서 숨 쉬고 있는지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을 때 툭 던진 표현. ‘나는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를 잃어버렸다.’라니... 여러 가지 감정이 북받쳐 감당하기 어려웠던 요즘이었는데, 미치지 않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어내느라 더 힘들었다. 다행스럽게도 저자의 담담한 말투가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르게 하지만, 그것도 완전하지 않았다.

 

어머니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된 이 기록으로 저자는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재구성한다. 처음부터 어머니가 아니었던, 소녀였다가 여자였다가 어머니가 된 그 과정을 되짚어가며 어머니를 기억하고 자신을 위로한다. 지금 그렇게 해야 할 것처럼 열기가 일어나는 마음을 오히려 객관적으로 한발 떨어져 바라보는 시선을 부른다. 유년기를 통과한 어머니가 처녀로 지냈던 시간, 아버지를 만나 부부가 되고 아이들을 키우고 지난한 삶을 살아가며 부풀린 몸무게. 그동안 자신은 성장했고 어머니와 떨어져 있는 거리감이 편안했다.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자신의 인생을 살았다. 그 사이 어머니는 늙었고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다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시간이 이어지다가, 또 다시 조금은 떨어진 삶. 그리고 어머니는 알츠하이머에 걸렸다.

 

4월 어느 저녁, 아직 6시 반밖에 안 되었는데 그녀는 벌써 슬립 바람으로 시트 위에 누워 잠을 자고 있었다. 무릎을 세우고 잠이 든 통에 성기가 내보임. 방 안이 무척 더웠다. 나는 울기 시작했다. 그녀가 나의 어머니였기 때문에, 내 유년기의 그 여자와 같은 여자였기 때문이었다. 가슴팍이 파란 실핏줄들로 덮여 있었다. (98~99페이지)

 

저자의 표현처럼 나의 엄마도 누군가로부터 태어난 연결고리가 있을 텐데, 처음부터 나에게 엄마로만 존재했으니 다른 생각이 끼어들 겨를이 없었다. 그러다 가끔 미국에서 엄마의 동생들이 다녀갈 때 엄마는 ‘엄마의 엄마’를 언급한다. 작은 외삼촌의 기일에 맞춰 연말에 다녀간 막내 외삼촌과 지나간 시간을 얘기하는 엄마의 얼굴은 낯설었다. 예순, 칠순이 넘은 나이의 남매가 소소하게 나누는 지난 얘기들은 평범한 그리움이었는데, 이럴 때가 아니고서는 잘 나오지 않는 말들이기도 하다. 너무 오래 전의 일이라 얼굴이 떠오를까 싶은 물음이 머릿속에 있었지만 말로 꺼내진 않았다. 엄마가, 울 것만 같아서... 아니 에르노처럼 그 시간을 담담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 정도였다. 감정의 혼란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다.

 

개인의 경험, 온갖 감정이 푹 파고들어있음에도 객관적으로 묵묵히 그 기록을 계속할 수 있는 건 어떤 마음일까.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이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써야만 했던 이유. 그녀만의 방식일 것이다. 그렇게 어머니의 죽음을 기억하며 남겨진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으로 택한 이 기록이 그녀에게 어떻게 남겨질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나의 엄마가 떠나고 나면 나도 나만의 방식으로 엄마를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엄마가 늘 바라는 것 두 가지. 치매 같은 병에 걸리지 않고 조용히 있다가 갈 수 있도록 기도하라는 것과 혹시나 기억한다면 무덤으로 만들지 말고 수목장으로 해달라는 거였다. 치매로 자식들 고생시킬까봐 걱정하며, 관리하기 어려운 것 말고 조금은 쉬운 방법으로 자신의 뒤처리를 해달라는 것. 오래 전부터 그런 말을 하는 것을 그냥 웃으면서 듣고만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말은 우리가 준비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을 상기하게 한다. 거부한다고 해서 오지 않을 시간은 아니잖아. 그래서 두렵고, 안타깝고, 괜히 슬퍼지고... 나의 엄마이기 이전의 시간들에 관심두지 않았던 게 괜히 더 미안해지는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

 

지난 연말부터 심해진 불면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덕분에(?) 요즘 새벽 2~3시 사이에 엄마를 자주 들여다본다. 숨을 쉬고 있는지 가까이서 지켜보곤 한다. 너무 피곤할 땐 코를 곯기도 하지만 평상시 엄마의 잠버릇은 그냥 고요하게 자는 거다. 가까이서 듣지 않으면 숨을 쉬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할 정도일 때도 있다. 그냥 잠을 자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 것을 굳이 한 번 더 들여다보며 걱정을 키우는 내가 이상하게 여겨질 때도 있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젠가부터 계속된 습관 같은 생각이니, 그저 받아들이는 수밖에. 그렇게, 엄마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 길어진다.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댓글 6
구매 포토리뷰 한 여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라**스 | 2020.01.25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개인적,주관적인 서평입니다.단순한 열정,부끄러움 책 다음으로 만나는 아니에르노의 "한여자"라는 책이다.단순한열정과 부끄러움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민낯으로 담아 낸 글이다.표지에 나오는 여인은 아니에르노 본인의 사진이라고 난 생각한다."한여자"는 저자의 어머니에 대한 글이며,역시나 소설은 아니다.저자의 어머니가 실존했던 인물이기에...유명인이나 영웅들의 이야기는 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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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주관적인 서평입니다.

단순한 열정,부끄러움 책 다음으로 만나는
아니에르노의 "한여자"라는 책이다.

단순한열정과 부끄러움은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민낯으로 담아 낸 글이다.
표지에 나오는 여인은 아니에르노 본인의 사진이라고 난 생각한다.

"한여자"는 저자의 어머니에 대한 글이며,역시나 소설은 아니다.저자의 어머니가 실존했던 인물이기에...

유명인이나 영웅들의 이야기는 텍스트로 기록되어 회자 되어 시간이 지나도 그 사람을 기억하는 가치가 된다.

즉,세월을 이어 주는 연결고리가 된다고 난 생각한다.

아니에르노가 이번에는 어머니라는 소재로 글을 썼다.제목은 "한여자"이다.

어머니이며 "한여자"였던 사람을 글로 나타내고 싶었던 이유가 있을까?

저자는 말들을 통해서만 가닿을 수 있는 내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 글을 쓰는 이유일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다시말해 가족사진,나의기억,가족들의 증언도 저자에게는 진실을 가져다 주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난 이해했다.

그렇기에 저자는 자신을 낳아 준 어머니를
이번에는 내가 어머니를 세상에 내어 놓기 위해서 자신이 글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어머니의 폭력,애정과잉,꾸지람을 성격의 개인적 특색으로 보지 않고 어머니의 개인사,사회적 신분과 연결해 보여주는 텍스트이다.

난 살아가면서 내가 가진 보여주고 싶지 않은 모습이 여전히 나의 모습인 것을 부모라는 대상으로 원망한 적이 많다.

하지만 우리의 어머니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대부분 자기 자체로는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자신이 주려는 것으로 사랑받기를 바랐다.

즉,자신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을 나머지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함에 따라 그것은 한쪽으로는 자신을 받아들이면서 다른쪽으로는 자신을 내쫓는 세계 속에서 사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모든 작가들이 가장 크게 영감을 받는 부분은 자신의 존재와 기원에 관해 글을 쓰는 것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영감을 외면하거나 무시한다.

그러나 아니에르노는 그 영감을 무시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고 글을 쓰는 작가다.
진심으로 다가오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아니에르노의 글에 매료되는 것 같다.

어느 순간 저자의 팬이 되어 있는 "한여자"라는 책을 만났다.

그녀의 말,그녀의 손,그녀의 몸짓....은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고리라고 생각하며 책을 덮는다.

수 많은 연결고리 중에 ....나의 어머니 "한여자"가 있슴을 ....적으며 독서노트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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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한 여자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뻑* | 2018.01.20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저자는 어머니의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을 해낸다.아기로 태어나 소녀로 성장하면서, 여자와 어머니의 삶을 채운 시간.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으로 가는 길에 알츠하이머에 걸려버린 여자인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시간을 기록하는 건 어떤 마음일까 궁금하기도 했다.어머니의 죽음을 기억하며 저자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이기도 했다는, 이 기록을...동시에 내가 겪을;
리뷰제목

 

저자는 어머니의 시간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을 해낸다.

아기로 태어나 소녀로 성장하면서, 여자와 어머니의 삶을 채운 시간.

그리고 생의 마지막 순간으로 가는 길에 알츠하이머에 걸려버린 여자인 어머니.

 

그런 어머니의 시간을 기록하는 건 어떤 마음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어머니의 죽음을 기억하며 저자 자신을 위로하는 방법이기도 했다는, 이 기록을...

동시에 내가 겪을 그 시간도 고민하고 생각하게 된다.

언젠가 나의 엄마가 부재했을 때, 나는 어떻게 나를 위로하고 엄마의 죽음을 기억해야 하는지를.

상상만으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누구에게나 나가올(다가온) 그 시간을 거부할 수는 없을 테니...

 

흘려 들으며 별 생각이 없었던 주제를 이 책으로 다시 떠올려본다.

엄마가 떠난 후에 고아가 될 내 마음을, 미리 다독여야 할 것만 같아서 말이다.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와 <남자의 자리>는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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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7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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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우리는 엄마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n****o | 2019.05.30
평점4점
담백하게 듣는 엄마라는 존재.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뻑* | 2017.08.29
구매 평점5점
추천 참 많이 받아서 기대되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B***a |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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