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05월 20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80쪽 | 758g | 150*220*38mm |
ISBN13 | 9791130621869 |
ISBN10 | 1130621863 |
발행일 | 2019년 05월 2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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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480쪽 | 758g | 150*220*38mm |
ISBN13 | 9791130621869 |
ISBN10 | 1130621863 |
서문 ― 압도적 성과 1장 스티브 잡스의 죽음 2장 남부 시골 소년의 세계관 3장 ‘빅 블루’에서 사업을 배우다 4장 파산 직전 회사에서 맞이한 일생일대의 기회 5장 아웃소싱으로 애플을 구하다 6장 스티브 잡스를 대체하다 7장 신제품 대히트로 의구심을 떨쳐내다 8장 그린, 그린, 그린 9장 사법 당국과 싸워서 이기다 10장 다양성에 승부를 걸다 11장 로봇 자동차와 애플의 미래 12장 애플 역사상 최고의 CEO 감사의 글 주석 |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하는 것은 어떠한 분야 또는 어떠한 직업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의 생을 관통하는 가치관, 세계관, 혹은 인생관이 존재하느냐의 문제로 집약된다. 말하자면 한 사람을 위인으로 이끄는 것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뛰어난 기술이 아니라 평생을 관통하는 신념의 문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주 여러 번 직업을 바꿀지언정 가슴에 품은 하나의 신념을 위해 자신의 전체 삶을 불태울 수 있는 용기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남부 앨라배마 시골 마을에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오번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고 IE, 컴팩 등을 거쳐 그의 나이 37세였던 1998년 사업운영 부문 수석부사장으로 애플에 영입된 인물. 강력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근로자의 근로 환경 개선을 추진하며, 인권과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자 자신이 게이임을 '커밍아웃' 하였던 인물. 그리하여 스티브 잡스의 사망 이후 8년 만에 애플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하였고, 현금 보유고는 2010년 이래 네 배가량 증가했으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매출 1위, 애플 워치를 통하여 웨어러블 시장 창출 등 애플을 명실공히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든 인물. 그의 이름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이다.
"나는 직감적으로 애플에 합류하는 것이 창의적인 천재와 일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것을 알았어요." 그의 직감은 더 이상 정확할 수 없었다. 2010년 오번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그는 말했다. "애플에서 일하는 것은 제 스스로 짜보았던 어떤 계획에도 들어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제가 내린 최고의 결정이었습니다." (p.121)
2011년 10월 5일 혁신의 아이콘이자 천재적인 사업가로 추앙받던 스티브 잡스가 사망했다. 사람들은 애플의 미래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운영만 아는 '따분한 살림꾼'이 과연 스티브 잡스를 대신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는 잡스가 떠난 지 8년이 되는 지금, 그것은 섣부른 판단이자 완전한 오해였다고 판명 난 셈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쿡의 안목은 애플의 위대한 3막을 여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인식되었다. 의학과 보건, 피트니스, 자동차, 스마트홈 등 아직 컴퓨팅이 정복하지 못한 무대에서 애플은 새로운 혁신을 이룩할 것이고 전망 또한 밝게 점쳐지고 있다.
"쿡은 '잘하면서 동시에 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격언을 스스로 입증하고 잇다. 스티브 잡스는 "기업이란 사람들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쿡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나는 기업이 상업적인 것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기업은 사람들의 집합일 뿐이다. 사람이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면, 기업 역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 애플은 쿡의 지휘 아래 세계에서 최초로 1조 달러짜리 기업이 되었지만, 그가 한 일은 그 이상임에 틀림없다. 그는 애플을 더 나은 회사로 만들었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 (p.403)
쿡이 애플의 CEO가 된 후에 기업 환경이 항상 애플에게 유리하게 조성되었던 것은 아니다. 잡스가 자신의 사후에 있을 기업 환경을 미리 예측하고 자신의 성향과 정반대인 팀 쿡을 CEO로 지목했는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잡스의 선택은 옳았다. 잡스가 제품 전문가로서 애플을 세계 1위 기업에 올려놓았다면 다음 CEO는 효율적인 사업 운영과 관리를 통해 안정적인 발전을 꾀할 관리형 리더가 필요했고 그러한 면에서 쿡은 '준비된 적임자'였다.
애플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20년 동안 애플을 취재해 온 린더 카니가 쓴 <팀 쿡>은 팀 쿡 개인에 대한 평전인 동시에 애플의 CEO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애플의 미래에 대한 평가 보고서이기도 하다. 쿡은 회사가 훌륭한 전략은 물론 '훌륭한 가치관'을 겸비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그 핵심 가치 여섯 가지를 피력하고 있다.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기술에 대한 접근가능성,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권리, 환경에 대한 의무감, 포용성과 다양성, 프라이버시와 안전, 공급자 책임이 그것이다. 책을 읽은 독자의 입장에서 팀 쿡의 놀라운 성과가 거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사람을 위대하게 만드는 건 결국 재능이나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념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팀 쿡이 제창한 거대기업의 경영윤리
- 리더 카니, 『팀 쿡』
팀 쿡Tim Cook은 2011년 스티브 잡스Steve jobs에 이어 애플Apple의 CEO(최고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애플의 장래를 걱정했지만, 팀 쿡은 보란 듯이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사람들이 쿡에 열광한 것은 애플의 기업 가치를 높였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무엇보다 기업을 ‘훌륭한 가치관’이 살아 있는 집단으로 만들려고 했다. 지은이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한 재무보고서에서 쿡이 지향했던 여섯 가지 핵심 가치를 발견한다. 모든 사람이 기술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믿음을 표현하는 접근가능성, 모든 사람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교육, 환경에 대한 의무감을 나타내는 환경, 각기 다른 다양한 팀이 혁신을 이끈다는 포용성과 다양성, 프라이버시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믿는 프라이버시와 안전, 공급자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공급자 책임, 이 여섯 가지 원칙으로 쿡은 스티브 잡스가 운명을 달리 하면서 위기에 빠지리라 예상되었던 애플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 책은 팀 쿡이라는 세계적 기업인의 윤리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은 냉혹한 논리를 따른다. 이익이 되는 것이라면 자본은 무슨 짓이든 한다. 자본은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운명을 타고났다. 움직임을 멈추는 순간 자본은 더 이상 자본이 아닌 게 된다. 자본은 어디로 움직이는 것일까? 자본은 스스로 증식하는 길을 열어젖힌다. 증식하지 못하는 자본은 자본이라고 할 수 없다.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이 윤리의식을 냉혹한 자본논리에 종속시키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자본은 윤리를 따지지 않는다. 윤리를 따지는 순간 자본을 증식하는 길이 막힐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재벌들을 생각해 보라. 재벌을 경영하는 사람들치고 윤리적인 사람은 없다고 봐도 좋다. 그들은 윤리를 생각하기 이전에 기업이 살아날 자본의 길을 먼저 생각한다. 인간의 윤리로 세상을 보는 게 아니라 돈의 논리로 세상을 본다. 돈의 논리를 따르려면 냉혹해야 한다. 냉혹한 선택을 하는 자만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셈이다.
최첨단 자본주의 사회인 미국에서 최고의 기업을 경영하는 팀 쿡의 삶을 서술하면서 지은이는 “남부 시골 소년의 세계관”이 기업 경영에 적용되는 과정을 세밀하게 파헤친다. 쿡은 앨리배마주 볼드윈 카운티의 중심 소도시 로버츠데일Robertsdale 이스트실버힐 애비뉴East Silverhill Avenue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전형적인 미국 남부 소도시인 로버츠데일은, 쿡이 성장하던 시절 인구수가 2300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도시였다. 비옥한 농경지 덕분에 조용하고 여유로운 삶의 터전이었던 이 지역은 그러나 인종차별주의라는 불쾌한 저류가 흐르는 지역이기도 했다. 쿡은 1970년대 초 중학교에 다니던 어느 날, KKK(극우적 성향의 배인 비밀 결사) 단원들이 한 흑인 가족의 사유지에서 십자가 화형식을 거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쿡은 그들을 향해 그만두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그들 중 한 명이 후드를 벗더니 자기는 로버츠데일에 있는 가톨릭교회의 부제라며 얼른 가던 길이나 가라고 소리쳤다. 인종차별은 특별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도 자연스레 행하는 일이었던 셈이다.
수년 후 쿡은 또 한 번 인종차별주의를 의미심장하게 체험한다. 글짓기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은 받은 그는 부상으로 워싱턴을 견학하는 기회를 얻었다. 견학 일정에는 당시 앨리배마주 주지사 조지 월리스George Wallace를 만나는 일도 포함되어 있었다. 완고한 분리주의자인 월리스는 1960년대 당시 공립학교의 인종 통합을 강력한 반대한 정치인이었다. 쿡은 그와 악수를 나누며 모종의 수치심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그와 악수하는 것이 내 자신의 신념에 대한 배신행위처럼 느껴졌어요. 마치 내 영혼의 일부를 파헤치는 것과 같은, 잘못된 일이라는 느낌이 든 겁니다.”(57쪽) 쿡은 어릴 때 온몸으로 얻은 이 윤리를 기업을 운영하는 데도 적용하고 있다. 애플은 실리콘밸리의 여타 기업보다 월등히 많은 비율의 소수집단 근로자를 채용하는 한편, 소수집단 학생들이 제대로 된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융합교육)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과거 흑인 전용으로 설립된 대학과 자선 단체, 재단 등에 많은 후원을 하고 있다. 흑인 인권을 주창했던 마틴 루서 킹Martin Luther king Jr.을 존경할 정도로 그는 차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
소수집단을 지원하는 밑바탕에는 쿡이 ‘게이’라는, 차별 받는 타자에 속하는 상황도 개입되어 있다. 앨라배마주에서 유일하게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의원 퍼트리샤 토드는 만약 쿡이 어린 나이에 커밍아웃을 했다면, 분명 큰 어려움을 겪었을 거라고 말한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사는 삶이 좋았을 리는 없다. 자기 성을 자기가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분명 이 사회가 굳건한 차별로 이루어졌다는 점을 느꼈을 것이다. 쿡은 2015년 한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토크쇼 진행자인 스티븐 콜버트가 직접적으로 물어보기 전까지는 자신이 게이라는 것을 공개적으로 얘기하지 않았다. 그는 왜 커밍아웃을 한 것일까? 직접 그의 말을 들어보자. “만약 애플의 CEO가 게이라는 소식이 자신의 성 지향성과 관련해 고민하는 누군가에게 또는 혼자라고 느끼는 누군가에게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나 위로가 될 수 있다면, 혹은 자신의 평등성을 주장하는 누군가에게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면, 이것은 내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하더라도 충분히 밝힐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64쪽) 타자를 중심에 세운 배려의 윤리가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쿡은 인종차별 문제와 동성애 문제를 바탕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윤리의식에 접근했다. 쿡이 제시한 여섯 가지 원칙은 애플이라는 기업의 현재가 아니라 미래를 나타내는 가치라는 걸 생각할 필요가 있다. 애플이라는 기업 또한 중국 등지에서 노동자들이 노멀 헥산에 노출되어 병원에 입원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을 일으켰다. 앞서 얘기한 대로 자본은 이익을 얻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노동자야 병들든 말든 냉혹한 자본은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탐사보도 기자 출신인 마 준은 2011년 초 애플의 이면 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의 공급업체가 대중의 건강과 안전을 위태롭게 할 만큼 심각한 오염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은이는 잡스 사후 이런 문제에 대처하는 애플의 자세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났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그 중심에는 쿡이 있다. 쿡이 환경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면서 애플의 그린피스 등급은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제품 당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양은 매년 감소했고, 세계 곳곳의 제조 시설과 사무실, 매장 등에서 석탄 대신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비율도 갈수록 높아졌다.
“나는 애플의 CEO가 되기 오래전부터 근본적인 진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사람은 온전히 받아들여지고 인정받을 때, 보다 기꺼이 헌신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을 고용할 때 성 지향성이나 성 정체성을 근거로 차별하는 행태를 금지하는 ‘고용차별금지법Employment Nondiscrimination’의 지지를 상원에 촉구했다. “게이나 레즈비언이 직장에서 동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에 대해 법이 계속해서 침묵하는 한, 국민으로서 사실상 우리 모두가 그들의 차별에 동의하는 것이다.” 그는 이어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글을 마무리했다. “의회는 고용차별금지법을 승인하여 그러한 편협에 일격을 가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 법안은 2013년 11월 말 찬성 64표, 반대 32표라는 높은 지지로 상원을 통과했다. (329~330쪽)
인종차별 문제와 동성애 문제는 사실 ‘다양성’ 문제와 연결된다. 쿡은 2015년 ‘다양성은 애플의 미래다.’라고 밝혔다. “애플의 제품이 실로 대단한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엔지니어와 컴퓨터공학자만이 아니라는 겁니다. 예술가와 음악가도 있지요. 바로 그런 공학과 인문학의 교차가 마법과도 같은 제품을 만들어내는 근원입니다.”(330쪽) 한 기업을 지배하는 세계관이 그 사회를 지배할 수 있다. 한국사회가 왜 ‘삼성공화국’이라고 불리겠는가? 삼성이 윤리의식을 지키면 한국사회도 윤리의식을 지킨다. 반대로 삼성이 윤리를 어기면 한국사회도 윤리를 어긴다. 삼성이라는 재벌이 지금 우리에게 윤리적으로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겠다. 다양성을 애플의 미래로 상정한 쿡의 이야기에는 소수집단을 보호하려는 윤리의식이 담겨 있다. 지은이는 쿡의 이러한 비전이 애플이라는 기업에 어떤 윤리를 부여하고 있는지 밝히고 있다. 정말 그런가를 따지기 이전에, 쿡이 지향한 경영 철학이 한국사회를 지배하는 재벌들과 다르다는 점을 우리는 분명히 인식해야 하겠다.
우리가 이 책을 읽는 이유는 쿡의 기업윤리가 한 사회를 이루는 근원적인 윤리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쿡은 환경, 다양성, 정보의 개방 등과 같은 윤리의식을 기업의 미래로 상정하고 있다. 윤리의식은 타자를 배려하는 마음에서 뻗어 나온다. 한 기업을 운영하는 인물이 사욕(私慾)에 치우친다면 그 기업이나 사회는 미래가치를 상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은이는 쿡이 “애플을 비롯한 전체 기술 업계를 ‘윤리적 개혁’의 길로 이끌고 있다.”(398쪽)고 주장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기후변화와 관련된 조치에서 한 발 두 발 물러서고 있는 상황에서도 애플은 환경보호에 중점을 두는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애플이 사업을 운영하는 25개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지은이는 여전히 애플과 관련이 있는 많은 노동현장에서 노동력 착취와 근로자에 대한 학대가 자행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쿡이 애플을 경영하면서 그런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 이전과 분명히 달라졌다는 것을 지은이는 무엇보다 강조하고 있다.
“쿡은 ‘잘하면서 동시에 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격언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403쪽)고 지은이는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사회는 어차피 자본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자본을 부정하면 자본주의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결국 자본을 증식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자본을 어떻게 사용하느냐 하는 점에 있다. 쿡은 이전 CEO인 스티브 잡스보다 기업의 가치관을 중시하고 있다. 그는 차별이 없는 사회, 다양성을 인정하는 기업을 모토로 소수집단을 배려하고, 환경을 보존하는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기업이 된 애플의 수장이 내보인 기업윤리에서 지은이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세계를 엿본다. 냉혹한 자본에 따뜻함을 불어넣으려면 자본을 이용하는 사람이 변해야 한다. 우리가 기업윤리를 중시하는 팀 쿡의 경영 전략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기업을 위해 사회가 있는 게 아니다. 사회를 위해 기업이 있는 것이다. 아주 단순한 이 진실이 허물어질 때, 우리는 사는 자본주의 사회는 말 그대로 ‘지옥보다 더한 지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나의 기업을 책임진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 짐작한다.
그런데 그냥 기업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기업의 수장을 맡는다는건 어떨까?
더군다나 전 수장이 너무나 대단한 사람이었다면?
상상이 되질 않지만 그런 자리를 2011년부터 현재까지 맡아온 이가 있다.
바로 애플의 CEO Tim Cook이다. 오늘은 스티브 잡스란 거대한 벽을 넘어 어떻게 애플의 CEO가 되어가는지 살펴보려고 한다.
책은 스티브 잡스가 병 치료를 위해 쉬는 중 그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 순간부터 시작한다.
그는 잡스의 초대가 그의 인생을 순식간에 바꿔놓으리란걸 짐작했을까?
어쨌든 그의 의외의 제안은 그를 험난한 상황으로 데려간다. 하지만 그는 멋지게 활약이 이어간다.
많은 사람들이 그가 CEO가 되면 애플은 위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스티브 잡스완 스타일이 상반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품개발자에 더 어울리는 잡스와 다르게 그는 경영인의 마인드가 강해 보인다. 그러니 스타일이 다르다고 기업이 잘못될 일은 없다. 기업가에 더 어울린다면 기업을 망할 방향으로 이끌 일은 절대 없을 테니까.
더불어 난 그의 마인드도 무척 마음에 든다.
인성을 중요시하고 사람들을 대하는 것에 차별을 두지 않아야 한다는 신념은 그를 발전시킬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더불어 그가 가지고 있던 개인적인 만트라(기도 또는 명상 때 외우는 주문이나 주술)로 여긴 다음의 신조(오번 대학의 첫 번째 풋볼 코치 조지 페트리가 1943년 작성한 오번신조)도 마음에 든다.
"나는 내가 현실세계에 살며 내 스스로 얻은 것에만 의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나는 노동과 노력의 가치를 인정한다.
나는 교육의 가치를 믿는다. 교육은 내게 현명하게 일할 수 있는 지식을 제공하고 능숙하게 일하도록 나의 정신과 손을 훈련시키기 때문이다.
나는 정직과 진실을 믿는다. 그것이 없으면 내가 동료로부터 존중과 신뢰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P71)
아마 그의 이러한 마음가짐은 그를 어떤 기업에서 일하든 성실하게 또한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게 하는 사람으로 만든게 아닐까?
그는 자신이 실수한 것은 과감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자를줄 안다. 안되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나아간다. 그리고 그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를 조용한 천재라고 표현한다. 아마 겉으로 드러나는 것만 중시하지 않고 자신의 내실을 충분히 갈고 닦아 실력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우린 흔히 "애플 = 스티브 잡스"라는 공식을 늘 떠올린다. 하지만 이제 그 공식도 점차 내려놔야할 것 같다. 팀 쿡이라는 조용하지만 강한 윤리의식의 소유자는 애플을 구설(임금착취나 노동 착취, 환경 위협 등)에서 구했다. 또한 "잘하면서 동시에 선을 행하는 것도 가능한"(P403) 기업으로 만들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기업이란 사람들을 같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인류 최고의 발명품"으로 말한바 있다. 쿡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나는 기업이 상업적인 것만을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에게 기업은 사람들의 집합일 뿐이다. 사람이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면, 기업 역시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P403)
잡스는 예상했던 것 같다. 그가 자신 못지않게 애플을 제대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게 스티브 잡스가 떠난 자리를 그는 멋지게 채웠다. 그리고 더 향상시켰다. 앞으로 또 어떤 모습으로 발전시킬지 기대가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