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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문구

아무튼, 문구

: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아무튼, OO-022이동
김규림 | 위고 | 2019년 07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4 리뷰 29건 | 판매지수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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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56쪽 | 180g | 110*178*13mm
ISBN13 9791186602485
ISBN10 1186602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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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문구인 여러분!
내가 나의 이야기를 듣는 일
일요일 저녁엔 문구점에 가요
이상하게 좋은 것들
가성비를 따집니다
나는 꾸준히 쓰고 있다
검정 마블 패턴만 봐도 아직까지 두근두근한 마음을 보면
만년필에는 ‘굳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죠
“스티커 많이 주세요”
종이, 이 친구의 매력은 상당했다
형광펜 공개수배
오늘은 또 어떤 문구점에 가볼까나?
꼭 필요해야만 사나요?
행동하는 문방구
역시 좋은 이름이다
이것도 문구입니까?
#다꾸 #손글씨 릴레이
작은 문구들의 힘
조만간 사라질 것들에 대하여
취향입니다, 문방구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문구인이라는 세 글자엔 나의 모든 것이 담겨 있었다. 문구류를 너무나 좋아해서 매일 문방구를 내 집처럼 드나들던 어린 시절, 집 안 곳곳에 널려 있는 수만 개의 문구류, 회사에서 실험하고 배우며 만들고 있는 문구들, 그리고 죽기 전에 문구계 역사의 한 획을 긋는 대단한 문구를 만들고 싶다는 오랜 포부. 이 모든 것에 어울리는 수식어가 문구인 말고 또 있을까?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의 꿈까지 모두를 관통하는 한 단어. 그래, 나는 결국 문구인이었다.
--- 「문구인 여러분!」 중에서

가만 보면 내 안에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같이 사는 것 같다. 클래식하고 심플한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아기자기한 총천연색의 귀여운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 그래서 책상 위에도 묵직하고 우아한 디자인의 오브제들과 함께 오색찬란 화려한 색상의 팬시 문구들이 늘 함께 어울려 있다. 본능적으로 끌리기도 하겠지만 그런 언밸런스를 은근히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귀엽고 가벼운 것들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명랑한 친구들이라면, 클래식한 오브제들은 말수는 별로 없지만 늘 든든하게 곁을 지켜주는 속 깊은 친구 같다. 이 친구들을 바라보고 어루만지는 일에 나는 시간을 과감하게 쓰고 있다. 집에서 대체 뭘 그렇게 하느냐는 말에 나는 퍽 억울하다. 책상 위에도 나름대로의 분주한 시간들이 있단 말이다.
--- 「이상하게 좋은 것들」 중에서

만년필에는 ‘길들인다’는 표현을 쓴다. 내가 만년필을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 표현을 중학생 시절 처음 만년필을 선물 받았을 때 들었는데, 오랫동안 마음에 남는다. 오랜 시간 써서 나에게 꼭 맞는 형태로 만드는 것.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만들어나가는 것. 일방적으로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게 아니라 서로 교감하고 맞춰나가는 상대로서의 필기구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내가 도구를 길들이기도 하지만, 실은 내가 도구에 길들여지기도 한다.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 오래된 편한 친구들 앞에서 자연스러운 내 본모습이 나오듯이, 오래 쓴 만년필을 잡으면 중고등학생 시절의 내 반가운 글씨들이 튀어나온다. 오랜만에 만나도 늘 반갑고 좋은 기억만 남기는 사람들이 있듯, 만년필은 내게 그런 존재다.
--- 「만년필에는 ‘굳이’라는 단어가 어울리죠」 중에서

실용성만을 가지고 논하기에는 수많은 문구점들에 꽉꽉 들어찬 수천 종류가 넘는 검정 볼펜들의 존재 이유를 좀처럼 설명하기 어렵다. 펜뿐만 아니라 다른 문구들도 그렇다. 자르기 위해서라면 가위 하나, 칼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내 책상과 서랍에는 재질과 컬러가 다른 수십 개의 칼과 가위가 있고, 언제 쓰일지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스티커들과 엽서들과 새 노트들이 있다. 그렇다. 문구의 세상은 결코 실용성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나는 쓸데없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 생필품들은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지만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쓸모없는 물건들이다. 상상해보라. 책상 위에 연필 한 자루, 종이 한 장만 덜렁 놓여 있다면 참으로 팍팍할 것이다. 그 옆에 예쁜 다이어리, 형형색색의 펜, 그 펜들을 담을 펜 트레이, 이렇게 저렇게 꾸밀 스티커와 마스킹테이프, 어여쁜 스탬프와 엽서들이 놓여야 비로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책상이 된다.
--- 「꼭 필요해야만 사나요?」 중에서

글씨체에 무척 관심이 많다. 한번 본 글씨는 웬만하면 기억한다. 남의 글씨체도 곧잘 알아봐서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지인의 물건을 주우면 글씨를 보고 바로 주인을 찾아준다. 일부러 외우는 것도 아닌데 사람과 글씨체의 매칭이 유독 잘되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내가 글씨를 사람의 개성 중 하나로 인식하기 때문인 것 같다. 삐뚤빼뚤 귀염성 있는 글씨, 멋들어지게 잘 쓴 글씨, 절도 있고 힘 있는 글씨, 맥없이 휘적거리는 글씨 등 뭐 하나 비슷한 구석 없이 전부 다르다. 사람의 생김새나 성격, 목소리처럼 글씨도 각양각색인 게 얼마나 흥미로운지!
--- 「#다꾸 #손글씨 릴레이」 중에서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을 문구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대체 어디까지를 문구라고 해야 할까? 한편 문구와 소품의 경계는 어디일까? 어디까지가 문구고, 어디까지가 오브제와 소품일까? 이에 대한 내 대답은 간단하다. ‘내가 문구라고 부르면 문구인 거지요.’ (…) 누구에게는 문방구가 아닌 것이 누군가에게는 문방구일 수 있다. 그러니 어떤 오브제를 문방구로 쓰려고 마음먹는 순간부터는 그냥 문방구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아예 책상 위에 어울리는 것이라면 그냥 문방구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무렴 어떤가. 문구의 범위는 언제나 활짝 열어두도록 하자.
--- 「이것도 문구입니까?」 중에서

돌이켜보니 문구는 나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 사고방식, 취미, 특기와 직업에 이르기까지 나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끼쳐왔다. 문구를 좋아하니 자연스럽게 문구와 함께하는 활동(쓰기와 그리기, 만들기 같은 것들)을 좋아하게 됐고, 이것이 나의 성격에도 상당히 많은 영향을 주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책상에 앉아 조용히 쓰고 생각하는 나의 성향은 문구를 사랑한 데서 비롯됐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어쨌든 ‘취향입니다, 문방구’ 선언은 단순히 문구뿐만 아니라 스스로에 대해서도 조금씩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
--- 「취향입니다, 문방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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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엔 문구점에 가요

일요일 저녁에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꼭 하는 의식 같은 것이 있으니, 바로 문구점에 가는 일이다. 일주일의 끝을 산뜻하게 마무리하는 데 문구점 방문만큼 좋은 것은 없다. 특별히 살 것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어슬렁거리며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일주일이 깔끔하게 마무리되는 기분이다. 문구점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공기, 가지런히 놓인 여러 색깔의 펜, 각 잡힌 지류들을 보면 어딘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심지어 집보다 더 편안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다. 자전거 바구니에 문구들을 한껏 사 담아 돌아오면서 ‘다음 한 주도 잘 살아보자!’ 하는 두둑한 마음까지 함께 안고 돌아온다.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문구 소비에는 언제나 좋은 기운과 아이디어가 함께 따라온다고 믿는다.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문구를 사서 써봄으로써 돌파구 혹은 해결책을 얻은 적이 많다. 좋은 아이템이 장착되면 잘 싸우는 게임 캐릭터처럼 새 문구를 살 때마다 일주일치 에너지가 솟아나기도 하고, 열정이 끓어올라 새 취미를 만들기도 한다. 마음에 드는 사인펜을 발견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예쁜 노트를 매일 가지고 다니려고 일기를 써왔다. 그러니까 문방구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불씨가 되기도 하고, 작업의 훌륭한 조력자가 되기도 하고, 취향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 학창 시절 책상에 앉아 무언가를 쓰면서 생각하는 시간이 또래 친구들보다 많았던 것도, 숨 막히는 학창 시절에 조금은 숨 돌리며 취미 활동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문구 덕분이다. 나는 생각보다 작은 문구들에게 훨씬 더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 모른다.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

문구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내가 나를 돌보는 시간이다. 책상 위에서 무언가를 쓰거나 만드는 건 내가 나의 이야기를 듣는 일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만큼 나의 감정과 생각에도 곁을 내주고 있는지에 생각이 미치면, 우선은 책상에 앉게 된다. 머릿속의 생각들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기 위해, 내가 느끼는 진짜 감정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스친 아이디어를 놓칠세라, 혹은 새로 산 펜을 어서 테스트해보고 싶어서… 쓰는 이유도 가지가지다. 그저 머릿속에 있는 생각들을 밖으로 내보내는 것만으로도 갑갑한 마음이 해소되고 위로를 얻는다. 때로는 지나간 기록 속에 담긴 예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위로를 해오기도 한다. 문구를 사용하면서 생겨나는 차분하고 고요한 순간들이 참 좋다.


문구인 여러분, 우리는 좀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문구 소비에는 ‘실용적’이라는 단어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 사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만 있으면 된다. 누군가에게는 문구가 정말 딱 그 정도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용성만을 가지고 논하기에는 수많은 문구점들에 꽉꽉 들어찬 수천 종류가 넘는 검정 볼펜들의 존재 이유를 좀처럼 설명하기 어렵다. 펜뿐만 아니라 다른 문구들도 그렇다. 자르기 위해서라면 가위 하나, 칼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내 책상과 서랍에는 재질과 컬러가 다른 수십 개의 칼과 가위가 있고, 언제 쓰일지도 알 수 없는 수많은 스티커들과 엽서들과 새 노트들이 있다. 그렇다. 문구의 세상은 결코 실용성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문구를 사면서 실용성을 잣대로 죄책감을 느끼는 사람들, 굳이 실용적인 핑계를 찾아 소비를 하고 있을지 모르는 문구인 친구들에게 전하고 싶다. 문구의 진짜 가치는 실용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예뻐서, 귀여워서, 써보고 싶어서, 그냥 사고 싶어서, 저걸 사면 오늘 하루가 더 나아질 것 같아서. 문구를 사고 싶은 이유는 실용적이라는 이유 말고도 너무나 많으니, 문구인 여러분, 우리는 좀 더 당당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회원리뷰 (29건) 리뷰 총점8.4

혜택 및 유의사항?
(문구의 힘을) 믿는 (문구)인간에 대하여 - [아무튼, 문구]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1.12.14 | 추천17 | 댓글8 리뷰제목
(문구의 힘을) 믿는 (문구)인간에 대하여 <아무튼, 문구>를 읽고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문구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선뜻 답하지 못하고 한참을 고민할 듯하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쉬는 시간(가끔은 수업 시간)마다 친구들과 지우개 따먹기에 열중했고,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교과서와 문제집에 중요한 (대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
리뷰제목

(문구의 힘을) 믿는 (문구)인간에 대하여

<아무튼, 문구>를 읽고

 

 

  누군가 내게 가장 좋아하는 문구가 뭐냐고 물어본다면, 선뜻 답하지 못하고 한참을 고민할 듯하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쉬는 시간(가끔은 수업 시간)마다 친구들과 지우개 따먹기에 열중했고,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교과서와 문제집에 중요한 (대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내용에다가 형광펜으로 줄을 그어댔고, 직장생활자가 되고부터는 크고 작은 포스트잇을 전투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70억 지구인 속에서 문구인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기록한 <아무튼, 문구>의 저자는 같은 질문에 '미도리 노트'를 으뜸으로 꼽는데, 그 이유가 제법 구체적이다. 여러 차례 테스트를 거쳐 잉크가 번지지 않는 종이 재질과 낱장을 넘길 때 나는 경쾌한 소리가 마음에 들 뿐만 아니라 가죽 커버까지 씌울 수 있어서 지금까지 스무 권 가량의 일기장으로 써오고 있으며, 심지어 지금 다니는 회사 면접에서 합격하는 데 부적과도 같은 공을 세웠기 때문이다.

  저자는 자기만의 책상에서 일기장을 펴고 펜을 들어 글을 써내려가거나 혹은 그림을 그리면서 생기는 차분하고 고요한 순간들을 즐긴다고 한다. 머릿속을 채운 복잡한 생각이나 고민을 밖으로 꺼내 보내는 일은 문구가 건네는 위로와 응원의 시간들 속으로 스며드는 것과 같으리라. 이처럼 노트 하나에 대한 진심만 봐도 다른 문구들을 어떠한 마음과 철학을 갖고 대하는지 쉬이 짐작이 되어 눈길을 거두려는 찰나, 신나게 어딘가로 가는 문구인의 모습이 보여 함께 따라가본다.

 

지치고 힘든 어떤 날 예전에 쓴 일기들을 읽으면 그때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위로를 해온다. 나름대로의 걱정과 고민을 짊어지고 있었던 그때의 내가 말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듯 다 지나갈 걸라고, 결국엔 다 가벼워질 것들이라고.(21쪽)

 

  문구인답게 문구세권(문구+역세권)에 사는 저자는 일요일 저녁이 되면 집에서 10분 거리에 문구점들을 탐방하는 루틴을 갖고 있다. 오래된 문구점에서부터 대형 문구점까지 문구인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저마다의 특색 있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그 가운데 대형마트와 골목시장의 관계처럼 대형 문구점에 비해 물건 가짓수와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네 문방구에 대한 걱정에 공감이 갔다.

  또한 문구인으로서 언젠가 자신만의 문구점을 여는 게 꿈이라는 저자가 학창시절 부모님이 문방구 사장님인 친구가 가장 부러웠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초등학생이던 내게도 부모님이 문구점을 운영하는 친구가 있어서 새로운 완구류가 나올 때면 최신 정보를 입수해 학교가 파하자마자 달려가 구경하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졸랐던 기억이 나서 피식 웃음이 났다. 이밖에도 동묘, 서점, 공구상, 옷가게 등 문구점 아닌 문구점 소개를 통해 문구가 문구점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과 (문구) 여행을 다니면서 기록한 외국 문구점의 특징과 차이점도 퍽 흥미로웠다.

 

 

책상 위에 부지런히 사물들을 들여놓고 사용하고 기록하는 행위는 결국 나의 삶을 가꾸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살뜰히 가꿔야겠다. 책상도, 나의 삶도.(38쪽)

 

  한 때 인스타그램에서 '왓츠온마이데스크(#whatsonmydesk) 릴레이'가 유행했던 것에 착안하여 저자는 '왓츠인마이백(#whatsinmybag) 릴레이'를 제안한다. 작업실이나 서재의 책상 위 소품(문구)들을 공개하는 일은 가방에 넣고 다니는 소지품을 보여주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전해주지 않을까 싶다. 솔선수범의 자세로 저자부터 문구인의 보금자리이자 안식처인 책상을 공개한다.

  먼저 그가 가장 좋아하는 책상 위 문구는 도쿄의 한 편집숍에서 데려온 '황동 캘린더'와 방콕의 한 마켓에서 산 '태엽 시계'이다. 매일 일자와 요일을 한 칸씩 돌려서 쓰는 만년 캘린더와 매일 태엽을 감으면 우렁찬 초침소리를 들려주는 시계를 최애하는 까닭은 귀엽고 아기자기한 물성은 물론, 자동화되고 디지털화된 세상에서 매일 수고롭지만 작은 성실을 요하는 매력이라고 덧붙인다.

  다음으로 문구계의 바늘과 실이라고 한다면 단연코 필기구와 종이를 들 수 있다. 오랜 기간 그야말로 바늘에 실 가듯이 만년필을 사용해온 그는 일방적으로 소유하거나 사용하는 게 아니라 서로 교감하고 맞춰나가는 상대로서 만년필을 대한다. 어린왕자와 여우의 관계처럼 그가 도구를 길들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그가 도구에 길들여지며 서로에게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기서 글씨를 쓰거나 내용을 받아적는 필기(筆記)에 관한 새로운 시선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동안 펜이나 연필 등 '무엇으로' 쓸까에만 초점을 맞추며 정작 노트나 종이 같이 '어디에' 쓸까라는 점은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만 비로소 필기라는 행위가 이뤄질 수 있음에도 말이다. 저자 역시 이 점을 깨닫고 난 후부터 지금까지 볼펜, 사인펜, 만년필을 다양하게 테스트해본 것처럼 여러 종류의 종이에다가 번짐, 필기감, 색깔 구현, 비침 등을 테스트하고 연구했다고 한다. 그렇게 여러 가지 종이를 사서 그려보고 써보고 인쇄해보며 자기와 궁합이 맞는 종이를 찾는 재미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종이 취향이라는 것이 생기다니, 좀 멋진 일 아닌가. "저는 백색보다 미색 용지, 도공지보단 비도공지, 중량은 100그램 이상의 두터운 용지를 선호합니다"라고 괜히 있어 보이는 말도 해볼 수 있고 말이다. 아는 것이 늘어갈수록 일상은 한층 더 풍성해진다. 매일 이렇게 무언가를 새로 알아갈 수 있어서 즐겁다.(78쪽)

 

  누군가는 문구인에게 미니멀리즘과 제로웨이스트라는 이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저자는 당당하게 말한다. 자기를 만들고 자신의 삶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로 문구를 소비하고 있는 것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흔히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종이와 펜, 자르기 위해서라면 가위나 칼만 있으면 된다고 여기지만,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수많은 문구점에서 각양각색으로 진열된 문구류만 놓고봐도 문구 소비에는 '실용성'이라는 말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생필품은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지만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쓸모없는 물건들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연필 한 자루와 종이 한 장만 달랑 놓여 있는 팍팍한 느낌의 책상을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쓸데없는 것의 힘을 믿게 될 것이라고 덧붙인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그것을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데, 그 어려운 것을 일력이 해내게 한다는 점에 참으로 대단한 문구다(라고 쓰고 올려다보니 나의 일력이 일주일 전에 멈춰 있다. 어서 뜯어야겠다).(104쪽)

 

  (교과서와 문제집 외에는 그 어떠한 책에도 밑줄을 긋지 않는 내가 감히 그럴 수만 있다면) 형광편과 빨간펜으로 밑줄을 몇 번씩이나 긋고 싶을 만큼, 문구인과의 만남에서 가장 놀라운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저자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조금 더 행동력이 필요할 때 이른바 '행동하는 문구'들을 일상에 들인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365일 다이어리, 플래너나 스케줄러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아침에 뜯을 때마다 차라락 하는 얇은 종이 재질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경건한 마음을 가지게 해주는 일력의 매력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 평소 마음에 드는 사인펜을 발견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예쁜 노트를 매일 가지고 다니려고 일기를 써왔다는 이야기에서도 무릎을 탁 치게 되었다. 지금껏 필요로 구매했던 (피동적인) 문구가 오히려 (능동적으로) 우리의 행동을 이끌어낸다는 점을 새삼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문구 소비에는 언제나 좋은 기운과 아이디어가 함께 따라온다고 믿느다. 문구의 가치는 자주 저평가되곤 하지만 사소하고 작은 문방구일지라도 그것이 가져다줄지 모를 효과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나는 작은 문구들의 힘을 믿는다. 뭔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문구를 사서 써봄으로써 돌파구 혹은 해결책을 얻은 적이 많기 때문이다.(132~133쪽)

 

  문구인과 함께 문구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동안 아날로그 감성이 짙은 문구의 세계를 조금씩 알면 알수록 '디지털 기기인 컴퓨터나 스마트폰도 어떤 면에서는 문구로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고개를 들었다. 공교롭게도 저자 역시 아이패드와 애플펜슬도 문구인지에 대해 '인간의 기록을 얼마만큼 이끌어낼 수 있는가'의 관점에서 문구의 미래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데, 궁금한 독자는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면 좋을 듯하다.

  문구의 세계에서 돌아오니 일상에서 늘 마주하는 사무실 책상 위와 아이의 책상 위(보다는 아래에 더 널브러져 있는) 문구들이 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저자의 말처럼 작은 문구에게는 큰 힘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색연필 한 자루, 종이 한 장이 아이의 색감과 상상력을 키워주고, 포스트잇 한 장과 계산기 한 대가 업무와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만들어주고 있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매일 소소한 것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훗날 아이와 내가 오늘보다 더 풍요롭고 단단한 내일을 맞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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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우수작 좋아하는, 더 좋아할 수 있는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2점 YES마니아 : 골드 m******o | 2023.01.10 | 추천17 | 댓글0 리뷰제목
북클러버 첫 리뷰로 조금 가벼운 책을 들고 오고 싶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두 달이 지나도 한 권을 리뷰하지 못하는, 게으른 완벽주의를 갖춘 인간이기에 최소 한 달에 한 번 마감(?)을 지키는 건전한 삶을 하기 위해서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책이 적합할 것이다. (참고로 이 게으른 완벽주의에 관한 책은 다음 리뷰가 유력하다.)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를 훑어볼 때 가장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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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러버 첫 리뷰로 조금 가벼운 책을 들고 오고 싶었다. 몸에 힘이 들어가면 두 달이 지나도 한 권을 리뷰하지 못하는, 게으른 완벽주의를 갖춘 인간이기에 최소 한 달에 한 번 마감(?)을 지키는 건전한 삶을 하기 위해서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책이 적합할 것이다. (참고로 이 게으른 완벽주의에 관한 책은 다음 리뷰가 유력하다.)

이 책은 '아무튼,' 시리즈를 훑어볼 때 가장 관심이 가는 책 중 하나였다. 어렸을 때 지우개라든지 볼펜 같이 자잘한 필기를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좋아했고, 쥐고 있던 문구가 시야에서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던 모습이 아직도 생각난다. 참고로 그 때 내가 가장 좋아하던 건 더존 4B 연필이었다. 펜을 쥘 때 엄지와 검지만으로는 힘을 쓰지 못해서 중지까지 써 버릇했던 당시의 나(지금도 간혹가다 중지를 받치지 않고 검지 옆에 붙일 때가 있다.)로서는 아마도 힘을 주지 못하더라도 선명하게 나올 수 있는 4B연필이 맘에 들었을 지도 모르겠다.

이 글을 쓴 작가의 취향은 문방구라는 공간에 곳곳마다 박혀있는 다양한 필기구들 하나하나에 맞춰 자신의 최애가 있고 그 필기구에 대한 추억이 하나하나 박혀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내가 문구류를 안 좋아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례로 샤프펜슬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부분에서 나는 낯설음을 느꼈다. 어릴 적 나는 샤프가 너무 쉽게 똑똑 부러졌던 탓에 샤프펜슬에 대해 미온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작가가 호감을 표하는 필기구 중에는 적잖이 내가 낯을 가리느라 사용해 본적 없는 필기구들이 존재한다. 아무래도 가는 곳만 가 버릇하는 스타일이라 그런 것 같다.

2번째로 놀라웠던 건 자기가 좋아하는 브랜드와 품명을 아는 대로 책에 기술해두었다는 점이다. 펜이나 연필 같은 기본 문구들은 그 브랜드와 모델명까지 기록되어 있고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형광펜 모델명은 최대한 특징을 자세히 기술한 다음에 제보를 부탁하는 면모까지 보였다. 나도 좋아하는 지우개 브랜드와 품명이 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찾아봤는데 어떤 브랜드였는지도 어떤 품명이었는지도 못 찾은 채 글을 쓰고 있다!) 당시 살 때 지우개 사면 포장지는 벗기고 시작했으니 (그 포장지가 비닐인 것도 있었다.) 브랜드나 품명같은 건 신경쓰지 않은 셈이다.

3번째는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20개 이상씩 쟁여놓고 샀다라고 고백한 부분이었다. 이 지점부터 '나와는 덕질에 대한 도량 자체가 다른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좋아했던 지우개를 가장 많이 사들인 기억은 3-4개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내가 사려던 목적은 이 좋아하는 필기류를 쟁여놓고 두고두고 쓰기 위함이 아니라, 필기류를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산 것에 더 가까웠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문구를 쌓아놓고 쓰기 위해서 그만큼의 양을 샀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런 당당함이 내게서 없는 종류의 애정이라 부러움이 들었다.

마지막으로는 자기가 핸드메이드로 노트를 자신의 취향에 맞춰 만들었고 자신을 위해서 두고두고 쓴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직접 배운 다음에 만들고 쓰기까지 하는 대목에서 성공한 덕질을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 글에 대해 계속 정감이 들었다. 작가가 가지고 있는 문구에 대한 마음이 나에게도 존재하는 걸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첫째로 문방구를 갈 때마다 지나치지 못하는 까닭이다. 문방구 앞에서 서성거리고 있으면 왠지 모르게 들어가고 싶고, 문방구에 들어가면 뭐라도 살 것이 존재한다. 그 문구가 필요한 지 필요치 않은 지는 이미 후순위이다. 그랬기 때문인지, 저자의 소제목 중 가장 울림이 있는 제목이 '꼭 필요해야만 사나요?'라는 부분이었다.

... 사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만 있으면 된다. 누군가에게는 문구가 정말 딱 그 정도의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용성만을 가지고 논하기에는 수많은 문구점들에 꽉꽉 들어찬 수천 종류가 넘는 검정 볼펜들의 존재 이유를 좀처럼 설명하기 어렵다. (...) 그렇다. 문구의 세상은 결코 실용성만으로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94p)

이 부분이 여러 모로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집에 펜이 그득한 데 굳이 잘 쓰지도 않을 만년필의 카트리지를 사기 위해 해외 통관번호를 굳이 만들어서 구했던 모습을 옹호하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더 나아가서 '나' 자신이 좋아하는, 다소 실용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무작정 비판적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게끔 이끌어줘 더 좋았던 문장이었던 것 같다.

정감이 간 또 하나의 이유는 대형 문방구의 등쌀에 밀려 사라지는 문방구들에 대해 가지는 애잔한 마음씨가 나에게도 있기 때문이다. PC방들이 지하나 2층에 존재하는 게 일반적이고, 당구장이 주로 2층 위에 존재하는 것처럼 문방구들은 주로 1층에 존재했다. 그런데 1층에 있던 문방구들이 문을 닫거나 사람이 없어 한산해지는 걸 자주 볼 때마다 마음이 아리다. 이 책의 저자가 프랜차이즈 문구에 밀려 사라지는 동네 문구점을 볼 때마다 괜히 뭐라도 사서 나온다는 대목이 이런 심정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꼈던 문구를 애정하는 방식에 대한 결핍을 저자와의 상대 비교를 통해 느끼게 되었다. 그러나 이 결핍이 내가 더 문구를 좋아할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는 묘한 기대감을 자아낸다. 내가 저자에 비해 사랑하지 않는(내지는 못하는) 부분들이 더 확장된 애정으로 나아가는 이정표가 되어줄 것 같은 느낌이. 이정표가 없는 길을 무작정 걸어갈 때는 이 길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기 때문에 더 빨리 지친다. 그러나 얼마큼 왔는지, 그리고 얼마큼 더 가야하는 지 알게 된다면 같은 거리를 지나쳤다고 해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는, 더 큰 희망을 가지고 천천히 나아갈 수 있다. 풋내기 문구인으로서의 문구 사랑. 아직 갈 길이 멀단걸 알기에 더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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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문화리뷰 아무튼, 문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K**e | 2022.08.09 | 추천3 | 댓글0 리뷰제목
  여행지에서 들른 서점에서 구입한 책. '새로운 서점에 왔으면 뭐라도 한 권은 사고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둘러보다가 제목에 이끌려 집었는데 만족할만한 내용이었다.   사실 내용에 특별한 것은 없다. 문구가 취향인, '문구인' 저자가 문구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글이다. 하지만 나도 나름 예전부터 문구를 좋아했던 사람이고(저자의 문구 사랑을 보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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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들른 서점에서 구입한 책. '새로운 서점에 왔으면 뭐라도 한 권은 사고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둘러보다가 제목에 이끌려 집었는데 만족할만한 내용이었다.

 

사실 내용에 특별한 것은 없다. 문구가 취향인, '문구인' 저자가 문구에 관한 자신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글이다. 하지만 나도 나름 예전부터 문구를 좋아했던 사람이고(저자의 문구 사랑을 보고 있자니 나는 '문구인'의 칭호까진 획득하지 못할 것 같다) 책도 가볍고 얇아서 푹 빠져 금방 완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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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공감했던 부분. 나와 작가만 이런건가? -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나의 취미는 책상 위 오브제 관망하기다. (중략) 이 친구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만지작거리다 보면 금세 두세 시간이 지나버린다. 책상 위 물건들 중에서도 유난히, 이상하게 더 좋은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은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솟아서 특별히 더 잘 보이는 자리에 배치한다. (p.38)

 

'굳이' 불편한 만년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서 -

생각해보니 나는 굳이 수고를 들이는 일을 좋아한다. 칼로 연필을 깎고, 매일 시계의 태엽을 감고, (중략). 이런 비효율성을 감내하는 건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걸 뜻한다. 그래서 나는 내 일상 속에 항상 쓸데없는 일들이 조금씩 자리하고 있기를 바란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상 속에 수고로운 것들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있다는 건 잘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기에.  (p.67)

 

인정합니다. - 
물건을 사기 전에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그 말이 마음에 걸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사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억울한 마음이 드는 게 아닌가. 어차피 살 거 당당하게 사면 되지 않나. 그래서 이제는 조금 뻔뻔해지기로 했다. (중략) 더구나 세상에 진짜로 필요한 물건들만 존재한다면 얼마나 재미없을까. 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하게 지루해진다.  (p.93)

 

저자가 알려주는, 문구인이 말하는 서울의 3대 문방구 - 

홍대의 호미화방, 고속터미널의 한가람문구, 남대문의 알파문구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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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은 후 오랜만에 내 문구들을 꺼내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썩 재미있었는데, 아래 몇 장의 사진과 설명을 덧붙여본다.

 

 

후쿠오카에서 비에 도망치듯 들어간 상점에서 구입했던 uni 사의 목재 볼펜

 


 

만년필을 써보고 싶다고 지나가듯 말한 것을 기억하고 몇달 후 베프가 선물해줬던 플래티넘 사의 만년필

 


 

부모님이 동유럽 여행을 갔다가 펜을 좋아하지 않냐며 사다주신 스와로브스키 사의 볼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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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6건) 한줄평 총점 9.4

혜택 및 유의사항 ?
평점2점
저자의 사적인 문구 에피소드. 아무튼,만 남고 문구는 없네?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d******0 | 2020.01.15
구매 평점5점
재밌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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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k****** | 2022.12.14
구매 평점5점
저도 문구를 좋아하는데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되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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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 |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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