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19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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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520g | 140*215*30mm |
ISBN13 | 9791190116107 |
ISBN10 | 1190116103 |
발행일 | 2019년 10월 1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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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36쪽 | 520g | 140*215*30mm |
ISBN13 | 9791190116107 |
ISBN10 | 1190116103 |
들어가며 1부 욕망, 약을 발명하다 1장 약의 시작은 약이 아니다 엄마 손은 정말 약손이었을까 믿음이 너를 치유케 하리라 세상은 신이 만든 약국이다 2장 약, 과학의 영역에 들어서기까지 히포크라테스, 합리적 의학의 막을 올리다 연금술, 매혹과 욕망의 학문 연금술과의 이별, 근현대 약학 2부 약, 욕망의 도구가 되다 3장 생존에서 불로불사까지 만병통치약 오디세이 만능해독제, 내 몸안의 독을 빼자 불로불사의 욕망, 금속치료제 활력과 정력을 약속하는 약 4장 중독과 쾌락 담배, 중독의 대명사 아편, 인류 최초의 진통제 코카인, 묘약에서 마약으로 전쟁의 대상이 된 약, 대마 5장 각성과 환각 그리고 행복 생산적인 마약은 괜찮겠습니까 지각의 문을 넘어서는 약 약으로 정말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가면서 감사의 글 참고 문헌 |
아편, 모르핀, 코카인, 대마, 엑스터시, LSD ...
절대 곁에 두어서는 안되는 약들이다. 이른바 마약(痲藥)이라고 불리는. 말하자면 ‘약국에는 없는 약’이다.
그런데 이것들이 처음에는 각광받던 약(藥)으로 시작되었다. 그런 약들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숨어 있을까?
약은 인간만의 것이다. 그래서 약에는 인간의 욕망이 아주 짙게 배어 있다. 고통을 피하려는 욕망, 오래 살려는 욕망. 부정할 수 없는 욕망이고, 그런 욕망을 지녔다고 누구도 비아냥거리지도, 탓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고통과 죽음을 피할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사실 진짜 약의 시대가 시작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1874년 살리실산을 공장에서 대량 합성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비로소 근대적인 약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제약회사 바이엘의 펠릭스 호프만은 부작용이 심했던 살리실산을 변형하여 아세틸살리실산을 만드는데, 바로 아스피린이다. 아스피린이야말로 진짜 약의 시초인 셈이다. 그 전에야 약이라는 게 위약 효과 정도에 의지하거나 운에 맡기는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근대 이후의 약은 그 효과를 예상할 수 있는 화합물에 기초한다.
그러나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아스피린 이후 정상적인(?) 약의 역사가 아니다. 바로 약국의 약장에는 두지 못하는 약들에 대한 얘기다. 앞에서도 언급했던 마약 종류다. 그런데 그 마약 종류들이 처음에는 거의 만병통치약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담배까지 포함해서(사실 담배의 중독성이야 잘 알려진 사실이라, 마약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다). 저자는 그 마약들이 어떤 식으로 처음 인간의 욕망 속으로 들어왔으며, 어떻게 각광을 받다가 이제는 건드려서는 안되는 금기의 약이 되었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런데 그는 이 마약이라고 불리는 것들이 금기시된 상황에 의구심을 품는다. 아편 등의 약이 흑인이나 아시아인들에 대한 견제의 측면에서 미국에서 처음 금지되기 시작했고, 1960년대에는 반전, 반문화 운동의 중심에 서 있던 히피들을 옥죄기 위한 수단으로 LSD 등을 금지하고, 처벌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렇게 정신을 혼란시키는 물질을 탐닉하는 집단이 하는 주장은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말이다.
반면에 이른바 Happy drug이라고 불리는 프로작과 같은 항우울제가 얼마나 엉터리 약인지도 고발하고 있다. 전혀 처방 허가를 받을 수 없는 지경이었던 약이 로비와 운에 의해 시장에 나올 수 있었고 대박을 친 약이 프로작이었지만, 개발 당시부터 임상시험 중에도, 그리고 나중에도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바로 많은 사람들이 자살했던 것이다. 전혀 해피하지 않은 결말을 맞이한 이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그 약을 복용한 사람들이 원래 우울증을 앓았기 때문에, 우울증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해버리면 그만인,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참 편리한 약이었다.
저자는 ‘약국에 없는 약’을 통해서 약과 마약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조금은 뒤집어서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보다도 마약에 관해서 더 엄격하고 보수적이라, 이런 서술 자체(마약의 긍정적 측면, 또는 금지의 부당성)가 위험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최근에 오후의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와 같이 일반 독자에게 마약류에 대해 그 역사와 효과 등을 자세히 보여주고, 나아가 치료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임상시험에 들어간 경우들이 종종 생기고 있다)를 보여주는 책들이 나와 반갑다.
쉽게 묻지도 못하고 궁금해하지도 못하는 주제인 마약에 관한 리뷰:
내가 사는 동네는 Lower Haight. 걸어서 10분정도만 가면 나오는 Haight & Ashbury 지역은 60년대 히피들의 세상이었다. 아직도 그 흔적이 꽤 보이고, 명상/자유/사랑/내면을 향한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많은 인센스/향초 상점들 혹은 레코드 상점, 빈티지 옷 가게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책에도 나오듯 사이키델릭에 관련된 많은 음악과 시각적 예술 활동 역시 활발했기에 그로부터 이어져온 문화가 아직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래서 환각제는 (이 책에서는 '무의식 속의 영적인 면모를 표면 위로 일어나게 도와주는 약'이라는 뜻을 가진 영신제로 일컫는) 내게 흥미로운 주제이다.
단순히 "원초적인 쾌감" "늘어짐" 등은 현대인에게 악하다는 이유로 마약은 사회적으로 거부되어왔다. 근면함을 돕는 화학물과 장치들은 (커피/에너지음료의 카페인, 초콜렛, ADHD의 치료제인 adderall) 권장되기도 하고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긴장을 완화시키거나 아늑함을 주는, 예로부터 치료제로 사용되었던 많은 약물들은 절대 악의 이미지를 갖게 된 것이다. 몇 시간이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도와주며, 깊은 내면의 성찰도 가능하게 하며, 기분을 차분하게 가라앉게도 도와주는 약물은 많은 예가 보여주듯 결코 나쁜 결과만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이 세상에 대해 생각하게 돕기도 하고, 나의 의미, 내가 가져야할 윤리적인 목표 등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는 깊게 생각하기 어려운 주제를 갖고 돌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가 될 수도 있지만 이는 오랫동안 금지되어 왔다. 오히려 건강적으로 명백히 해가 되는 담배의 경우는 법적인 규제가 없고 정신적인 (물론 철저한 정부의 규제가 네덜란드처럼 함께 한다면) 이익이 연구결과로도 나타나는 약물들은 금지된다는 점은 얼마나 정치적/경제적인 힘이 우리의 사회를 컨트롤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대마 역시 비슷한데, 닉슨의 War on Drugs에 관해 내정담당 보좌간 John Erlichman이 말했듯이 (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는 히피를 처벌하기 위해 대마를 불법화했고, 흑인을 탄압하기 위해 헤로인을 불법화했다.") 그 집단의 부정적 이슈와 약을 엮는 방법은 인종차별적이고 클래스차별적인 현재로서도 계속해서 이용되는 힘있는 세력이 쉽게 이용하는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책에도 나오듯 cannabis라는 명칭을 일부러 멕시칸 용어인 마리화나로 바꾸어 표기하는 방법 역시 아주 단순하게 이미지를 컨트롤하는 방식이었다는 점도 기억에 남는데, 우리가 가진 언어들을 어떠한 이미지와 엮는지에 따라 인식은 아주 빠르게 변한다는 것을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다.
반전, 사랑과 자유를 외치던 히피를 탄압하기 위해 마약의 부정적 이미지를 확대 생산했던 정부의 영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대마/LSD의 약물 이용만으로도 수 년의 형을 선고받았다. 지금은 길가다 커피사듯 들러 원하는 맛대로 골라 집을 수 있는 대마일 뿐이지만 말이다. 물론 모든 약과 화학품은 섭취 방식과 중독성 즉 양의 차이로 해가 되고 말고가 결정되며, 개인의 책임 역시 중요한 부분이라고 책은 강조한다. 나 역시 궁금증을 가지고 비슷한 주제를 다룬 책들을 앞으로도 많이 읽어보려고 한다. 마침 대표적인 저자 마이클 폴른의 책을 선물받았다. 합법과 불법의 사이를 다루기에 쉽게 이야기 할 수 없는 주제이니만큼 더 반가운 책들이라고 생각한다.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
이 책은
이 책 『약국에 없는 약 이야기』는 <가짜 약부터 신종 마약까지 세상을 홀린 수상한 약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박성규, <웁살라 대학교에서 약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술과 음악을 좋아하는 자칭 자유로운 영혼의 과학자.>라고 알려져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 제목이 ‘약국에 없는 약’이란 점에 유의하자.
그러면 이 책이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 수 있다.
<어떻게 늙고, 아프고, 죽는 것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건강하게, 영원히 살 수 없을까
이 문장은 질문인 동시에 욕망의 표현이다.> (12쪽)
그렇게 인간의 욕망에 초점을 맞춘 저자는 인간의 욕망이라는 시각으로 약을 구분한다.
아프지 않도록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을 이뤄주는 약..
아예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욕망에 부응하는 약.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싶은 욕망을 채우려는 약.
쾌락을 증진시키고자 하는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약.
이렇게 구분해보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약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이 책의 내용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1부 욕망, 약을 발명하다
1장 약의 시작은 약이 아니다
2장 약, 과학의 영역에 들어서기까지
2부 약, 욕망의 도구가 되다
3장 생존에서 불로불사까지
4장 중독과 쾌락
5장 각성과 환각 그리고 행복
여기서 알게 된다.
에베르스 파피루스
<고대 이집트의 의사들은 문자를 사용해 처방과 치료법 등을 기록했는데, 오늘날 이 문서들을 에베르스 파피루스라고 부른다. 여기에는 “주술은 약과 함께 사용할 때 효과가 있으며, 약은 주술과 함께 사용할 때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24쪽)
인간의 원시심상 (primitiev mind) (34, 110쪽)
원시심상이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여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간의 사고방식을 말한다. (34, 110쪽)
무리한 사혈로 사망한 사람 중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베토벤도 무리한 사혈로 사망했다. (52쪽)
넓어져 가는 질병의 정의 :
이런 글 읽어보자.
<현대에 이르러 제약회사들은 커다란 문제에 직면하였다. 앞으로 정복해야 할 질병들은 과거처럼 많지 않을뿐더러, 아스피린처럼 크게 대박을 터트릴만한 혁신 신약의 가능성도 줄어들었다.>(85쪽)
한마디로, 제약회사들의 돈벌이가 정체기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에 직면한 제약사들은 어떻게 타개하려 했을까
저자는 이어서 말한다.
<그래서 제약회사들은 질병의 정의를 좀 더 포괄적으로 확대시켰고, 정신 의학 분야에서 이러한 전략을 펼쳤다. 정신장애의 정의는 애매모호하며 조작하기 쉽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신 장애에서는 완벽한 치료제란 없는지라, 장기간의 약품 판매가 가능하다. 한마디로 정신 의학 분야는 제약회사의 엘도라도인 셈이다.>(85쪽)
그래서 우리들은 점점 많은 질병으로 진단받고, 더 많은 약을 복용해야 한다. 누구를 위해서?
영화에서 코카인의 가루를 손가락으로 찍어 혀에 대는 장면이 나오는데...
과연 그렇게 하면 코카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까
코카인은 국소 마취의 기능이 있어, 혀의 감각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킨다. (197쪽)
그러니 밀가루처럼 보이나 코카인을 금방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약 ‘소마’는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약 ‘소마’는, 그 이름이 어디에서 유래된 것일까?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 힌트가 보인다.
<힌두교와 조로아스터의 사제와 신자들은 영적 음료를 통해 초월적인 세계를 경험하였다. 힌두교의 경전인 『리그베다』와 조로아스터교의 경전 『아베스타』에는 영적 음료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영적 음료의 이름은 『리그베다』에서는 소마 Soma 로 『아베스타』에서는 하오마 Haoma로 언급되지만 소마와 하오마는 둘 다 술로, 주요 원료도 같다.> (267쪽)
이런 것은 사소한 지식일지도
<모든 약은 과량으로 복용했을 때 독이 되지만, 역으로 모든 독은 적게 복용한다고 약이 되지는 않는다.> (115쪽)
다시, 이 책은
또 하나 살펴볼 수 있는 것은 약의 발달사를 통하여 인류 역사, 인류의 문화사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문명사 하면 분명 인간의 머리가 계몽되어 좀더 바른 방향으로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하는데, 그런 방향과 다른 길로 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 역시 알게 된다.
그래서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리 인간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별 짓을 다한다는 것.
일례로 진시황이 영생 불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서불을 동방으로 보내 불로초를 구하게 한 것이 그런 것이다. (131쪽)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원정은 결국 사기로 판명이 났지만, 그 또한 영생불사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극명한 실례라 할 수 있다.
또한 쾌락의 증진을 위하여 복용하는 약품과 식품, 그 대부분은 효과가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144쪽)
따라서 인간의 그릇된 욕망을 미끼로 삼아 그릇된 상술이 판을 친다는 것, 역시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약이란 이름에 드리우는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는 것, 알아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