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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 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리뷰 총점9.8 리뷰 30건 | 판매지수 5,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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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top2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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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32쪽 | 396g | 135*200*17mm
ISBN13 9788962624465
ISBN10 89626244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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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들어가며

1부 전쟁에 사용하다: 선을 넘은 자들

1장 생물학무기: 페스트와 천연두
조용한 비행 | 악마의 부대 | 흑사병과 팬데믹 | 생물학 병기 | 페스트를 막아라 | 첫사랑이 준 선물 | 퍼뜨리는 자들 | 페스트와 천연두 | 천연두는 사라졌을까? | 40년간 환자 하나 없이 개발된 신약
더 들어가기: 남아메리카인은 유럽인과 무엇으로 싸웠나?

2장 마약, 전쟁을 지배하다
삼림지대와 전격전 | 메스암페타민 | 베른의 기적 | 일상으로 파고든 향정신성의약품 | 아편과 모르핀 | 헤로인 | 합성 마약류의 등장 | 모스크바 극장 테러 사건
더 들어가기: 메스암페타민은 어떻게 사람을 중독시킬까?

3장 화학무기와 해독제
사막의 폭풍 | 화학무기 | 자율신경계 | 걸프전 증후군 | 죽음의 고속도로 | 테러와 암살에 사용한 화학무기 | 알렉세이 나발니 중독 사건 | 계속되는 전쟁 | 백신 작전
더 들어가기: 아프가니스탄, 세계 최대 아편 생산지

2부 전쟁을 끝내다: 답을 찾는 자들

4장 비타민 전쟁
203고지를 점령하라 | 러일전쟁의 분수령 | 향료는 왜 비쌌을까 | 향료 전쟁 | 향료 무역과 괴혈병 | 괴혈병을 이겨라 | 각기병을 이겨라 | 카레라이스의 활약 | 지나친 자신감의 끝 | 여순항 전투 | 러일전쟁 이후
더 들어가기: 비타민C는 어떻게 괴혈병을 예방할까?

5장 전쟁의 골칫거리, 말라리아
코코다 트랙의 전투 | 천적 | 말라리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 | 신코나 가루 | 퀴닌 | 값싸고 효능 좋은 퀴닌 유도체 | 군의관들의 활약 | 인류가 잠깐이나마 말라리아를 압도하던 시기 | 베트남전쟁 | 온고지신 | 아르테미시닌 | 끝없는 전쟁
더 들어가기: 아프리카인은 어떻게 말라리아를 견뎌냈을까?

6장 스페인 독감, 그 시작과 끝
최초의 환자 | 늘어지는 전황과 미국의 참전 | 억울한 ‘독감균’ | 패닉 | 돌연변이를 막아라 | 독감 바이러스의 규명과 백신 생산 | 스페인 독감과 생물학무기 | 요한 훌틴 | 괄목상대 | 시간이 지나도 퇴색되지 않는 열정 | 검증과 확인
더 들어가기: 바이러스 치료제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3부 전쟁이 남기다: 선물과 청구서

7장 대륙봉쇄령과 아스피린 그리고 타이레놀
전투의 순간: 트라팔가르해전 | 대륙봉쇄령과 해열제 품귀 | 살리실산 | 아세틸 살리실산 | 전쟁과 아스피린 공급 위기 | 아스피린의 한계와 대체재의 등장 | 타이레놀의 운명 | 타이레놀 적정량
더 들어가기: 아스피린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8장 마법의 탄환
대륙을 넘어선 공조 | 100년의 시간 | 비소, 구원의 약이 되다 | 기적의 빨간 약 | 40 나누기 9 | 휴가 중에 터진 대박 | 초특급 대우 | 뚜렷한 한계 | 신대륙으로 | 세계로 | 앞으로
더 들어가기: 페니실린 생산을 위해 화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9장 공포의 전쟁, 전쟁의 공포
덩케르크 탈출 작전 | 인공동면 요법 | 고참 병장 증후군 | 군대 가기 싫었던 청년 이야기 | 외상후스트레스장애 | PTSD 치료법 | 미군의 비밀 무기 | 슈퍼히어로의 PTSD

마치며
전쟁이 없으면 약을 못 만들까? | 전쟁과 질병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
참고 문헌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러던 1940년 10월 27일 황혼이 질 무렵, 크라우치는 약간 생소한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다. 일본군 소속으로 보이는 비행기가 상공을 돌고 있었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지?’ 사람들을 폭격하려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간과 장소를 선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다. 실제 일본군은 으레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에 폭격기 전단을 이끌고 폭격을 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지금 이 시간에 비행기라니. 심지어 비행기는 단 한 대뿐이었다. ‘한 대의 비행기로 무슨 작전을 수행한다는 것일까?’ 크라우치는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3일 뒤 닝보시에서는 페스트(plague)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
--- p.17-18

가끔 “페스트가 어떻게 사라졌나?”라는 질문을 받는데, 항상 같은 답변을 한다. 페스트는 사라지지 않았다. 1800년대를 지나면서 결핵이나 소아마비, 폐렴, 매독, 말라리아 같은 다른 감염성 질환이 더 심하게 창궐하며 페스트의 권위를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페스트가 사라진 적은 없다. 지금도 페스트는 꾸준히 발병하고 있다. 우리가 강해졌을 뿐이다. 하지만 페스트 역시 최근에 더 강해지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일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페스트균이 보고되었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2017년 4개월간 2,417명의 페스트 환자가 발생했고, 그중 20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아프리카의 그 섬이 우리에게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2020년 중국 네이멍구 지역에서 페스트 의심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나, 2021년 4월 페스트균 감염 다람쥐가 발견된 사건을 언급하고 싶다. 우리는 항상 전쟁하고 있다.
--- p.25-26

참고로 튜보큐라린은 『셜록 홈스(Sherlock Holmes)』 시리즈에도 나온다. 셜록 홈스의 작가인 아서 코넌 도일(Arthur Conan Doyle)은 런던에서 개업한 의사였는데 환자가 많지 않아 다양한 시도를 했다. 기초 연구도 진행해서 비소에 관한 논문도 발표했지만 이후 소설에 흥미를 붙여 1887년 셜록 홈스라는 캐릭터를 창조해 낸다. 로베르트 코흐도 그렇고, 그 시절 환자가 많지 않았던 의사는 참 대단한 일을 했다. 그런데 정작 도일은 독극물에 정통했음에도 불구하고 튜보큐라린에 대해서는 오류를 범하고 만다.
--- p.50

‘베른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결승전인데, 서독은 최초로 참가한 그해 월드컵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2010년, 서독이 스위스 월드컵 당시 퍼비틴을 복용했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다. 스위스 월드컵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 대회에서도 국가가 주도적으로 약물을 권장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3년에는 독일 훔볼트대학에서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헝가리 선수들이 목격한 독일 선수들의 풀린 눈은 퍼비틴 때문이었다. 그들은 약 빨고 승리한 것이다.
--- p.59-60

각성제 사랑은 유럽이나 미국 군인들만의 특징이 아니다. IS 대원들도 각성제를 복용하고 전쟁을 수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 그간의 행적을 감안하면 그다지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그 성분이다. 본인들은 성스러운 약을 뜻하는 ‘지하드 필(Jihad pill)’이라고 부르지만 주성분은 페네틸린(fenethylline)이라는 물질이다. 페네틸린은 그 구조가 밝혀졌는데 암페타민과 테오필린이 연결되어 있다. 암페타민이야 그렇다 치고 테오필린은 어떤 약인가? 카페인과 유사하게 작용한다고 보면 된다. 즉, IS 대원들은 작전에 임하기 전 무시무시한 각성제를 두 가지나 먹고 시작했다는 것인데, 암페타민을 진한 커피에 타 먹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 p.61

2012년 재활의학과에서 진통제 처방을 받던 환자가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하자 의사는 펜타닐 패치제를 붙이도록 처방했다. 이 환자가 의식불명에 빠진 이유는 펜타닐 과량 처방 때문이다. 처음 펜타닐을 사용하는 환자는 저함량 패치(시간당 25마이크로그램)를 사용해야 했음에도, 의사는 일반 함량 패치(시간당 50마이크로그램)를 처방했다. 25마이크로그램의 차이면 극히 적은 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마약류 진통제의 유효 농도가 두 배로 높아진다는 것은 약을 사용하는 입장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행위다. 그만큼 위험한 물질이 펜타닐이다.
--- p.74-75

이렇게 잘나가는 의약품의 대명사이자 슈퍼 블록버스터인 아스피린에게도 힘든 시절이 있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였다. 콜베-슈미트 반응으로 페놀에서 살리실산을 만들고 아스피린을 생산하는 과정은 너무나도 간단한 공정이어서 충분히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이 공정의 단점이 드러났다. 바로 출발 물질인 페놀이었다. 지금이야 시약회사에 연락해서 하루 만에 얻을 수 있는 석유 제품의 하나이지만, 1914년의 독일 바이엘사는 페놀의 대부분을 영국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전쟁이 시작되자 당연히 페놀 수급에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를 통해 수입하는 방식으로 영국산 페놀을 확보하려 했지만 그것도 불가능했다. 영국은 페놀을 전략 물자로 간주해 특별 관리하고 있었다. 페놀이 폭탄의 원료인 피크르산 생산의 출발 물질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 p.230

그랬던 라보리는 당시 연구되고 있던 항히스타민제 소식을 듣게 된다. 항히스타민제는 체온과는 상관없지만 어쨌든 사람을 진정시키는 용도로는 탁월한 물질이다. 얼마나 잘 진정시키는지 항히스타민제는 지금도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로 팔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약을 수술 직전에 투여해서 수술 효과를 높일 수 있지 않을까? 라보리는 항히스타민제를 투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수술 성공률과는 별 상관이 없었다. 그런데 좌절하던 라보리에게 신기한 결과가 눈에 들어왔다.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외과수술을 받기로 했던 정신병 환자가 수술과는 상관없이 정신병 증상이 개선된 것이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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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무기부터 마약, PTSD까지,
전쟁이 만든 약과 약이 만든 전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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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핀 | 펜타닐 | 아스피린 | 메스암페타민 | 화학무기 | 항생제
페스트 | 천연두 | 괴혈병 | 말라리아 | 스페인독감 | PTSD


지난 수백 년간, 전쟁, 질병, 약은 서로 잘 맞물린 세 바퀴처럼 역사를 이끌어 왔다. 무통 분만에 쓰이면서도 2017년 미국에서만 2만 8,000여 명을 중독으로 사망하게 한 펜타닐, 제국주의 시절 아프리카 탐험가에게 지급된 기생충 약, 제2차 세계대전 중 개발된 페니실린, 병사들의 전투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된 마약류 각성제는 단순한 우연의 산물이 아니었다. 남북전쟁 당시 진통제로 더없이 소중하게 쓰인 모르핀의 원료, 아편은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으며, 제1차 세계대전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 나간 스페인 독감은 역설적으로 제1차 세계대전을 종식하는 데 일조했다.

미국의 한 여성은 바닥에 떨어진 지폐를 줍고 왜 온몸이 마비되었을까? 교향을 선출하는 자리에서 추기경들이 왜 하나둘 죽어갔을까? 검은 비닐봉지와 우산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왜 도쿄 지하철이 마비되었을까? 가미카제 특공대는 왜 비행 직전 일왕이 건넨 차를 마신 걸까?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군은 왜 아군 기지를 폭격했을까?

1분 만에 수강 신청이 마감되는 인기 강의 교수이자 약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다소 자극적이지만 갖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곁들여, 아편부터 펜타닐까지, 메스암페타민부터 ADHD 치료제까지, 피조스티그민부터 PTSD 치료제까지, 약의 관점에서 역사의 그림자와 일상의 기원에 대해 서술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전쟁, 질병, 의약품, 인물은 역사에서 미친 존재감을 자랑할 것이다. 이들이 펼치는 기나긴 악연의 역사에 들어온 것을 환영한다.”

약은 전쟁에 기생하고
전쟁은 약을 먹고 자란다!


전쟁은 약을 만든다.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아편의 수입이 막히자 독일은 페치딘이라는 약물을 개발했는데, 이는 오늘날에도 진통제로 널리 쓰인다. 요즘 뉴스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펜타닐 역시 페치딘의 구조를 기반으로 1960년대에 개발된 약물로, 미국에서는 2017년에만 2만 8,000여 명이 펜타닐 중독으로 사망했다. 남아메리카 원주민이 유럽인들에 대항해 독화살을 제작할 때 사용한 튜보큐라인이라는 물질도 1950년대까지 전신마취에 사용되었다. 전쟁에서는 생화학무기에 맞서고자 그 예방약으로 독을 복용하기도 한다. 1990년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의 이야기이기도 한데, 무협지의 주인공이 조금씩 독을 먹듯이 그들은 피리도스티그민 브로마이드라는 해독제를 조금씩 먹었다. 그러나 정작 이라크는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았고 미군은 날마다 먹던 그 해독제에 중독되고 말았고, 전쟁이 끝나고 참전용사들은 걸프전 증후군이라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게 되었다.

약이 전쟁을 만들기도 한다. 각성제로 사용된 메스암페타민이 대표적이다. 1893년에 나가이 나가요시가 합성한 메스암페타민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른바 ‘필로폰’이라는 피로 회복제로 널리 쓰였지만,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독일 군인들의 야간 행군에 사용되었다. 특히 기갑부대의 전차부대원들에게 많이 지급되었는데, 그들이 좁고 더운 탱크 안에서 잠도 자지 않고 3일간 진격하도록 각성시켰다. 가미카제 특공대가 자살 비행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마신 것도 일왕이 건넨 필로폰 차였다.

한편 2001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는 미군 파일럿이 번쩍이는 불빛을 보고 아군에게 폭탄을 투하했다. 암페타민이라는 각성제로 인한 지나치게 빠른 반응속도와 공격성 때문에 일어난 참사였다. 모르핀 역시 남북전쟁 때 진통제로 쓰이던 더없이 소중한 약이었지만, 모르핀의 원료인 아편은 아편전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2002년 체첸 반군이 일으킨 모스크바 극장 테러 사건에서 67명의 인질을 죽인 수면가스의 성분도 다름 아닌 펜타닐이었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는 어떻게 전쟁이 질병과 약을 만들고 다시 약이 전쟁을 만들었는지, 나아가 이러한 ‘흑역사’가 단순히 지나가 버린 과거가 아니라 어떻게 오늘날 우리의 일상에까지 스며들어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전쟁과 질병은 끊임없이 교류하며 인류를 괴롭혀 왔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지만 질병의 역사이기도 하다. 당장 우리는 코로나19가 세상을 어떻게 멈추게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지를 생생하게 목격하고 있다. 인류사에 끼친 영향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위험한 악당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지 않았다면 그것이 더 이상하지 않을까? 그리고 전쟁과 질병의 역사에 의약품이 끼어들면서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의약품이 때로는 전쟁의 선봉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다친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전쟁, 전쟁이 남긴 질병, 의약품과 함께 우리는 하루를 보낸다.”─「들어가며」 중에서

선을 넘는 자들과 전쟁이 남긴 청구서,
테러리스트 그리고 마약과의 끝나지 않는 전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한창이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러시아가 대량 살상 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공공연히 거론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그 살상 무기란 다름 아닌 생화학무기, 즉 생물힉무기와 화학무기다. 그런데 블라디미르 푸틴은 이미 러시아의 야권 지도자이자 자신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에게 화학무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 2020년 노비촉 중독 사건이다. 1980년대부터 암암리에 사용되었던 노비촉은 적은 양으로도 나발니의 자율신경계에 교란을 일으켜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었다. 2017년 2월,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다. 두 명의 여성이 발권대에 서 있던 한 남성의 얼굴을 손으로 비비자, 남성이 재빨리 얼굴을 씻어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으로 이송되는 도중 사망한 것이다. 유기인계 극약 가운데 하나인 VX로 인해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사망한 이 남성은, 북한 김정은의 이복형제인 김정남으로 밝혀졌다.

우리의 일상도 충분히 안전하지만은 않다. 2022년 6월, 미국 테네시주의 한 여성이 길거리에 떨어진 1달러를 줍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이 마비되었는데, 지폐에서는 치사량이 고작 2밀리그램인 펜타닐이 검출되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테러였다. 한편 이로부터 머지않은 시기에 일본 도쿄에서는 더욱 극단적인 일이 일어났다. 옴진리교의 신자들 몇 명이 출근길 지하철에서 검은 비닐봉지를 우산으로 쿡쿡 찌르며 사린 가스를 살포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테러였다.

다행히 저자는 전쟁과 질병에 맞서는 우리의 보건 의료 체계가 오늘날 어디까지 와 있는지도 면면이 살핀다. 대표적인 예를 몇 가지 들자면, 나발니는 오비독심과 이 약물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아트로핀 덕분에 노비촉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출근길 사린 가스에 중독된 많은 승객들은 프랄리독심의 활약으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또한 테네시주의 지폐에는 메스암페타민이라는 또 다른 물질이 묻혀 있었는데, 이 물질의 구조를 바탕으로 가장 유망한 ADHD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고,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들에게 보급된 마약류 진정제는 우울증이나 PTSD 치료제로 개량되어 병을 완화하는 데 쓰이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는 모든 독이 약이지만 모든 약이 독이기도 하다는 점을 잊지 않도록 당부한다.

“우리는 전쟁과 질병이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한 번도 그랬던 적이 없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세대에서 그런 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꾸준히 대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마치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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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파워문화리뷰 전쟁은 질병을 전파하고 약을 만든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e*a | 2022.11.19 | 추천7 | 댓글0 리뷰제목
흔히 전쟁은 혁신의 기회라고 한다. 전쟁은 국가와 사회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계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현대로 올수록 과학기술의 그 ‘모든 것’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기도 하다. 질병과 관련해서, 그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과 관련해서도 당연히 전쟁은 중요한 계기가 되어 왔다. 전쟁을 통해 전파되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 있는가 하면,;
리뷰제목

흔히 전쟁은 혁신의 기회라고 한다. 전쟁은 국가와 사회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계기이기 때문에 그렇다. 현대로 올수록 과학기술의 그 모든 것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기도 하다. 질병과 관련해서, 그리고 질병을 치료하는 약과 관련해서도 당연히 전쟁은 중요한 계기가 되어 왔다. 전쟁을 통해 전파되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질병이 있는가 하면, 전쟁 기간 동안 전쟁과 직접적인 관련을 가지고 개발된 약도 있으며, 전쟁을 계기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나선 이들도 있다.

 

생각해보면 질병과 약의 역사 중 전쟁과 상관없는 것이 거의 없을 듯하지만, 이렇게 전쟁과 관련지어 질병과 약에 대해서 살핀 책도 별로 없는 듯하다. 관점을 조금만 틀어서 보면, 똑같은 것도 달리 보이고, 또 얘기할 거리도 늘어난다는 것을 이 책을 봐도 알 수 있다.

 

전쟁에 이용된 질병이 있다. 생물학무기란 말이 있기도 전에 사람들은 질병을 전쟁에 이용했다. 페스트로 죽은 사람을 성 안으로 던져 넣고, 우물에 빠뜨리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제국주의 일본이 만주에 731부대를 통해 실제로 시도한 일도 그런 것이었다. 마약이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진 것도 전쟁을 통해서였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기에 사람들은 다른 세상을 꿈꾼다. 그 방편으로 찾는 것이 마약이라는 것이다. 마약이 전쟁을 위해서, 전쟁 때문에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통증 치료를 위해 사용된 모르핀은 좀 다르긴 하다), 전쟁은 마약의 유통에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것만은 맞다.

 

각기병이나 괴혈병 역시 전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고, 그것이 전쟁의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지만, 러일 전쟁의 상황을 보면 그 질병의 정복이 얼마나 절실했는지를 알 수 있다. 말라리아는 더 분명하다. 2차 세계대전이나 베트남 전쟁에서 말라리아에 대한 정복은 전쟁의 승패와 밀접하게 연관이 있었고, 따라서 치료제 개발은 사활을 건 문제였다.

 

코로나19 시대에 가장 많은 언급하는 스페인 독감이 제1차 세계대전을 통해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마찬가지로 페니실린 대량생산 계획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비밀스런 작전 둘 중 하나(하나는 원자폭탄 개발)였다는 것, 그리고 페니실린이 전쟁의 승리에 공헌했거나, 혹은 전쟁 중의 많은 목숨을 살린 이야기 역시 상식이다. 그런데 그 상식을 넘어선 이야기들에 대해서 여기서 읽게 되는데, 그런 이야기들, 혹은 과학의 발전이 코로나19의 극복, 나아가 앞으로 필연적으로 닥치게 될 다른 감염질환에 대해 대비하는 데 분명히 필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역시 전쟁은 질병을 더 명확히 보도록 해서 약을 개발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면 의학, 혹은 약학이 더 빨리 발달하기 위해서 전쟁이 꼭 필요한 것일까?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저자도 지적하고 있듯이, 현대에는 전쟁이 아니더라도 필요한 약을 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전쟁을 통해서 질병과 약의 역사를 살펴보는 것은 전쟁의 효용성이나, 낭만 같은 것을 들여다보자는 게 아니다. 얼마나 절박한 상황에서 질병의 극복을 꿈꾸었는지를 알고, 전쟁이 아닌 상황에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역량과 자세를 갖추자는 것이다. 일단 전쟁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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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은 전쟁에 기생하고, 전쟁은 약을 먹고 자란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T***Y | 2022.09.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흔히들 전쟁과 약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이 둘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질병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 전쟁 중 우연하게 발병한 수많은 질병들 때문에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군은 교착상태에 빠진 중일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페스트균을 살포했다고 한다. 민간인의 피해를 예상했음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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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전쟁과 약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싶지만 실제로 이 둘 사이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질병을 이용하는 사람도 있고전쟁 중 우연하게 발병한 수많은 질병들 때문에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었기 때문이다실제로 일본군은 교착상태에 빠진 중일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페스트균을 살포했다고 한다민간인의 피해를 예상했음에도 저질렀으니 정말 극악무도하다.

 

실제로 전쟁에 질병을 이용한 건 일본군만이 아니다2차 세계대전에서 앨런 튜링을 비롯한 수학자들이 큰 활약을 했던 것처럼전쟁에서는 직업군인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의사와 과학자 등이 군에 동원되었다의사가 대장이 되어 지휘한 사례도 있었다각종 질병으로부터 아군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지식은 꼭 필요했다전시상황은 열악했고많은 군인들이 좁은 막사 안에 모여서 지냈기 때문에 그야말로 전염병이 퍼지기 딱 좋은 환경이었을 것이다.

 

보통 전쟁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장면은 서로 총을 발포하며 싸우는 군인들의 모습이다또는 배 위에서 대포를 폭격하는 해상 전투 장면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전쟁 장면은 보통 이러했다하지만 총기나 대포전술보다 더 무섭고 잔인했던 건 오히려 화학전이었다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연의 섭리와 과학기술을 이용하다니 지금 생각하면 끔찍하지만그 당시에는 승기를 잡기 위한 하나의 방법에 불과했을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건 미국이 911 테러의 주범인 오사마 빈라덴을 찾아낸 방법이다테러 이후 빈라덴은 잠적했고그 근거지를 수색하는데는 10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었다마침내 2011년 5월 2미국 특수부대는 빈라덴을 사살했다그런데 CIA는 10년간 꼭꼭 숨어 있던 빈라덴의 은신처를 어떻게 알아냈을까이 배경에는 백신 접종 정보가 있었다백신 접종을 위해 병원을 찾은 빈라덴 자녀의 DNA 정보를 통해 주소를 알아냈던 것이다.

 

의료와 과학기술개인정보의 힘은 정말 대단한데이렇게 치명적인 만큼 악용의 여지가 있어 무섭기도 하다. 2020년 등장해 세계를 마비시킨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모두 QR코드를 통한 개인정보 유출과 백신 이슈를 직접 겪은 터라 남 일 같지 않을 것이다지금은 끝물이라고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우리의 현실이었고또 언제 어떻게 마주할지 모르는 팬데믹 때문에 이 책을 더 흥미롭게 읽었다.

 

독극물로 사냥한 동물을 섭취해도 인체에는 아무 문제 없는 이유도파민을 만들어서 알약으로 먹어도 소용없는 이유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궁금하다면전쟁과 약을 둘러싼 인문학 보따리에 관심이 있다면 전쟁과 약기나긴 악연의 역사』 꼭 읽어보세요그리고 이 책을 재미있게 읽으셨다면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도 같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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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전쟁과 약, 기나긴 악연의 역사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9***d | 2022.09.25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수많은 장군과 정예부대가 전염병으로 파멸했습니다. 조조의 100만 대군은 제갈량의 부른 동남풍과 주유의 화공이 아닌 풍토병으로 파멸했으며 아즈텍과 잉카는 유럽 침략자들의 총칼이 아닌 천연두로 몰락했으며 아프리카를 유럽의 제국주의 군대로부터 지킨 것 또한 여러가지 전염병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수많은 대군은 질병에 대책을 세워야 했으며 이는 1,2차 대전때도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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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장군과 정예부대가 전염병으로 파멸했습니다.
조조의 100만 대군은 제갈량의 부른 동남풍과 주유의 화공이 아닌 풍토병으로 파멸했으며
아즈텍과 잉카는 유럽 침략자들의 총칼이 아닌 천연두로 몰락했으며
아프리카를 유럽의 제국주의 군대로부터 지킨 것 또한 여러가지 전염병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수많은 대군은 질병에 대책을 세워야 했으며 이는 1,2차 대전때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러한 대책의 과정에서 의학은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지금 보는 수많은 약이 쏫아져 나왔습니다.

 

전염병 백신뿐만 아니라 비타민의 발견, 항생제 개발, 각종 마약류들 조차도 군대때문에 만들어지고 퍼졌지요.
이 책에서는 그 약들의 등장하게 된 배경과 효과, 한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역시 만병통치약은 없으며 전쟁은 그 폐해를 오랫동안 남기고 끝납니다.

 

전쟁과 약에 얽힌 내용을 읽다보면 전쟁이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지,
그 후유증에 대해서 깊이 고민해볼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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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0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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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약에 대해 흥미롭게 다가갈수 있는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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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2 | 2023.04.01
구매 평점5점
고통의 역사와 고통을 피하고자 했던 인간의 고군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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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n******e | 2023.02.05
구매 평점5점
기존에 전쟁역사 책과는 달리 전쟁의 내용보다는 관련된 개발된 제품의 관점에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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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b******5 | 2022.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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