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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 소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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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파트너 · 9
신속하게 쌓은 우정 · 21
삼중창三重唱 · 35
공격 · 45
코끼리 · 55
언쟁 · 65
타 버린 비밀 · 75
침묵 · 87
거짓말쟁이들 · 101
달빛 속의 흔적들 · 117
습격 · 131
뇌우 · 139
첫 번째 통찰 · 153
혼란스러운 어두움 · 163
마지막 꿈 · 173
역자 해설 · 185

저자 소개 2

슈테판 츠바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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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fan Zweig

1881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부유한 유대계 방직업자 아버지와 이름난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빈에서 높은 수준의 교양교육과 예술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섬세한 감각과 문학적 감수성을 지녔던 그는 수많은 고전작품을 읽으며 해박한 지식을 쌓았고, 청소년기에는 보들레르와 베를렌 등의 시집을 탐독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습작기간을 거쳤다. 대학에서 독문학과 불문학, 철학, 사회학, 심리학 등을 두루 섭렵했으며,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이런 배경으로 스무 살의 나이에 첫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일찌감치 작품
1881년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에서 부유한 유대계 방직업자 아버지와 이름난 가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빈에서 높은 수준의 교양교육과 예술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어린 시절부터 섬세한 감각과 문학적 감수성을 지녔던 그는 수많은 고전작품을 읽으며 해박한 지식을 쌓았고, 청소년기에는 보들레르와 베를렌 등의 시집을 탐독하면서 시인으로서의 습작기간을 거쳤다. 대학에서 독문학과 불문학, 철학, 사회학, 심리학 등을 두루 섭렵했으며, 특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이런 배경으로 스무 살의 나이에 첫 시집 『은빛 현』으로 문단에 데뷔하여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그는 세계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여러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드높은 정신세계를 구축했다. 『은빛 현』을 필두로 수많은 소설 및 전기들을 발표하기 시작한다. 1938년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하자, 유태인 탄압을 피해 런던으로 피신했다가 미국을 거쳐 브라질에 정착한다.또한 2차 세계대전 이전 백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 대중적인 작가이자 다른 나라 언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로 독일/오스트리아 문학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

츠바이크는 ‘벨 에포크’라 일컬어지는 유럽의 황금 시대에 활동했다. 예술과 문화가 최고조로 발달했던 그 시기를 그는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러나, 그토록 사랑했던 유럽이 한방의 총성으로 촉발된 세계대전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목도하게 된다. 황금 시대의 빛과 영광을 박살낸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을 구축한 그들 유럽인들이었다. 이 때의 심경은 자신의 삶을 중심으로 유럽의 문화사를 기록한 자전적 회고록 『어제의 세계』에 잘 드러나 있다.

극심한 상승과 하강을 삶을 통해 모두 경험한 이후, 섬세한 그의 심성은 더 이상 부조리한 세계에서 버티지 못하고 고난의 망명생활 속에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1942년 2월 브라질의 페트로폴리스에서 부인과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종종 ‘평화주의자’ 또는 ‘극단적 자유주의자’라는 평을 받던 그는 “나는 이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 시대는 내게 불쾌하다”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자유로운 죽음을 선택하였다.

비극으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가 쓴 수많은 소설과 평전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여러나라의 언어로 번역되어 수많은 독자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상당부분 영화화되기도 했다. 또한 다른 예술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쳤는데, 대표적인 예가 천재 감독 웨스 앤더슨의 2014년 작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THE GRAND BUDAPEST HOTEL)이다. 앤더슨은 이 영화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츠바이크의 소설 '초초한 마음'의 첫 단락을 차용해서 시작하며, 엔딩 크레딧에서 “inspired by the writings of Stefan Zweig” 라는 문구를 삽입하여 그 사실을 확고히 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다른 상품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교에서 수학하고, 독일 뉘른베르크-에를랑겐대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남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명예교수이다. 「헤세의 이탈리아 형상 연구-『페터 카멘친트』를 중심으로」, 「화가 헤세와 그의 그림세계」, 「헤세의 『싯다르타』에 나타난 깨달음의 과정-소설 텍스트와 영화 매체 작업의 비교 분석을 덧붙여」 , 「Die bildende Kunst und die Dichtung in Goethes Wilhelm Meisters Wanderjah
1957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대학교에서 수학하고, 독일 뉘른베르크-에를랑겐대학교에서 연구교수를 지냈으며, 현재 경남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명예교수이다.

「헤세의 이탈리아 형상 연구-『페터 카멘친트』를 중심으로」, 「화가 헤세와 그의 그림세계」, 「헤세의 『싯다르타』에 나타난 깨달음의 과정-소설 텍스트와 영화 매체 작업의 비교 분석을 덧붙여」 , 「Die bildende Kunst und die Dichtung in Goethes Wilhelm Meisters Wanderjahre」, 「괴테의 상이성 체험 연구-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을 통하여」, 「역사적 인물의 예술적 형상화-오스트리아의 황후 엘리자벳 콘텐츠를 중심으로」, 「브레히트 서사극의 한국적 변용-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과 이자람의 『사천가』 비교」 등의 헤세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저서로는 『그리스 신화, 예술로 읽다』, 『독일문화산책』, 『나 역시 아르카디아에 있었노라!-괴테와 함께하는 이탈리아로의 교양여행』, 『헤르만 헤세의 유리알 유희』 읽기』, 『헤세, 힐링을 말하다』, 『르네상스 예술에서 괴테를 읽다』가 있으며, 역서로는 『로자 룩셈부르크의 옥중서신』, E.T.A. 호프만의 『수고양이 무르의 인생관』, 『지성인의 결혼』, 『세라피온의 형제들』, 한넬로레 슐라퍼의 『패션, 여성들의 학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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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98g | 128*188*10mm
ISBN13
9788955865660

책 속으로

아이는 자기에게 이토록 친절하게 말을 걸어 주는 이 멋있는 낯선 신사에게 대단히 자의식이 강한 모습을 보이려는 것 같았다. 그는 한 번도 건방진 태도를 보인 적이 없었고 항상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이제 그는 행복한 동시에 부끄러운 감정으로 몹시 혼란스러운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그는 기꺼이 대화를 지속시키고 싶었으나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 p.26

그러나 어제까지 대단히 소중하고 매력적이던 이 모든 것이 갑자기 의미가 없어졌으며, 형편없는 것이 되었다. 어떻게 그러한 물건들을 이 새로운 친구에게 보여 줄 수가 있겠으며, 어떻게 그에게 ‘너’라고 반말을 할 수 있겠는가? 자신의 감정을 말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길이 있을까? 그는 자신이 작고, 어른의 반 정도밖에 안 되며, 성숙하지 못한 열두 살 먹은 아이라는 생각에 더욱더 고통스러웠다. 그는 자신이 어린아이라는 것을 그토록 격렬하게 저주한 적이 없었다. 또 성장하기를 그토록 진심으로 기대해 본 적도 없었다.
--- p.40

바로 이 순간에 그녀가 몇 년 동안 무의식적으로 염원했던 일이 일어날 수도 있었으리라. 그녀는 사랑이란 모험의 입김을 탐욕스럽게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항상 도망쳤다. 그것은 위험했고, 도발적인 사랑의 스쳐 지나가는 장난이 아니었다.
--- p.59

마침내 그는 순수하고 명백한 감정을 즐기게 되었는데, 그것은 증오와 공공연한 적대감이었다. 이제 그가 부인과 남작에게 장애물이 된다는 것이 확실해졌기 때문에, 그에게는 둘과 함께 있는 것이 끔찍하게 복잡한 엽기적 즐거움이 되었다. 그는 그들을 방해하고, 결국에 가서는 적개심으로 똘똘 뭉친 힘으로 그들에게 저항하려는 상상을 하며 즐거움을 느꼈다.
--- p.87

그는 말 뒤에는 진실이 숨겨져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제 말이란 것은, 텅 빈 채로 부풀어 오른, 단지 색깔만 화려한 방울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삶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게 되었다. 어른들이 아이를 속이기 위해 마치 범죄자처럼 몰래 도망가는, 그런 행동까지 마다 않게 하는 그 끔찍한 비밀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 p.103-104

이것은 어린아이가 맞이한 투쟁이었다. 그가 성장하면서 겪었던 광증 속에 억압되어 있던 분노, 초조함, 불쾌함, 호기심,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 그리고 최근에 겪은 배신의 충격이 이제 가슴에서 튀어나와 눈물이 되었다. 어린 시절의 마지막 울음이자, 가장 격렬하게 터뜨리는 울음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동시에 쾌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는 자제하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리며 모든 것을 뱉어 내듯 울었다. 신뢰, 사랑, 믿음, 존경 ― 어린 시절의 모든 것을.
--- p.105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에드거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어제 행했던 습격이 결국 부당했단 말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벌을 준비하는가, 혹은 새롭게 자신을 멸시하려 하는가? 무엇인가가 일어나야만 했다. 그는 그것을 느꼈다. 어떤 두려운 일이 곧 일어나야 할 것이다. 그들 사이에 다가올 뇌우로 인한 숨막히는 불안감이 있었다. 번갯불이 일어나야 해결될 두 개의 상반된 극의 전자적 긴장이.
--- p.143

혼자가 되어 아무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자, 모든 것이 훨씬 더 악의적이며 야비하게 보였다. 어제까지 다정하게 술렁거렸던 나무들은 이제 갑자기 주먹을 쥐고 위협하는 것 같았다. 그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낯설고 알 수 없는 것인가? 거대하고 알 수 없는 세계 앞에서 이렇게 혼자 있다는 사실이 아이를 어지럽게 했다. 그렇다, 그는 아직 이러한 일을 감당할 정도는 아니었다. 아직은 혼자서 감당할 수 없었다.
--- p.154

한 시간 전에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했던 그는 이제 수천의 비밀들과 의문들을 아무 생각도 없이 지나쳐 보냈음을 느꼈다. 그리고 빈약한 지혜가 삶의 첫 번째 단계에서 비틀거리며 세상에 다가가고 있음에 부끄러움을 느꼈다. 점점 더 그는 용기를 잃었고, 더욱더 불확실해진 작은 보폭으로 역으로 걸어갔다.
--- p.157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어둠의 풍요로움을 알게 된 이후, 삶의 초조함 따위는 모두 사라졌다. 그는 처음으로 오늘 벌거벗은 것을 본 것 같았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수천의 거짓으로 은폐되지 않고, 완전히 육감적이고 위험한 아름다움 속에 자리 잡은 것이었다.
--- p.181

모든 것이 너무도 달콤했다. 어둠 속에서 생각을 거듭하다가 꿈속의 형상들과 조용히 뒤얽혀 들어가는 것은 너무나 기분 좋았다. 그는 잠에 빠져들고 있었다. 문이 열리고 조용히 무엇인가가 오는 것 같았으나, 제대로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거의 잠이 들었다. 그때 누군가가 숨을 쉬면서 자신의 몸 위에 얼굴을 대고 있는 것을 느꼈다.

--- p.182

출판사 리뷰

독일 문학계의 거장 슈테판 츠바이크,
신경을 건드리는 탁월한 심리 묘사를 만나다!


슈테판 츠바이크는 남다른 감수성으로 인간의 심리를 풍부하게 묘사한다. 인물의 내면을 깊숙이 투시하여 섬세한 필치로 지면에 펼친다. 또 관계가 지닌 복잡다단한 속성을 탐구하고 독자를 그 속으로 끌어들인다. 이는 츠바이크와 깊이 교류했던 프로이트의 영향으로 보이며, 문학, 철학, 사회학, 심리학 등을 두루 섭렵했던 그의 열정적 인간 탐구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타 버린 비밀》은 12살 소년 에드거를 중심으로 하는 작품이다. 휴양지에서 마주친 남작과 어머니의 미묘한 감정, 그리고 이를 마주하는 에드거의 예민하고 복잡한 심리를 예리하게 짚어내며 “독일 문학계의 거장”이라는 칭호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신경을 건드리는 듯한 탁월한 묘사의 이 작품은, 한 소년이 어른이 되는 극적인 순간을 그리고 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격동하는 내면과 혹독한 성장통의 이야기


오스트리아 출신의 한 젊은 남작은 휴양지 젬머링으로 휴가를 떠난다. 그곳에서 에드거와 그의 어머니 마틸데를 만나게 된다. 남작은 마틸데에게 매력을 느끼고, 그녀에게 접근하기 위해 에드거에게 호의를 베푼다. 어린 에드거는 남작의 호의를 진실한 우정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이 순진한 착각이었음을 깨닫고 내적 갈등에 휩싸인다. 남녀 간의 욕망과 사랑의 모험이라는 존재를 깨달은 후로 그는 자신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으리란 사실을 예감한다.

츠바이크는 이 소설에서 어린 아이가 어른으로 성숙하는 지점을 예리하게 포착한다. 늘 주변에 있었음에도 인식하지 못했던 어른들의 세계에 처음으로 접촉하는 순간, 아이는 낯설음과 호기심으로 가득 찬다. 그리고 때로는 달아나기도, 때로는 맞서기도 하면서 결국 어른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다. 그 과정은 “모든 것을 뱉어 내듯”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쾌감을 만끽”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어린아이가 맞이한 투쟁이었다. 그가 성장하면서 겪었던 광증 속에 억압되어 있던 분노, 초조함, 불쾌함, 호기심,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 그리고 최근에 겪은 배신의 충격이 이제 가슴에서 튀어나와 눈물이 되었다. 어린 시절의 마지막 울음이자, 가장 격렬하게 터뜨리는 울음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리면서도 동시에 쾌감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는 자제하지 못하고 분노를 터뜨리며 모든 것을 뱉어 내듯 울었다. 신뢰, 사랑, 믿음, 존경 ― 어린 시절의 모든 것을.”(105쪽)

어머니와 남작 간의 미묘한 애정 관계는 에드거에게 불가해한 상황으로 인식된다. 그는 멋진 어른인 남작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자신과 남작 사이에 끼려는 어머니에게는 질투의 감정을 가진다. 이 때문에 괴롭고 버거운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그러다 어머니와 남작의 관계를 엉뚱하게 오해하고 갈등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에드거는 더 이상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어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가 어제 행했던 습격이 결국 부당했단 말인가? (…) 그들 사이에 다가올 뇌우로 인한 숨막히는 불안감이 있었다. 번갯불이 일어나야 해결될 두 개의 상반된 극의 전자적 긴장이.”(143쪽)

우리는 누구나 어린 아이 시절을 겪는다. 이때 세상은 적대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로 가득하다. 에드거는 잠재울 수 없는 반항심으로 결국 뛰쳐나가고, 혼자 오른 기차 안에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외부의 세상에 눈뜬다. 처음으로 생의 다양함을 인식하고, 모든 사람들, 사물들이 각자의 운명을 지닌 존재임을 깨닫는다. 이상하기만 했던 어머니의 행동에도 비밀스러운 이유가 있었음을 마침내 알게 된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어둠의 풍요로움을 알게 된 이후, 삶의 초조함 따위는 모두 사라졌다. 그는 처음으로 오늘 벌거벗은 것을 본 것 같았다. 그것은 어린 시절의 수천의 거짓으로 은폐되지 않고, 완전히 육감적이고 위험한 아름다움 속에 자리 잡은 것이었다.”(181쪽)

고통스럽게 치미는 성장통은 어른과의 동질감을 느끼기 시작하면서 점차 무뎌진다. 에드거는 어른이 되었다는 느낌을 가진다. 이제 불분명하게만 보였던 모든 것이, 문이 열리듯 그의 앞에 펼쳐진다. 투쟁의 상처는 치유되고, 어린 시절은 꿈처럼 뒤안길로 사라져 간다. 타인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아이는 어른의 시간을 맞이한다.

《타 버린 비밀》에는 이해할 수 없는 일, 예기치 못한 사건을 맞닥뜨린 아이의 혼란스러운 내면이 세밀하게 그려져 있다. 남작과 어머니의 심리 묘사도 뛰어나지만, 당시에는 인식이 다소 부족했던 ‘아동의 심리’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학에 큰 영향을 받은 츠바이크는 등장인물의 심리를 연구자처럼 치밀하게 파고드는 한편, 뛰어난 문장가로서 정교한 묘사를 펼친다. 유혹과 사랑, 오해와 분노, 두려움과 평온함이 순식간에 자연스럽게 얽히고 또 풀려나간다. 이 소설을 통해 아이에서 어른으로, 정신적으로 성숙하는 그 각별한 순간을 다시 한번 느껴 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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