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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옹호하라

사람을 옹호하라

: 인권의 최전선이자 최후의 보루인 소중한 가치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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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비평/비판 top100 9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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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18g | 140*210*30mm
ISBN13 9791188605125
ISBN10 1188605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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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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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인권의 주장에 힘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그것이 없거나 무시당한다는 걸 체념적으로 수긍하는 게 아니다. 그 인권을 지지하고 촉진해야 할 개인적, 사회적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권의 주장은 인권의 가치에 반하는 현실을 바꾸도록 요청하는 것이지, 그것의 실현 가능성을 먼저 증명하는 데 있지 않다. 이미 권리를 누리는 사람들은 자기 자격을 증명할 필요가 없는데 왜 유독 빼앗기고 박탈된 사람들은 자기에게 권리를 누릴 자격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는가?
--- p.23

기본권은 상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본 점수 같은 것이다. 존중은 기능이나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다. 기능이나 능력을 비교해서 등급을 매기는 것이 평가라면, 존엄성은 인간이라는 사실만으로 받을 자격이 있는 존중이다.
--- p.51

권리를 이익과 손해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권력 관계에서 우세한 쪽의 이익이 우선시된다. 자기 이익을 앞세우는 입장에서는 타자가 권리를 요구하면 이를 손해로 받아들인다. 그런 세계관으로 권리 주장을 보면 존중에 대한 요구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고 손익계산서만 보인다.
--- p.63

입사한 여성 노동자들에게 결혼과 동시에 퇴직하겠다는 약속을 요구하기도 한다. 그 결과 혼인, 임신, 출산을 계획한 여성만이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여성이 고용과 고용 관계 유지, 승진에서 차별을 당한다. 여기서 고용주가 생각하는 대립항은 ‘고용의 자유(또는 계약의 자유) 대 노동자의 혼인과 가족생활의 자유’다. 관계 설정 자체가 틀렸다.
--- p.102

관계성을 무시하고 자유의 자원을 개인의 것으로만 파악하면 부자유함은 개인이 가진 내적 제약의 문제로 부각된다. 그리고 사회적 자원이 없거나 어느 한쪽으로 쏠린 현실은 고려하지 않고 자유를 외부에서 간섭하지 않으면 되는 문제라고만 생각하면 심각한 부자유가 방치된다.
--- p.123

평등이라 하면 흔히 경제적 평등, 즉 ‘밥의 양’을 따진다. 그러나 평등은 밥 자체가 아니다. 식탁에서 같이 어울리는 것이다. “넌 닥치고 밥이나 먹어”라고 할 때 밥은 평등을 구현하는 것이 될 수가 없다. 동등하게 한 식탁에서 대화를 나누며 먹을 수 있어야 같이 먹는 것이다.
--- p.141

연대는 친하게 지내자는 것과는 다르다. 공적 생활에 대한 무기력증에서 벗어나 삶의 현장에 내 생각과 내 목소리로 참여하는 것이다. 흔히들 위험 사회라는 말을 한다. 새로운 결속과 유대를 만들지, 오히려 이질 혐오증을 증폭하면서 단속을 강화할지 하는 문제 앞에서 한 사회는 선택을 해야 한다. 안전에 대한 강박 속에서 그 어떤 타자와도 분리되려는 경향은 위험을 더욱 위험하게 만든다.
--- p.186

어떤 가치를 인권적 혹은 반인권적이라고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따지는 맥락이 중요하다. 인권 피해자를 양산하고 도리어 피해자를 비난하는 의견은 다양성이라는 가치로 포용할 수 있는 의견이 아니다. 피해자의 경험과 고통을 알고자 하는 의지, 토론과 논쟁 속에서 의견을 바꾸고 수정하려는 태도, 자신의 견해가 잠정적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태도가 있어야 다양성을 존중하는 토론이 가능하다.
--- p.193

반지성주의에 근거한 각종 행태를 축약하면 세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너 ○○지?” “네가 뭔데?” “내가 왜?” “너 ○○지?”라는 말은 지목하는 대상을 특정 속성에 가둔다. 가둘 뿐 아니라 특별히 콕 찍어서 배척한다. “너 페미지?” “너 다문화지?” “너 종북이지?” 같은 식이다. “네가 뭔데?”에는 “감히”가 따라붙는다. 너 같은 게 감히 뭘 요구할 수 있느냐는 경멸과 무시, 그런 요구를 수용하는 어떤 제도화도 털끝 하나 용납할 수 없다는 거센 방해다. “내가 왜?”는 자신과는 상관이 없고, 고로 책임질 일 또한 없다는 회피다.
--- p.207

형벌 포퓰리즘으로 결속한 세력은 흔히 인권을 비판한다. 범죄자의 인권을 너무 강조해서 제대로 처벌할 수 없다고 말이다. 그러나 실상을 따져보면 법에 따른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고 관용되는 일이 많다. 인권 운동에서 요구하는 바는 성범죄에 대한 정확한 처벌이다. 그런데 여론은 간혹 등장하는 소위 ‘괴물’에 대해서는 사형과 거세를 외치면서도 실제 현실에서 판치는, 즉 전체 범죄의 80퍼센트에 이른다는 ‘아는 사람에 의한 성폭력’에 대해서는 봐주고 묵인하려 든다.
--- p.227

“평등해야 안전하다.”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이후 관련 토론회에서 등장한 구호다. 보호 권력이 위험의 목록을 만들어 하나하나 차단하면 위험을 결코 완벽하게 예측하거나 제거할 수 없다. 필요한 것은 특정 존재를 위험하게 만드는 배경을 변화시키는 것, 당사자가 항구적 약자의 위치에 머물지 않고 위험의 은폐에 맞서는 권리를 갖는 것, 평등한 권리를 통해 위험을 마주했을 때 대응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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