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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0년 03월 13일 |
|---|---|
| 쪽수, 무게, 크기 | 192쪽 | 214g | 128*188*20mm |
| ISBN13 | 9791159314568 |
| ISBN10 | 115931456X |
박승규 저
|
책세상
|
2020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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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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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20만부 기념 리커버 에디션)
16,020원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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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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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은 ‘위치location’에 관한 학문이다. 인간이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지를 묻는 학문이며, 지리적 현상이 ‘어디에’ 위치하고 분포하는지를 탐색하는 학문이다. 하지만 지리학은 위치나 분포만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위치나 분포에서 시작할 뿐이다. 지리학에서 위치나 분포가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우리가 누구인지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리학은 위치와 분포에 대한 탐색에서 출발하여, 그것을 넘어 삶의 문제와 인간에 대한 이해에 도달하려는 학문이다.
---「첫문장」중에서
전화 통화를 할 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어디야?” 정말로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서 물을 때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묻는 경우가 더 많다. 상대방이 위치하고 있는 공간을 앎으로써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 학교에서 자율 학습 감독을 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교사의 아내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술집에 있다고 대답하는 대학생의 부모는 자식이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은 곧 그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리학의 변신」중에서
이 영화처럼 우리는 몸을 통해 경험하는 일상의 작은 기억을 통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일상의 작고 사소한 편린이 나를 구성한다. 그것을 통해 남과 다른 내가 된다. 그런 일상의 편린이 없으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복제 인간은 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프로그램화된’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인간이 사는 공간에 함께 거주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복제 인간은 발견되는 즉시 죽음을 맞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치열하게 블레이드 러너와 싸운다. 잡히지 않기 위해 싸우고, 살아남아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프로그램에 굴복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일상 공간의 등장」중에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형사와 합체해 키가 작은 여학생으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는 바투의 집을 떠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였을 때 어린아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어른이 되면 어른처럼 생각하고 어른처럼 행동한다.” 어릴 때 내가 바라보았던 경관이 어른이 돼서 바라보는 경관과 같은 의미로 다가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공간이 어느 날 내게 다른 공간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다른 생각이나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나를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다.
---「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하기」중에서
서울이라는 공간에 퇴적되어 있는 각각의 지층은 넓고, 그 넓은 지층에 살았던 사람들 또한 많다. 그 많은 사람들이 구축한 의미 세계는 서울이라는 공간을 모자이크처럼 채운다. 하나의 지층에 하나의 색깔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서울을 두껍게 기술한다는 것은 600년 이상 존재하고 있는 도시 공간으로서의 서울의 특징과 시간에 따른 각각의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서울성’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세월의 흐름 속에 서울이라는 공간에 퇴적되어 있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신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과 영등포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이 같을 수 없다. 그들은 각각 서로 다른 삶의 공간을 소비하면서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을 생성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울이라는 공간을 두껍게 기술한다는 것은 서울이라는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같은 삶의 모습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르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천착하는 것이다.
---「다름의 지리학」중에서
현대는 인간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런 공간에 인간은 없다. 인간을 위해 공간을 만들지만, 그런 공간에서는 인간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없다. 일상을 구성하는 곡선이 직선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은 점점 자신의 공간을 잃어간다. 직선으로 획일화된 공간에서 인간은 자아를 잃어버린다. 주름지고 접힌 곡선에 배어있던 사람 냄새와 온기를 잃어버린다. 직선으로 구획된 공간에는 사람 냄새나 온기가 배어있을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직선의 공간에서는 우리 삶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곡선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의 모습이다. 인간을 위한 공간은 인간에게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인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인간을 제거하는 공간 논리는 재고되어야 한다.
---「첫문장」중에서
전화 통화를 할 때 우리는 흔히 상대방에게 이렇게 묻는다. “지금 어디야?” 정말로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해서 물을 때도 있지만 습관적으로 묻는 경우가 더 많다. 상대방이 위치하고 있는 공간을 앎으로써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고 있을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녁에 학교에서 자율 학습 감독을 하고 있다고 대답하는 교사의 아내는 남편이 술을 마시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술집에 있다고 대답하는 대학생의 부모는 자식이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대방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것은 곧 그 사람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리학의 변신」중에서
이 영화처럼 우리는 몸을 통해 경험하는 일상의 작은 기억을 통해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 일상의 작고 사소한 편린이 나를 구성한다. 그것을 통해 남과 다른 내가 된다. 그런 일상의 편린이 없으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복제 인간은 일상적인 경험에 대한 기억이 없다. 그들이 기억하는 것은 ‘프로그램화된’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인간이 사는 공간에 함께 거주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는다. 복제 인간은 발견되는 즉시 죽음을 맞는다. 그렇기에 그들은 치열하게 블레이드 러너와 싸운다. 잡히지 않기 위해 싸우고, 살아남아서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싸운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프로그램에 굴복하고 만다. 그리고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죽음을 맞는다.
---「일상 공간의 등장」중에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만든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마지막 부분에서, 인형사와 합체해 키가 작은 여학생으로 다시 태어난 주인공 쿠사나기 모토코는 바투의 집을 떠나면서 이런 말을 한다. “어린아이는 어린아이였을 때 어린아이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만, 어른이 되면 어른처럼 생각하고 어른처럼 행동한다.” 어릴 때 내가 바라보았던 경관이 어른이 돼서 바라보는 경관과 같은 의미로 다가올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일상적으로 접하는 공간이 어느 날 내게 다른 공간으로 다가온다는 것은 다른 생각이나 다른 느낌을 갖고 있는 나를 확인하는 과정인 것이다.
---「낯익은 공간을 낯설게 하기」중에서
서울이라는 공간에 퇴적되어 있는 각각의 지층은 넓고, 그 넓은 지층에 살았던 사람들 또한 많다. 그 많은 사람들이 구축한 의미 세계는 서울이라는 공간을 모자이크처럼 채운다. 하나의 지층에 하나의 색깔만 존재하지는 않는다. 서울을 두껍게 기술한다는 것은 600년 이상 존재하고 있는 도시 공간으로서의 서울의 특징과 시간에 따른 각각의 특징을 찾아내는 것이다. 서울이라는 공간이 갖고 있는 ‘서울성’이 무엇인지를 찾기 위해 세월의 흐름 속에 서울이라는 공간에 퇴적되어 있는 사람들의 삶의 흔적을 찾는 것이다. 신촌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과 영등포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이 같을 수 없다. 그들은 각각 서로 다른 삶의 공간을 소비하면서 서로 다른 삶의 모습을 생성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서울이라는 공간을 두껍게 기술한다는 것은 서울이라는 공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같은 삶의 모습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르게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천착하는 것이다.
---「다름의 지리학」중에서
현대는 인간을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런 공간에 인간은 없다. 인간을 위해 공간을 만들지만, 그런 공간에서는 인간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없다. 일상을 구성하는 곡선이 직선으로 대체되면서 인간은 점점 자신의 공간을 잃어간다. 직선으로 획일화된 공간에서 인간은 자아를 잃어버린다. 주름지고 접힌 곡선에 배어있던 사람 냄새와 온기를 잃어버린다. 직선으로 구획된 공간에는 사람 냄새나 온기가 배어있을 여유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직선의 공간에서는 우리 삶의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곡선은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공간의 모습이다. 인간을 위한 공간은 인간에게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인간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오히려 인간을 제거하는 공간 논리는 재고되어야 한다.
---「곡선, 주름지고 접힌 삶의 공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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