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제1막
제1장 엘시노어 궁정 제2장 궁정 안의 접견실 제3장 폴로니어스 집의 한 방 제4장 총안에 있는 흉벽 위의 좁은 길 제5장 성벽 밑에 있는 공지 제2막 제1장 폴로니어스 집의 한 방 제2장 궁정 안의 접견실 제3막 제1장 접견실에 이어진 큰 복도 제2장 궁정 안의 홀 제3장 복도 옆에 있는 접견실 제4장 왕비의 내실 제4막 제1장 왕비가 기거하는 방 제2장 궁정 안의 다른 방 제3장 궁정 안의 홀 제4장 덴마크의 어느 항구 제5장 궁정 안의 한 방 제6장 궁정 안의 같은 장소 제7장 이전과 같은 장소 제5막 제1장 묘지와 광대 제2장 왕궁의 안에 있는 홀 |
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다른 상품
[햄릿] _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인가? 겨우 한 달, 니오베처럼 온통 눈물에 젖어 가엾은 아버지의 유해를 따라가던 신이 닳기도 전에 아, 그 어머니가, 그런 어머니가 숙부의 품에 안기다니……. 사리를 모르는 짐승이라도 조금은 더 슬퍼했을 것이다. 한 형제라고는 하나, 나와 헤라클레스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자와 한 달도 안 되어 어머니는 결혼했다.
---「제1막 제2장 ‘궁정 안의 접견실’」중에서 [유령] _ 그렇다. 악마의 지혜와 음험한 재주를 가진 그 음탕하고 불륜의 짐승 같은 놈! 아, 그토록 교묘하게 여자의 마음을 농락할 수 있다니 얼마나 간사한 지혜와 재주인가! 그렇게도 정숙하던 왕비의 마음을 꾀어 수치스럽게도 그놈은 음란한 잠자리로 끌어들였다. 햄릿, 이게 웬 배신이냐? 결혼식에서 한 맹세를 자나 깨나 지켜온 나의 사랑을 배반하고, 천품이 나와는 비교도 안 되는 그 비열한 놈하고 배가 맞다니! 정숙한 여자는 욕정이 천사로 가장하여 유혹한다 해도 움직이지 않지만, 음탕한 여자는 빛이 나는 천사와 짝을 지어도 천상의 잠자리에 싫증을 내고 쓰레기통에서 썩은 고기를 뒤진단다. ---「제1막 제5장 ‘성벽 밑에 있는 공지’」중에서 [폴로니어스] _ “본인도 조금은 알죠, 하지만” 해놓고선 이렇게 계속하는 거야. “잘은 모르지만 그는 굉장히 거친 사람입니다. 이러이러한 나쁜 버릇이 있구요.” 이렇게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버릇을 말하고 그래도 그 녀석 체면이 너무 깎일 만한 욕은 해서는 안 된다. 그 점은 매우 조심해라. 그저 구김살 없는 젊은이에게 으레 따라다니는 분방하고 거친 행동이나 흔한 실수 정도로 해 두어야 한다. [레널도] _ 이를테면 도박 같은 것 말씀입죠? [폴로니어스] _ 그렇지. 또 술, 칼싸움, 논쟁, 다툼, 외도……, 이런 정도면 상관없을 게다. [레널도] _ 그렇지만 외도라면 도련님의 체면이 조금 상하겠습니다. ---「제2막 제1장 ‘폴로니어스 집의 한 방’」중에서 [햄릿] _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참아내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고통의 물결을 두 손으로 막아 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가? 죽는 것, 잠드는 것, 그것뿐이다. 마음의 번뇌도 육체가 받는 온갖 고통도 잠들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렇다면 죽고 잠드는 것이야말로 열렬히 찾아야 할 삶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잔다, 그럼 꿈도 꾸겠지. 아, 여기서 걸리는구나. 이 세상의 온갖 번뇌를 벗어던지고 영원한 죽음의 잠을 잘 때 어떤 꿈을 꾸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면 망설여지나 보다. 이 망설임이 비참한 인생을 오래 끌게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참겠는가. ---「제3막 제1장 ‘접견실에 이어진 큰 복도’」중에서 [레어티스] _ 그렇게 하겠습니다. 거기다 뜻을 확실하게 이루기 위해 칼끝에 독약을 칠하지요. 실은 어떤 돌팔이 의원한테서 독약을 샀는데 어찌나 효력이 강한지 그걸 조금 바른 칼끝에 살짝 스치기만 해도 목숨을 잃게 됩니다. 달밤에 채취한 약초로 만든 보기 드문 명약으로, 제아무리 효험이 큰 해독제라도 도리가 없지요. 제 칼끝에 이 독약을 칠해 놓겠습니다. 그것으로 피부를 슬쩍 긋기가 무섭게 그놈은 이 세상을 하직할 것입니다. [왕] _ 이것도 생각해 보자.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계획에 가장 알맞겠는가 하는 것을 숙고해 보자는 말이다. 실패하여 계략이 탄로 날것을 대비하여 제2의 수단을 마련해 놓아야 한다. 가만 있자, 두 사람의 기량에 대해서는 공정하게 내기를 한다고 치고, 옳지! 시합에 열을 올리다 보면 땀이 나고 목도 마를 테지. 또 그렇게 되도록 가능한 한 맹렬하게 시합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그놈이 마실 것을 청할 테고 그때 내가 미리 준비한 독이 든 술잔을 내주는 게야. 그놈이 요행히 독 묻은 칼끝을 벗어나더라도 그 한 모금만으로 우리의 목적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제4막 제7장 ‘이전과 같은 장소’」중에서 [햄릿] _ 이 칼끝에 독을? 그렇다면 독약이여, 네 임무를 다해라! (햄릿은 왕에게로 달려가 독이 묻은 칼로 왕을 찌른다.) [오즈릭, 귀족들] _ 반역이다! 반역이다! [왕] _ 이놈들아, 나를 구해라! 상처를 입었을 뿐이다. [햄릿] _ 살인하고 강간한 이 저주받을 덴마크 왕아! 이 독배를 비워라!(술잔을 억지로 왕의 입에 갖다 대고 기울인다.) 네 진주가 들어 있느냐? 내 어머니를 따라가라.(왕도 숨이 끊어진다.) [레어티스] _ 내 손으로 만든 독약을 마땅히 먹을 사람이 먹었습니다. 우리 서로 용서하십시다. 햄릿 왕자님, 저와 아버님의 죽음은 왕자님의 죄가 아니고, 왕자님의 죽음은 저의 죄가 아닙니다!(레어티스도 숨이 끊어진다.) ---「제5막 제2장 ‘왕궁의 안에 있는 홀’」중에서 |
셰익스피어가 남긴 가장 빛나는 희곡 『햄릿』
운명의 화살을 맞을 것인가, 무기를 들고 싸울 것인가? 셰익스피어 작품의 가치는 인간 감정의 심리를 드러내 보이는 놀랍도록 천재적인 재능에 있다. 그가 남긴 문장들은 인간의 슬픔과 비탄, 환희와 만족 등 모든 정념을 담아내어, 4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그중에서도 『햄릿』은 가장 탁월한 작품으로 꼽힌다. 그가 남긴 주옥같은 희곡 작품들이 오늘날에도 세계 곳곳에서 인기리에 읽히고 공연되며 계속하여 재탄생하는 그 핵심은 인간 삶에 대한 ‘통찰력’에 있다. 셰익스피어의 인간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은 뛰어난 시적 상상력을 통해 때로는 독창적인 유머 감각으로 그리고 때로는 개인적 비극을 풍부한 언어로서 형상화해 낸다. 영국의 극작가 벤 존슨은 셰익스피어에 대해 “어느 한 시대의 인물이 아니라, 모든 시대의 작가”라고 인정하며 그가 드러내는 보편적인 인간성에 대해 주목했다. 그는 1590년대 후반 이후로는 이전에 희극을 발표하던 것과 달리 비극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1596년에 아들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이 있으리라고 보인다. 이어 몇 년간의 간격을 두고 아버지, 막내 동생, 어머니가 연달아 사망을 하였으니 풍부한 상상력과 감수성을 가진 작가가 이와 같은 상실의 비극을 겪으면서, 인간 실존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셰익스피어가 성장할 수 있던 배경으로 영국의 국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그가 활동하던 16세기 후반에서 17세기 초반의 영국은 막강한 해상력을 바탕으로 식민지를 개척해 가며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고 있었다. 이 시기 영국을 통치하던 엘리자베스 1세는 이어서 영국을 유럽 문화의 중심지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고, 바로 이 흐름의 중심에서 문화가 활성화되고 예술가들이 자신들의 감성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일이 가능했던 것이다. 셰익스피어는 든든한 자유 안에서 중세의 속박에 갇혀 있던 인물들을 해방시키고, 그가 포착한 인간의 본성과 인간관계의 이면을 다양하고 풍부한 언어를 구사하여 사실적으로 표현하였다. 셰익스피어는 그의 뛰어난 문학적 업적뿐만 아니라, 현대 영어의 모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셰익스피어는 자신이 발표한 대부분의 작품이 살아생전 인기를 누렸고 국가에서의 지원도 충분히 받았으며, 경제적인 풍족함까지 누리며 살았으니 복 받은 인생이었다고 할 만하다. 이와 같은 축복 탓인지 그의 생애에 대해 오늘날, 셰익스피어는 실제로 존재한 인물이 아니었다거나 어떤 저명인사의 필명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당대의 다른 인물들에 대한 전기 기록도 드문 사실로 보면, 셰익스피어에게만 가공의 인물인지도 모른다는 딱지를 붙이는 일은 그의 재능을 시기하거나 그의 가치를 폄하함으로써 쾌감을 얻기 위한 애꿎은 노력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가 읽거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던 당시의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작품들을 써 그 주의를 사로잡았다는 사실을 보면, 셰익스피어가 인간의 보편성을 얼마만큼 잘 형상화하였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하여 셰익스피어는 극작가의 모범이자 기준이 되었음은 물론 그의 작품을 온전히 읽지 않은 사람들을 포함하여 전 세계에 영향을 끼쳤고 여전히 끼치고 있다. 엘리엇의 말처럼 이제 우리는 셰익스피어를 해석하며 생각을 덧붙이려는 시도를 버리고, 그의 작품을 ‘있는 그대로’ 보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비극적 복수로 끝나는 『햄릿』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거기서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들을 마법 같은 언어로 녹여낸 명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