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모르니, 늘 감정이 상하고 가족과 타인들의 관계는 힘들었습니다. 내 마음은 나라는 존재, 거대한 우주를 움직이는 뿌리인데, 스스로 외면하고, 무시하고, 억압하면서 살아온 탓이었습니다. 마음의 존재에 집중하고, 내 마음을 발견하면서, 내가 왜 힘들고 아팠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우울증, 강박증, 불면증, 공황장애… 신경정신과 약에 의지했던 삶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내 마음, 어두운 과거의 동굴 속에서 상처 때문에 울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만나고, 대화하면서, 용서하고 화해하면서 동굴 속을 빠져나오기 시작했어요.
--- p.004, 「여는 글」 중에서
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보다 인성이 부족한 사람의 말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흔히 ‘착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착함’ 과 ‘나약함’ 을 혼동해선 안 돼요. 내 감정의 주체가 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합니다. 누군가가 나를 비방하더라도 상처받고 괴로움에 빠질 것인지, 지혜로운 대응 방법을 찾을 것인지를 선택해야 해요. 주체로서 나 자신이 말이죠. 나를 비방하는 사람을 가장 힘 빠지게 하는 일은 그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평화로운’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때로는 무대응이 가장 유쾌한 복수가 된답니다.
--- p.027, 「험담에는 유쾌하게 복수하세요」 중에서
마음그릇이 작고 얇아 상처를 잘 받는 저는 늘 그 원인을 남 탓으로 돌리며 위안했습니다. 피해자인 나를 보고 자기연민을 느끼며 ‘나는 왜 늘 피해를 보는 걸까?’, ‘사람들은 왜 착하고 여린 나를 힘들게 하는 걸까?’ 생각하곤 했죠. 하지만 내 감정을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연습을 시작한 후부터, 저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내 삶이 불행하다고 느낄 때, 스스로 위안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남 탓’입니다. 남 탓은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멈추는 연습을 하지 않으면 가속도가 붙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중독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나의 불행은 모두 남의 탓’ 이라고 생각하는 병이 깊어지기 때문이지요.
--- p.056, 「남 탓만 하다 보면 과거를 살게 돼요」 중에서
상대 때문에 상처받고 분노가 극에 달해 있을 때 처음에는 그에 대해 생각하기도 싫고, 생각하면 더 분노가 치밀어 오르죠. 하지만 어느 정도 내 감정을 다스릴 수 있게 됐을 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그럴 만한 이유’ 가 있지는 않았을까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내가 조금의 원인 제공을 했을 수도 있고, 그 사람 또한 나에게 상처받은 일이 있기 때문에 나에게 그런 행동을 했을 수도 있고요.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단계에 이르면, 이젠 가장 현명한 복수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 인생의 하찮은 존재로서 아예 잊어버리는 연습을 해보세요. 잊는다는 건, 그를 내 기억 속에서 죽이는 것입니다. 인생에서 가치 없는 인간을 기억의 쓰레기통에 처넣고 불태워 없애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복수입니다.
--- p.081~082, 「분노하며 원한을 품는 건 나를 죽이는 거예요」 중에서
너무 쉽게 비난하고 단정 지으면서 끊어버린 관계를 시간이 지난 뒤에 후회해본 적은 없나요? 저도 이 글을 쓰는 동안 저를 스쳐 갔던 여러 사람이 떠오릅니다. 매번 비슷한 이유로 헤어지는 ‘이별의 패턴’을 반복하며 살아온 건 아닌지 생각해봅시다. 착각에서 벗어날 때 소통이 시작되고, 이별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남녀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가 마찬가지입니다.
--- p.136, 「사랑은 원래 변하는 거예요」 중에서
우리가 숨겨놓은 아프고 괴롭고 부정적인 기억과 감정들을 비워내지 않으면 긍정적인 감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어요. 기억과 감정은 시간이 흐른다고 저절로 없어지는 게 아니거든요. 액체처럼 증발하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부드러운 모래 같은 것이어서, 쏟아내면 비워집니다. 은지는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고, 저는 조용히 눈을 맞추고 듣기만 했습니다.
--- p.172, 「부모의 인생에 내 인생을 겹치지 마세요」 중에서
나의 가치를 외부 세계와 타인의 평가에 맡기지 마세요. 남들의 인정을 못 받으면 어때요? 과장되고 포장된 모습을 유지하느라 감정과 시간을 소비하고, 남 눈치 보느라 신경 쓰는 일은 이제 그만두세요. 맘 편하게 살아요.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내 모습을 좋아해주는 사람을 만나 친구도 되고 연인도 되면서 말이에요. 나를 과장하고 포장할수록 사람들은 내 곁을 떠나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할 때 진정한 ‘자기애’ 가생기고, 자존감도 높아져요. 그러면 ‘척’할 필요가 없어진답니다. 지금 모습 그대로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이에요!
--- p.260, 「나도 모르게 잘난 척하게 되는 나에게」 중에서
어딜 가든, 누구를 만나든 사람들은 대인관계가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성별, 나이, 학력, 사회적 위치를 불문하고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지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나이 들면 경험도 많아져서 쉬워질 거라 생각했는데 나이들수록 어려운 게 대인관계인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과 유연하게 관계 맺으며 살아가려면 나부터 ‘만나고 싶은 사람’, ‘관계 맺고 싶은 사람’ 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대인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이 자연스레 줄어들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 거예요.
--- p.297, 「내가 먼저 이런 사람이 되겠어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