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덧없는 꽃의 삶

덧없는 꽃의 삶

: 문학, 신화, 예술로 읽는 꽃 이야기

리뷰 총점8.9 리뷰 12건 | 판매지수 228
베스트
인문 top100 1주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9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34g | 140*210*18mm
ISBN13 9791190555258
ISBN10 1190555255

이 상품의 태그

트렌드 코리아 2024

트렌드 코리아 2024

17,100 (10%)

'트렌드 코리아 2024 ' 상세페이지 이동

세이노의 가르침

세이노의 가르침

6,480 (10%)

'세이노의 가르침' 상세페이지 이동

역행자 확장판 유니버스 에디션

역행자 확장판 유니버스 에디션

17,550 (10%)

'역행자 확장판 유니버스 에디션 ' 상세페이지 이동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6,020 (10%)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레버리지

레버리지

16,200 (10%)

'레버리지' 상세페이지 이동

파견자들

파견자들

17,100 (10%)

'파견자들' 상세페이지 이동

불편한 편의점

불편한 편의점

12,600 (10%)

'불편한 편의점' 상세페이지 이동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10,350 (10%)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무삭제 완역본)' 상세페이지 이동

모든 삶은 흐른다

모든 삶은 흐른다

15,120 (10%)

'모든 삶은 흐른다' 상세페이지 이동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15,300 (10%)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상세페이지 이동

불편한 편의점 2

불편한 편의점 2

12,600 (10%)

'불편한 편의점 2' 상세페이지 이동

부의 추월차선 (10주년 스페셜 에디션)

부의 추월차선 (10주년 스페셜 에디션)

15,750 (10%)

'부의 추월차선 (10주년 스페셜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마케팅 설계자

마케팅 설계자

22,320 (10%)

'마케팅 설계자' 상세페이지 이동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15,480 (10%)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상세페이지 이동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10,350 (10%)

'데일 카네기 자기관리론' 상세페이지 이동

슈퍼노멀

슈퍼노멀

17,550 (10%)

'슈퍼노멀' 상세페이지 이동

타이탄의 도구들 (블랙 에디션)

타이탄의 도구들 (블랙 에디션)

16,200 (10%)

'타이탄의 도구들 (블랙 에디션)' 상세페이지 이동

도파민네이션

도파민네이션

16,200 (10%)

'도파민네이션' 상세페이지 이동

자본주의

자본주의

15,300 (10%)

'자본주의' 상세페이지 이동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

25,200 (10%)

'행동경제학' 상세페이지 이동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스노드롭
프림로즈
수선화
블루벨
데이지
엘더플라워
장미
폭스글러브
라벤더
질리플라워
피나무 꽃
엉겅퀴
해바라기
양귀비
유령 난초

감사의 글
참고문헌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꽃들은 놀라움을 실어 나른다. 해마다 꼭 같은 장소에 피어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꽃들이 해마다 새롭게 보이는 요령은 쉽다. 실제로 새롭기 때문이다. 꽃들의 연약함은 그들의 투명한 꽃잎, 섬세한 덩굴손, 금빛 꽃가루로 충분히 드러난다. 그토록 많은 꽃들이 해마다 존재를 유지하고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꽃들은 중요한 삶의 순간마다 늘 우리와 함께한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는 선물로, 결혼식에서 신부를 돋보이게 하는 부케로, 죽은 자와 무덤까지 동행하는 화환으로, 애도자를 위로하는 추모의 꽃으로. 꽃들은 특별한 의식의 의미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해, 모두에게 공평한 자연의 경로를 상기시키기 위해, 그리고 중대한 사건이 기억과 앨범으로 자리 잡은 뒤에는 사라지기 위해 호출된다. 사람들이 언제나 본능적으로 아는 것처럼 나뭇잎과 꽃잎은 우리를 정돈한다.

프림로즈는 보존하고 싶다는 영원한 욕망을 자극한다. 설탕을 입히든, 은박으로 포장하든, 눌러서 말리든, 그림으로 그리든, 시로 쓰든, 자연 서식지에서 보호하든 말이다. 사실 프림로즈는 놀랍도록 오래 살기도 한다. 삽이나 환경의 변화로 방해받지 않는 한 수십 년 동안 봄마다 계속 꽃을 피운다. 땅을 뚫고 올라오는 이 친숙한 꽃들은 그 아름다움이 워낙 자주 찬미되다보니 해마다 우리를 놀랍게 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 놀랍다. 프림로즈는 여전히 봄마다 어김없이 사라지며 그들의 짧은 삶이 왜 조금 더 길지 않은지를 슬퍼하게 만든다.

어떤 날씨에도 색을 유지하고 여러 해 동안 향기를 간직하는 ‘감미로운 라벤더’의 능력 덕택에 라벤더는 세상이 어떤 시련을 퍼붓든 오래도록 굴하지 않는 저항의 상징이 되었다. 라벤더는 화단 가장자리에 어울리거나 더 화려한 꽃들 사이에 녹아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저력을 갖고 있다. 여러 시대에 걸쳐 라벤더는 무척 잘 견디며 적응력 좋은 식물로 증명되었다. 중세의 구급상자와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의 화려한 장식 정원에 등장하기도 했고 우아한 시골저택의 잔디밭을 가득 채우기도 했으며 20세기 전환기의 편안한 코티지 가든 스타일과 21세기의 흐트러짐 없는 기학학적 조경 정원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이 꽃을 노화와 연결했던 것은 사실 라벤더에 길고 건강한 삶의 비결이 담겨 있음을 뜻한다.
--- 본문 중에서

회원리뷰 (12건) 리뷰 총점8.9

혜택 및 유의사항?
주간우수작 헛으로 보내지 않는 꽃의 삶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m***h | 2020.10.10 | 추천36 | 댓글50 리뷰제목
  만 10년을 살고있는 아파트이지만 올해처럼 열심히 마당에 있는 식물들을 들여다본 적이 없었던 것같다. 일정한 장소에 있는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니 겨우내 갈색의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던 나무에 연두색 싹이 나기 시작하고 꽃이 피면서 봄을 알리고, 무성한 초록색 잎들은 여름이 깊어감을  느끼게 했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어느새 꽃들은 자취를 감;
리뷰제목

 

 만 10년을 살고있는 아파트이지만 올해처럼 열심히 마당에 있는 식물들을 들여다본 적이 없었던 것같다. 일정한 장소에 있는 식물들을 보고 있노라니 겨우내 갈색의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던 나무에 연두색 싹이 나기 시작하고 꽃이 피면서 봄을 알리고, 무성한 초록색 잎들은 여름이 깊어감을  느끼게 했다. 가을이 다가오면서 어느새 꽃들은 자취를 감추고 다음 해를 위한 열매를 맺었다. 푸르렀던 잎들은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추운 겨울을 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 변화가 참으로 신비롭기만하다. 나도 나이를 먹으면서 이런 저런 변화를 거쳐가고 있는 중이어서인지 나무, 꽃의 삶에도 하나의 생명체로서 자연스레 관심을 가지게 된다. 문학, 신화, 예술로 읽는 꽃 이야기라는 부제가 시선을 끌었다. 인간과 함께 살아나가는 꽃이 문학, 예술, 신화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저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조부모님은 1930년대 묘목장을 시작했었고, 아버지의 직업때문에 여러 곳을 옮겨다니면서 살았지만 항상 초록공간을 만드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꽃과 정원의 축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 환경으로 인해 자연스레 식물과 가까워질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 책에는 스노드롭, 프림로즈, 수선화, 블루벨, 데이지, 엘더플라워, 장미, 폭스글러브, 라벤더, 질리플라워, 피나무 꽃, 엉겅퀴, 해바라기, 양귀비, 유령난초, 총 15가지 꽃 이야기를 담고있었는데, 각 장을 시작할 때 그려진 꽃은 남편의 작품이라고 했다.

 

 

  지칠 줄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이 작고 무성한 식물은 잔디 애호가들에게는 골칫거리다. 마치 꽃들이 작심하고 밤마다 작고 동그란 머리 위로 흰 시트를 끌어당겨 덮고는 다음 날 아침 상쾌하게 일어나 대혼란을 일으킬 준비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튿 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꽃들은 더 커지고 하루하루 지날수록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작은 스쿼시 라켓처럼 활짝 펴진 잎은 마치 한번 겨뤄보자고 장난을 치는 것 같지만 티 없이 단정한 잔디 정원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들은 무질서한 잡초 동맹의 거친 게릴라 조직일 뿐이다.-p 98

 

 봄이 왔다는 신호를 보내는 꽃 데이지의 끈질긴 생명력을 표현한 이 글을 읽으면서 절로 미소가 나왔다. 나에게는 한없이 아름다운 꽃들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골칫덩어리일 수도 있다는 것, 하지만 데이지는 자기 일을 묵묵히 할 뿐이겠지. 저자는 이렇듯 재미있는 시선으로 꽃의 특성을 들려주고 있었다.

 

꽃을 이야기할 때 장미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어쩌면 너무도 흔한 것이 장미랄 수도 있겠지만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 것처럼, 봐도 봐도 아름다운 꽃이 장미아닐까?

 

장미는 야생으로 자라든 세심하게 재배되든 품종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장미'를 떠올리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그래도 장미는 여저히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동시에 상징적 의미가 가득한 꽃이다. 너무 의미가 많다보니 아무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의구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p 128

 

저자는 움베르트 에코가 자신의 소설 제목을 '장미의 이름'이라고 한 이유가 "장미는 의미가 워낙 풍부하고 상징적인 형상이어서 이제 아무 의미도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한다. '장미의 이름'을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 의미를 알고싶어서라도 읽어봐야할 것 같았다. 장미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는데 아주 재미있는 방법으로 서술하고 있었다. A부터 시작하는 장미 알파벳을 만들어보겠다고 하더니, '앨리스 Alice는 이상한 나라로 떨어지고로 시작해서 ,제퍼린 드 루앵 Ze을 처음 만난 것은 내 옛 이웃을 통해서였다. (중략) 진분홍 장미들은 해마다 그녀를 기념하며 말없이 피어난다.' 로 장미 이야기를 끝마쳤다. 그 안에는 장미를 이야기하는 문학작품, 새로이 태어난 교배종, 다이애나비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노래했던 엘튼 존의 음악, 셰익스피어 극의 등장인물이 오베론, 장미 도상으로 튜더 왕조를 홍보했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이야기등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가 가득했다.

 

 식용으로, 약으로 여러 쓰임을 가지고 있는 꽃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당장이라도 꽃을 따러 가고싶은 마음이 들만큼)  그중 그림을 통해 블루벨의 쓰임새를 설명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20년에 걸친 잉글랜드-스페인 전쟁을 끝낸 1604년 서머싯 하우스 회담 장면을 그린 그림 속 남자들이 착용하고 있는 러프의 빳빳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블루벨 알뿌리 들어있는 끈적이는 물질때문이었다고 했다. 그런 쓰임이 있는 블루벨의 학명은 히아친토이데스 논 스크립타 Hyacinthoides non scripta 라고 하는데, 이 학명은 히아킨토스라는 아름다운 청년을 사랑한 아폴론 신화에서 나왔다고 했다. 수선화, 해바라기,양귀비등에 대한 신화도 들을 수 있었는데, 신화와 꽃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다.

 

 유럽 여행 중에 내 눈을 사로잡았던 풍경 중 하나가 양귀비 들판이었다. 붉디 붉은 꽃들이 지천에 늘어서있는 풍경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고,이 책에 실린 모네, 고흐, 클림트의 양귀비 들판또한 아름답기만 했다. 저자는 양귀비가 가지고 있는 중독성으로 인해 일어났던 여러 폐해들에 대해서도 이야기했지만 내 마음을 건드렸던 것은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후에 양귀비를 본다면 아름답다는 생각과 함께 제1차 세계대전의 참호 속에 있는 젊은 병사들도 함께 떠올리게 될 것같다.

 

 

 제1차 세계대전을 지나면서 양귀비의 의미가 더 넓어졌다. 수백만 청년들의 목숨을 빼앗은 전쟁이 끝나자 양귀비는 설명할 길 없이 짧은 삶,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은 젊은 남자들의 이미지가 되었다.-p 262

 

 저자는 문학 작품에서 잠깐 피었다 지는 이 꽃이 너무 빨리 눈을 감은 어린 청년들과도 연결되었던 예로써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베르길리우스의 <아이네이스>를 이야기했는데, 최근에 읽었던 부분이라 <아이네이스>를 펼쳐보았다.

 

 그러자 에우뤼알루스가 죽어 나뒹굴며 아름다운 사지 위로 피가 흘러내렸고, 목덜미는 어깨 위로 축 늘어졌다. 그 모습은 자줏빛 꽃이 쟁기날에 잘려 나가며 시들어지거나, 아니면 양귀비꽃들이 소나기의 무게를 이기지못해 목덜미를 늘어뜨리며 고개를 숙일 때와도 같았다.

< 도서출판 숲, 아이네이스 중에서>

 

 작가들이 작품에서 꽃을 이야기할 때는 그 꽃의 특성을 십분 이해하고 있거나 자신이 생각하는 이미지와 어울린다고 생각할 때 자신있게 쓸 수 있는 것일테다. 저자는 꽃들이 등장하는 많은 문학 작품을 언급하고 있었는데, 저자의 시선을 따라 작품 속으로 들어가 꽃의 이미지를 떠올리고, 꽃의 의미 또한 생각해볼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식물학 박사쯤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의외로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 교수였다.

 

 낭만주의 문학 (특히 윌리엄 워즈워스, 제인 오스틴, 로버트 번스, 존 키츠, 존 클레어),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문학, 현대 시, 환경 인문학, 자연에 관한 글, 문학과 시각예술등을 연구하다. 학술서와 논문 외에도 신문과 문예잡지, 미술책, BBC라디오 3의 <에세이 The Essay>시리즈와 자연 에세이 선집에도 글을 썼다. 저서로는 <길고 긴 나무의 삶>과 <제인 오스틴의 짧은 일대기>가 있다. (앞날개)

 

 그러고보니 <길고 긴 나무의 삶>이 서평단 이벤트에 올라왔던 기억이 난다. 아쉽게도 쭈루룩 미끄러졌는데 이 책이라도 만나서 다행이다. 자신의 전공과 어릴때부터 꽃과 함께 했던 경험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나온 책이었다. 문학, 예술,식물 다방면에 박학다식한  저자의 글들은 당연히 깊이도 있었지만 유쾌했다. 각 장을 시작할때 있는 사실적인 꽃 그림도 예뻤고, 많지는 않았지만 미술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식물에 대한 관심이 차차 높아져가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을 읽는 순간은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꽃들은 중요한 삶의 순간마다 우리와 함께한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축하하는 선물로,

결혼식에서 신부를 돋보이게 하는 부케로,

죽은자와 무덤까지 동행하는 화환으로,

애도자를 위로하는 추모의 꽃으로,

꽃들은 특별한 의식의 의미에 어울리는 아름다움을 창조하기 위해,

모두에게 공평한 자연의 경로를 상기시키기 위해,

그리고 중대한 사건이 기억과 앨범으로 자리 잡은 뒤에는 사라지기 위해 호출된다.- p16

 

이 책의 원제는 <The Brief Life of Flowers> 였다. 이러한 꽃의 삶을 두고 이런 번역은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고, 아쉬운 부분이었다.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사라지는 그 외형적인 모습만을 생각했던 것일까?

 

ps

'한편 꽃이 일찍 피었다 진 장미 덤불들은 굶주린 새들에게 붉고 동그란 장미 열매를 내준다'는 문장을 읽고는 장미 열매가 있었나 궁금했는데, 오늘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울타리에 있는 장미를 보다가 열매를 발견했다. 아직 꽃도 피어있고, 열매도 있고. 이 책을 읽은 후라 한참동안 열매에 시선이 머물렀다.

 

< 2020. 10.9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36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36 댓글 50
덧없는 삶, 그러나 시간의 순환을 알려주는 들꽃...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20.10.10 | 추천20 | 댓글6 리뷰제목
가을이 깊어가면서 제철을 만난 국화나 코스모스 같은 가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철지난 꽃들은 진즉 시들었지만 잎마저도 하나 둘 떨어지고 줄기나 가지도 이제 다음해를 기약하는 듯 시들어간다. 꽃이 지고 시들면서 그 꽃들은 잊혀지지만 내년 봄이 되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다. ‘나 여기 있어요’ 하면서.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서 예전에는;
리뷰제목

가을이 깊어가면서 제철을 만난 국화나 코스모스 같은 가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철지난 꽃들은 진즉 시들었지만 잎마저도 하나 둘 떨어지고 줄기나 가지도 이제 다음해를 기약하는 듯 시들어간다. 꽃이 지고 시들면서 그 꽃들은 잊혀지지만 내년 봄이 되면 어김없이 그 자리에서 다시 피어날 것이다. ‘나 여기 있어요’ 하면서.

 

철따라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서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감흥이 일어난다. 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사실 젊어서 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산이나 들에 피어있는 꽃을 보면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겠지만 그것은 그 순간일 뿐, 나에게 꽃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었다. 아파트 베란다에는 아내가 가꾸는 많은 화분이 있었지만 무슨 꽃과 나무가 있는지, 언제 피는지 관심 밖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나를 두고서 감정이 메말랐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난 주위의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않을 만큼 치열하게 살았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자위했다. 물론 나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혼자만의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그런 내가 이제는 꽃을 심고 가꾼다. 시간이 되면 시든 가지들이 생기를 되찾고 잎이 피어나면서 꽃 봉우리가 맺히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과 함께 삶의 치열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괜히 엄숙해지곤 한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한다. 그러다보니 전에는 관심밖에 있었던 꽃에 관한 책에도 눈길이 간다.

 

처음 [덧없는 꽃의 삶]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든 생각은 꽃의 삶을 살펴보면서 인간의 삶을 생각해보는 인생론 비슷한 책이 아닐까 싶었다. 물론 ‘문학, 신화, 예술로 읽는 꽃 이야기’란 부제가 달려있긴 했지만 ‘덧없다’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인생의 무상함을 생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허나 책을 읽어가면서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열다섯 가지 꽃의 이야기임을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저자가 소개하는 대부분의 꽃들은 한번쯤 그 이름을 들어본 듯했지만, 야생화임에도 대부분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들고 인공적으로 조성한 정원에서나 만날 수 있기에 새로운 꽃을 배워간다는 느낌으로 읽어나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주위에서 보아온 꽃들, 영국 곳곳에서 봄이 되면 만날 수 있는 들꽃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때로는 신화 속 이야기를 빌어서, 때로는 시인들의 시를 통해서 저자가 들려주는 꽃의 이야기는 우리를 신화 속 혹은 시인의 삶속으로 안내한다는 느낌을 준다. 또한 꽃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꽃이 주는 의미를 통해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열다섯 가지의 꽃 중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꽃은 내가 잘 알고 있거나 혹은 집 마당에 심어져 있는 수선화, 장미, 보리수, 양귀비, 해바라기 등이었다. 바닥을 기는 꽃 잔디들 사이에서 우뚝 솟아오르는 수선화의 노랗고 하얀 꽃들과 선명한 색상을 자랑하는 양귀비는 봄이 되면 기다려지는 풍경의 하나이다. 그러가하면 여름이 시작되면서 피기 시작하는 장미는 다채로운 색채배열을 만들어내면서 보는 눈을 호강시켜 주기도 한다. 흰색, 빛바랜 노란색, 호박색, 핏물 같은 선홍색, 주홍색, 어둡다 못해 검은색으로 보이기까지 하는 어두운 주홍색 등... 특히 아침의 기온이 쌀쌀하기만 한 요즘 ‘늦게 피는 장미들은 가을 습기와 서리에 굴하지 않고 투명한 거미줄과 더불어 서늘한 아름다움을 내다 건다’는 저자의 말을 실감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꽃을 보면서 꽃들은 놀라움을 실어 나른다고 감탄한다. 해마다 똑같은 장소에 피어난다고 해도 꽃들은 실제로 새롭게 피기 때문에 놀랍기는 마찬가지이며, 꽃은 위태롭게 존재하지만 또 변함없이 존재하기에 인간은 중요한 삶의 순간마다 늘 꽃과 함께 했다. 또한 꽃들의 삶은 어느 순간에 피어나고 또 한순간에 지는 것을 보면 덧없음을 상징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실은 그보다 부활과 계절의 싱그러움을 먼저 떠올리게 만든다. 저자의 말처럼 문학에서 꽃은 가장 오래된 이미지이자 깊은 감정을 나타낼 때가 많고, 영원한 계절의 순환을 표현하면서 꽃의 신화는 끊임없이 변신하는 것도 꽃의 덧없음과는 관계가 멀지 싶다. 그렇게 볼 때 비록 원제가 ‘The Brief Life of Flowers’이지만 '덧없다'대신 다른 단어로 번역되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유년시절부터 들판 곳곳에서 자라는 야생화들을 보고 자랐다고 저자. 지금은 우여곡절 끝에 들판에서 사라지는 꽃들도 있고, 관리된 정원을 유지하기 위해 프림로즈나 엉겅퀴처럼 필요하지 않은 들꽃들을 잡초 취급하지만, 저자는 이런 들꽃이야말로 풍요로운 생태다양성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인간들은 단지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꽃의 이름을 짓고, 또 필요에 의해 그 꽃들을 잡초라 부를 뿐이다. 길을 가다보면 들꽃들이 사라지고 미관용으로 키워진 꽃들이 똑같은 머리들을 맞대고 있다. 그렇지만 들과 산에는 아직도 많은 야생화들이 때가 되면 꽃을 피운다. 어떤 들꽃이 피었는지 오늘은 한번쯤 들이나 산을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20 댓글 6
영원히 존재하는 꽃들에게 바치는 찬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눈* | 2021.05.19 | 추천9 | 댓글2 리뷰제목
봄꽃이 한창일 때 꽃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꽃의 계절이 지나고 보니 제목의 의미가 실감이 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피오나 스태퍼드가 쓴 <덧없는 꽃의 삶>입니다. ‘덧없는’이란 수식어가 부정적이다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꽃의 속성 때문인 듯합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전혀 덧없어 보이지 않습니다.   저자는 ‘나는 이파리와 꽃잎으로 내 삶;
리뷰제목

봄꽃이 한창일 때 꽃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읽었습니다. 꽃의 계절이 지나고 보니 제목의 의미가 실감이 됩니다.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 교수인 피오나 스태퍼드가 쓴 덧없는 꽃의 삶입니다. ‘덧없는이란 수식어가 부정적이다 싶습니다만, 아무래도 꽃의 속성 때문인 듯합니다. 하지만 책의 내용은 전혀 덧없어 보이지 않습니다.

 

저자는 나는 이파리와 꽃잎으로 내 삶의 마디마디를 가늠할 수 있다.(9)’라는 문장으로 책을 시작합니다. 아버지가 공군에서 근무한 듯, 아버지를 따라 공군기지를 옮겨 다니며 살았다고도 했습니다. 이사를 자주 다녔기에 새 정원은 탐험의 대상이었다고도 했습니다. 꽃에 대한 저자의 관심은 정원을 넘어 주변 풍경을 이루는 들꽃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문학, 신화, 예술로 읽는 꽃 이야기라는 부제를 붙인 것처럼 저자는 다양한 분야에서 꽃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끌어옵니다.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시인 존 드링크워터(John Drinkwater)가 자서전에 적은 대목을 끌어오면서, “그는 어떤 장소가 스스로를 덜 내세우는 것처럼 보일수록 우리를 더 깊이 사로잡고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며 기억할 많한 곳이 된다고 언급했다(15)”라고 설명한 부분입니다. 언젠가는 저의 경관기행에서도 인용해볼까 합니다.

 

서문에 해당하는 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꽃과의 인연을 설명한 저자는 이 책은 꽃에 자기 삶을 헌신했던 여러 세대의 사람들에 바치는 헌사다(22-23)’라고 했습니다. 저자는 스노드롭, 프림로즈, 수선화, 블루벨, 데이지, 엘더플라워, 장미, 폭스글로브, 라벤더, 질리플라워, 피나무 꽃, 엉겅퀴, 해바라기, 양귀비, 유령난초 등 15종의 꽃을 이 책에서 설명하였습니다. 부제처럼 다양한 시, 소설, 신화는 물론 미술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를 끌어와 글을 풍성하게 장식합니다.

 

특히 호수지방에 살던 워즈워스의 시에 등장하는 수선화가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강력한 치유효과가 있다는 점을 설파하는가 하면, 수선화의 알뿌리에서 추출한 갈란타민이 아세틸콜린 분해효소를 억제한다는 의학적 성과까지 인용합니다. 다만 아세틸콜린 분해효소가 혈관성 치매가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사용되며 혈관성 치매의 치료에도 사용된다는 점을 착각했던 듯합니다. 아마도 혈관성 치매의 치료제로 사용된다는 부분은 혈관성 치매환자의 상당수가 알츠하이머병과 동반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룬 15종류의 꽃은 아마도 영국의 정원 혹은 산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수선화, 데이지, 장미, 라벤더, 엉겅퀴, 해바라기, 양귀비 등 절반 정도 아는 꽃이고 나머지는 생소한 꽃입니다. 양귀비라고는 했지만, 유럽의 산하에서 들꽃으로 흔히 볼 수 있는 개양귀비에 대한 이야기가 비중을 더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개양귀비로 꽃밭을 일군 곳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유럽을 여행하면서, 특히 스톤헨지로 들어가는 벌판을 온통 뒤덮은 개양귀비와 남프랑스의 벌판을 달리면서 개양귀비로 뒤덮인 벌판을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특히 제가 좋아하는 존 러스킨에게 개양귀비(Papaver rhoeas)는 꽃 중의 꽃으로, 햇빛처럼 숨김없고 내부 비밀이나 조잡함이 없는 꽃이었다(247)”라고 합니다. 저자는 비단과 불꽃의 꽃, “천국의 제단에서 떨어진 타오르는 석탄처럼 멀리 있는 들풀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사방으로 완벽한 테두리를 지닌 진홍컵같은 이 꽃에는 평범한것이라곤 없었다.(247)라고 적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대개 한 점의 미술품을 소개한 다른 꽃과는 달리 양귀비에서는 클로드의 모네의 양귀비 들판, 1873>, 반 고흐의 양귀비 들판, 1890>, 구스타프 클림트의 양귀비 들판, 1907> 등을 비롯하여 단테이 게이브리얼 로세티의 축복받은 베아트리체, 1864-1870> 등 넉 점의 미술품을 들어 설명하였습니다. 문학작품도 여럿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양귀비와 쥐를 소개하는 독일 소설가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의 서부 전선 이상 없다와 아이작 로젠버그의 참호의 새벽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9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9 댓글 2

한줄평 (6건) 한줄평 총점 8.0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5점
좋아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여* | 2022.09.04
구매 평점5점
너무 이쁜 책 ㅠㅠㅠ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t****7 | 2021.03.29
구매 평점4점
새로운 세계를 엿본 느낌이었어요^^
이 한줄평이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YES마니아 : 플래티넘 h****n | 2020.10.23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3,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