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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자의 노트

식물학자의 노트

: 식물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

[ 양장 ]
신혜우 글그림 | 김영사 | 2021년 04월 2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74건 | 판매지수 9,579
베스트
생명과학 99위 | 자연과학 top20 1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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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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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4월 2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576g | 154*213*20mm
ISBN13 9788934986942
ISBN10 8934986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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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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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식물학자이자 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전시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작가 신혜우. 그의 식물 노트에는 작고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식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자신의 생존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 식물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가는지. 식물의 입장에서 들려주고 싶었던 식물 이야기와 직접 그린 그림 속에서 식물의 아름다움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된다. 푸른 이파리들과 하얀 꽃들이 건네는 위로와 응원. - 자연과학 MD 김태희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chapter 1. 빛나는 시작
숨은 조력자들 / 빛을 보기까지 / 이제는 꽃을 피울 시간 / 세상을 움직이는 작은 입자 / 고사리의 4억 년 / 대지로 내려온 잎사귀들

chapter 2. 들녘에 홀로 서서
물 위를 떠도는 용기 / 이런 곳에도, 초록 / 나무의 갑옷 / 살아남은 것의 역사 / 그럼에도 독도의 식물

chapter 3. 억센 몽상가들
방향을 돌려 더 가까이 / 잎새들의 이유 있는 행진 / 물을 다스리는 식물 / 식물 맹수들 / 세 개의 씨앗은 어디로 / 우아한 독기

chapter 4. 함께 모여 하늘을 향해
어울림을 향하여 / 향기의 숲 / 국화꽃 한 송이 / 산수국 꽃잎의 비밀 / 다윈이 사랑한 난초 / 지구를 물들이는 식물들

chapter 5. 숲의 마음
작은 창으로 쏟아지는 세상 / 뿌리의 사유 / 이타적 식물 / 친구가 내 곁에 오기까지 / 이름에 존중을 담다 / 다시 만날 수 없다면 / 식물의 마음 / 바람 앞의 등불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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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종종 자연에 대한 규정과 규칙을 만드는 인간중심주의의 대표로 간주됩니다. 그러나 제게 식물 연구는 식물의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입니다. 인간의 입장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보다 식물의 입장에서 지구에 생존하는 형태, 생태, 진화를 그림에 담습니다. 과학적인 훈련을 통해 식물에 대한 사랑을 조명한 것이 그림이지요. 이런 식물 그림은 보는 이들이 누구든지 간에 식물에 대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 믿습니다.
--- 「프롤로그」

인간 또한 꽃가루의 특성을 활용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성질 때문에 꽃가루는 고고학이나 고생물학, 법의학 등에 유용한 자료가 됩니다. 영국의 ‘파이팅 크라임’이라는 과학자 그룹에서는 총을 쏜 사람을 알아내기 위해 총알에 꽃가루를 사용한 예가 있습니다. 총알이 발사되고 나면 총알에서 사용자의 지문과 유전자가 사라져 감식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총알에 꽃가루를 코팅하면 총알이 발사되어도 고유한 형태를 잘 보존한 꽃가루는 총을 쏜 범죄자를 추적하는 데 유용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 pp.46~47

날이 추워지고 햇빛이 줄어드는 가을, 겨울 동안 나무들은 나뭇잎을 가지고 있을지, 떨어뜨릴지 선택합니다. 날이 추워지면 식물은 수분이 많기 때문에 쉽게 얼어붙을 수 있습니다. 또 겨울은 추울 뿐만 아니라 매우 건조한데요. 넓은 표면적의 잎을 통해 수분을 잃기 쉽습니다. 결국 나무는 햇빛이 줄어들어 광합성 기관인 잎을 유지하는 에너지와 햇빛을 통해 생산하는 에너지를 저울질하게 됩니다. 낙엽활엽수와 상록수는 이런 문제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한 것이죠.
--- pp.58~59

흔히 햇빛이 강하면 강할수록 광합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니, 이때 발생하는 산소와 물을 배출하기 위해 기공이 활짝 열릴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공의 개폐 기작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햇빛이 너무 강해 온도가 높아지고 건조해지면 오히려 식물은 기공을 닫아버립니다. 과도한 수분 손실은 식물의 생존을 위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지구온난화가 식물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기의 온도가 몇 도 상승하는 것이 인간이 느끼기엔 미미한 듯 보여도 식물의 기공 개폐에 크게 관여할 수 있습니다. 식물의 증산작용이 억제되면 공기 중의 수분이 줄어들어 대기의 습도를 변화시키고 점진적으로는 지구 환경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식물의 작은 구멍이 닫히는 것이 지구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죠.
--- p.217

여러분은 ‘www’란 표기를 잘 아실 겁니다.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의 약자로 인터넷을 매일 접하는 우리에게 아주 친근한 표기이죠. 그런데 식물학자들이 www를 새롭게 제시했습니다. 바로 ‘우드 와이드 웹Wood Wide Web’입니다. 이는 식물과 식물 뿌리에 붙은 수많은 근균, 즉 곰팡이들이 연결되어 서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땅속 곰팡이가 인터넷 같은 역할을 한다는 의미이죠. 일반적으로 식물과 땅속 곰팡이는 공생하며 식물은 곰팡이에게 탄소를, 곰팡이는 식물에게 질소 같은 영양분을 준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동시에 이 곰팡이들은 식물과 식물을 연결하는 연락책으로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환경 변화나 외부 침략자들에 대한 경고, 주변에 어떤 식물이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전달합니다.
--- p.23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식물학자와 식물이 함께 칠한 서른한 가지 세상
작은 씨앗이 알려준 삶의 신비한 메커니즘과 생명의 찬란함


숲으로 가 찬찬히 벚나무의 수피를 만져본다. 발에 밟히는 메타세콰이아 열매도 살펴본다. 물을 머금으면 꽉 다물었다가 마르면 사이사이 벌어지는 마디가 신기하다. 꽃잎은 반원을 그리며 떨어지고 그 자리에 열매가 여문다. 말없이 생명은 순환한다. 작년에 무심히 찍어둔 사진 속 이름 모를 분홍 꽃의 이름은 ‘낮달맞이꽃’이라고 한다. 이름을 알자 그 꽃이 더 각별해졌다.
나무가 잎의 기공을 통해 산소를 배출하여 그 덕분에 인류가 존속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초등학생도 안다. 물과 산소의 근원인 식물은 인간 생존에 절대적인 요소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가끔은 지치고 힘든 마음을 건넬 수 있는 친근한 존재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식물을 기르고 있고, 식물을 보며 위안을 얻는다. 관계에 치이고, 사람에 지친 어느 날, 숲으로 공원으로 가 식물이 건네는 이야기를 듣는다.

유년 시절부터 식물이 좋아 식물학자를 꿈꾸었다는 저자는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학술용 식물도해도를 그리다가, 색을 칠해보면 어떻겠냐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처음 그림에 색을 입혔다. 이후 영국왕립원예협회 보태니컬 아트 국제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이 금메달을 3회 수상하였다. 영국왕립원예협회 국제전시회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 놀랍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돋보기로 보아야 할 정도로 미세하고 여린 잔뿌리, 음영과 광택을 제대로 살려내어 지극히 사실적으로 묘사한 이파리를 찬찬히 들여다보면 저자가 얼마나 식물을 사랑하는지 그 마음이 느껴진다. 산수국 그림을 의뢰받고 산수국의 개화 전 과정을 담기 위해 1년 동안 산수국을 들여다봤다는 이야기에서는 작품을 위한 화가로서의 집념과, 식물을 정확히 그려야 한다는 식물학자로서의 마음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저는 산수국 그림을 의뢰받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제가 그리는 식물 학술도해도로 의뢰자가 원하는 산수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죠. 제가 그리는 식물 그림은 과학 일러스트레이션입니다. 식물 연구를 위한 학술용 그림이어서 한 식물의 전 생애와 모든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토양의 산도에 따라 달라지는 꽃잎의 색깔을 비롯해 씨앗이 수정되어 봉오리가 생기고 열매를 맺기까지 모든 과정을 조사하고 관찰하여 정보를 담습니다. 그러니 제가 그리는 그림의 틀 안에서 의뢰하신 분이 원하는 산수국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188쪽

강해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하다


이런 저자가 고심 끝에 세상에 내놓은 첫 책인 《식물학자의 노트》에는 화가로서 저자의 모습뿐만 아니라, 충실한 연구자인 식물학자로서의 면모도 가감 없이 녹아 있다.
움직일 수 없는 식물 대부분은 전 생애를 한 곳에서 살아야 한다. 그곳이 어디든 어떤 환경이든 식물은 놀라운 적응력으로 장소에 적응하고 인간의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살아낸다. 강한 생명력과 환경 적응력을 가진 식물이지만, 그 시작은 작고 미약하다. ‘강해서 살아남은 게 아니라 살아남은 것이 강하다’라는 말을 식물을 보며 실감하게 된다. 식물의 생장에는 종마다 고유한 방식이 있는데, 저자는 식물의 방식에서 수국의 꽃잎 색처럼 복잡다단한 우리 삶의 지혜를 추출해낸다. 전 세계 2만 종가량 분포하며 종자식물 전체 수의 약 8퍼센트를 차지하는 난초의 씨앗은 아주 작아 ‘더스트 씨드dust seed’라고 불린다. 이 씨앗은 스스로 발아할 수 없어 곰팡이의 도움을 받아 싹을 틔운다. 잎이 없는 부생란의 경우 광합성을 하지 않고 영양분도 곰팡이로부터 얻는다. 지구상에서 국화과와 더불어 가장 많은 종수를 자랑하는 난초이지만,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식물 1급으로 지정된 아홉 종 중 여섯 종이 난초이기도 하다. 자연에서 공생하며 번성하는 개체이지만,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 운명을 장담할 수 없다.

난초의 위기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채취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환경적인 변화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난초가 잘 발아해 자라려면 토양에 난초의 생장을 돕는 곰팡이가 많이 존재해야 합니다. 만약 지구온난화나 산성비 등으로 토양의 온도, 습도, 산도 등이 달라져 곰팡이가 잘 자라지 못한다면 난초 씨앗들은 길고 긴 휴면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22쪽

식물의 생존은 꽃이 피는 시간과도 관계가 있다. 이는 꽃가루를 전달하는 수분매개자의 활동 시기와 관계가 깊은데, 낮에 꽃을 피우는 낮달맞이꽃은 나비와 벌을 수분매개자로 하고, 밤에 피는 달맞이꽃은 나방을 수분매개자로 한다. 식물은 생식활동에 유리한 시기에 꽃을 피우기 때문에 수분매개자의 활동 시간이나 계절과 꽃 피는 시기가 겹치게 된다. 풍매화나 수매화 또한 물과 바람을 잘 이용할 수 있는 계절과 시간을 선택하여 꽃을 피운다.

식물은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시간에 꽃을 피우고, 삶의 다음 고리로 연결해갑니다. 사람도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간이 다를 겁니다. 어떤 사람은 일찍 찾아올 수도, 어떤 사람은 늦게 찾아올 수도 있겠죠. 중요한 건 일찍 꽃을 피우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시간에 꽃을 피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아닐까요? 꽃이 피는 순간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39쪽

귀화식물의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길에서 흔히 보는 개망초, 달맞이꽃, 방가지똥, 토끼풀, 자운영은 모두 외국에서 들어온 외래 종이다. 인간의 손을 타고 원래 살던 곳에서 떠나와 한국에 정착한 식물들. 이런 귀화식물 중에는 서양등골나물처럼 생존능력이 너무 강해서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을 초래하는 종도 있고, 미국쑥부쟁이, 가시박처럼 대대적으로 제거 작업을 펼쳐야 하는 종도 있다.
또 식물의 다양한 생존의 형태 가운데는 줄기가 약해 다른 종의 몸을 감아 지지하는 댕댕이덩굴, 다른 식물의 뿌리나 줄기와 연결하여 영양분을 의존해 살아가는 ‘전기생식물’ 야고, 흡착판을 이용해 담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덩굴 같은 식물이 있다. 우리가 잘 아는 오 헨리의 소설 〈마지막 잎새〉 속 잎새가 바로 담쟁이덩굴이다.

‘손’이라고 부를 만큼 덩굴손은 동물의 손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줍니다. 이 손은 잎이나 잎의 한 부분, 줄기가 변형된 것으로 덩굴식물만이 가진 특화된 구조입니다. 호박, 콩, 포도나무 같은 식물을 살펴보면 가늘게 뻗어나가 스프링처럼 말린 작은 덩굴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휘저으며 뻗어나가다가 손에 잡힌 물체를 돌돌 말아 움켜쥐는 것이죠. 이것은 덩굴식물의 굴촉성屈觸性 때문입니다. -113~115쪽

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천적,
인간

인간에게 산소와 물을 공급하고, 식량 자원이자 동물의 사료와 약품의 재료가 되기도 하는 식물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고생대 이후 출현한 은행나무는 야생에서 거의 멸종하였다. 서양인들이 동양의 풍경이라고 말하는 은행나무 숲은 인간의 손길이 닿아 조성된 것일 뿐, 은행나무 자생지는 얼마 남지 않았다. “은행나무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 이름을 올린 멸종위기 종”(237쪽)이며, 진화계통상 가까운 종이 하나도 없는 외로운 식물이다. 이런 은행나무는 매개동물의 멸종과 기후변화로 인해 단 한 종만 살아남게 되었고, “현재 야생 은행나무는 중국 저장성 등 일부 지역에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개체 수가 2백 그루가 채 되지 않”(239쪽)는다.
우리가 화분에 분재로 가꾸는 소철도 은행나무와 비슷한 운명에 처했다. 현재 소철속 110여 종이 살아남아 있고, 이들도 세계자연보전연맹의 적색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메타세쿼이아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메타세쿼이아속의 종들이 더 있었지만 이들도 진화의 수순을 밟아 모두 멸종하였고, 메타세쿼이아 한 종만 살아남았습니다. 야생 메타세쿼이아는 심각한 벌채로 개체 수가 줄어들어 현재 야생에서는 멸종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가 보는 메타세쿼이아는 대부분 사람이 재배한 것입니다. 자연적인 교배가 아니라 사람이 근친교배, 꺾꽂이 같은 무성 생식을 통해 번식시킨 것이죠. -241~242쪽

제주도에 자생하는 멸종위기식물 2급인 으름난초는 사람들이 술을 담가 먹기 위해 그 열매를 마구 따가서 멸종위기에 놓였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져도 귀한 으름난초로 술을 담가 먹었다는 글을 볼 수 있고, 저자는 바로 신고를 한다. 식물학자들이 멸종위기 종을 보전하기 위해 조사하고 보고하지만, 그것이 식물에게 정말 좋은 일인지 늘 고민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멸종위기식물을 지키는 것도 사람이지만, 식물들이 멸종위기에 놓이게 된 것도 결국 사람 때문입니다. 지구에서 오랫동안 진화해오며 살아온 종들이 한순간에 사라지는 주된 이유는 기후변화나 자연선택이 아닙니다. 직간접적인 인간의 활동이 가장 큰 원인이죠. -257쪽

식물과 생명에 대한 사랑으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의미가 된다. 김춘수 시인은 그의 시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고 노래했다. 무심히 지나치는 작은 풀꽃에도 이름이 있고, 그들의 일생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보노라면 작은 식물 하나에서도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를 발견할 수 있다.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으며 그림 속에서 식물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글을 통해 알고 사랑하게 되어 생명 있는 것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기기를 바라는 저자의 바람이 페이지마다 빼곡하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식물학자가 되고 싶다.
식물들 곁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눈부신 축복을 느낄 수 있으니.”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난초가 무사히 탄생하고 자라기 위해 가장 중요한 조력자가 ‘곰팡이’라는 사실을. 아름답고 조용하고 기품 있어 보이는 식물들이 사실은 무시무시하게 역동적이고 열정적이며 에너지가 넘치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태어난다면 나도 식물학자가 되고 싶다. 식물들 곁에 평생 존재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눈부신 축복을 느낄 수 있으니. 식물들의 조용한 속삭임을 생생하고 향기로운 문장의 오케스트라로 빚어낸 작가의 놀라운 솜씨에 찬사를 보낸다.
- 정여울 (『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게』 저자)
[2022 내 맘대로 올해의 책]
원하는 토양, 햇빛, 습도는 다 다르지만 사람처럼 신체를 갖고 다른 듯 닮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식물들을 작가의 애정 어린 시선으로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연약하게 느껴졌던 나에게 힘과 용기가 전해지고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 차홍 (헤어디자이너)

회원리뷰 (74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식물의 삶에서 우리 삶의 지혜를 얻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초* | 2022.01.20 | 추천27 | 댓글0 리뷰제목
시골에 살다보면 많은 식물을 접할 수 있다. 물론 어디에 살던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지만 사는 일이 고단한지라 선뜻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시골에 살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많은 식물들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대부분의 마을이 산 밑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을 앞으로는 들판이 펼쳐져 있어서이다. 그럼에도 식물이나 나무에 관해 쓴 책이 있으면;
리뷰제목

시골에 살다보면 많은 식물을 접할 수 있다. 물론 어디에 살던지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지만 사는 일이 고단한지라 선뜻 눈에 들어오지를 않는다. 나 역시 그랬던 것 같다. 그러나 시골에 살게 되면서 의도치 않게 많은 식물들이 눈 안으로 들어왔다. 대부분의 마을이 산 밑에 자리 잡고 있으며 마을 앞으로는 들판이 펼쳐져 있어서이다. 그럼에도 식물이나 나무에 관해 쓴 책이 있으면 우선은 반갑기만 하다.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된다는 이유도 있지만, 산과 들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식물의 이야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식물학자인 저자가 세리CEO에서 2년8개월 동안 매달 한편씩 ‘식물학자의 노트’란 제목으로 방영한 내용을 정리하여 엮은 책이다. 저자는 식물연구를 식물의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배우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인간의 입장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표현하기보다는 식물의 입장에서 지구에 생존하는 형태, 생태, 진화과정을 그림과 함께 책에 담았다고 한다. 흔히 인간은 자신들에게 유익한 것은 따로 이름을 지어 불러주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잡초라 뭉뚱그려 부른다. 그렇지만 모든 식물은 인간의 이해관계와는 상관없이 스스로 자신의 생존을 지키기 위해 치열하고 담대하게 살아간다. 저자는 그런 식물들이 적응하고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종을 퍼뜨리기 위해 한 평생을 바치는 모습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총5개 챕터로 나눠 31종의 식물의 삶을 그림과 함께 소개하는 저자의 글을 읽다보면 식물 또한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식물은 바람이나 물 또는 동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열매를 멀리까지 스스로 날려 보낸다. 씨앗의 잠재력이 제대로 발현되기 위해서는 세상 밖으로 나갈 추진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씨앗이 발아하기 위해서 혹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서는 곰팡이에 의존하고,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시간에 꽃을 피운다. 우리 인간 역시 태어나면서부터 삶의 다음 고리로 연결해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타인과 직간접적으로 얽혀 살아가고, 필요한 시기마다 인고와 결단으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식물은 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기도 한다. 부평초는 땅에 고정된 식물이나 수생식물과도 달리 잎과 줄기로 분화하지 않고 작고 간단한 형태로 부유하며 살아간다. 귀화식물은 원래 살던 곳을 떠나 다른 곳에 정착하여 삶을 이어간다. 극지방이나 사막 혹은 외딴 섬과 같이 시련이 많고 살기 어려운 곳이라 할지라도 그곳에 사는 식물에게는 버텨야 하는 삶의 터전이다. 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때때로 환경을 탓하기도 하고, 어긋난 삶의 궤적을 타인에게 전가하기도 하지만 식물은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며 묵묵히 자신의 삶을 이어갈 뿐이다. 저자가 들려주는 식물의 이야기는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와 닮아있다. 그래서 우리는 식물에게서 위안을 얻고 삶의 지혜를 배우는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그런가하면 저자는 식물에 대해 우리가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기도 한다. 전요식물은 자신의 줄기를 스스로 꼬아 밧줄처럼 이용하는 식물로 다른 식물에 기대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높이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그러나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동일하지만 식물에 따라 방향성이 다르다. 댕댕이덩굴·칡·나팔꽃·마 등은 시계반대 방향으로, 등나무나 인동은 시계방향으로 감는다. 갈등(葛藤)이라는 단어는 칡 갈(葛)자와 등나무 등(藤)자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감아 올라가는 두 전요식물의 방향성을 보고 만들어졌다. 또 식물은 환경조건에 따라 영양생장과 생식생장을 선택한다. 경쟁자가 없는 환경에서 사람이 관리까지 해주면 번식을 위해 꽃을 피울 필요가 없어져 자신의 몸을 키우는 영양생장에 집중한다. 그래서 집에서 키우는 난초가 꽃을 피우는 것을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식물에 대해 알아가다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은 식물과 인간의 관계이다. 산수국은 가짜 꽃과 진짜 꽃을 가지고 있다. 번식을 위해 식물은 삶의 형태를 그렇게 정했지만, 인간은 아름다움을 위해 식물의 삶에 개입한다. 수국은 사람이 가짜 꽃만 피우도록 만든 원예종이고, 우리가 불두화로 알고 있는 수국백당 또한 백당나무를 가짜 꽃만 피우도록 만든 원예종이라고 한다. 은행나무나 소철, 메타세쿼이아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지만 야생에서는 모두 멸종된 희귀한 존재들로, 우리가 보고 있는 나무는 인간에 의해 번식된 종이라고 한다. 우리는 식물을 통해 위안을 받고 삶의 지혜를 배우지만 그런 식물에게 가장 큰 천적 은 바로 우리 인간인 셈이다.

 

저자의 글과 그림을 읽어가면서 식물의 아름다움과 삶을 배운다. 또한 식물과 우리 인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만든다. 식물을 우리 인간의 관점이 아니라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볼 수 있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이 우리 모두에게 더 좋은 행성이 되지 않을까? 아마 저자의 바람 역시 그러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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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식물의 동물성에 대하여 -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흙******에 | 2021.07.17 | 추천23 | 댓글22 리뷰제목
식물의 동물성에 대하여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고     이야기는 말없이 전해지기도 한다. 타자의 몸짓은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야기에 눈 기울이기 위해서는 가까이 다가가 상대와 키를 맞춰야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도 그러하다. 쪼그려 앉거나 때로는 까치발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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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동물성에 대하여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고

 

 

이야기는 말없이 전해지기도 한다. 타자의 몸짓은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야기에 눈 기울이기 위해서는 가까이 다가가 상대와 키를 맞춰야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식물도 그러하다. 쪼그려 앉거나 때로는 까치발을 해야 제대로 식물을 마주하게 된다. '식물학자의 노트'는 식물들의 모습을 그리고 그들이 하는 말을 받아쓴 전기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식물의 관점에서 그들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시간을 통해 식물의 생태가 곧 인간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발견한다. 

책 속에 뿌리내린 식물처럼 실제로 그들은 땅속에 고정된 채 정적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식물(植物)이라는 이름만 봐도 동물과 대척점에 서서 스스로가 심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으로 심겨지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책에서 만난 식물들은 상상 이상으로 생동감이 넘치다 못해 심지어 동물성(動物性)마저 느껴진다. 다양한 방법으로 씨앗을 퍼뜨려 그 속의 잠재력을 싹틔우려는 일에서부터 식물의 움직임이 시작된다. 대부분의 씨앗이 거처를 땅으로 삼아 정착하는 것이 식물성의 한계로 보이려던 찰나, 줄기와 가지는 정주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뻗어나간다. 식물의 성장과 생존에 직결되는 광합성 작용을 하기 위함이다.

식물과 동물 모두는 중력 앞에서 평등하다. 인간은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서는 하늘을 날 수 없고 새들 역시 영원히 날지 못한다. 중력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세로 본능을 추구하는 나무나 풀에 비해 힘이 없는 줄기를 가진 덩굴식물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는 괴테의 말을 몸소 실천한다. 칡과 등나무의 관계처럼 각기 다른 방향성을 보여줄 때도 있지만, 그들 역시 멈추지 않고 나아가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덩굴식물이 이웃한 식물에 기대어 살긴 해도 스스로 에너지를 만드는 일만은 게을리하지 않는다. 반면 식물의 본성인 광합성 능력까지도 버리고 다른 식물로부터 영양분을 얻어 생활하는 기생식물과 생존을 위한 자기 방어 혹은 공격용으로 독기를 품고 사는 독성식물로부터 동물의 향기를 맡게 된다.

식물 사회에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아등바등 살아가는 이들의 주의를 환기시키는 부류가 있다. 논두렁 옆을 지날 때면 마치 개구리떼가 평형 영법을 구사하며 물 위를 떠다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개구리밥을 볼 수 있다. 삶의 터전을 흙에서 물로 옮겨 그 위를 부유하는 풀, 즉 부평초가 그의 또 다른 이름이다. 꽃 피우는 데 공을 들이기보다 그 에너지를 잎과 줄기로 분화하지 않고 잎의 기능을 하는 엽상체로 환원하여 번식에 집중하는 부유식물이 수상(水上)한 노마드의 후예 같기도 하다.

오랜 세월 식물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선택과 집중을 거듭하며 살아남아 진화했다. '식물의 동물성'은 환경 변화에 동물처럼 즉각 대응할 수 없는 식물적 한계를 스스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발현된 기질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몸과 마음을 돌볼 여유도 없이 쉼없이 움직이는 현대인들이 요즘 식물로부터 위로와 치유를 기대하며 식물성에 공감하고 있다. 인간에게 잠재된 '동물의 식물성'이 서서히 깨어나 식물과 동물의 차이를 넘어 생물로서 공통의 가치를 찾아가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각자의 삶을 좀 더 유연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줄 이야기를 그리고 쓴 노트를 서로에게 건네는 상상을 해본다.

 


 

#예스24X문화일보 #국민서평프로젝트 #읽고쓰는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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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에게 맞는 시간에 꽃을 피우는 삶의 지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캡* | 2021.07.25 | 추천7 | 댓글0 리뷰제목
나에게 맞는 시간에 꽃을 피우는 삶의 지혜 -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고-    집에서 키우는 스파티필룸이 하얀 꽃을 올리고 버킨은 싱싱한 잎을 보여줍니다. 모두 천남성과 식물들인데 아파트 베란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서 반려 식물로 많이 키웁니다. 그런데 독이 있어서 예전에는 모양이 예쁜 투구꽃과 함께 천남성을 섞어서 사약에 쓰기도 했답니다. '독을 품다'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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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맞는 시간에 꽃을 피우는 삶의 지혜

- <식물학자의 노트>를 읽고-

 

 집에서 키우는 스파티필룸이 하얀 꽃을 올리고 버킨은 싱싱한 잎을 보여줍니다. 모두 천남성과 식물들인데 아파트 베란다 그늘에서도 잘 자라서 반려 식물로 많이 키웁니다. 그런데 독이 있어서 예전에는 모양이 예쁜 투구꽃과 함께 천남성을 섞어서 사약에 쓰기도 했답니다. '독을 품다'는 분명 무서운 말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독을 품고 있으니 인위적인 집안 환경에서도 잘 자라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도 복잡다단한 세상을 헤쳐가려면 식물의 독처럼 자신만의 무기 하나쯤 품고 살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우리는 피톤치드를 맡으며 산림욕을 하러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소나무가 뿜어내는 피톤치드는 '식물을 죽이는''이란 무서운 뜻을 담고 있습니다. 소나무는 피톤치드를 뿜어내어 다른 큰 식물들이 자라지 못 하게 하면서 자신의 성장을 꾀하는데, 다른 식물에는 독이 되는 피톤치드가 오히려 인간에게는 이로운 물질이 됩니다. 수많은 식물의 향기와 활용법을 보면서 우리도 다사다난한 세상 속에서 각자 자신이 지닌 고유한 과 특성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갯까치수염, 이 책 27쪽,  글쓴이의 정성스런 식물 그림이 책 곳곳에 있습니다.

 식물의 세계에서 강하다는 것은 자신이 처한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가를 뜻합니다. 우리 주변에 널린 하얀 개망초는 토끼풀과 더불어 개화기에 들어온 외래종입니다. 가을의 대표적인 꽃인 코스모스는 한국전쟁 시기에 들어왔습니다. 이런 외래종의 시기와 특성을 알면 우리 역사의 변화를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동물처럼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곧 소멸을 의미하지만, 새로운 시간을 버텨내고 적응한다면 외래에서 온 것인 줄 모르고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것입니다. 사람이 살기 힘든 독도에 사는 해국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바닷바람을 그대로 맞으며 뿌리로 척박한 땅을 붙잡고 견뎌냅니다. 독도의 사철나무는 성한 잎이 거의 없고 뿌리가 끊어진 경우도 많지만 힘겹고 어려운 상황을 버텨내며 자신의 삶을 살아냅니다. 산불이 일어나면 식물 대부분은 죽지만 그 속에서 두꺼운 씨앗과 줄기의 껍질을 태우고 새로운 가지를 내는 식물도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빠르고 과감하게 생존법을 찾아내는 식물들의 삶 속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런 식물의 삶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생명의 숭고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아니 움직이니로 시작하는 용비어천가의 구절이 있습니다. 뿌리가 깊다는 말은 단단한 중심을 가졌다는 말이 됩니다. 단단한 중심을 지닌 사람은 쉬이 흔들리지 않고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겠지요. 이처럼 식물학자의 노트는 식물의 삶을 통해 우리 삶의 지혜를 말합니다.

 

작가생각, 김영사 유튜브 <식물학자의 노트>작가와의 인터뷰 한 장면.

 글쓴이는 이 책을 통해서 식물들의 삶을 세밀한 식물학자의 그림과 함께 알려주고, 아울러 식물의 삶과 비교하여 우리 삶이 어떠해야 할지 질문을 던져줍니다. 사실 식물은 뇌도 없고 마음도 없습니다. 그래서 뇌가 있는 우리는 식물을 영영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우리 인간의 감정이나 판단만으로 식물을 이해할 수는 없으며, 우리의 생각만으로 식물을 재는 것은 위험한 일입니다.

식물은 각자 자신에게 적합한 시간에 꽃을 피우고 삶의 다음 고리로 연결해 갑니다. 사람도 저마다 꽃을 피우는 시간이 다를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일찍 꽃을 피우는 것보다 나에게 맞는 시간에 꽃을 피우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아닐까요.- 이 책 39-

 결국 식물에 대해서 우리는, 우리와 같이 또 다른 하나의 종이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움직일 수 없는 몸을 이끌고 환경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식물을 보면서 우리 삶의 지혜를 떠올리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식물을 보는 따뜻한 식물학자의 시선으로 그린 식물 그림은 우리 마음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이 책에는 풍성하고 세밀한 식물 그림이 담겨 있고 그림을 그린 식물학자는 식물의 생존과 인간의 삶을 비교하는 지혜를 말해줍니다. 이 책에 담긴 식물의 삶 속에서 나에게 맞는 시간에 꽃을 피울 수 있는우리 삶 속의 노력과 지혜를 찾는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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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EBS에서 작가님 만나고 궁금해서 책을 구입했어요~ 아이가 식물에 관심이 많아요 작가님의
3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3
YES마니아 : 골드 l******y | 2021.12.31
구매 평점5점
예쁜 그림과 함께 식물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플래티넘 책**꽃 | 2022.02.10
구매 평점5점
아름다운 책. 소장가치 있음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로얄 z****k | 2021.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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