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척 간단하다. 지난 60년간 미국 주식시장의 연평균수익률은 11% 내외였다. 단지 인덱스펀드에 투자해놓고 계속 기다리고 있기만 했어도 투자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저축, 회사채, 미국 국채, 심지어는 금에 투자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얻었을 것이다. 즉 시장 평균보다 수익률이 조금만 높아도 돈을 긁어모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 p.12
린치, 그레이엄, 드레먼 등은 우리가 따라 할 수 있는 투자법칙을 잘 마련해놓았지만, 주식시장은 가장 신중하게 만들어진 길조차 부를 일구는 데 숱한 변동성과 문제가 발생하는 곳이다. 우리가 가장 먼저 다룰 주제는 그리 멋진 것은 아니다. 많은 투자자가 왜 실패했으며, 여러분이 이런 함정에 빠질 경우 어떻게 빠져나오면 되는지 먼저 알아본다. --- p.13
우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우리가 인간이라는 점이다. 특히 사유하고 인지하고 감정을 가졌다는 것이 최근의 투자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다. 우리가 돈을 다루는 방법에 심리학이나 생리학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는 행태재무학(behavioral finance), 신경경제학 등이 새로운 과학 분야로 등장했다. 그리고 학자들은 대체로 우리 인간이 주식시장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쪽으로 투자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 p.17
동물이 공격해오거나 강도가 우리를 해치려 할 때 도망가는 것이야말로 바람직한 본능이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도망가는 것은 사실 큰 손해를 초래한다. 주식시장에서 느끼는 위험은 잘못된 위험이기 때문이다. --- p.26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시장에 뛰어드는 시점을 잘 포착해야겠다는 욕심 때문에 괴롭다면 마지막으로 경고를 하나 해두겠다. 수익의 거의 전부를 불과 며칠간의 거래일에서 얻게 되는 시장에서 매매시기를 제대로 포착해 돈을 벌고 싶다면, 잘못 선택한 시기보다 잘 선택한 시기가 많다고만 해서는 안 된다. 잘못 선택한 시기보다 잘 선택한 시기가 훨씬 길어야 한다. --- p.32
그것이 위대한 이야기, 이렇게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절대 실패하지 않는 천재투자자에 대한 환상을 조장할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아주 짧은 기간에 매매시점을 잘 선택해서 (행운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할지도 모르지만) 엄청나게 돈을 번, 아주 운 좋은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필자는 천재투자자들이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연구하면서, 피터 린치나 워런 버핏 같은 사람은 일반투자자보다 게임을 잘했기 때문이 아니라 게임을 다르게 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었음을 알게 되었다. --- p.36
그레이엄에게 ‘투자자’는 주식시장이나 개별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이라 기대하고 단순히 주식을 거래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사람은 투기자이며, 그레이엄이 볼 때 투기자들의 요행수는 곧 파멸을 의미했다. 그레이엄은 투기에 대해 언급하면서 “투기를 하는 사람은 ① 현명하지 않거나 ② 게임하는 재미로 돈을 잃거나 ③ 비상식적이고 소통이 되지 않는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다. 어쨌든 투자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 p.63
주가수익률은 어느 회사의 가치를 표시하는 좋은 지표이기는 하지만, 주가수익률이 낮다고 해서 반드시 우량주는 아니다. 다 쓰러져가거나 경영이 부실해서 주가수익률이 낮은 회사와,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해서 주가수익률이 낮은 회사를 구별하려면 이익 성장을 보면 된다. --- p.89
드레먼은 투자자들의 이러한 행태를 보면서 시장이 ‘뉴스’에 반응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뉴스에는 기대치를 넘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발표가 있고 정부의 정책, 신제품 관련 소식 등이 있다. 이러한 뉴스는 제대로 실적을 예측하지 못하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에 의해 기름에 불을 붓는 격이 된다. --- p.107
복잡하기만 하고 전혀 현명하지 않은 투자계획에 혹하는 투자자가 대다수인 데 비해 버핏의 투자는 핵심에 집중한다. 버핏은 투기나 과장광고에는 관심도 없다. 어떤 기업이 히트작을 개발 중이라고 해서 그 회사 주식을 사는 일도 없다. 버핏은 이미 증명되고 안정적인 종목을 매수한다. 그가 관심을 두는 분야는 간단하다. 과연 그 사업에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그리고 그 종목을 (또는 회사 전부를) 얼마에 살 수 있는지, 이 2가지가 버핏의 유일한 관심사다. --- p.131
린치의 투자법은 유명 프로 펀드매니저만 알고 있는 그런 것이 절대 아니다. 린치는 자신이 잘 아는 종목에만 투자했다. 만약 여러분도 개인적으로 잘 아는 종목이 있다면, 예를 들어 해당 회사 제품 또는 마케팅 방법을 잘 안다든지 하면 전문투자자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잘할 수 있다. 늘 쇼핑하는 곳, 늘 사는 물건, 지금 몸담고 있는 업종, 지금 살고 있는 곳에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결국 주식시장에서 승리주를 고를 수 있다. --- p.177
하지만 다들 한 가지만 주시하고 있을 때 케네스 피셔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상당한 이익을 올렸다. 피셔는 투자자 대부분이 이익을 기준으로 삼는 주가수익률에 치중하지만 주가수익률의 유용성에는 큰 허점이 있다고 보았다. 우량기업이라도 이익이 해마다 크게 오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설비나 공장시설을 개보수하기로 했다거나, 미래이익을 창출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거나, 회계 처리 방법을 변경한 것 등 모두 어느 한 시기의 이익을 다음 시기의 손실로 돌릴 수 있다. 기업의 사업이 내놓는 성과가 좋든 나쁘든, 장기적으로는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 p.202
매수와 매도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감정을 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 살펴본 천재투자자들의 투자법에 나온 대로 정량적인 투자전략을 따르는 것이다. 이렇게 정량적인 투자전략을 따르게 되면 포트폴리오 운용에 감정을 배제한다는 가장 중요한 목적을 이미 달성하는 것이다. 숫자를 고수하는, 즉 해당종목의 펀더멘털을 고수하는 투자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 p.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