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3월 23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468g | 138*195*28mm |
ISBN13 | 9788925588957 |
ISBN10 | 8925588951 |
발행일 | 2021년 03월 23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468g | 138*195*28mm |
ISBN13 | 9788925588957 |
ISBN10 | 8925588951 |
개인적으로 장편을 선호한다. 내용이나 구성이 섬세하고 작가가 의도한 주제나 등장인물의 심리를 비교적 자세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단편은 압축된 내용만을 전달하다 보니 깊이도 적고 재미도 떨어진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그런 느낌을 지우게 됐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36년 전 작가 생활 시작점에 발표한 단편집이라고 한다. 총 일곱 편의 단편에는 등장인물의 캐릭터, 배경과 주제, 소재 등을 기가 막히게 잘 녹여내 죽음에 이르게 된 주변 상황과 배경 요인을 절묘하게 풀어나간다. 내용은 모두 자살 혹은 자살로 위장한 살인사건을 다룬다. 간혹 억지로 껴 맞춘듯한 서사에 헛웃음도 나오지만 히가시노만의 정교한 트릭 덕분에 가독성과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작은 고의
자타공인 모범생인 '다쓰야'가 학교 옥상 울짱에서 떨어져 죽었다. '나카오카'는 다쓰야와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생이 된 지금까지 절친한 사이다. 다쓰야에게는 초등학교 때부터 사겨온 여자친구 '요코'가 있다. 나카오카는 남몰래 요코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다쓰야에게는 자살할만한 동기가 없었고, 조심성 있는 그의 성격상 실수로 떨어졌다고 보기도 힘들다. 기성 세대들조차 오랜 만남으로 헤어지고, 결혼생활에 권태를 느껴 이혼까지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십대들의 마음인들 오죽하랴. 사람이란 자고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는 과정을 겪어야 더 크게 성장한다. 어릴 때부터 속박은 금물!
어둠 속의 두 사람
중학교 3학년인 '신지'의 3개월 된 남동생이 살해됐다. 생모가 병으로 돌아가신 뒤 아버지는 재작년 젊은 새엄마 '레이코'를 맞았지만 탐탁지 않다. 새엄마는 아버지의 부하 직원과 몰래 바람까지 피우고 있다. 하지만 한순간에 '야간비행(Vol de Nuit)'이라는 상대 전략에 취한 신지는 심리적 열세에 놓인 채 괴로워한다. 이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는 법인데 어른이 아이를 상대로 할 짓이 아니다. 죄를 지은 건 신지가 아니라 요망한 새엄마다.
춤추는 아이
중학교 2학년생인 '다카시'는 학원이 끝난 늦은 시각, 명문여고 체육관 안에서 리듬체조를 하는 아름다운 소녀를 보게 된다. 매주 수요일마다 나타나는 소녀로 인해 다카시는 은밀한 즐거움에 들뜨게 되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스포츠 음료와 편지를 3주 연속 건물 입구에 내려놓지만 소녀는 도통 반응이 없다. 그리고 더이상 그녀는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자살했기 때문이다. 정작 상대에게 마음을 전하지도 못했는데, 그 마음 때문에 죽음에 이르게 되는 슬프고 쓸쓸한 이야기이다. 다카시의 편지가 아니라면 춤추는 소녀는 과연 끝까지 봉인될 수 있었을까?
끝없는 밤
'아쓰코'에게 남편 '요이치'의 비보가 전해진다. 1년 전 남편이 오사카점 경영을 맡게 될 무렵 아쓰코의 맹렬한 반대에 부딪혀 요이치 혼자 오사카로 떠났고 그녀는 도쿄에 홀로 남았다. 아쓰코에게 오사카는 불행한 가족사를 떠올리는 고통의 기록이었다. 요상한 건, 죽은 남편을 확인하러 가는 아내가 향수를 뿌린 이유다. 보통 고인을 앞에 두고 화장이나 향수를 피하는 것이 예의 아닌가. 종국엔 향수가 범인을 잡는 데 일조한다. 향기를 기억하는 형사의 촉이 대단하다!
하얀 흉기
한밤중에 A식품회사 자재과 직원이 건물 6층 창문에서 추락했다. 사고인가, 실수인가, 아니면 살인인가? 추락사한 직원과 회사에 남아 있던 사람은 키작은 여직원 '유키코'였다. 곧이어 두 번째 사건이 일어난다. 자재과 직원의 또다른 죽음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졸음운전으로 인한 단순한 교통사고였지만 부검 결과 수면제가 검출됐다. 외근으로 자동차를 쓰는 상태였고 회사를 나서기 전 차를 마셨다. 공교롭게도 직원들에게 차를 타서 나눠주는 사람 역시 유키코였다. 그리고 세 번째 사건이 터지기 직전, 가족들을 모두 잃고 극심한 로이로제 증상으로 일상을 견디고 있는 가여운 한 여인을 알게 된다. 담배는 그녀에게 하얀 흉기였다. 임산부 앞에서 금연은 필수!
굿바이, 코치
양궁계에서 제법 이름을 알렸던 선수 '나오미'가 비디오 카메라로 코치에게 유언을 남긴 채 자살했다. 서른살인 그녀는 다음 올림픽까지 기다려도 서른넷이다. 한 번 더 기회가 있는데도 선발 대회에서 떨어진 걸 낙담해 자살하다니 석연치 않다. 뜻밖에도 나오미는 코치를 사랑했고, 코치는 사적인 만남을 최대한 피해왔다. 하지만 그녀가 처음 자살을 시도했던 1년 전, 그들의 사이는 부적절한 관계로 변질됐다. 그럼에도 가정을 지키고 싶었던 코치는 나오미의 의외의 제안에 배신을 결행한다. 그러나 나오미는 자신이 죽을 것을 알고 있었고 죽음의 테이프를 통해 다잉 메시지를 전한다. 가정이 있는 사람에게 금지된 사랑은 파멸만이 정답이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동명의 제목을 달고 있는 이 단편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트릭과 반전이 가장 잘 반영된 이야기이다. 한 저택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부잣집 부부와 두 아들, 두 명의 가정교사, 그리고 죽은 여인의 오빠, 내부자부터 외부 인물까지.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으로 단정했는데 주변 인물들 모두 범상치 않다. 그들은 시체를 유기할 계획을 세우고 모두 동조한다. 하지만 시체는 금세 발각되고 사건은 예상치 않은 사태로 흘러간다. 사건 이전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으니, 돈에 집착한 이유다. 계획된 살인을 통해 그들은 서로 협력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진짜 살인이 벌어지고, 등대꽃과 껌은 결정적 힌트를 준다. 시체를 옮기는 데 왜 껌을 씹고 그래~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가 1985년부터 1988년까지 3년간, 문예지에 발표한 미스터리 단편들을 모아서 펴낸 초기 소설집이다. 2009년에 국내에 처음 소개되었고, 2017년에 개정판이 나왔으니 이번이 세 번째로, 재개정판인 셈이다. 이 책에는 표제작인 <범인 없는 살인의 밤> 포함, 짧지만 강렬한 일곱 개의 미스터리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간단히 살펴보면...
한 고등학생의 석연치 않은 옥상 추락사의 이면에 감춰진 은밀한 악의를 파헤치는 <작은 고의>
생후 3개월 된 영아 살해 사건의 충격적인 배경과 비밀을 막장 드라마 형식으로 그려낸 <어둠 속의 두 사람>
중학생 남자아이의 선의의 행동이 엉뚱한 연쇄 작용을 일으켜 리듬 체조를 사랑한 소녀에게 비극을 초래하는 <춤추는 아이>
한 도시를 마주하는 시각차가 극명히 엇갈린 부부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끝없는 밤>
흡연의 폐해를 한 사이코패스의 광기 어린 연쇄살인으로 섬뜩하게 그려낸 <하얀 흉기>
여자 양궁 선수의 자살 미스터리와 거듭되는 반전이 인상적인 <굿바이, 코치>
살인 사건을 은폐하려는 한 가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충격적인 반전 드라마 <범인 없는 살인의 밤>
짧지만 강렬하다. 그리고 재미있다. 수록된 모든 단편들이 처지는 작품 없이 일정 수준 이상의 고른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한다. 특히, 기발한 트릭에 반전을 거듭하는 <굿바이, 코치>와 다시 한번 읽을 수밖에 없는, 휘몰아치는 반전에 정신이 얼얼한 <범인 없는 살인의 밤>이 이 단편집의 백미이다. 30년도 넘게 쓰인 작품이지만 지금 읽어도 전혀 낡은 느낌이 없다. 인간의 뒤틀린 욕망이나 숨겨진 악의 그로 인해 파생되는 살인을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속도감 있는 전개, 그리고 허를 찌르는 결말로 실감 나게 그려냈다.
책을 펼치자마자 단숨에 다 읽었다. 그만큼 몰입감, 가독성이 뛰어나다. 오늘날같이 바쁜 현대인들에게 이렇게 읽기 쉽고 분량도 단편이라 짧아서 이야기에 쉽게 빠져드는, 그러면서 강렬한 여운과 확실한 재미를 보장해 주는 작품이 어디 있을까.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깔끔, 담백한 수작 미스터리 단편집이다. ■
책이 출간되면 나오는 족족 사서 읽는 작가중의 한 명이 히가시노 게이고다.
국내 작가뿐 아니라 외국 작가도 몇 몇 있는데 잭이 출간되면 전작과 어쩔 수 없이 비교를 하게 되는건... 인지상정!
필력이 떨어졌다고 하기엔 그들에 대한 감흥이 흔들리는게 싫어 인정하진 않지만 서둘러 양산해낸다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왕왕있었던 것 같다.
다작생산에 대한 작가와 출판사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그럴 수 있겠지만, 그래서 문제가 되는 경우지만 히가시노 이고처럼 옛 작품을 리바이벌해 양산해 내는 작가도 문제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잘 나가는 몇 몇 외국 작가 중 한 명인 히가시노 게이고는 유난히 우리나라에서 예작품에 대한 재 발간이 많은 것 같다.
물론 팔리니 하는 것이겠지만...
아쉬운 면이 많다.
이 책도 80년대 중반 작가가 데뷔하면서 부터 몇 년간의 단편을 모아 찍어낸 책이다.
몇 작품을 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