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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라디오와 통속성
에른스트 쇤과의 대화 라디오방송에 대한 성찰 연극과 라디오: 그 교육 작업의 상호 통제를 위하여 통속성의 두 부류: 라디오방송극의 원칙 라디오방송의 상황 정시에 [서평] 통속성의 문제: 헤르만 슈나이더, 『실러, 작품과 유산』 제2장 언어, 반성, 문자, 이미지 언어 일반과 인간 언어에 대하여 반성매체로서의 예술 [서평] 『잊힌 옛 아동도서들』 아동도서에 대한 전망 정신병자의 책들: 나의 수집품에서 [서평] 안야와 게오르크 멘델스존: 『필적에서 나타나는 인간』 100년 전의 알파벳 서적들 [라디오 강연] 옛 필적감정학과 새로운 필적감정학 유사한 것의 학설 미메시스 능력에 대하여 제3장 책, 출판, 신문 저널리즘 국제적 사회게임 프랑수아 베르누아르: 인쇄공이자 출판인이자 작가 출판사 비판 [서평] 책의 대성공은 어떻게 설명되는가?: 『약초와 독초』―스위스의 약초 서적 나의 서재를 정리하다: 수집에 대한 이야기 신문 제4장 책과 에로스 13번지 포르노그래피의 국가독점 이전 세기의 하녀소설 제5장 전시공간, 광고 화보에 아무런 불만이 없다 주유소 공인회계사 이 평면을 임대함 먹거리의 연시(年市): 베를린 식품박람회 에필로그 화환으로 장식된 입구: 크로이츠베르크 보건소에서 열린 ‘건강한 신경’ 전시회에 대하여 보건전시회 프로젝트에 대한 요엘과의 대화 제6장 회화, 그래픽, 전화, 사진 회화 혹은 기호와 적(迹, Mal) 우표-상거래 [서평] 꽃에서 유래한 새로운 것 [라디오 강연] 옛 편지의 흔적을 찾아서 카이저파노라마 전화기 다게르 혹은 파노라마 해제: 통합인문학으로서 매체철학 및 매체미학을 위하여 |
Walter Bendix Schonflies Benja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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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걸음을 내디딜 밑그림은 이미 구상되었다. 대도시 카바레의 현상태(status quo)를 실마리로 삼아 이처럼 근엄한 정치화가 유독 라디오방송에서 가능한 특성들을 선별해냄과 동시에, 바로 카바레를 앞서는 라디오방송의 우월성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했는데, 말하자면 카바레 공간에 함께 모이는 일이 쉽지 않은 예술가들을 마이크 앞으로 불러들여 조합하는 일이 그것이다.
--- p.14 문제는 지극히도 명백하다. 우리는 단지 라디오 청취자가 다른 공중과 정반대로 공연물을 자기 집에서 마음속으로 받아들인다는 점, 말하자면 소리를 손님으로 맞는다는 점이 왜 중요한지 한번쯤은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소리를, 대개 손님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처럼, 울리자마자 아주 빠르고 예리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그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지, 무엇을 고마워하고 관대하게 봐줄지 등에 대해선 누구도 말하지 않는다. 그것은 오로지 대중의 무관심으로, 지도자의 편협함으로 설명될 수 있을 뿐이다. --- p.21 라디오는 연극에 비해 더 새로운 기술뿐 아니라 동시에 더 노출되는 기술을 재현한다. 라디오는 아직 연극처럼 고전 시기를 겪지 않았다. 라디오가 장악하고 있는 대중의 규모는 훨씬 더 크며, 무엇보다도 기계장치의 근거인 물질적 요소들과 공연물의 근거인 정신적 요소들이 청취자의 관심사에 맞게끔 서로 아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 p.25 라디오방송은 이러한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어놓았다.?이것이 가장 주목할 여파들 중의 하나다. 라디오방송이 열어놓은 기술적 가능성, 곧 같은 시간에 무한한 대중을 상대하는 힘으로 대중화는 선의의 인간친화적 의도를 지닌 성격을 뛰어넘어 번창했고, 현대 광고기술은 이전 세기의 시도들과 차별성을 보이는 것 못지않게 자기만의 종형법칙들(Form-Artgesetze)로 옛 숙련방식과 뚜렷한 대조를 보이는 것을 과업으로 삼았다. --- p.33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이 나를 엄습했고, 이어서 거친 결단이 그 뒤를 따랐다. 아직 구제될 수 있는 것은 구제하라, 그렇게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고, 코트 주머니에서 원고를 꺼내 생략한 지면들 중에서 먼저 손에 잡히는 쪽을 들고 내 심장박동 소리를 능가하는 목소리로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나는 더는 나에게 기발한 착상을 요구해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손에 쥔 텍스트 대목이 짧았던지라 나는 음절을 길게 늘어뜨렸고, 모음은 떨림을 주어 울리게 했고, r 자는 굴렸으며, 문장의 휴지(休止)를 사려 깊게 끼워 넣었다. 이렇게 한 번 더 나는 엔딩에 다다랐다.?이번에는 올바른 종료였다. 아나운서가 다가와 이전에 나를 맞았던 것처럼 정중하게 나를 보내주었다. 하지만 나의 동요는 계속되었다. 그러고는 그 이튿날 내 방송을 들었다는 내 친구 한 명을 만났을 때, 나는 지나가는 소리로 그가 받은 인상을 물었다. “매우 즐거웠어요”라고 그는 말했다. “〔방송은〕 수신기와는 매번 안 맞아요. 내 수신기는 또 1분이 완전히 멈췄어요.” --- p.42 ‘결코 쓰이지 않은 것을 읽기.’ 이러한 읽기가 가장 오래된 읽기다. 그것은 언어 이전의 읽기, 〔동물의〕 내장, 별들, 춤에서 읽어내는 것이다. 나중에는 새로운 읽기의 매개 고리들, 룬문자와 상형문자가 사용되기 시작했다. 이것들이 한때 신비적 실제의 토대였던 미메시스 재능이 문자와 언어로 진입하게 된 단계들이었으리라고 가정해볼 수 있다. 이처럼 언어는 미메시스 행위의 최고 단계일 것이고 비감각적 유사성의 완전한 아카이브일 것이다. 말하자면 미메시스적 창출과 파악의 이전 힘들이 마법의 힘들을 제거할 정도에 이르기까지 옮겨 들어간 매체 말이다. --- p.181 나를 파고든 그 목소리의 무시무시한 힘을 누그러뜨려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나는 그 힘이 시간, 의무, 계획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내게서 빼앗아 나 자신의 생각을 무산시키는 것을 그저 무기력하게 받아들였으며, 또한 매체가 저쪽에서 자신을 장악한 목소리에 순순히 따르듯 나 자신도 전화기를 통해 내게 공표된 최초의 가장 훌륭한 제안을 따랐던 것이다. --- p.341 “신사 숙녀 여러분, 제가 오늘 청취자 여러분과 함께할 주제는 몇몇 기록 자료?정확하게 말하자면 몇몇 옛 편지?인데요. 그 흔적을 찾아 나선 것에 대해 저는 간략하게나마 입문 형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제 말은 우리에게 독일의 과거를 전승한 편지 더미 속에서 길을 찾는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서지학적, 사서학적 요령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는 오히려 적지 않은 기록 자료의 가치를 발견한 후에야 비로소 본래 작업이 시작된다는 점만을 말해두고자 합니다. 말하자면 이와 같은 문서 조각을 모든 지면과 맥락에 따라 명확하게 알아보기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경우라면 그렇겠지요. 여러분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런 것이 아니라, 제가 편지의 흔적을 쫓았던 의도입니다.” --- p.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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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야민의 라디오매체론에 관한 국내 최초의 집중적인 연구서 사진·회화·영화에서 라디오로, 디지털 테크놀로지 시대 시각매체에서 소리매체로의 지평 확장 발터 벤야민이 라디오 작가로 나섰다! 마이크 앞에서 익명의 청중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라디오작가 겸 매체미학자 ‘라디오 벤야민’ 시리즈(전 3권)의 첫 권 『라디오와 매체』는 발터 벤야민이 당시 새롭게 등장한 기술인 ‘라디오’ 소리매체에 매료되어 1927년부터 1933년까지 남긴 일련의 라디오 관련 작업물을 벤야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매체철학, 매체미학론이 주 관심사인 철학자 고지현이 모으고, 고르고, 번역한 편역서다. 새 기술이 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관심이 컸던 벤야민은 자신의 관심사를 이어나가면서도 ‘밥벌이’ 및 ‘불우한’ 시기를 타개하는 한 방편으로 라디오 작가로 활동하며 방송용 원고를 꽤 많이 남겼다. 벤야민이 라디오방송과 관계를 맺은 것은 1925년, 그가 교수자격취득에 실패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애 위기를 맞은 벤야민은 학창 시절 친구이자 독일 라디오방송의 선구자로 당시 프랑크푸르트방송국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고 있던 에른스트 쇤의 제안을 받았고, 그 후 1927년부터 1933년까지 작가, 강연자, 낭독자, 비평가, 대담 진행자, 예능인 등으로 활동하며 80여 편의 라디오 방송프로그램을 전파로 내보냈다. 그 장르 역시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방송모델 및 방송극, 토크, 퀴즈, 강연, 문학비평 등 다양하고 포괄적이었다. ‘라디오 벤야민’은 사진, 회화, 영화, 신문, 라디오 등 기술매체/대중매체들의 사회적 기능에 주목한 매체미학자 벤야민의 작업에서 그동안 소홀하게 다루어진 ‘라디오’ 연구에 초점을 맞춘 시리즈로, 벤야민의 라디오매체론에 관한 국내 최초의 집중적인 연구서라 할 수 있다.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 너머의 『라디오와 매체』 매체미학의 선구자로서의 위상을 온전히 말해줄 ‘라디오 벤야민’ 시리즈 벤야민의 명성에 기여한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은 현대 매체론 및 매체미학의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전통 미학의 혁신과 예술작품의 고찰방식에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온 이 복제기술론으로 미루어보면 그 이론적 토대는 시각매체에 한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벤야민의 매체철학은 사진과 영화 외에도 매체 일반, 특히 소리매체에 지속적으로 관여한 행적을 뚜렷하게 남기고 있다. 벤야민은 음성 복제술로 촉발된 예술·문화 및 사회 전반에 걸쳐 성찰을 남긴 이론가였을 뿐 아니라 라디오방송의 제작 및 진행을 직접 담당했던 실천가이기도 했다. 라디오 작업은 벤야민 연구에서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간 예술 비평의 대상이나 철학의 이론적 측면에서, 그의 지적 행로에 대한 평가에서나 사상적 입지 부여의 측면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했거나 전적으로 간과되어왔다. 이제 독자들은 ‘라디오 벤야민’ 시리즈를 통해 마이크 앞에서 익명의 청중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는 라디오작가이자 매체미학자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라디오 벤야민’은 전 3권으로, 이후 『방송극-토크-문학비평』과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라디오방송』이 발간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라디오와 매체』 364∼367쪽 참조) 매체의 정치적 실천과 관련한 벤야민의 독자적 사유 실험 기존의 벤야민 연구에서 공백으로 남아 있던 자리를 메우다 매체의 정치적 실천에 대한 기존의 고찰은 브레히트 라디오론의 틀로 환원되곤 하는데, 이러한 연구 관행은 벤야민의 독자적 사유 실험과 다양한 전망의 모색을 파악하는 데 일종의 장애가 된다. 기존의 독법에서 벗어나더라도 라디오 작업이 부여한 텍스트 자체에 충실한 접근법은 벤야민의 매체미학론 및 그 외 후기 저술들을 해석/재해석하는 데 유의미한 시사점이 될 것이다. 벤야민의 라디오매체론 논의가 대부분 브레히트와의 지적 교류를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라디오와 매체』에서는 또 다른 한편에서 이루어진 에른스트 쇤과의 라디오 공동 작업 및 상호 영향 등 기존의 벤야민 연구나 선집 등에서 간과되어온 벤야민의 사상적 측면을 확인할 수 있다. 발터 벤야민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편역자 고지현은 독자들의 이해에 도움이 될 꼼꼼한 편역자 주와, 원서 그림 외 별도 그림까지 모아 배치해 편역서의 완성도를 높이고자 했다. “이 편역서에는 매체분석적, 매체철학적, 매체미학적 내용을 담은 텍스트들, 특히 한국 독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웠던 텍스트들을 가능한 한 많은 범위로 옮기려 애썼다. 그리고 소주제로 묶은 텍스트들은 해당 텍스트가 쓰인 시기순으로 배열해, 전문 연구자의 문헌학적 접근도 용이하게 하려 했다. 이로써 상이한 맥락 속에서 다양한 의미로 편재되어 있는 벤야민의 매체 개념을 철학적 인문정신 속에서 되살려보길 희망한다.” ―「해제: 통합인문학으로서 매체철학 및 매체미학을 위하여」(361∼362쪽) 책의 구성 제1장 ‘라디오와 통속성’은 벤야민이 라디오방송 일에 뛰어든 후 소리 대중매체와 관련해 특히 이론적 성찰을 전개한 글들을 모았다. 제2장 ‘언어, 반성, 문자, 이미지’는 매체를 이른바 ‘표현 형식’으로 바라보는 벤야민의 철학적 면모들을 모았다. 제3장 ‘책, 출판, 신문’은 새로운 매체의 출현이 직간접적으로 불러오는 공공성의 구조 변동을 가늠해볼 수 있는 텍스트들이다. 제4장 ‘책과 에로스’는 책의 상품적 성격과 맞물린 섹슈얼리티의 암행을 담고 있다. 제5장 ‘전시공간, 광고’는 무엇보다도 제의 가치가 뒤로 물러서는 순간, 전시 가치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국면을 세심하게 살펴보길 권한다. 제6장 ‘회화, 그래픽, 전화, 사진’은 개별적 시각·소리 매체에 대한 벤야민의 단상들을 묶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