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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작은 생애
하정
좋은여름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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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는 글. 어제 집을 구하고, 오늘 일을 구하고, 내일은...
무언가 ‘안’ 하는 연습
여기에 없는 아일랜드
베이커리의 비극
새하얀 지옥
어른, 어른 노릇, 어른스러움
나의 첫 번째 친구
좋은 캐치볼 상대란?
바람이 불기도 전에 고개를 숙이는 버릇
밥하듯이 만드는 빵
정리에도 용기가 필요해
이제 너를 조금 알 것 같다
행복의 무게
365개의 하루하루
싫은 마음도 중요하다
클라라
근사한 추락
오, 나의 10대 님들!
봉사자는 거들 뿐
사람의 선물
‘완벽할 필요 없어’주의
너무 일찍 생을 닫지 말아야 할 이유
‘어찌어찌 된다’의 법칙
그렇게 케이크가 된다
연등을 거두는 시간
“나도 그랬어”라고 말해주는 사람
Beautiful mess
무지개 끝 금화상자
지금이어서 좋은 일
우리가 서로에게 남는 법
내 것이 아닌 여름 대신

저자 소개 1

잘생긴 노랑 고양이 동동이와 산다. 어려서는 엄마가 좋아하는 대로 살고 어른이 되어서는 살고 싶은 대로 산다. 여전히 미래직업과 장래희망을 궁리한다. 무엇을 하고 살든지 내게 일어나는 사적이고 사소한 사건을 ‘대단하지 않되 그럴싸한 책’으로 엮는 일은 꾸준히 하고 싶다. 최근작 『이상한 나라의 괜찮은 말들』(좋은여름, 2025) 『나의 두려움을 여기 두고 간다』(좋은여름, 2025)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좋은여름, 2019) 옮긴책 『친절한 인테리어』(에디터,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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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7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30g | 128*188*14mm
ISBN13
9791196702922

책 속으로

내 집이면, 내 일이면, 내 사람이면 나를 기다려 줄 거야. 내 걸음이 느려도, 몇 번이고 넘어져도 상관없이.
--- p.11

왜 나의 미래는 걱정의 대상이 되었는가. 왜 나의 선택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는가. 왜 나는 이런 꼴로 여기에 있는가.
--- p.27

“여기는 누구나 올 수 있고 또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야. 네가 떠나도 여긴 굴러가게 되어 있어. 그리고 넌 너희 나라 홍보 대사가 아니야. 우리에게 너는 썸머, 너 자신이야. 너 자신만을 대표하렴. 그리고 이 단어 하나만 생각해. Happy. 네가 어디에서 무얼 해야 행복할지!”
--- p.82

우리가 캠프힐에서 하는 건 단순히 ‘요리’가 아닐지도 모른다. 끼니마다 사람들의 이름을 손꼽으며 타인의 취향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개성을 지키는 방법,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리에 희석되지 않으면서도 함께 어울려 사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남에게 휘둘리는 이기적인 삶이 아닌, 타인을 받아들이는 주체적인 삶을 말이다.
--- p.91

마음을 연다는 것은 다가갔다가 물러섰다가, 내질렀다가 살폈다가 할 여유가 있는 것, 때로는 물릴 수도 있는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낙하산이 펴지는 순간을 떠올린다. 우리의 마음이란 낙하산처럼 펴질 때 쓸모가 있다. 낙하산을 사용하는 순간은 절체절명이다. 펴져도 그만, 아니어도 그만이 아니다. 물러서거나 주저해서는 안 된다. 한순간에 전부를 열어젖혀야 한다. 마음을 열어야 하는 순간, 마음이 열리고 마는 순간은 어쩌면 추락 중에 올 수도 있음을 나는 캠프힐에서 배운다.”
--- p.98-99

“괜찮아. 완벽할 필요 없어. 우리가 즐거우면 돼. 뭐라도 좋으니 썸머도 같이 하자!”
--- p.135

완벽이라는 말을 한자로 풀자면 온전할 완完 , 둥근 옥 벽璧 , ‘온전하게 둥근 옥구슬’이다. 불완전한 구성원을 울타리 바깥으로 내모는 사회가 옥구슬처럼 또르르 굴러갈 수 있을까? 지금 내가 머무는 사회는 아무도 완벽에 관심을 두지 않는 곳. 삐거덕대고 엉성할 듯하지만 놀랍게도 꽤 오래 꽤 멀리 굴러가고 있다. 이 모난 수레바퀴를 굴리는 힘은 무엇일까.
--- p.138

조금 느리게 걷고 조금 더디게 가면 될 뿐, 이곳의 누구라도 못 하거나 안 되는 것은 없다. 어떻게든 같이 간다.

--- p.140

출판사 리뷰

2012년, 첫 책을 내고 저자가 되었던 하정은 2021년 현재, 1인 출판사 ‘좋은여름’의 대표이자 유일한 직원으로 살아간다. 작가이면서 일러스트레이터, 편집자이면서 디자이너, 거기에 굿즈 제작과 홍보, 사진 촬영까지, 1인 10역쯤은 거뜬히 해내는 ‘만능인’ 하정에게도 흑역사가 있었으니... 바로 아일랜드 캠프힐. 『한번의 작은 생애』는 10년을 함께 보낸 사람과의 미래가 갑자기 사라져버린 어느 날, 무작정, 무방비로 아일랜드로 떠난 하정 혹은 썸머에게 ‘한번 죽고 한번 다시 태어나는 시간’을 선물한 캠프힐 사람들의 이야기다.

왜 나의 미래는 걱정의 대상이 되었는가. 왜 나의 선택은 사람들을 불안하게 했는가. 왜 나는 이런 꼴로 여기에 있는가.

‘캠프힐’은 장애인들이 직업 교육과 문화 혜택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마을 형태의 공동체로, 썸머는 머리 아픈 현실을 벗어나 여유롭게 봉사나 하며 외국 생활을 할 생각으로 무작정 이곳으로 향한다. 그런데 운전석의 방향도, 삶의 속도도, 시간과 날씨까지 모든 게 바뀌어버린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서 가장 낯선 것을 발견하고 마는데...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한 적 없는 온갖 실수를 다 하고, 10대들과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다 눈물까지 흘리고, 괜한 자격지심으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사람이 나, 나라고?


이곳의 누구라도 못 하거나 안 되는 것은 없다. 어떻게든 같이 간다.

믿을 수 없는 현실을 몸으로 받아내며 9개월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썸머에게 남은 것은 부도 명예도 아닌, 사람들이었다. 썸머 자신을 비춰주던 거울 같은 사람들. “괜찮아. 완벽할 필요 없어. 우리가 즐거우면 돼. 뭐라도 좋으니 썸머도 같이 하자!”고 손을 내미는 사람들, 자기 자신에게 너그럽고 실수에 관대한 그 사람들 곁에서 썸머는 새로운 삶의 법칙 세 가지를 획득한다. 첫째, 일은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 둘째, ‘완벽할 필요 없어’주의, 마지막으로 ‘어찌어찌 된다’의 법칙.

이 글을 쓰는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 츨판사 좋은여름의 종신계약직이 되어버린 ‘에디터 쿠’다. 교정교열을 비롯, 크고 작은 고민과 결정을 함께한다. 나뿐만이 아니다. 좋은여름 출판사 대표 하정의 곁에는 (본인도 모르는) 종신계약직 직원들이 전국에 있다. 책의 판권 면에 늘 ‘크고 작은 고민을 함께한 사람들’의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다.

하정은 늘 내게 신기한 사람이었다. 서울 북촌의 작은 작업실에 앉아서, 전국의 사람들을 메신저로 소환한 뒤,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서로 인사시키고는, 함께 일하게 한다. 일단 하정이 임무를 부여하면, ‘내가 이걸 할 수 있나?’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하게 되고, 하다 보면 어찌어찌 또 된다. 하정의 세뇌(?) 덕에 이제는 내 몸에도 새겨진 세 가지 법칙. 하나, 일은 하면서 배운다. 둘, ‘완벽할 필요 없어’주의. 셋, ‘어찌어찌 된다’의 법칙!

누구나 올 수 있고 누구나 갈 수 있는 곳, 조금 느리게 걷고 조금 더디게 가면 될 뿐 누구라도 못 하거나 안 되는 것이 없는 곳, 아무도 완벽에 관심을 두지 않는 곳, 일의 ‘효율’이 중요하지 않은 곳, 그저 ‘싫다’는 이유조차 존중받는 곳, 어디에서 온 누구라도, 어떻게든 같이 가는 곳. 한국의 하정이 ‘썸머’라는 이름으로 만난 캠프힐은 그런 곳이었다. “내 이름은 썸머. 정확히는 ‘좋은 썸머’. 여름 하夏 다음에 바를 정正이 붙거든. 착하고 좋은 썸머.”

2021년 여름, 2012년의 썸머를 다시 만나며 나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분명히 10년 전의 이야기인데, 전혀 과거가 되지 않은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2021년,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삶의 태도를 그때도 지니고 있던 자연스러운 사람들이 이 안에 있다. 『이런 여행 뭐, 어때서』를 외치며 무작정, 무방비로 시작했던 과거의 여행은 이제 『한번의 작은 생애』로서 다시 독자들을 만난다.


“내 인생은 그 일로 바뀌었어”라고 눈동자로 말할 수 있는 경험이 한번의 작은 생애 속에 있을 수 있다. 한번 죽고 한번 다시 태어나는 시간에는 그런 힘이, 있다.

사람에게서 완전히 도려내어지고 싶었던 과거의 썸머가 사람에게 충분히 비비고 기대는 현재의 하정이 되기까지, 그 과정에는 캠프힐이라는 ‘한번의 작은 생애’가 있었다. 한번 죽고 한번 다시 태어나는 시간에는 그런 힘이, 있다. 책을 펼친 독자들에게도 그 힘이 자연스레 스미기를 바라며, 한 문장 한 문장 새롭게 쓰다듬은 이야기를 다시 세상에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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