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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북행정록漠北行程錄
막북행정록 서漠北行程錄序 │ 8월 5일 신해辛亥 │ 8월 6일 임자壬子 │ 8월 7일 계축癸丑 │ 8월 8일 갑인甲寅 │ 8월 9일 을묘乙卯 태학유관록太學留館錄 8월 9일 을묘乙卯 │ 8월 10일 병진丙辰 │ 8월 11일 정사丁巳 │ 8월 12일 무오戊午 │ 8월 13일 기미己未 │ 8월 14일 경신庚申 환연도중록還燕道中錄 8월 15일 신유辛酉 │ 8월 16일 임술壬戌 │ 8월 17일 계해癸亥 │ 8월 18일 갑자甲子 │ 8월 19일 을축乙丑 │ 8월 20일 병인丙寅 │ 옥갑야화玉匣夜話 │ 허생전許生傳 │ 허생 뒷이야기[許生後識] Ⅰ │ 허생 뒷이야기[許生後識] Ⅱ |
朴趾源, 호 : 연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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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고는 비로소 열하라 했는데, 참으로 만리장성 밖의 요충지다. 강희황제(청나라의 제4대 황제. 묘호는 성조. 재위 1662~1722) 때부터 늘 여름이면 이곳에 거둥하여 더위를 피했다. 그의 궁전들은 채색이나 장식이 없었고, 피서산장이라고 불렸다. 이곳에서 책을 읽고 때로는 숲과 냇물 가를 거닐며 천하의 일을 다 잊고는 평민으로 지내겠다는 뜻이 담긴 듯하다.
그러나 실상은 북쪽 변경 깊숙한 곳으로, 매우 험한 요새여서 몽골의 숨통을 죄는 곳이다. 그래서 이름은 비록 ‘피서避暑’라 붙였으나, 실제로는 천자 스스로 북쪽 오랑캐를 막겠다는 속셈이다. 이는 마치 원나라 때 해마다 풀이 푸르면 수도를 떠났다가, 풀이 마르면 남쪽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천자가 북쪽 가까이 머무르면서 자주 거둥을 하면 북방의 모든 오랑캐가 함부로 남쪽으로 내려와 말을 방목하지 못한다. 그래서 천자의 순행 시기를 늘 풀이 푸르고 마른 상태로 정했으니, 피서라는 명칭도 이를 가리키는 것이다. 올봄에도 황제가 남방을 순행했다가 바로 북쪽 열하로 돌아왔다. --- p.13~16 다시 북녘으로 눈을 돌려 멀리 하늘가를 바라보니 두 눈이 별안간 어지러워진다. 먼 하늘에 금빛 건물이 아스라이 들어와 번쩍여 제대로 바라볼 수 없기 때문이다. 강에는 거의 일 리里나 되는 다리가 놓여 있는데, 난간을 꾸민 단청이 울긋불긋하다. 몇 사람이 그 위로 다니는 모습이 아련히 그림 같다. 이 다리를 건너려고 하는데, 모래 위로 사람이 급히 오면서 손을 휘젓는 품이 건너지 말라는 것 같다. … 사신과 당번 역관은 궁궐에서 바로 온 까닭에 내게 미처 알리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었는데, 내가 갑자기 나타나자 모두들 내게 구경벽이 심하다고 놀린다. 연경에서도 숲 사이로 자주·다홍·초록·파랑 등 여러 빛깔의 기와로 이은 집이 보이고, 더러는 정자 꼭대기에 금빛 호리병을 세운 것은 보았으나, 지붕 위에 금기와를 올린 것은 처음 본다. 이 전각에 올린 기와가 순금인지 도금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층 대전이 둘, 다락이 하나, 문이 셋 모두 금기와다. 나머지 정자는 여러 빛깔의 유리기와인데, 금기와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 p.114~115 이른바 사대부란 도대체 어떤 놈들이오? 오랑캐 땅에 태어났으면서 제멋대로 사대부라고 뽐내니 어찌 앙큼하지 않겠는가. 바지나 저고리를 온통 흰 것만 입으니 이는 당연히 상복이요, 머리털을 한데 묶어서 송곳 같이 찌르는 것은 곧 남쪽 오랑캐의 방망이상투에 불과하니, 무엇이 예법이니 아니니 하고 뽐낼 게 있겠는가. 옛날 번어기(전국시대 연나라의 무장. 원래 진秦나라에 있다가 가족이 모두 사형당하자 연나라로 도망쳤다. 그 후 자신과 가족의 원통함을 풀기 위하여 자객 형가에게 자신의 목을 가지고 가서 진시황의 신뢰를 얻은 다음 그를 죽여 달라고 부탁하며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음)는 사사로운 원한을 갚기 위하여 기꺼이 목을 잘랐고, 무령왕(武靈王, 전국시대 조趙나라의 왕. 진秦나라가 다른 제국을 압박하자 무령왕은 북쪽 오랑캐와 싸워 북방으로 국토를 확대해 나갔다. 오랑캐의 복장을 채택하고 군제 개혁으로 국력을 키웠음)은 나라를 강하게 하고자 오랑캐의 복장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았거늘, 너희들은 대명大明을 위해서 원수를 갚겠다면서 그까짓 상투 하나를 아끼느냐. 또 장차 말달리기, 칼질, 창던지기, 활쏘기, 돌팔매질 등을 실천해야 하는데도 그 넓은 소매 옷을 고치지 않고서 이것을 예법이라 한단 말이냐. --- p.238~239 |
나는 누구와 천지 장관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우물 안 조선을 뒤흔든 날카로운 통찰과 호쾌한 유머가 빛나는 박지원의 세계 2권에는 연경에 발 디딘 박지원 일행이 건륭제를 만나기 위해 열하로 떠났다가 연경으로 돌아오는 여정이 담겨 있다. 황제가 머무는 궁전의 웅장한 규모와 휘황찬란한 금빛 지붕, 다채로운 청나라 음식과 기이한 물건, 급변하는 중국의 날씨와 지형이 세밀하고 풍부한 박지원의 묘사를 거쳐 눈앞에 선하게 그려진다. 그가 경험한 신선한 충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도록 일기는 그대로 싣고, 청나라 선비들과 나눈 여러 대화 및 이런저런 장소의 유람기 등은 과감히 생략해 박지원의 관심과 고민을 파악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다시 시작된 여행 속에서 박지원은 피서산장과 만리장성을 둘러보며 이민족의 침략에 대비하기 위한 청나라의 움직임과 통치 방식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말 키우는 일을 천하게 여기거나 하인에게만 맡기지 않는 중국의 목축법에서 이용후생에 관심을 두지 않는 조선 관리들의 병폐와 정책의 한계를 포착한다. 동행한 조선 사람들과의 대화, 승려·관리·황제 등 각양각색의 청나라 사람을 만났던 이야기는 생동감 넘치고 유머 가득한 문장들로 전한다. 조선인과 중국인의 서로 다른 행동, 생각, 태도가 엿보이며, 사실에 따라 진리를 탐구하려는 실사구시에 입각한 그의 우주론이 포함되어 있다. 『열하일기』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는 ‘박지원의 한문소설’로 분류해 따로 읽어 왔던 〈허생전〉과 그 뒷이야기를 발견하는 재미도 함께한다. 『열하일기』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다. 연암 박지원의 실학사상과 문학성이 집약된 작품이자 18세기 조선과 중국의 정치·경제·사회·문화에 관한 정보가 가득한 백과사전에 가깝다. 끊임없이 새 문물이 쏟아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자세와 안목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는 살아 있는 텍스트이기도 하다. 『쉽게 읽는 열하일기』는 이 진면목으로 독자를 안내할 것이다. 방대한 정보가 부담스러웠던 성인 독자와 10대를 위해 간추리는 과정에서 생략된 이야기들이 궁금했던 청소년 독자 모두에게 맞춤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