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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시학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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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 비정규직
비정규직 / 삼식이 / 겹겹 / 어떤 걱정 / 종종걸음 / 고등어 한 손 / 곶감 / 첫 서열 / 축축하다 / 와락 / 욕쟁이 / 삑사리 /

2 노적도
Big Bang 1 / 노적도 / 사노라면 / 상선약수 / 상해임시정부 / 어느 날 밤 / 청실홍실 / 초원의 꽃 / 침묵 / 흐름 / 석심石心

3 아내
아내 / 가족사진 / 번쩍 / 저 강물처럼 / 그래, 어쩔 건데 / 고추 장아찌 / 군불 / 꼴통 꼰대 / 밥숟가락 / 똥끝 / 맵다 매워 / 해바라기

4 홀씨
홀씨 / 파도 / 핏발 / 쌍심지 / 사랑니 / 버려지는 것들 / 버팀목 / 감포항 / 뱃노래 / 노을 술기운 / 앞산 / 하루

5 직지사
직지사 / 할매 / 장미꽃 떨어지네 / 종점 / 여름방학 / 삼필봉 / 줄탁동기 / 똥폼 / 시랑대 / 국화 축제 / 빗자루 / 넝쿨손

해설 그늘에 숨어들다_김동원

저자 소개 1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2019년 [문장21] 시 부문 신인상 수상으로 등단했으며 고운 최치원 문학상 본상(2021)을 수상했다. 대구문인협회원과 텃밭시학 동인으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삼식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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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9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235g | 135*210*9mm
ISBN13
9788980694532

책 속으로

밤을 낮 삼아 다니던 개인택시 집 앞
골목길 베고 누운 타이어 한 짝

비바람 불고 눈비 몰려와도
뱃가죽 대고 그냥 누워 있다

저 낡은 몸 누가 아는 체나 해 줄까
온 가족 먹여 살리기 위해

몸뚱이 하나 부딪히며 밟고 다니며
캄캄한 어둠 속 굴리고 또 굴렸지

지금은 주차구역 멍에를 둘러매고
땅바닥 나뒹굴다 속 다 비운 아득한 가슴

어쩌다 돌고 돌아 힘들던 그 시절 다 지나서
덩그러니 혼자 버려진 저 폐타이어
--- 「비정규직」 중에서


온종일 꽃 피었다 꽃 졌다 하는 아내
왈칵 밥상을 밀어놓는다

이른 새벽 삼필봉 올라갔다 오면
내 몸은 날아갈 것 같은데
아내는 꽃 졌다 꽃 피었다 한다

열무김치 위에 보리밥
보글보글 된장찌개 고추장 비벼대면

진공청소기처럼 확 빨아들이는 어깃장
설거지통 수저통 정리하며
구시렁거리는 아내 소리

봉급 타던 그때가 좋았는데
밥상머리 앉을 때마다 쳐다보이는
벽에 붙은 결혼식 사진

참 한때 수선화처럼 고왔지
처녀 적 아내 얼굴

--- 「삼식이」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영배 시집 『삼식이』를 통독하면서 느낀 점은, 시인의 시적 편린들이 상당한 보폭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시집 『삼식이』의 중요한 시적 테제 중 하나인 ‘시로써 그림 읽기’는 놀라운 시적 성취를 보여 주었다.

「Big Bang 1」은 화가 서상언의 작품을 시화하였다. 이 수묵화는 우주에 대한 본격적인 ‘질문’의 출발점에 놓인 작품이다. 화가에게 있어 운석은 단순한 ‘돌’이 아니다. 그 돌을 통해 영겁의 시·공간을 떠돌 수밖에 없는 인간의 은유의 세계를 투영한다. 이런 화폭의 행간을 이영배는 자기류로 읽어내었다. 태초의 ‘몸’이자 ‘음악’이며 ‘정신’이자 불가사의한 존재인 빅뱅의 세계를, 우주 욕망의 기호로 상징화하였다. 시 「겹겹」은 일상생활에서 얻은 번쩍하는 성찰의 시이다. “명신사우나”에서 벌어지는 풍경을 풍자의 기법으로 허를 찔렀다. 「아내」란 시는 참으로 그녀를 존중하고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였다. 부부지간의 사랑과 배려는 현대 핵가족 사회의 귀한 전범이다. 「맵다 매워」는 근래 코로나의 상황을 옴니버스식으로 그렸다. 가족, 음압병실, 사진 속 어린 시절 등의 몇 가지 장면을 한 시 속에 구성하였다. 시 「버려지는 것들」은 종량제 봉투 속에서 ‘뒤죽박죽 법당’으로 묘사된다.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것들을 통해, 환경 파괴의 우려를 전한 셈이다. 한편 「노을 술기운」은 낭만적 풍류 취객의 시적 흥취가 돋보인다. “저녁 무렵 낙동강”을 술통으로 본 시각적 이미지는 돌올하다. 사문진 유람선 위에서 “불콰하게” 가야산 노을에 취한 사람들을 은유한 장면은, 공감각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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