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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내게만 일어나는 일
1. 일상으로의 초대 흔한 행복 | 흔한 행복 2 | 알람시계와 일상 매몰비용과 기회비용 | 느림과 늦음 | 하늘과 빨래집게 | 뒤집어 입은 옷 귀신의 탓 | 여름 안에서 |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 비와 당신 비 오는 날의 습관 | 소나기 | 비와 우산 | 카톡 홀릭 | 엘리베이터 안에서 계단 오르기 | 한 번 더! | 고령사회 2. 가려진 시간 사이로 타임머신이 발명되지 않는 이유 | 어른의 시간 어른이 지니는 신뢰도와 타당도 | 콩팥을 건다 | 차이의 풍경 공간과 시간, 도시의 풍경 | 야구의 추억 | 선영이 이야기 | 오래된 미래 가려진 시간 사이로 | 가려운 시간 사이로 | 인셉션 | 뒤바뀐 결론 거짓말 | 빨강머리 앤의 거짓말 | 완벽한 거짓말 | 각서와 낙서 반복되는 실수 | 식단의 변화 | 소보로 빵의 추억 | 숙취를 대하는 자세 엎어진 김치통 | 소양강 하이킹 | 관점의 문제 | 메트로시티 야쿠르트의 철학 |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 3. 사랑 후에 남는 것들 사랑니의 어원 | 사랑이라는 성장통 | 사랑하기 때문에 독심술사의 사랑 | 혼자만의 사랑 | 말을 잃은 인어공주 | 공동경비구역 그래도 지구는 돈다 |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Conversation - 고백 그리고 거절 | 사랑과 이해 | 동전의 비유 사랑의 온도 | 이래도 사랑하겠나? | 하늘과 연못 | 이해와 배려 언어의 채도 | 새벽의 풍경 | 소주와 참치 | 작은 기다림 | 진실한 모습 어떤 이별 | 헤밍웨이의 품사 | 가슴앓이 | 사랑이 지나가면 기억 속의 멜로디 | 사랑일 뿐야 | 화려하지 않은 고백 | 관계의 변화 4. 네버엔딩 스토리 인디언의 기도 | 인디언의 기도 2 | 추억의 개그 | 비합리의 힘 「심청전」 언리미티드 |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도로시 네버엔딩 스토리 | 착한 사람 눈에만 보여요 | 램프의 진희 | 동아줄 흥부의 자기계발 | 이해의 선물 | 가지고 싶었던 초능력 | 초짜의 의외성 아집 | 쓸모없음의 쓸모 | 바깥에서 | 레인코트와 선글라스 억울한 손오공 | 진짜 같은 가짜 | 믿는 도끼 쉽게 돈 버는 방법을 알고 계십니까? | 바람둥이의 특징 | 말과 귀 아저씨 | 계란으로 바위치기 | 뗏목과 밧줄 | 과감함과 무모함 시련 속에 놓여 있던 것 | 겨울과 지옥 | 동전 던지기 | 산 | 신이 된 남자 별의 정의 | 언저리 뉴스 | 파레르곤(parergon) | 과녁 | 그들 각자의 사과 5. 그와 그녀에 관한 우화 나는 낭만고양이 | 가두리 너머로 | 이기적인 배려 | 여우와 두루미 성게와 복어 | 사마귀의 기도 | Gonna Fly Now | 닭이 날지 못하는 이유 매사냥꾼 | 더운 여름날, 파리 한 마리 | 다람쥐의 겨울 개구리와 잠자리 | 문어숙회 | 초속 5cm | 달팽이 | 그대, 꽃으로 피어 있으라! | 꽃들에게 희망을 | 꽃과 불꽃 사슴의 물거울 6. 나에게 닿기를 9회말 2아웃, 투 쓰리 풀카운트 | 다이빙 캐치 재능 혹은 간절함 | 힘든 시절을 살아간다 | 물리적 거리 | 똥창의 기적 스토리텔링의 차이 | F코드와 욕망의 확장성 겸손한 사람과 부족한 사람 | 녹음된 목소리 | 나만은 | 하늘바라기 청춘의 색 블루 | 별님에게 | 정당한 분노 | 종이비행기 | 타올라라! 인생의 접속사 | 예쁨에 관하여 | 나에게 닿기를 | 턱걸이 저 너머에서 만나게 되는 것들 | 언젠가 돌아보면 후회 없기를 순리대로 산다는 것 | 나의 무게 | 바람개비 에필로그 - 순간을 대하는 자세 - 던져진 존재들을 위한 위로 - 제소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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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늦었던 것 같다. 아버지에게, 친구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아직 사랑한다는 말을 건네지 못한 그 사람에게…. 최선을 다했는데도, 내내 나를 지켜봐 주던 이들의 기다림 내에 닿지 못한 적도 있었다. 지금도 그렇게 늦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내게 허락된 시간 내에 닿지 못할까 봐 두렵기도 하다. 내게 늦음과 느림에 대한 찬양 따윈 없다. 그냥 내 늦음과 느림 안에서 전력을 다해 달려가는 순간순간일 뿐, 나도 늦는 내내 일찍 당도하고 싶었고, 느린 내내 빠르고 싶었다.
--- p.22 자신의 존재의미를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기다려 낼 수밖에 없는 시간들도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당신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존재의미다. 당신이 유용해서 사랑하는 건 아닐 테니까. 아니 어쩌면 사랑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언제나 유용한 당신인지도 모르고…. --- p.24 일기예보를 보고 우산을 챙겨 나온 사람도 있을 테고, 늘 작은 접이식 우산을 챙겨 다니는 사람도 있을 테고, 전에 깜빡하고 사무실에 두고 간 우산을 펼친 사람도 있을 테고…. 갑작스레 내린 비였지만 모두에게 당황스러운 일이 되지는 않는다. 비는 결코 내게만 내리지 않지만, 나만을 적시는 경우는 있다. 구름은 때가 되어 비를 내리는 것일 뿐, 어떤 목적과 의도를 지니고 내리는 것도 아니지만, 지상에서는 행운과 불운이 그렇게 갈린다. --- p.39 현대인이 안고 사는 정신의 병은, 그렇듯 각자의 풍경과 스스로의 스토리텔링을 지어 올리는 데에 서툰 능력에서 기인하는지 모른다. 쇼윈도에 진열된 상품과 쇼윈도가 배열된 거리, 도시는 우리의 의식을 디스플레이하는 하나의 인격이다. 도시의 표상들을 만끽하며 사는 것이 과연 우리의 욕망일까? 아니면 도시가 우리를 숙주 삼아 저 자신의 풍경을 유지하고 있는, 구조화된 욕망일까? --- p.66 먼 미래에서 돌아보면 지금의 나는 또 무엇을 모르고 있을까? 그런데 삶이란 게 또 그렇지 않나? 대강을 미리 알고 있는 반복조차도, 수월하고 무난한 ‘다시’인 건 아니니까. --- p.86 백영옥 작가의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에서 읽은 내용, 빨강머리 앤은 자신이 같은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장점으로 든다. 까망머리의 얘는, 같은 실수를 늘상 반복한다. 그쯤 되면 그건 그냥 성격이라는 거다. --- p.95 그렇듯 볼 수 있게 되기 전까지는, 내가 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조차도 발견되지 않는다. 깨닫기 전까지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에 대해서조차 모른다. 또한 전혀 불편하지도 않다. 그래서 계속 보지 못하고 알지 못하는 거라는…. --- p.106 혼자만의 사랑이 힘든 이유는, 나 혼자서 상대를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보다도, 그 역시 나를 마음에 두고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 때문은 아닐까? 내 착각이고 미련이었을지언정, 닫지도 놓지도 못하는 그 일말의 가능성으로 인해…. 그러나 상대방의 거절로 그 가능성마저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은 다른 열망과의 사이에서 끝내 고백으로는 이어지지 못한, 언제고 이루어진 적 없는, 나만의 슬픔으로 묻혀 버린 이야기를 ‘지나간 사랑’으로 기억한다. --- p.123 행운이란 놈은 언제나 ‘바깥’에서 치고 들어온다. 그것들은 늘 ‘뜻밖에’ 혹은 ‘예상 밖의’ 속성으로 다가오지 않던가. 불운이 그러하듯…. --- p.202 파리가 자주 꼬이걸랑, 파리를 원망하기 전에 자신이 똥이란 사실을 깨닫길…. 성배에는 성수가 담질 것이고, 술잔에는 술이 담길 것이다. 담겨질 내용물에 대한 기대보다 먼저 자신이 어떤 잔인가를 깨닫는 성찰과 통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 p.208 조금이라도 더 산을 아는 자는 산에 있는 자가 아니라 하산한 자다. 오히려 아직 오르지 않은 자와 같은 위치에 있다. 때문에 아직 산에 있는 자는 그를 낮게 보고, 아직 올라 보지 않은 자들은 같게 본다. --- p.233 강자가 항상 강자의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고, 약자가 늘 약한 것도 아니다. 권세가 영원한 것도 아니고, 굴욕이 영원한 것도 아니다. 어떤 입장이건 간에, 이 또한 지나갈 것이다. 칼자루를 쥐고 있을 때, 그 칼을 어떻게 쓸지 고민해야 한다. 위협의 도구로 사용할 것인지, 포박된 끈을 끊어 줄 것인지…. --- p.255 때로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 왜 오르려는지의 이유가 내게 있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오르니 나 역시 무작정 오르고 있는 것이다. 그 위에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 채, ‘남들처럼’ 혹은 ‘남들보다’라는 공동의 목적을 향해서 오늘도 우리는 오르고 있다. 행복의 정의는 더 이상 자신이 행복하다고 믿는 상태가 아니다. 남들에게 자신의 상황을 행복으로 믿게 만드는 것이다. --- p.259 그렇게 해서 달래질 수 있을 것 같은 정당한 분노라면야 그렇게 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게다. 그렇지 않을진대, 차라리 자신의 격이라도 지켜 내는 게…. 지금 써 내리고 있는 그 카톡을 전송하지 말라! --- p.289 어느 순간이 어떤 미래로 이어질지 모르는 일이기에, 일단 최선을 다해 보며 매 순간을 살아갈 뿐이다. 결을 거스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 채 거슬러 보다가도, 또 되어 가는 대로의 결에 따라 다시 최선을 다하는 것. 그렇듯 불확실성은 모든 가능성이란 피로도이기도 하다. --- p.3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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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노인과 바다』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바다를 삶으로, 물고기를 행운으로 비유하는 노인의 대사가 적혀 있다. 이미 노을이 내려앉은 바다, 노인은 오늘 하루 허탕을 치게 생겼다. 그러나 아직 바다 어딘가에 행운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며, 계속해서 붉은 물결 위로 노를 저어 간다. 느리면 느린 대로, 늦으면 늦은 대로의 감사해야 할 행복이 남아 있기 마련. 바다는 언제나 내게는 불운이었다는, 체념의 결론으로 돌아서기엔 아직 이른 시간인지도 모른다. 사주학에서 설명하는 인간의 삶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행운과 불운의 총량이 비등비등하다. 행운만 잇대는 사람도 없고, 불운만 덧대는 사람도 없다. 보다 큰 행운과 맞닥뜨리기 위해서는 때론 먼 바다로 나아가야 할 때도 있고, 때론 바다가 건네는 무료함 혹은 격렬함과의 싸움도 필요하다. 꺾이면 꺾이는 대로, 방황하면 방황하는 대로, 세상은 좌절과 방황 그 이후 ‘어딘가’와 ‘언젠가’에 우리를 위한 양분을 숨겨 두고 있다. 그도 꺾여 볼 만큼 꺾여 보고, 방황할 만큼 방황해 본 노력들이나 가닿을 수 있는 지점이며 시점이라는 것. 그로부터 열리는 미래도 있을 터, 새로이 시작될 미래가 깃들어 있는 오늘의 불운인지도…. 그렇다면 인생 전체의 시간을 놓고 봤을 때, ‘불운’의 결론으로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불운에 관한 단상들을 모은 한 권의 책은, 그렇듯 불운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고민해 본 흔적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