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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철학적 순간들
1. 그들 각자의 스토리텔링 2. 이제부터의 인생방정식 3. 생각에 관한 아주 다른 생각 에필로그 - 사유와 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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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냐 인식이냐의 문제는, 많은 경우가 인식의 수준대로 존재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때로 질문 자체가 의미 없는 짓이기도 하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능력만큼 신을 만난다. 또한 자기 지평대로 세계를 해석하며, 자기 수준대로의 정치를 소유한다.
--- p.25 그러나 인간세가 신학의 지배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할 즈음부터 자본이 신의 자리를 꿰찼다는 마르크스의 일갈, 이제 인류에게 돈은 신앙의 속성이다. 금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p.43 물론 그 사이에는 대중의 구매욕을 조장하는 광고의 매질이 있긴 하지만, 대중들 스스로가 선택하게끔 하는 방식을 취한다는 것. 이를테면 광고는 이 차를 사달라고 애원하지 않는다. 당신은 아직도 이 차를 사지 않았는가를 묻는 식으로, 차가 지닌 위계의 상징성을 슬쩍 흘릴 뿐이다. --- p.90 너는 가능할 것 같을 때만 시도하나? 가능할 것 같은 일에만 도전하나? 같은 맥락으로 바디우의 어록을 해석하자면,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대신할 수 있지 않을까? 너는 가능할 것 같은 사랑만 하나? --- p.106 막상 주어졌을 때는 그것이 청춘인지도 모르고 지나왔거늘, 멀어진 후에야 비로소 그 자리가 청춘이었음을 깨닫는 역설. 하여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청춘은 늦게 도래한다. 더 이상 그것을 향유할 수 없을 시기에…. 그렇듯 때로 과거는 미래에서 발견이 된다. --- p.143 소를 잃고 나서야 외양간을 고치는 사람도 지혜롭지 못하지만,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사람은 도저히 어찔할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대개 이런 사람들이 소를 다시 키울 생각은 또 있다는 거. 반성할 줄 아는 인간도 간혹 실수를 반복할 때가 있다. 반성할 줄 모르는 인간은 가혹하도록 반복한다. --- p.160 간디의 말마따나, 기독교인들이 그리스도를 닮지 않은 경우, 저들은 자신들이 하는 짓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심지어 그리스도께서도 돌을 집어 던지실 일들도 서슴없이 저질러대는 현실,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 p.173 베르그송의 표현을 빌리자면 시간적 삶과 공간화 된 삶을 살아가는 차이이다. 시간은 생동하는 것들 사이를 흐른다. 한 공간에만 머무는 것들은 대개가 죽어 있는 것들이다. --- p.280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인간에 관한 지식들 중 적지 않은 사례가, 알게 모르게 그 시대의 구조적 욕망들이 투영된 것들이다. 당신을 위해 쓰여졌다는 많은 지식들이 실상 당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 지식의 구조 안에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학자들과 저자들을 위한 것이다. 들뢰즈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것들은 대중들을 위해 존재한다기 보단 대중들에 ‘의해’ 존재하는 것이다. --- p.328 미리 지정된 가치들의 파괴, 그로써 확보되는 열린 체계와 다양성. ‘포스트 모던’이란 말도 오래 전에 옛 것이 되었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이것 아니면 저것이다. 팔릴 만한 것, 먹힐 만한 것, 될 만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들. --- p.3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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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으로 만나는 철학의 순간들!
작가의 말 아직까지는 철학에 관한 원고들을 많이 쓰는 입장이라, 신뢰도를 제고하고자 철학자들의 어록을 많이 인용하는 편이다. 때문에 가끔씩은 측근들에게 ‘~가 말하길’과 ‘~가 이르길’의 표현이 너무 많은 것에 대한 지적을 듣기도 한다. 내 아무리 심도의 바깥에서 글을 쓴다 해도 결국엔 철학의 영역이기에 그 문법을 비껴가지는 못하고, 개인적인 성향상 각주의 번잡스러움은 피하려다 보니 ‘~가 말하길’과 ‘~가 이르길’을 반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대표님도 그런 인용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지, 아예 철학자들의 어록만을 모아 본 기획을 제안하셨다. 하여 한번 ‘말잔치’로 구성해 본 기획은, 물론 간략한 철학사 지식들을 덧붙인 페이지도 있지만, 그보단 ‘말’ 자체에 초점을 맞춰 활용도와 실용성을 고민해 선별한 작업이기도 하다. 결국엔 이 말인 것을 저렇게까지 어렵게 하는 철학의 문장들은 지양했고, 보다 무난한 언어들로 이루어진, 철학자들이 순간을 바라보던 방법을 소개하는 형식이다. “우리는 철학 없이 살 수 있다. 하지만 덜 잘 살 것이다.” - 블라디미르 장켈레비치 - 서양 철학사의 매뉴얼을 공부하던 시기부터, 각 매뉴얼마다 조금 더 심도 있게 공부했던 시기까지는 서머리 노트에 철학자들의 어록을 정리해 놓았었다. 그 첫 권이 되는 노트의 어느 페이지에 적어 놓은 구절이다. 뽀얀 먼지로 뒤덮인 희미한 기억들을 다시 꺼내어, 삶의 구체적인 현장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어록들만을 재정리한 작업. 쉴 새 없이 달려온 철학의 여정들을 살피며, 그래도 열심히는 살았구나 하는 위안과 더불어, 한동안 내게서 잊혀졌던 질문을 다시 던져 보게 된 시간. 어찌 됐건 내 삶도 철학으로 인해 많이 바뀌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법을 배웠다고나 할까? 그것이 내 삶을 풍요롭게 하는 성격인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몰랐던 시절과의 ‘차이’들로 인해 가능해지는 것들이 적지 않긴 하다. 기획의 업무까지 맡아 보고 있는 지금엔 그것이 나를 대변하는 신뢰도일 때도 있고, 내가 철학이라도 하고 있으니 가능했던 만남들도 있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