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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사라졌다
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 전설의 앤드류 선배 재능의 불시착 누가 육아휴직의 권리를 가졌는가 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 노령 반려견 코코 언성 히어로즈(Unsung Heroes, 보이지 않는 영웅들)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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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까지 두려움에 떨 사람들이 많아 보이네요. 그러게 회사 다닐 때나 상사고 선배지, 그만두면 아무 관계도 아닐 사람들끼리 진즉 기본 매너는 지키고 살면 좀 좋아요? 지금 여기에 다니고 있으니까 껌뻑 죽는 척 해주는 거지, 나가면 알게 뭐예요? 말도 제대로 안 섞어줄 동네 아저씨고 모르는 아줌마지.”
--- p.26 주말이나 야근 수당은 당연히 없었다. 대가 없는 노동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밝게 웃어야 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뜨겁게 사는 사람들이니까. 우리는 빛나는 청춘이니까. 그렇게 삼 년이 지났다. 그리고 절친인 세연은 ‘그놈의 가슴 뛰는 삶’ 병 때문에 내가 언젠가 과로사로 죽을 거라고 악담 같은 예언을 했다. --- p.52 나는 아주 일부분을 좋아하는 것뿐이면서 안 맞는 일로 가득 찬 일을 직업으로 골랐다. 그게 가장 큰 실수였다. 나에게 이 직업은 지하철에서 파는 델리만쥬 같았던 거다. 냄새를 맡으면 참을 수 없이 끌리지만 실제로 먹게 되면 예상과 다른. 간식일 때 만족스러운 음식을 삼시 세끼 먹게 되자 삶이 엉망이 되었다. --- pp.73~74 ‘어느 정도 규모의 회사에 정규직으로 일하는 직장인.’ 이 평범함은 준이 오랫동안 노력한 결과였다. 사실 평범한 사람이라면 평범한 생활을 하는 게 숨 쉬듯이 당연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그 생활을 쟁취하는 것, 유지하는 것 모두 준에겐 숨이 차오르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고 살고 있을까, 어떻게 자기를 꾸준히 먹여 살리고 있을까. 이력서를 수정하던 준은 마음이 아득해져서 모니터 앞에 얼굴을 묻었다. --- p.133 “누구나 특별한 재능을 타고나는 건 사실이지만, 세상이 재능에 값을 치르는 방식은 공평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세상에서 가장 축구를 잘하는 사람과 가장 유연한 사람이 있다고 해봅시다. 둘 다 세계 1등의 재능을 가졌지만, 수입은 비교 불가겠죠. 이게 과연 노력의 차이 때문일까요? (…) 결국 세상에서 비싼 값을 쳐주는 재능을 타고나는 건 운의 영향이 큽니다. 시대도 마찬가지죠. 아마 저 같은 사람은 80년대에 태어났으면 틀림없이 실패자가 됐을 거예요. 몸이 허약하고, 술은 못 먹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사람이니까요. 웬만한 회사는 일 년도 못 버티고 나왔을 겁니다.” --- pp.147~148 나는 아내가 힘들어 하는 건 알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아기가 태어났는데 당연히 힘들지. 하지만 어쩔 수 없잖아. 다들 그렇게 살아. 나는 가장답게 더 열심히 회사에서 일하고 아내도 자기 몫을 하는 거잖아. 솔직히 나도 힘들었다. 온종일 힘들게 일한 후 퇴근하자마자 준우 목욕을 시키고 나면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제 좀 쉬나 했더니 청소하라고 잔소리할 때면 ‘그럼 나는 도대체 언제 쉬라고!’ 화가 치밀어서 소리쳤다. 그때 아내가 나를 낯선 사람처럼 빤히 보던 기억이 난다. --- pp.195~196 재영은 눈물이 차오르는 걸 느끼자 짜증이 났다. 이럴 때 눈물부터 나는 건 재영의 오래된 한심한 버릇이었다. 지금 슬프기는커녕 빡치기만 한데 말이다. 원장은 재영의 눈물을 보자 당황하며 얼른 휴지를 내밀었다. 우리 재영 선생이 요즘 힘들어서 좀 예민해진 것 같다면서, 마음이 진정되는 대로 다시 들어가라는 말을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재영은 ‘힘들어서가 아니라, 예민해서가 아니라 개소리를 들어서 억울해서 그래요.’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며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 p.218 ‘명예훼손과 협박에 관한 내용 증명’. 재영은 갈색 대봉투 겉면에다가 굵은 고딕체, 70포인트의 큰 글씨로 출력한 종이를 꼼꼼하게 붙이고는 우체국으로 갔다. 내용 증명이란 게 변호사만 보낼 수 있는 대단한 건 줄 알았는데 우체국에 장당 1,300원만 내면 누구나 보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 p.243 |
▶ “모욕을 당해도 침착해야 하는 능력이 도대체 회사 어디에 필요한 걸까요?”
▶ 직장이라는 우주를 아직 비행 중인 사람들에게, ‘일하는 이들’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보내는 가장 적당한 위로 건강검진 센터의 그녀가, 그리고 내가 만난 많은 그들이, 삶에 잡아먹히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자신과 사랑하는 존재를 먹여 살리는 사람들은 특유의 에너지가 있다. 그 사랑스러운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글을 써나갔다. (…) 그래도 당신 덕분에 나는 불시착하지 않았다. _작가의 말 중에서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시리즈로 10만 직장인들의 지지를 받은 박소연 작가의 첫 번째 직장 하이퍼리얼리즘 소설집 『재능의 불시착』이 출간됐다.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정도로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왔던 저자가 일 잘하는 노하우를 담은 전작들과는 완연히 결을 달리한 첫 소설집에는 ‘일 잘하는’ 이들이 아닌 ‘일하는’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하루 24시간 중 8시간(종종 초과하기 마련이지만)의 시간, 즉 인생의 3분의 1을 보내는 직장이라는 곳의 복잡다단한 생태계를 가로지르는, 또는 배회하는 이들. 직장인이라는 또 다른 자아를 가지고 스스로의 생활을 꾸려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 번쯤은 느꼈을 야릇한 소외감, 비릿한 자괴감, 소박한 연대감 앞에서 짓게 되는 미묘한 표정들을 리얼리티 넘치는 상황을 통해 그려내어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 “지구에서 일하는 게 적성에 안 맞아요.” “어쩌면 나는 31세기형 인재가 아닐까?” ▶ 한밤중, 건물들의 불빛으로 반짝이는 도시 앞에 홀로 선 '외계인 같은 나'에게 보내는 여덟 편의 산뜻한 응원 이 책은 총 여덟 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묘한 퇴사 절차를 밟는 막내 사원의 사연(「막내가 사라졌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 나섰다가 이상과 현실의 아찔한 거리감 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 악의 없이 무능한 직장 내 ‘빌런’ 때문에 고통받는 사람(「전설의 앤드류 선배」), 취미라 해야 할지 특기라 해야 할지 이름 붙이기조차 애매한 재능을 타고난 사람(「재능의 불시착」),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종종 우리를 구원해주었던 소소한 영웅들(「언성 히어로즈」) 등의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는 아주 일부분을 좋아하는 것뿐이면서 안 맞는 일로 가득 찬 일을 직업으로 골랐다. 그게 가장 큰 실수였다. 나에게 이 직업은 지하철에서 파는 델리만쥬 같았던 거다. 냄새를 맡으면 참을 수 없이 끌리지만 실제로 먹게 되면 예상과 다른. 간식일 때 만족스러운 음식을 삼시 세끼 먹게 되자 삶이 엉망이 되었다. _「가슴 뛰는 일을 찾습니다」 중에서 동시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직장인들의 핫한 키워드들,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호의가 계속되면 둘리가 된다」), 남성 육아휴직자의 오만과 편견(「누가 육아휴직의 권리를 가졌는가」), 반려동물을 위한 가족 돌봄 휴가 제도 활용법(「노령 반려견 코코」) 등의 에피소드도 함께 담았다. 높은 공감 능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들로 인한 약간의 현타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소 짠내 나지만 건강한 위로가 동시에 말을 거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한다. 결국에는 “모두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각자의 전투를 치르고 있다.”고 ‘일하는 나’를 인정하게끔 만드는 여덟 편의 이야기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