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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_오래된 나무
키다리 감나무 딱지 대왕 티르네 다마스 꼬마 밥솥 고슬이 무뿌, 이겨라! 뽀록 물고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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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동화 여섯 편은 모두 내 생활 속 이야기들이 글감이 되었어요. 산골집살이, 놀이, 여행, 산책 등에서 얻은 것들이네요. 세부 묘사가 많아 다소 긴 감이 있지만 글 읽기를 좋아하는 고학년들에겐 소설적인 즐거움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공감 속에 잘 읽히기를 바랍니다.
돌아보니 한 세대가 지났을 만큼 긴 시간 동안 동화를 썼네요. 동화를 쓰는 시간들은 늘 행복했습니다. 나이 드는 내 모습이 편안한 풍경 속 오래된 나무를 닮아 가면 좋겠습니다. 비록 제대로 큰 가지도 못 벌였고, 꽃도 열매도 그리 풍성하진 못하지만, 빛바랜 둥치에 나만의 투둘투둘한 무늬가 새겨져 있는 나무요. 그 나무가 만든 그늘 밑에서 온 지구인이 함께 당하는 황당함과 큰 아픔을 잠시라도 잊기를 바랍니다. --- 「머리말」 중에서 ‘키다리 감나무를 벤다고요?’ 노랑이는 이장 할아버지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어요. “이 나무는 자네 부친이 제일 먼저 심은 건데…. 딴 나무는 다 베어도 이 나무는 살릴 줄 알았다.” “….” “연못 물고기들 땜에 그러지? 특히 저 노랑이!” ‘뭐라고요? 나 때문에 벤다고요?’ 노랑이는 자신 때문에 키다리 감나무를 벤다는 말에 기가 막혔어요. “그래, 이 키다리만 베면 물고기들한테 문제없다. 다른 나무엔 약을 쳐도 연못에 들어가지도 않아. 마당의 잔디도 약기운이 다 떨어진 뒤 깎으면 안전하지.” “괜찮아, 나는 괜찮아요! 베지 마세요. 약 칠 땐 키다리 감나무 물그림자 속에 숨어 있으면 돼요.” 노랑이는 힘껏 소리쳤어요. “괜찮아요, 괜찮아!” --- p. 17 「키다리 감나무」 중에서 큰고모할머니, 작은고모할머니, 작은할아버지 부부, 아빠와 엄마, 나 일곱 명으로 된 무지개 여행단은 열흘 동안 미국 서부 여행을 한 다음, 고모네로 가서 할아버지 칠순 잔치를 열기로 하였어요. 할아버지 형제 중에서는 막내 고모할머니만 빠지고 다 참석하는 셈입니다. “이도우는 복도 많아. 열 살에 미국에 가다니…. 이 작은할아버지는 미국 한 번 못 보고 죽을 뻔했는데….” 작은할아버지는 만날 때마다 나에게 우스갯소리를 하였어요. 작은할아버지는 틈만 나면 세계 여행을 하는 여행 전문가예요. “경비를 줄여야 해. 무지개 여행단 미국 여행은 렌터카로 자유여행! 모든 준비는 카톡으로!” 대장을 맡은 작은할아버지 명령하에 몇 달 동안 무지개 카톡 방엔 불이 났습니다. 고모할머니들은 누나들이면서도 대장인 작은할아버지 말을 잘 듣는 게 참 신기했어요. 내가 한 일은 엄마랑 여행지를 검색해 보고, 친구들에게 뻐기고, 날짜를 세는 게 다였어요. 아빠한테 옮은 걱정거리가 하나 있긴 했지만요. “어떻게 삼시 세끼 빵을 먹고 다니지?” 아빠는 밥걱정만 하였지요. “아빠! 대장 할아버지가 코펠과 버너 가져가신대요. 가끔씩 누룽지나 라면 끓여먹는다고 했고요…. 할머니들은 스테이크 실컷 먹겠다며 벼르시는데요!” 하지만 여행 전날 아빠 짐가방 한가운데엔 꼬마 밥솥 고슬이가 턱하니 자리 잡았습니다. 쌀 한 봉지를 품은 채로요. --- pp. 64~66 「꼬마 밥솥 고슬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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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치가 빛바래고 우둘투둘한, 이끼나 덩굴 풀 같은 걸 달고 있는 오래된 나무가 놓인 풍경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자는 마을의 품위까지도 지켜주던 멋진 감나무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자연과 사람 사이의 사랑을 이야기한다. 표제작 「키다리 감나무」는 그렇게 쓰였다.
연못 옆 키다리 감나무는 가을이면 주홍감이 하늘 끝까지 올라가 하얀 구름을 만나고, 겨울이면 검은 가지 위로 맑은 달과 별이 주렁주렁 매달릴 정도로 쭉 뻗어 있다. 감골집 연못에 사는 황금빛 비단잉어 노랑이도 그런 감나무를 아주 좋아한다. 연못 속에 비치는 물그림자가 넓어서 놀이터가 되고 쉼터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못 속에 노랑이와 다른 물고기가 있어 농약을 치기 쉽지 않았고, 벌레가 꼬여 베일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무 가문과 배추 가문의 이야기를 다루기도 한다. 무뿌는 무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임무, ‘배뿌를 이겨라’를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물을 빨아들이고, 구세주처럼 나타난 지렁이들의 도움을 받는다. 물고기가 되어 아이들과 놀아 보는 게 꿈인 물도 나온다. 꽃샘추위에 얼어버린 선녀탕에 따스한 바람이 찾아든다. 녹은 얼음 틈새로 공기가 들어오더니 얼지 않은 물을 빨아 당겨 뽀록~ 하고 밖으로 내보낸다. 우즈베키스탄에 사는 자동차 요요는 티르네 가족을 위해 신나게 사마르칸트 시내를 달린다. 우화로 동심과 교훈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일상도 묘사한다. 딱지 대왕 문이와 딱지 왕 외할아버지가 함께 딱지 대결을 하며 일어나는 일은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꼬마 밥솥 고슬이와 함께 미국으로 떠나는 가족여행을 통해서는 새로운 장소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산골집살이, 놀이, 여행, 산책 등 일상 속 이야기를 글감으로 다루었다. 낯익은 것을 소재로 삼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쉽다. 책에 실린 단편 동화를 읽으며 평소 흔하게 보는 나무나 식물의 뿌리, 딱지가 나오는 이야기와 자신의 경험을 연결 지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는 동안 자연스럽게 주변의 자연, 사물, 사람과 관계를 맺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