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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너나들이 살아요!
오메! / 두더지와 국화 / 족제비&가재 / 봄날 도롱뇽 / 동병상련 / 기쁜 날 / 애벌레 도둑 / 전과 후 / 지나간다 / 대장 두두 / 눈 밖 / 나누는 물 / 뜻과 풀이 / 스파이 / 똘이 / 진실과 진실 사이 / 오해 / 마찬가지 손주 / 뒤끝 수탉 / 때깟때깟 사냥법 2부 한올지게 살아요! 홍시 / 기다리는 비 / 밭어버이 / 나누기 사랑 / 생각나는 맛 / 귓속말 친구 / 장작 고백 / 콩 심은 데 콩 / 벌 욕 / 빈집 / 담벼락 식구 / 오르막 / 빙빙 도는 마음 / 장사하는 이유 / 속마음 / 애먼 낙지 / 수십 개의 창 / 외할아버지 / 큰 꽃 / 외할머니 시계 / 다 아는 사정 3부 더불어 살아요! 87,600시간 / 아득한 시간 / 두 어머니 / 구분법 / 혼돈 / 우리 식구 / 안경점에서 / 여동생 속마음 / 똑같은 맛 / 두 여자 / 서울 말 과외 / 남은 아기 / 통쾌한 상상 / 위로 / 산책 / 블루베리 / 지리산 / 폼 / 한가위 |
은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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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관계 속에서 살지요. 나를 중심으로 국가와의 관계, 가족과의 관계, 친구들과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선생님과의 관계, 심지어 반려동물과의 관계도 있지요.
그런 관계를 맺지 못하고 생활한 지 벌써 두 해가 지났어요. 바로 코로나19 때문이지요. 매일 학교를 가고, 학원을 다니며 친구들과 뛰어놀던, 당연했던 일상이 멈춘 지 삼 년이나 된 거예요. 세상에! 이렇게 길어질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지요. 마스크 벗은 친구 얼굴은 상상도 되지 않고요. 승강기에서 이웃을 만나도 비켜서게 되었어요. 더구나 변이되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여전히 고통을 겪고 있어요. 끝이 보이지 않는 나날 속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가고 있지요. 그래도 말해주고 싶었어요. 어떠한 경우라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비록 비대면으로 만나고,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일상이라도 말이에요. 어때요? 긍정적인 자세로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 동시집 속 동시들을 만나 볼까요? 한 편, 한 편 어떤 행복이 들었는지 찾아볼까요? 여기서는 마스크 벗고, 재잘재잘 신나게 자, 그럼 출발! --- 「머리말」 중에서 삼촌 개 똘이가/ 꿩을 잡았다며// 산에서 내려오던/ 삼촌이/ 꿩을/ 높이 쳐들었어.// 사실은 바위에/ 머리를 부딪치고/ 죽은 꿩을// 발로 툭툭/ 두어 번 쳐봐도/ 꼼짝도 않던/ 꿩을// 삼촌은/ 똘이가/ 잡았다고/ 자랑해 준 거지.// 얼마 전/ 멧돼지랑 싸우다/ 눈 한쪽을 다친/ 똘이를 --- pp. 42~43 「1부 진실과 진실 사이」 중에서 “잘들 있지?/ 잘 먹고, 잘 노나?”// 증조할머니/ 어디 가시면/ 삼촌에게 전화해서/ 묻는 소리// 두고 온/ 염소들 이야기다.// “새끼를 쳤나?/ 아픈 덴 없지?/ 다친 애들도 없고?”// 농장 염소들,/ 증조할머니한테는/ 그냥 다 손주다. --- pp. 46~47 「1부 마찬가지 손주」 중에서 “홍시 하나 가져오지.”// 요양원 계신 할머니가/ 혼잣말 하는 걸/ 할아버지가 들었는지// 동네, 감 익는 집마다/ 설멍설멍 다니며/ “홍시 있나?”/ “홍시 있수?”/ 묻고 다니신다.// “홍시, 홍시.”/ 혼잣말을 하고/ 다니신다.// 할머니는/ 잊었을지도 모르는데// 홍시를 벌써/ 열 개나 모았다./ 할아버지는 --- pp. 54~55 「2부 홍시」 중에서 아따!// 잠자는 시간/ 네 시간 빼고// 갯바위 미역 따서/ 가져와 널지.// 스무 가닥 한 뭇/ 싱싱할 때 널려고/ 새벽빛에 일어나지.// 머리대로 열 맞추고/ 길이대로 맞춰 널고// 시계 따위 필요 없어./ 미역이 내 시계여.// 갯바위 검푸른 미역/ 국물 내면 뽀얀 국/ 너 생일날 먹은 국/ 그것이 그놈이여.// 아, 그려!/ 밥 먹고, 똥 싸는 시간은/ 뽀너스여! --- pp. 86~87 「2부 외할머니 시계」 중에서 망했다./ 수학 시험// 어머니한테/ 각오하고 말했는데/ 괜찮단다./ 다음에/ 잘 보면 된단다.// 나는 아무래도/ 미심쩍어// “시험 망했어요, 어머니./ 수학 망했어요.”/ 울먹이는데도// 된장찌개도 끓여주고/ 재밌는 개그도 해준다.// 아무래도 함정 같다. --- pp. 100~101 「3부 혼돈」 중에서 다 큰 누나가/ 고등학생 누나가/ 기숙사에서 오면/ 어머니한테 치댄다.// 밥하는 어머니/ 등 뒤에서 껴안고,/ 어머니 옆에 누워/ 꽈악 끌어안고// 어머니가 걸어가면/ 옆에 착 붙어/ 팔에 매달려 걷고/ “엄마아, 엄마아.”/ 는적는적 어리광이다.// 누나 속에/ 아직/ 아기가 남았나 봐. --- pp. 114~115 「3부 남은 아기」 중에서 아버지랑 꼭/ 단둘이 가고 싶어// 따라오려는 동생에게// “지금 나가면/ 골목길 모퉁이 돌 때/ 귀신이 으흐흐 나올지 몰라!/ 봐, 달이 으스스하잖아?/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널 따라올 거야./ 그림자 귀신!”// 막, 막,/ 무서운 얘기로/ 동생 떼놓고/ 아버지랑 걷던 사랫길// 커다란 아버지 손이/ 내 손을 꼭 쥐고/ “오랜만이지?”/ 내 얘기 다 들어주고/ 나한테만 웃어주는데// 나는 자꾸만/ 동생 생각이 났어요. --- pp. 120~121 「3부 산책」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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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너대로 지금 그대로
충분히 참 괜찮은 사람 우리는 끊임없이 비교하며 산다. 생존을 위한 절대적 비교가 아닌 상대적 비교다. 아니 어쩌면 상대적 비교로 인해 우리를 성장시킨다고 착각할 정도다. ‘쟤는 나보다 말을 잘해.’ ‘쟤보다 나는 못났어.’ ‘누구누구네는 우리보다 좋은 차야, 우리 집보다 넓은 평수야.’ 늘 자신이 가진 것을 타인과 비교하며 내가 부족하다고 불평한다. 마치 내가 불행하고, 불행할 수밖에 없으며, 앞으로도 불행할 것이라는 불행예찬론자들 같다. 불행해서 견딜 수가 없다며 괴로워한다. 상대적 비교는 불행할 수밖에 없다. 일억짜리 집에 사는 사람은 천만 원짜리 집에 사는 사람들 틈에 살면 부자다. 그러나 십억짜리 집에 사는 사람들 틈에서는 가난뱅이다. 이렇듯 모든 기준은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자신만의 인식일 뿐이다. ‘쟤는 말을 거칠게 해서 나쁘다, 쟤는 인사를 잘하니 좋다.’ 이런 식의 비교 또한 그렇다. 우리는 다만 다를 뿐인데 말이다. 그렇다고 비교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비교를 하고 어떤 마음을 내어놓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동시집에 들어 있는 특별한 비교가 바로 그것이다. 동시로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어 온 이수경 아동문학가의 이번 동시집 『비교하지 않기로 해!』는 특별한 비교를 통해 아이들에게 보다 더 큰, 보다 더 나은, 보다 더 좋은, 보다 더 많은 사랑을 주려고 한다. 바로 받으려고, 가지려고 하는 비교가 아닌 주려는 비교다. 내 감정, 내 기분을 위해 다른 것을 빼앗는 것이 아닌 타인의 감정과 기분을 위해 내 것을 멈춘다. 내어준다. 직접경험을 통해 따뜻한 비교를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어제 복도에서/ 내 다리 건 일/ 마음먹고 따지러/ 옆 반 갔는데// 은서,/ 울고 있네.// 무슨 일이지?/ 책상에 엎드려/ 어깨까지 들썩이며/ 왜 울지?// 쉬는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따져야 하는데/ 무슨 일이지?// 내 가슴에/ 별이 지나간다. - ‘지나간다’ 전문(28~29쪽) 복도에서 내 다리를 건 친구에게 따지러 갔다가 울고 있는 모습을 보며 내 감정을 내려놓는 모습도 그렇다. 그 친구가 울고 있는 모습과 따지러 간 마음을 비교했지만 조금도 주저 않고 별이 지나가는 마음을 드러냈다. 우리 집 창고 뒤편/ 산수유나무 아래에서/ 바스락바스락/ 아기 고양이// 작고, 앙증맞은/ 아기 고양이가/ 야옹, 야옹/ 겁먹은 눈을/ 크게 뜨고 울지 뭐야.// 거미줄에 엉켜/ 가랑잎에 파묻혀/ 엄마를 잃었는지/ 울고 있지 뭐야.// 우리가 데리고 와/ 막둥이 쓰던 젖병에/ 분유 넣어 먹여 키웠지./ 이름은 두두// 이제는 우리 집에서/ 목소리 제일 큰 대장이야.// 냐야아아옹!// 두두 엄마도/ 쫑긋/ 찾아올 수 있을 거야. - ‘대장 두두’ 전문(30~31쪽) 엄마 잃은 아기 고양이를 데려다 길렀지만 은혜도 모르고 목소리 커진 고양이도 그렇다. 마치 자신이 대장인 듯 목소리를 키우는 같잖은 모습과 그 목소리를 듣고 엄마가 찾으러 올 수 있겠다는 속 깊은 비교 말이다. 아이들은 이런 긍정적 비교가 자연스럽다. 그 긍정적 비교를 어른들은 경쟁으로 채색한다. 교육이라는 미명 아래 자신이 겪은 경험으로 아이들 인식을 바꿔 놓는다. ‘더 멀리, 더 크게, 더 오래, 더 많이’를 외치며 대결구도에 세운다. 그런 어른들은 부디 이 동시집을 만나보면 좋겠다. 이 동시집 속 한 편, 한 편 동시 속에서 어떤 비교가 있는지 찾아보며 스스로와 약속했으면 좋겠다. “그래, 나는 상대적 비교를 하지 않겠어!”라고 말이다. 그래서 『비교하지 않기로 해!』 동시집을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함께 읽는 것은 어른들의 약속이기도 하다. “우리 서로 비교하지 않기로 해! 너는 너대로 지금 그대로 충분히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말해주는 것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부정 대신 긍정을 선택하는 동시들을 꾸려 놓은 책, 『비교하지 않기로 해!』를 꼭 만나보자. 아이든 어른이든 서로를 긍정하면서 소소하지만 따뜻한 일상의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