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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하고 싶은 말 지우고 이런 것 남겨도 될까요
그것은 그러므로 011 바람의 사생활 012 잎이거나 입이거나 어쨌거나 동일성 014 덧없이 부유하는 나비 그리하여 나비 016 그렇게 말했습니다 018 내가 나를 무엇이라 부르지 못하고 020 단지 암묵적으로 021 꽃이라는 기호의 모습 022 감상적인 독서법 024 문득 026 구름변주곡 028 슬픔이라는 내용을 가진 한때 030 이런 밑그림이 있었습니다 032 신경질적인 a 034 아라베스크 036 안개수사학 038 비로소 릴케 040 모든 꽃이 조문하듯 네게로 향하고 있어 042 2부 가려도 가려지지 않아 지붕을 얹어요 당신이 잘 있으면 나는 잘 있습니다 046 견뎌야 하는 날은 자꾸 시계를 보게 돼요 048 발언 050 표류하는 독백 052 전언, AC-Eight 054 너를 생략하다 056 짓 058 그늘의 우화 060 및 062 수취인 불명 064 마침내 066 잠의 현상학 068 여름스펙트럼 070 수레국화가 말하는 겁니다 072 슬그머니 075 목련적이게 076 함부로 펼친 메시에목록 M103 078 일인칭 자기지시적 시점 080 3부 지루해요 멸렬해요 그럼에도 취향이에요 아무렇지 않게 오렌지 084 이를테면 고양이 086 히아신스 정물 088 봄이 자라는 파브르의 정원 그러면서 밀의 옥상 090 기껏해야 거울이거나 거울의 다른 이름이거나 092 맺힌다는 거 094 아무것도 모르던 그때가 좋았지? 096 그리하여 봄 다시 겨울 사이 098 문득 누나야 100 우울에 관한 소회 102 파랑을 위한 광시곡 104 곡예 106 수면곡선 108 위험에 관한 몇 가지 생각 110 예측 불가능한 것들을 위한 가능 112 아마도 114 담쟁이 독백 115 안녕 모니카 116 해설 - 기다림으로 다가서기 118 서윤후(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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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한 것을 사랑하는 나는 쉽게 사랑에 빠진다. 몰입의 과정에서 만물이 첫사랑이 되고 마는 이 병명을 여름이라고 부른다. 그렇기에 나는 여름을 좋아한 적 없고, 여름을 가져본 일도 없다. 어중간한 밀고 당기기를 하지 못하고 분석의 시간을 가지지도 못한다. 귀가 뾰족하잖아? 눈이 물방울 모양이잖아! 너무 사랑해. 발견이 사랑이 되는 이 도식을, 땀이 나는 여름을, 쥐어본 적 없는 예민하고 사랑스러운 계절을,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럼에도 습하고 덥고 불쾌한 여름이 지난 뒤면 어째서 또 그렇게 다 좋았던 것만 같은지. 청량한 기억으로 조작되는 나를 나도 모를 일이다. 흐드러진 담벼락의 꽃나무에서 사랑니가 빠지고 있다.
-그러니까 에필로그, 김희준(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