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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로버트 맥팔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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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에 글을 쓰는 구식 습관은 분명 언제까지고 살아남을 것이다. 만약 이 책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다시 말해 잠시 앉아서 바라보고 듣고 어떤 생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짤막하게 적어보도록 영감을 줄 수 있다면 이 책을 만드는 데 들어간 노력은 보답 받은 셈이다. 다음에 당신이 여행을 갈 땐 배낭 안에 온갖 전자 장비와 함께 작은 노트를 챙기길 바란다. 다른 장비들을 집에 놔두고 가면 더 좋다. 모험과 경험으로 당신의 노트를 가득 채워라. 호기심을 좇아라. 단, 돌아와서 반드시 당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도록!
--- p.18 여기에 실린 수채화들은 오듀본의 초창기 작품이다. 1803년 전에 그린 그림은 한 장도 남아 있지 않은데 오듀본이 수시로 초벌 스케 치를 파기한 탓이다. 이 보기 드문 초기 작품에서 우리는 생생한 색 채와 복잡한 디테일을 통해, 점차 기량이 숙달되고 세심한 눈썰미를 갖추고 있는 인물을 엿볼 수 있다. 인생 후반에 오듀본은 야생의 아 름다움이 사라지기 전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꼈다. 그는 미국이 점차 도시화되는 경향을 지켜봤다. 그는 활발한 사냥꾼 이었지만 동시에 방랑자이자 산사람으로서, 갈수록 환경이 망가지 기 쉽다는 것을 의식했다. 사후에 그는 높은 명성을 누리긴 했지만 생전에는 확실히 외면당했다. 여러 일기장 중 하나에 그의 모토가 적혀 있다. ‘시간이 진실을 드러낼 것이다.’ --- p.24 경이에 젖어들어 자신이 본 것에 겸허해지는 일이 어떤 것인지 나는 잘 알고 있다. 달 표면은 황량하고 척박해보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 선명한 색채를 전달하려고 언제나 노력한다. 암흑 같은 우주에서 솜털 같은 흰 구름이 점점이 박힌 아름다운 푸른 구슬, 우리의 고향 지구를 볼 때의 짜릿함은 내가 지금껏 목격해온 그 무엇에도 비할 수 없다. --- p.148 “갑자기 사람의 고함을 들은 것 같았다. 3년 만에 처음 들어보는 낯선 소리였다. 그 순간 심장이 쿵쾅거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듯했다.”(프리드쇼프 난센) --- p.190 여덟 달 뒤인 1922년 11월, 수색대가 텐트를 찾아냈고 죽은 대원들의 최후의 소망이 실현되었다. 그들의 편지와 일기는 절박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고국의 가족들에게 건네졌다. 스콧의 글은 남극의 얼음 너머로 반향을 낳았고, 대중은 안타까운 죽음에 깊이 슬퍼했다. 그들의 실패는 고귀한 희생으로 탈바꿈했다. 어쩌면 그 가운데에서도 스콧이 아내에게 쓴 마지막 편지가 가장 가슴 찢어지는 편지일 것이다. 편지에는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의연하게 죽음에 맞서려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편지 첫머리에 ‘나의 미망인에게’라고 적었다. --- p.2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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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험가의 생애와 그들의 대표적인 탐험까지,
자연과 모험, 드로잉을 사랑하는 이의 필독서 책은 각 탐험가별로 장을 나눠 각자의 생애와 업적, 그리고 그림과 육필 기록을 실었다. 더불어 현재 생존해 있는 동시대 탐험가들의 생생한 수기를 곳곳에 배치해 현장감을 더했다. 탐험 중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려진 그림은 물론 세간에는 덜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보았을 때 그 의미가 남다른 아름다운 풍경화도 빠짐없이 모았다. 대부분의 탐험가들이 현장에서 글 쓸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이들이 현장에서 급하게 “휘갈겨 쓴” 글도 그림과 함께 배치하여 독자들이 그때 그 장소에서 탐험가들이 느꼈을 짜릿함을 똑같이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오늘날에는 더 이상 오지라고 할 만한 곳도, 미지의 땅이라고 할 만한 곳도 없다. 모두 세계 지도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설령 신비롭고 낯선 땅에 가더라도 구태여 그림으로 기록할 필요 없이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하여 곧장 지구 반대편까지 공유할 수 있다. 그럼에도 여행을 떠날 때마다 작은 수첩을 들고 그곳에서의 경험과 풍광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여행자들이 있다. 사진보다 정확하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에는 여행자가 그 순간 느꼈던 감정과 주관이 녹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보통 스케치북과 일기는 대중에 공개할 의도가 없는 사적인 기록이라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다. 탐험가들이 직접 손으로 쓰고 그린 기록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지만, 더 나아가 자신만의 경험을 글과 그림으로 남겨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