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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
박용하
달아실 202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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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실 시선

책소개

목차

개정판 시인의 말

초판 시인의 말

미발표 초기시
가을 2
작문
조부祖父

초판에 실리지 않은 초기시
순간의 질식
나무
용서합시다

1부. 파도를 믿는 저녁

측백나무
나무 앞에서
연기
27
구부러지는 것들
비 오는 날 굴성屈性의 식물들은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
청동 구릿빛 나무들의 노래 1
청동 구릿빛 나무들의 노래 2
대관령의 자작나무는 괜찮은 듯이 서 있다

서울의 밤과 비와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默視
청동 구릿빛 나무들의 노래 3
풀잎

여름강
단편 24시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

2부. 이슬심장
춘천 비가 1
춘천 비가 2
춘천 비가 3
북한강에서
막차
데스마스크
추억의 푸른 비 뒤의 검은 빵
춘천 비가 4
춘천 비가 5
겨울강
죽음의 집
겨울 1970 속초
잊혀갈 것이다
봄비의 묵시록
안개
삼십 세
열등생

3부. 피뢰침은 낙뢰와 함께 잠든다
겨울산
낭떠러지 앞에서
겨울산 화악산
죽은 시인들
동해안 포구를 위하여
지금 그곳에선
서시

해설. 절벽에서의 투기, 위험한 초월 _ 김정란

저자 소개 1

1989년 『문예중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로 증보하여 재출간),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 『영혼의 북쪽』, 『견자』, 『한 남자』,『이 격렬한 유한 속에서』, 『저녁의 마음가짐』을 썼고, 동시집으로 『여기서부터 있는 아름다움』을 썼고, 산문집으로 『위대한 평범』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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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62g | 125*200*9mm
ISBN13
9791191668308

출판사 리뷰

절벽에서의 투기, 위험한 초월
― 박용하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


1989년 『문예중앙』으로 등단한 강릉 출신의 박용하 시인이 여섯 번째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를 펴냈다.

달아실시선 50번째 시집으로 나온 이번 시집은 1991년에 펴낸 첫 시집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중앙일보사)를 개정 복간한 시집이다. 박용하 시인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 되겠다.

첫 시집을 개정 복간하면서 제목을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로 바꾸었고, 미발표 초기시 3편과 첫 시집에 실리지 않은 초기시 3편을 추가했다. 해설도 초판은 박철화 평론가의 글을 실었는데, 이번 개정판에서는 김정란 평론가의 글을 실었다.

박용하 시인은 1991년 첫 시집 『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중앙일보사)와 1995년 두 번째 시집 『바다로 가는 서른세번째 길』(문지)를 펴내며 세상과 문단에 이름 석 자를 깊게 각인시켰고, 세 번째 시집 『영혼의 북쪽』(문지, 1999), 네 번째 시집 『견자』(열림원, 2007) 그리고 다섯 번째 시집 『한 남자』(시로여는세상, 2012)을 펴내면서 지난 30년 동안 통렬하고 질박한 남성의 시 세계, 박용하만의 시 세계를 구축해왔다.

초판의 해설에서 박철화 평론가는 박용하의 시를 “죽음과의 싸움-광기의 시학”이라 함축하면서 이렇게 평했다.

“그가 시집 전체를 통해 ‘연신 불을 물펌프질’(「청동 구릿빛 나무들의 노래 1」)하는 나무를 예찬하는 것은 바로 그 나무는 온몸이 불순이고 온몸이 반동이며, 반항으로써 복수하는 주체,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되고자 하는 ‘나무는 제 살과 피의 꿈을 불사른다’(「측백나무」). 그것은 ‘안으로 불타는 정신에 의해서 해방되는 세계’(「측백나무」)이다. 그것을 통칭하여 그는 광기라 부른다. 따라서 나는 ‘광기’를 향하여 자신을 연소시키는 박용하의 시세계를 광기의 시학이라 부르겠다. 왜 아니겠는가. 죽음과 싸우는 데에는 광기가 필요한 것이다. 그것은 ‘취한 삶’의 흔적들이다. 흔적은 도처에 자신의 그림자를 남긴다.”

한편 개정판의 해설에서 김정란 평론가는 박용하의 시를 “절벽에서의 투기, 위험한 초월”이라 함축하며 이렇게 얘기한다.

“오디세우스는 바닷가 바위 위에 앉아 머리를 빗으며 항해자들을 꼬드기는 아름다운 세이레네스의 유혹에 저항하기 위하여 돛대에 자신의 몸을 꽁꽁 묶는다. 그는 수직성의 원칙에 기댐으로써 여성의 수평적 유혹에 저항한다. 여기 수평의 삶을 거부하고 오로지 수직의 삶만을 살 신탁을 부여받은 또 한 명의 오디세우스가 있다. 박용하에게 존재는 단지 수직 방향을 따를 때에만 의미를 획득한다. 그것은 이 시인이 그토록 증오하는 ‘시시하게 살기’가 ‘전복’되는 방향이다. 그것은 주어진 삶, 박용하에게는 단지 ‘소문’, 남들이 그렇다니까 그러한 삶에 불과한, 타인들의 판단 기준에 매여 있는 ‘너그들’의 삶을 ‘어디까지나 / 넘어서’려는 자가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향이다. 그는 수직적인 모든 것, 새의 비상, 나무들의 직립, 내리꽂히는 비, 폭포, 타는 불에 자신의 몸을 칭칭 비끌어맨다. 넓은 초월은 없다. 모든 초월은 높거나 깊다. 초월은 면적이 아니라 높이이거나 깊이이다. 그것을 갈망하는 자에게 옆으로 살기는 가장 추악한 추문이다. 박용하는 잘라 말한다. ‘길이 나를 데려가주지는 않는다’(「삼십 세」).”

“1990년대 문학은 위대함을 포기함으로써 그 목소리의 시대적 변별성을 추구해 가고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시도의 문학적 의미를 과소평가하지 않는다. 그것은 명백히 의미 있는 시도이다. 1980년대의 들뜬 정치적 메시지에 눌려 질식되었던 개인의 목소리들이 얼핏 보기엔 아주 잡다한 여러 형식들을 통해 발성되고 있다. 박용하의 목소리는 그 목소리들 가운데에서 어쩌면 가장 이질적인 요소들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위대함의 꿈을 버리지 않은 거의 유일한 젊은 시인이다. 그래서 그의 시에는 어떻게 보면 시쳇말로 ‘폼’만 너무 센 터프가이의 거친 매너를 닮은 부분이 가끔 돌출되어 드러난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젊음의 열정의 흔적이다. 오히려 그 세련되어지지 않은 열정은 도시적 감수성으로만 얄팍하게 무장한 “내면이 없는” 세대가 가장 결하고 있는 덕성일 수도 있다.“

“박용하는 이미 어떤 자신의 어법을 구축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그의 치열한 내면추구를 통하여 탄탄한 상상적 통일성을 보여 준다. 어조의 단조로움이라든지 이미지들의 조합이 도식적이라든지 하는 결함을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그가 지닌 위대함의 꿈, 그리고 그것을 수행해 가면서 구축한 그의 견인주의적 상상력이 이룩한 성과에 비하면 그리 크게 문제 삼을 바는 아니다. 게다가 그는 젊은 시인이 아닌가. 젊음의 거칠음은 오히려 신선하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내일의 형식적 우아함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는 서른 살의 박용하를 “죽음과의 싸움-광기의 시학”(박철화)으로 읽고, 또 누군가는 “절벽에서의 투기, 위험한 초월”(김정란)로 읽고 있지만, 이제 서른 살의 박용하는 없다. 30년의 세월이 훌쩍 지난 지금 서른 살의 박용하는 육십 세에 접어든 박용하가 되었으니까.

하지만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가 전하는 메시지는 삼십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세계는 삼십 년 동안 진보(進步)한 것이 아니라 답보(踏步) 아니 퇴행했으니까. 아직도 세계는 “은유보다 설명이 더 대접받는 시대”((「27」)이고, “어둠이 지배하는 곳”(「27」)이니까. 서른 살의 박용하의 자조 - “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다. 그래 예감보다 폭력을 믿는 저녁이다. 폭력보다 돈을 믿는 저녁이다 (중략) 국가보다 오래전부터 밀려오는 파도를 믿는 저녁이다”(「전화보다 예감을 믿는 저녁이 있다」) - 또한 여전히 유효한 세상이니까.

박용하의 시집 『26세를 위한 여섯 개의 묵시』를 다시 읽어야 하는 까닭이겠다.


■ 시인의 말

30년 전에 냈던 첫 시집(『나무들은 폭포처럼 타오른다』)을 다시 낸다.
그간 나는 변했을 게다. 좋게 말하자. 변화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변치 않는 게 있다면
시가 나의 일이고 나의 일이 시인 삶을 살고자 한다는 거다.

미발표 초기시와 초판에 실리지 않은 초기시도 싣는다.
초기시는 「가을 2」를 빼곤
부자유와 부조리의 실전이었던 군 생활 때 쓴 것들이다.
나머지 시편은 제대 후인 1988년부터 1991년 사이에 쓴 글이다.
눈에 거슬리는 문장부호와 행갈이를 비롯해 일부분 손을 봤다.
13편은 아예 빼버렸다.
각 부에 제목을 달고, 해설도 새로 싣는다.

이 시집이 진정 나의 첫 시집이다.

2022년 1월
박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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