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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단골바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지
박초롱
현암사 2022.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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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첫 잔. 애호가의 기쁨, 애주가의 슬픔

마시는 만큼 우리의 세계는 넓어지니까
애호하는 마음
바에 앉아 기다리는 마음에 대해서
술 좀 하세요?
사랑이 떠난 자리에 남는 것
낯섦의 술 처방
술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 없어
타인의 슬픔은 너무 멀고, 기쁨은 왜 이렇게도 가까울까
삶의 다음 챕터를 기다리는 즐거움
집은 없어도 취향은 있다
무엇을 위한 것도 아닌 시간
인생 술 총량의 법칙

두 번째 잔. 대충 살자, 스크루 드라이버 만드는 미국인처럼
오늘도 한 편의 연극을 한다는 마음으로
엄마는 다시 태어나면 뭐가 되고 싶어?
대충 살자, 스크루 드라이버 만드는 미국인처럼.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확률은
딱 한 잔만 마셔야 한다면
너무 얼렁뚱땅 사랑하는 거 아냐?
매일 달라지는 블루하와이의 맛
모든 이별은 각자의 몫
어떻게 계속 견뎌낼 수 있다는 말인지
경험주의자의 소비
이러려고 사는 거지

세 번째 잔. 당신의 작고 이상한 세계가 사라지지 않도록
헤어짐을 위한 마가리타
웃기지 않으면 웃지 말자
보드카의 잃어버린 고향을 찾아서
취하지 않을 정도로 마시기
외로움의 맛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선 밖으로 밀려난다
대체 연애는 언제 졸업하는 거지
내가 술을 끊으면, 지구는 누가 지키지?
운명에게도 이유는 있다
어떤 술의 맥락과 기능
행복할 기회와 불행할 자유
마티니가 마시고 싶은 기분

저자 소개 1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데 돈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딴짓 전문가, 취미 부자, 경험주의자.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다. 세상 모든 술을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서 바를 찾아 다녔다. 급기야는 낮에는 카페 낮섬이다가 해가 지면 낯섦으로 바뀌는 바를 운영했다. 낮에는 한적한 섬 같은 곳이었으면 했고, 밤이면 모든 게 낯설어지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만나 작고 충만한 무언가가 되는 칵테일의 세계를 이야기하다보니 그게 내가 사는 세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둘에 대해서 쓰게 되었다. 계간매거진 〈딴짓〉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데 돈과 마음을 아끼지 않는다. 딴짓 전문가, 취미 부자, 경험주의자.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 사람의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다. 세상 모든 술을 다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서 바를 찾아 다녔다. 급기야는 낮에는 카페 낮섬이다가 해가 지면 낯섦으로 바뀌는 바를 운영했다. 낮에는 한적한 섬 같은 곳이었으면 했고, 밤이면 모든 게 낯설어지는 공간이었으면 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만나 작고 충만한 무언가가 되는 칵테일의 세계를 이야기하다보니 그게 내가 사는 세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둘에 대해서 쓰게 되었다.

계간매거진 〈딴짓〉을 발행하고, 여성과 일에 대한 팟캐스트 〈큰일은 여자가 해야지〉를 진행하고 있다. 『딴짓 좀 하겠습니다』, 『더 사랑하면 결혼하고 덜 사랑하면 동거하나요』, 『야망 있는 여자들의 사교 클럽』, 『우리 직업은 미래형이라서요』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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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284g | 125*190*17mm
ISBN13
9788932321981

책 속으로

내 나이 서른다섯. 요리 보고 저리 보아도 어른인 나는 그렇게 어릴 적 희망을 종이비행기에 접어 날려 보냈다.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집도, 차도, 노후 대비도 아스라이 사라졌다. 그런 소망을 가질 때 당연히 있으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내게는 없다. 집이 없고, 뚱뚱한 지갑이 없고, 근사한 할머니로 늙기 위한 연금이 없다. 나의 노년에도 지구가 안전하리라는 보장이 없고, 혐오가 놀이가 된 시대에 무사히 나이 들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없다. 안전한 미래는 지난주에 길을 걷다 도둑맞았고, 눈부신 희망은 어제 드라이마티니와 바꿔 먹었다.
--- 「머리말」 중에서

애호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깊고 넓은 세계가 있다. 시간을 들여 천천히 살펴야만 보이는 세계, 손으로 더듬어야만 느낄 수 있는 세밀한 결, 여러 번 곱씹고 음미해야만 알 수 있는 기쁨이 있다.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사람이 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다르다고 믿는다. 사랑에 빠지는 일은 아무리 계속해도 질리지 않는다. 온 마음을 다해 무언가를 좋아해 본 사람은 알지 않을까. 그 마음으로 인해 세상이 달라진다는 걸.
--- 「머리말」 중에서

시 한 편을 쓰는 것보다 26주짜리 카카오 적금을 드는 게 더 중요한 것처럼 느껴질 때, ‘결국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겠냐’는 말에 일의 의미가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을 때 간다. 내 삶의 디폴트값이 늘 월세나 연금 따위에 머물러 있는 것 같을 때, 아무리 영화를 보고 글을 써도 삶의 의미를 묻지 않게 될 때 간다. 그러니 어찌 보면 칵테일을 마시는 일이란, 정말 사치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 「마시는 만큼 우리의 세계는 넓어질 테니까」 중에서

바의 이름은 낮섬(낯섦)이었다. 낮의 주인이 카페인 낮섬을 운영했고, 밤의 주인인 내가 바 낯섦을 운영했다. 낮에는 한적한 섬 같은 곳이었으면 했고, 밤이면 모든 게 낯설어지는 공간이길 바랬다. 나는 그곳에서 여름가을겨울봄 그리고 다시 여름, 계절이 한 바퀴 돌 때까지 칵테일을 팔았다.
--- 「바에 앉아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마음에 대하여」 중에서

내일 종말이 오면 마셔야 할 술 역시 직관적인 해석을 더해서 나는 위스키 플로트를 만들기로 한다. 잘 깎은 얼음을 넣은 잔에 미네랄워터를 70%정도 따르고, 바 스푼을 뒤집어 물 위에 위스키를 살살 띄워준다. 투명한 물 위로 갈색 위스키가 층을 이루는 모습이 아름다운데, 종말을 맛보고 싶다면 스트레이트로 마시길 권한다. 금방 정신을 잃어 세상이 끝나는 줄도 모를 수 있을 테니까.
--- 「낯섦의 술 처방」 중에서

아픈 사람 앞에서 칵테일을 마신다는 건 어쩐지 못할 일 같다. 우리는 저마다의 감옥에 살고, 모두에게는 각자가 짊어져야 할 십자가가 있다지만, 누군가의 십자가는 외면할 수 없을 만큼 더 커 보인다. 어째서 사람마다 지닌 고통의 평균값은 이렇게도 다른 건지. 왜 그냥 주어진 대로밖에 살 수 없는 건지. 그런 생각을 할 때면 종교를 가지고 싶어진다. 이 부조리함에는 마땅히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다. 삶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거의 없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태도뿐이라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사실이다.
--- 「인생 술 총량의 법칙」 중에서

취향을 얻기 위해 경험을 하고, 경험을 얻기 위해 지갑을 여는 건 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하는 일이다. 손에 남지도 않는 일을 위해 돈을 쓴다고 이모는 타박을 했지만, 고집스러운 경험주의자의 기를 꺾지는 못했다. 물건을 산다고 해서 내가 그 물건의 이미지처럼 변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경험은 나를 본질적으로 바꾸기 때문이다. 경험 소비여, 번영하라!
--- 「경험주의자의 소비」 중에서

에그시의 마티니는 제임스 본드의 마티니 레시피와 정반대다. 보드카 대신 진, 흔들지 말고 저어서. 그는 아마 ‘젓지 말고 흔들어서’에 질릴 대로 질렸으리라. 다들 제임스 본드의 마티니를 기억한다 이거지? 나는 킹스맨의 마티니를 기억하게 해주겠어. 이런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티스비가 10년이 넘게 한 연극 생활을 접고 갑자기 가게에서 일하는 모습은 잘 상상이 되지 않았다. 그게 그에게 맞는 옷일 거라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티스비는 자신인 채로 사랑받을 수는 없는 걸까. 상대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꿔야만 사랑할 수 있는 거라면, 그게 티스비에게 맞는 사랑일지도 알 수가 없었다.

--- 「마티니를 마시고 싶은 기분」 중에서

출판사 리뷰

월급 300만 원에서 30만 원을 헐어 한 끼의 오마카세를 먹는 당신,
용돈 30만 원에서 3만 원을 빼내 최애의 포토카드를 사는 당신,
하루 3만 원의 생활비를 아껴 3천 원짜리 초콜릿을 사먹는 당신,

그리고 ‘우리가 집 살 돈이 없지 술 마실 돈이 없냐’고 외치며
한 잔에 2만 8천 원 칵테일을 사먹는 나와 당신을 위한 책!


집도 절도 없는 주제에 취향만은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잘 안다. 월급 300만 원에서 30만 원을 헐어 한 끼의 오마카세를 먹는 당신, 용돈 30만 원에서 3만 원을 빼내 최애의 포토카드를 사는 당신, 하루 3만 원의 생활비를 아껴 3천 원짜리 초콜릿을 사먹는 당신, 그리고 ‘우리가 집 살 돈이 없지 술 마실 돈이 없냐’고 외치며 한 잔에 2만 8천 원 하는 칵테일을 사먹는 너와 나다.

저자는 세상 모든 술을 좋아하지만 그중에서도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서 온갖 바를 찾아다녔고, 급기야는 낮에는 카페 낮섬이다가 해가 지면 낯섦으로 바뀌는 바를 운영하기도 했다. 서로 다른 재료들이 만나 작고 충만한 무언가가 되는 칵테일의 세계에 빠져있다 보니 그게 우리가 사는 세계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둘에 대해 쓰게 되었다.

좋아하는 것에도 자격을 고민하게 되는 시대다. ‘안정적인 생활’이 없다면 무언가를 애호하는 것은 사치로 여겨진다. 어떤 것을 좋아하는 일에는 돈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근면히 노동하고 돈을 아껴서 안정적인 삶을 살 것, 일단 적금부터 붓고 드립커피를 사 마실 것, 좋은 인테리어는 집을 산 이후에 할 것을 사회는 우리에게 종용한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애호하는 이들은 꾸준히 살아남아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왔다.

저자는 앞만 보고 달리다 손에 꼭 쥔 것들을 가끔 펼쳐보는 대신 처음 마셔보는 칵테일,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두서없는 대화, 애쓰는 사람들을 알아봐주는 것, 서로의 모자람을 탓하지 않는 가족을 매일매일 들여다본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재료들이 섞여 한 잔의 완벽한 칵테일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완벽한 행복이 아니더라도 작고 불완전한 순간들을 오랫동안 마음속에 새기려고 한다.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인생이 변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의 세계가 된다


좋아하면 비로소 보이는 세계가 있다. 애호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깊고 넓은 세계.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좋아하게 된 사람이 보는 세상은 이전과는 달라진다. 이 책에서 저자는 칵테일을 사랑하게 되면서 그로 인해 행복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추운 겨울밤에는 에그노그를, 출간 축하 파티에는 미모사를, 일상이 지루한 날이면 페니실린을 마시며 좋아하는 것들로 인생을 채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하는 짧은 순간의 행복들로 인생의 나머지를 채우며 살아간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이 곧 나의 세계가 된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마음은 아낄 수 없다. 월세를 훌쩍 넘는 돈을 내고서라도 오늘의 칵테일을 마셔야 하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는 다음날을 생각하지 않고서 술을 마셔버리는 것처럼.

이 책을 읽으며 당신이 무언가를 좋아하리라 마음먹는다면, 혹은 좋아하는 마음을 응원 받는 기분이 든다면 좋겠다. 애호하는 것들로 행복해지는 그 작고 이상한 세계를 지켜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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