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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를 마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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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혁명의 역사 ― 아가트 노바크-르슈발리에

벗이여, 유년기에서 벗어나, 깨어나라!
1장 세계는 나의 표상이다
2장 사물을 세심히 들여다보라
3장 그렇게 삶의 의지가 객관화된다
4장 세계라는 연극
5장 삶의 태도: 우리 존재에 대하여
6장 삶의 태도: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하여

[해제]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는 우엘벡을 마주하며 - 이은지

저자 소개2

미셸 우엘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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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 Houellebecq,Michel Thomas

21세기 프랑스 최고의 논쟁적 작가. 1958년 프랑스의 해외 영토인 레위니옹섬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님의 이혼으로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조부모와 보냈다. 국립농업학교에서 농업경제학과 정보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전산 관련직, 국회 전산부 행정 보좌직 등 다양한 일을 했다. 1985년 시인으로 데뷔했으며, 1996년부터는 전업 작가로 창작 활동에 매진한다. 1992년 첫 시집으로 《행복의 추구》를 펴내 트리스탕 차라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1994년 첫 장편소설 《투쟁 영역의 확장》을 시작으로 《소립자》, 《플랫폼》, 《어느 섬의 가능성》, 《지도와 영토》, 《복종》, 《세로토닌》
21세기 프랑스 최고의 논쟁적 작가. 1958년 프랑스의 해외 영토인 레위니옹섬에서 태어났으며, 부모님의 이혼으로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조부모와 보냈다. 국립농업학교에서 농업경제학과 정보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전산 관련직, 국회 전산부 행정 보좌직 등 다양한 일을 했다. 1985년 시인으로 데뷔했으며, 1996년부터는 전업 작가로 창작 활동에 매진한다.
1992년 첫 시집으로 《행복의 추구》를 펴내 트리스탕 차라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1994년 첫 장편소설 《투쟁 영역의 확장》을 시작으로 《소립자》, 《플랫폼》, 《어느 섬의 가능성》, 《지도와 영토》, 《복종》, 《세로토닌》 등을 썼다. 2010년에는 《지도와 영토》로 공쿠르상을 수상하였다. 우엘벡은 소설을 통해 자유 자본주의의 노동과 성, 인간의 이기주의, 프랑스 정치 문제나 이슬람 혐오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에 관해 본인만의 소신을 밝힌다. 그로 인해 발표하는 작품마다 뜨거운 찬사와 신랄한 비판을 동시에 받으며 논쟁을 일으킨다. 각종 인터뷰에서도 매번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발언으로 화제가 되는데, 이슬람에 대한 언급으로 법정에 선 일은 특히 유명하다. 우엘벡이 알카에다 조직에 납치됐다는 소문을 바탕으로 2014년에 제작된 〈미셸 우엘벡 납치 사건〉이라는 영화에서 본인 역을 맡아 직접 연기하기도 했다.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는 시, 소설, 에세이 등을 망라하는 우엘벡의 저작 중 첫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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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외국어교육과 불어전공에서 ‘프랑스어 부정(否定)에 관한 정신역학론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프랑스 그르노블알프스대학교 언어학 및 언어 교수법 전공에서 ‘프랑스어 학술 구어 담화에서의 표현에 관한 연구’로 박사과정 중에 있다. 옮긴 책으로는 《몽테뉴 여행기》(2020)와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삶에 맞서》(2021),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며》(근간), 《쇼아》(근간)가 있고, 지은 책으로 《고흐 아저씨와 함께 떠나는 색칠여행》(2016)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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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36쪽 | 110*172*20mm
ISBN13
9791157832392

책 속으로

사실 그가 쇼펜하우어를 발견하면서 느낀 힘이란 자신의 분신을 알아볼 때 느낄 법한 충격과 틀림없이 관련이 있다. 자신과 함께 오래 동행할 것을 단번에 알아볼 그런 존재 말이다. 고뇌의 전문가, 근본적 비관주의자, 고독한 염세주의자인 쇼펜하우어를 읽는다는 것은 미셸 우엘벡에게 “편안한” 행위다. 둘이서는 덜 외로운 법이지 않은가.
--- p.11

모든 욕망과 세상에 존재하는 객관의 총체로부터, 모든 고찰로부터 벗어나 평온하게 관조하는 것. 이게 바로 굉장히 참신하면서도 단순하고, 낭만주의나 고전주의와는 사실상 거리가 먼 쇼펜하우어의 미학이다.
--- p.59

쇼펜하우어라면 20세기에 형성된 부조리라는 발상을 얼마나 미흡하다고 생각했을지 헤아려볼 수 있다. 그에게 가장 명백한 부조리의 예는 끊임없는 중력 작용이었다. 실제로 인간에게 주어진 운명의 부조리는 오로지 인간이라는 존재에 초월적인 가치를 선험적으로 부여할 때만 특별히 충격적으로 느껴진다. 요컨대 기독교적 관점 또는 엄밀하게는 정치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이 독일 철학자의 사상과 의견을 달리 할 여지가 전혀 없다.
--- p.73

평범한 인간이 누리는 단순한 즐거움에 대한 언급을 마주하고 있자면, 슬프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즐거움이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일종의 사라진 천국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 p.101

출판사 리뷰

미셸 우엘벡은 왜 쇼펜하우어를 직접 필사하고 번역했을까?

1980년대 초, 이십대 중반의 우엘벡은 이미 “보들레르와 도스토옙스키, 로트레아몽 백작, 베를렌, 거의 모든 낭만주의 작가는 물론, 과학소설까지 꽤 섭렵한 상태”였고, “성경과 파스칼의 『팡세』, 『도시』, 『마의 산』도 읽은 지 오래”였다. “직접 시를 몇 편 쓰기도” 했던 우엘벡은 더 이상 독서에 새로운 발견은 없으리라고 느낀 바로 그 시기에 파리 7구 시립 도서관에서 쇼펜하우어의 『인생론』을 발견한다. 그리고 “갑자기 불과 몇 분 만에 모든 것이 균형을 잃고 흔들렸다.” “타격은 결정적이었”고, “모든 것이 바뀌어”버렸다고 고백한다. 이 책은 바로 그 만남의 충격에 대한 회고록이자 숭배자에 대한 비판적 독해, 그리고 씁쓸한 결별에 대한 기록이다.

『쇼펜하우어를 마주하며』는 쇼펜하우어 입문서로도, 우엘벡 입문서로도 흥미진진한 철학 에세이이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니체, 프로이트, 비트겐슈타인 같은 철학자뿐만 아니라 허먼 멜빌, 조지프 콘래드, 레프 톨스토이, 호르헤 보르헤스, 사뮈엘 베케트, 에밀 시오랑 같은 문학가들에게도 영감을 제공했다. 그 목록의 끝자락에 이름을 올린 우엘벡은 2005년 『어느 섬의 가능성』을 탈고하고는 쇼펜하우어의 두 주저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와 『인생론』에서 30편에 달하는 글을 발췌하고 직접 번역하고 해설하는 작업에 몰두한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러한 프로젝트에 착수하도록 했을까?

스물다섯에 만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책”

우엘벡에 따르면 쇼펜하우어가 세상을 떠난 1860년 이후는 지성의 관점에서 볼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찮은 시대”일 뿐이다. “그 수준을 끌어올리기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불쾌한 세상”에서 그는 “주변을 둘러싼 사유가 좀 더 풍요롭다면, 더 훌륭한 소설을 쓸 수도 있으리란 걸 거의 확신”한다. 이 때문에 우엘벡은 쇼펜하우어의 『인생론』과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몇몇 부분을” 직접 발췌하고 번역하고 비평하면서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을지라도 왜 그에게 마음속 깊이 감사함을 느낄 수밖에 없는지 설명”한다.

우엘벡에게 쇼펜하우어 철학은 잊기 힘든 첫사랑의 추억처럼, 평생 떨쳐내기 힘든 어떤 것으로 보인다. 그의 최근작 『세로토닌』에서 첫사랑 곁을 맴돌던 중년 남자가 그러하듯 그도 쇼펜하우어 주위를 거리를 두고 빙빙 도는데, 이 책을 통해 왜 미셸 옹프레가 “솔직히 말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필터로 사용한다면 우엘벡의 모든 작품을 읽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쇼펜하우어와의 철학적 투쟁

이 책은 철학자가 아닌 소설가가 쇼펜하우어를 마주하고 투쟁하면서 자기 작품의 철학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생생히 담았다는 점에서 다른 책과 차별된다. 우엘벡은 쇼펜하우어의 문장을 낱낱이 쪼개 분석하기보다, 뭉텅이째 소개하고 뒤로 물러서서 텍스트를 읽는 법을 소개한다. 우엘벡은 해설에서 쇼펜하우어를 감싸기도, 그의 영향을 인정하기도 한다. 또한 쇼펜하우어의 사유가 왜 현대에 적용되지 않는지를 이야기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잔혹성에 맞서려 한다. 쇼펜하우어를 존중하되 맹목적인 추종 대신 비판적으로 마주하고 대립하는 치열한 글쓰기는 그가 쇼펜하우어를 자신의 맞수로 진정으로 위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이 책의 재미는 이 흥미진진한 대결을 관전하는 데에서 온다.

쇼펜하우어의 미적 관조와 우엘벡의 냉소적 관조

맹목적 의지를 실현하려는 개별 존재들의 무한한 투쟁의 장일 뿐인 이 세계를 고통의 바다로 인식하는 하는 것은 쇼펜하우어와 우엘벡의 공통점이지만, 이를 극복하려는 두 사람의 전략에는 ‘한끗 차이’가 있다. 쇼펜하우어에게 그것은 미적 관조를 통한 의지의 초월인 반면, 우엘벡에게 그것은 냉소적 관조로 나타난다.

이 대응 전략의 차이가 두 사람이 결별하는 지점인데, 책의 말미에 쓴 이은지 평론가의 해설에 따르면 이 차이는 두 사람이 속한 시대의 차이에 기인한다. 쇼펜하우어가 살았던 19세기 유럽은 인간 이성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바탕으로 예술을 추구할 수 있는 고등한 존재로서의 인간을 긍정한 반면, 우엘벡이 살고 있는 신자유주의의 세기는 “더는 인간중심적이지도 않을뿐더러 인간 이성에 대한 낙관이 뿌려놓은 파멸의 씨앗을 거두고 있는 중이다.” 자본의 탐욕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는 “의욕을 초월하여 미적 관조에 도달하는 진정한 예술가는 그저 ‘루저의 모습’을 한 ‘보잘것없고 개성 없는 자들’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미적관조가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보는 우엘벡은 고통의 원천인 의지를 거세하고 “고저의 기복이 없는 안정적이고 잠잠한 슬픔” 상태인 식물적인 관조의 경지에 도달하려는 해법을 제시한다.

기존의 우엘벡의 책에 비하면 “순한 맛”에 속하는 이 책은 우엘벡의 첫 작품 『H. P. 러브크래프트: 세상에 맞서, 삶에 맞서』가 그러했듯, 쇼펜하우어 철학을 지금 여기서 다시 읽게끔 한다. 이 책은 쇼펜하우어 철학에 입문하고자 하는 독자에게도, 우엘벡을 깊게 읽고 싶은 독자에게도 푸짐한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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