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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신에서의 새 출발
2. 마을 3. 정오의 휴식 4. 빨간 집 5. 로카르노의 봄 6. 남쪽의 여름날 7. 클링조어가 가을의 숲에서 통음하다 8. 남쪽에서 보낸 겨울 편지 9. 아르체노 근처에서 10. 집. 들. 울타리 11. 오솔길 12. 화가가 꼴짜기의 공장을 그리다 13. 테신의 여름 밤 14. 남국의 여름 15. 여름날의 저녁 16. 테신의 성모 마리아축제 17. 저녁의 여로 18. 시인이 저녁에 본 것 19. 늦가을의 산책 20. 이탈리아 쪽을 바라보며 21. 저녁 구름 22. 무더운 정오 23. 여름의 끝 24. 뇌우 전의 한순간 25. 니나와의 재회 26. 푄 바람이 부는 밤 27. 색채의 마술 28. 수채화 그리기 29. 호수의 계곡을 들여다보다 30. 백일초 31. 한여름 32. 이웃 노인 마리오 33. 붉은 정자 34. 가을이 되면 35. 늦여름 36. 옛 공원 37. 테신의 가을 38. 1944년 10월 39. 복숭아나무 40. 테신의 겨울 41. 테신에 대한 감사 42. 몬타뇰라에서의 40년 43. 가을에 내리는 비 44. 작품해설 |
Hermann Hesse
헤르만 헤세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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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것은, 나를 위해 단지 하나의 생존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즉, 무엇보다 집필 작업을 우선하며 그 속에 묻혀 살 수 있다는 것, 가정의 몰락도, 어려운 돈 걱정도, 그 밖의 어떤 생각도 심각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것에 실패하면, 나는 끝장이었다.
--- 테신에서의 새 출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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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금껏 살아온 집 가운데 가장 독특하고 아름다웠다. 물론 여기에서 나는 소유한 것이 없었다.(......)이제 나는 빈털터리의 대단치 않은 시인이었다. 남루하면서 다소 수상쩍기도 한 이방인이었다. 우유와 쌀과 마카로니로 살면서 낡은 옷은 너덜너덜 할때까지 입고
--- p.2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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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체노 근처에서
이곳의 산길들, 모두 낯익어라. 수도자들 다니던 옛 오솔길을 오르니 조용한 봄비 추적추적 내리고 차가운 바람 속에 자작나무 잎새들 반짝인다. 촉촉이 젖어 갈색으로 번들대는 바위.... 오 바위여, 오솔길이여, 바람이여, 자작나무 잎새여 너희 마법의 향기 옛날과 다름없구나. 순결한 땅이여, 그대의 고결함 부끄러운 듯 바위와 거친 협곡의 뒤로 숨는가! 앙상한 황토의 숲에는 무심하게 야생의 벚꽃나무 피어난다. 이곳은 내 성스러운 땅, 수도 없이 나는 외로운 단애(斷崖) 바라보면서 이 고요한 내면에의 길을 걸었다. 오늘 새로이 찾으니 색다른 감회 그러나 옛날의 목적지를 벗어날 수 없구나. 여기선 사념의 날개 다시 퍼덕인다. --- p.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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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주의자요 자유주의자였던 헤르만 헤세는 풍경화를 즐겨 그리는 자연주의 계열의 화가였다. 그는 약 4백여 점의 그림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백여 점이 그림 혹은 엽서의 형태로 미국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지의 유명 전시관에서 전시되었다. 아시아에서는 가까운 일본에서만 96년 동경전까지 네 차례나 전시되며 동양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책에 실린 수채화들은 헤세의 뛰어난 예술가 정신을 엿보게 하는 것이다. 놀라운 스케치 솜씨와 멋진 색깔의 배합이 그림 한 장 한 장에 싱싱함과 활력을 선사한다. 여기 모아놓은 글과 그림을 통해 헤세는 도시 문명에 찌들어 있는 우리에게 어떻게 자연을 사랑하고 거기에 가까워질 수 있는가를 가르쳐준다. 글 한 구절, 그림 한 폭마다 자연을 사랑한 그의 숨결이 흠뻑 배어 있어 책을 읽는 동안 테신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몰입된다. 테라스에 감도는 구름 속에 앉아 저 아래 호수골짜기를 바라보고, 숲속에 숨어 있는 순례자 교회에서 황금의 성모상에게 경배하거나, 혹은 테신 산골의 니나 할머니와 진한 커피를 나누면서 참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면서. 스위스의 작은 주(州) 테신은 울창한 숲속에 가리워진 은둔자의 마을이다. 그 가운데서도 천혜의 자연과 아름다운 호수를 가진 몬타뇰라에서 헤세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쉰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유럽에 다시금 파시즘의 광풍이 휘몰아칠 즈음 그는 도시를 벗어나 이곳에서 작가로서 제2의 삶을 시작한다. 베른(Bern)에서 헤세의 삶은 불행했다. 아들의 병과 아내의 정신발작, 동료 문인들의 파시즘 동참 등등. 이 모든 것을 등지고 전원의 생활을 택한 헤세는 자신의 삶을 두 문장으로 요약하고 있다. <이제 나는 빈털터리의 대단치 않은 시인, 남루하면서 다소 수상쩍기도 한 이방인이었다.> 밤나무 숲 주점에 앉아 촌로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넝쿨 장미 한송이를 꺾어 동네 처녀에게 선사하는 안빈낙도의 생활을 즐기는 가운데서도 그는 글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늑대』 등 헤세의 후기를 대표하는 걸작들이 이곳에서 탄생하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