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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미래 사어 사전’이 뭐지?
1장 자본주의 시대, 아픔을 주는 존버 ―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금수저, 흙수저 ― 이토록 서늘한 현실 플렉스 ― 멋있고 폼 나긴 하는데 취준생 ― 자, 이제 너를 증명해 봐 홧김비용 ― 상처받은 자들이여, 욕하라! 가성비와 가심비 ― 효율이 먼저라니까! 2장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준이 되는 비혼 ― 결혼은 멋진 발명품이지만 국룰 ― 선택의 자유로 고통받을 운명이라니 뉴트로 ― 우리를 둘러싼 과거가 너무 많아서 스불재 ― 누구도 구원해 주지 않는다 밈 ― 밈은 정말로 힘이 세다 워라밸 ― 앞으로도 이렇게 살면 어떡하지? 3장 만날 사람은 없지만, 혼자이고 싶지도 않은 인싸와 아싸 ― 다만 조금 피곤할 뿐 사회적 거리 두기 ― 딱히 만날 사람은 없지만 손절 ― 불확실한 세상에 대처하는 확실한 방법 많관부 ― 관심이 곧 돈이 되는 세상이라니 가짜뉴스 ― 좋은 뉴스? 나쁜 뉴스? 이상한 뉴스! 뇌피셜 ― 이게 바로 내 기준이라고! 4장 우리가 만든, 우리를 만든 틀딱 ― 예전에도 버릇없었고, 지금도 버릇없다 맘충 ― 이렇게 슬픈 단어라니 노키즈존 ― 한국인은 멸종할지도 몰라 휴거, 엘사, 빌거 ― 지금 당장 ‘헬조선’을 구원할지어다 민식이법 놀이 ― 아이들은 안전하게 살아남을 권리가 있다 한남 ― 내가 견딜 수 없는 건 ‘사람들’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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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잠재적인 취준생으로 살아가는 사회는 거대한 오디션프로그램과 다를 바 없다. 이것이 신자유주의가 우리를 밀어 넣은 장소다. 그 속에서 사람들은 자기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노력해야 하지만,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아무도 어른이 되지 못한다. ‘꼰대’는 많고 ‘라떼’도 많다. 하지만 참가자나 심사위원이 아닌 사람, 무대 바깥에도 세상은 있다고 말하는 사람, 다음에 올 세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나로 말하자면 어른은커녕 매년 지원하지만 번번이 2차 예선에서 탈락하는 ‘장수생’이 된 기분이다….
--- p.44 「1장 자본주의 시대, 아픔을 주는_ 취준생」 중에서 오해하면 안 된다. 나는 지금 비속어 사용을 권장하는 게 아니다. 시발비용이라는 단어가 홧김비용이 아닌 시발비용이라는 형태로 만들어지고, 수많은 사람의 열렬한 호응을 받으며 순식간에 퍼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하려는 것이다. 즉 시발비용은 업무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홧김에 쓰는 돈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홧김에 돈을 쓰며 ‘내뱉는’ 말이다. 따라서 시발비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악! 또 시발비용을 써 버렸어! 시발!!!” 하고 외쳐야 비로소 그 표현이 완성되는 것이다. --- p.52 「1장 자본주의 시대, 아픔을 주는_ 홧김비용」 중에서 아마존의 초대 CEO 제프 베이조스는 한 인터뷰에서 “워라밸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라밸은 일과 삶 가운데 하나를 택해 하나가 플러스「+」 중에서 가 되면 다른 하나는 마이너스「-」 중에서 가 되는 관계이며 그보다는 ‘워라하「work-life harmony」 중에서 ’, 다시 말해 ‘일과 삶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면서. 그럴듯한 이야기다. 이런 말을 한 사람이 베이조스란 사실을 제외하면…. --- p.106 「2장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준이 되는_ 워라밸」 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란 단어가 재밌는 이유는, 드러내는 동시에 감추기 때문이다. 먼저 이 말은 지금까지 우리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지나치게」 중에서 가까웠는지를 보여 주며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진다. 수많은 회사원이 꼭 같은 시간에 같은 ‘지옥철’을 타고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지, 좁은 회의실에서 얼굴을 맞대며 회의하고 술잔을 돌리면서 회식해야 하는지 같은 비교적 지엽적인 문제부터 인구의 대부분이 좁은 도시에서 바글바글 밀집해 살 필요가 있는지, 자연을 파괴하는 경제활동을 언제까지 지속해야 하는지 같은 커다란 당면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해 온 삶의 방식을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다. --- p.122 「3장 만날 사람은 없지만, 혼자이고 싶지도 않은_ 사회적 거리두기」 중에서 말하자면 가짜뉴스는 이러한 탈진실 시대의 ‘맞춤 뉴스’다. 소셜미디어「social media」 중에서 는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완벽한 루트가 되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타임라인을 구성하듯 입맛에 맞지 않는 전통 미디어의 사실 정보 대신, 정확성이 검증되지 않았더라도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들려주는 ‘뉴스’ 기사만 클릭할 수 있게 되었다. --- p.144 「3장 만날 사람은 없지만, 혼자이고 싶지도 않은_ 가짜뉴스」 중에서 분명한 건, 아무리 그렇다고 한들 노키즈존은 적절한 조치라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면 그건 차별이다. 「…」 중에서 나는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환대할 능력이 없는 사회가 아닐까 의심한다. ‘아이들과 함께할 자격이 없는 사회’라는 뜻이기도 할 테다. 이런 이유로 만약 한국인이 멸종한다면 그것대로 어쩔 수 없는 일 아닐까? 문제는 그때까지 살아가야 하는 미래의 아이들이다. 냉소는 쉽다. 하지만 냉소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순 없다. 다음에 올 세대들을 위해, 우리에겐 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책임이 있다. --- p.177 「4장 우리가 만든, 우리를 만든_ 노키즈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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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를 썼던 우리와,
우리가 살았던 사회에 대한 이야기 신조어의 유행에 대해서는 여전히 찬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신조어 사용을 반대하는 쪽에서는 인터넷 포털의 댓글이나 SNS에서 무분별하게 쓰이는 신조어는 한글 파괴의 주범이며, 주로 10~20대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되다 보니 세대 간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고 지적한다. 반면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복잡한 설명 없이 손쉽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소통의 재미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모든 찬반 논란을 떠나서, 신조어에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곧 “그 단어들을 탄생하게 한 사람들의 마음과, 그 단어들이 사람들의 마음에 남긴 흔적”이 담겨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아무 의미 없이 재미로 만들어진 신조어도, 한 시대를 살아내는 힘겨움과 의미가 담긴 신조어도 이는 마찬가지다. 그러니 결국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말들을 썼던 우리와 우리가 살았던 사회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신조어는 예전부터 있었고, 미래에도 존재할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새로운 언어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신조어가 최근에 갑자기 생긴 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100년 전에도 비슷한 현상은 존재했다. 국립한글박물관에 전시된 1920년대 사전을 보면, ‘모던보이’, ‘모던걸’을 줄인 ‘모보’, ‘모걸’이라는 표현이 그 당시에도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시각적이면서도 창의적인 표현이 돋보이는 신조어가 많이 늘었다. 이 책에서 금정연 작가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신조어를 특유의 위트 넘치는 문체로 소개하고 있다. ‘자본주의 시대, 아픔을 주는’에서는 ‘돈’에 얽힌 신조어와 더불어, 이와 관련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준다. 우리 사회는 누가 정하는지도 모르는 수저계급론으로 지독한 불평등이 정당화되고 있는 와중에(금수저, 흙수저), 한쪽에서는 자신의 부(富)를 ‘플렉스’하고, 한쪽에서는 주식이나 암호화폐에 투자한 뒤 지푸라기 잡듯이 ‘존버’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젊은 청년들은 ‘취준생’으로 살면서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애쓰고, 직장인들은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홧김비용(시발비용)’을 남발한다. 한편 ‘가성비와 가심비’라는 신조어는 효율을 우선시하는 요즘 세태를 잘 대변한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기준이 되는’에서는 ‘문화’와 관련된 신조어를 다룬다. ‘비혼’이라는 오래된 신조어가 이제야 빛을 보는 이유와 더불어, 매일같이 유튜브(로 대표되는 인터넷)를 통해 과거를 파먹으면서 이를 신상품처럼 새롭게 즐기고(뉴트로), ‘국룰’이 유행할 정도로 선택 이데올로기에 시달리는 우리의 모습을 묘사한다. 이어서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팬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스불재’와 연결시켜 설명하고, 슬픈 개구리 페페를 등장시켜 ‘밈’을 소개한다. ‘워라밸’에서는 일과 삶 중 우리에게 중요한 게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만날 사람은 없지만, 혼자이고 싶지도 않은’에서는 ‘소통’에 대해 이야기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반항적인 색채를 지녔던 아웃사이더라는 단어는 ‘아싸’가 되면서 사회의 부적응자를 가리키는 말처럼 되었고,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신조어가 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얼마나 사회적으로 가까웠는지를 알게 해 주었다. 그 와중에도 한쪽에선 손해가 되는 인간관계는 무 자르듯 깨끗하게 잘라 내는 ‘손절’을 외치고, 다른 한쪽에선 ‘많관부’를 부탁한다. 한편 우리는 ‘가짜뉴스’와 ‘뇌피셜’이 진실을 가리는 탈진실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탈진실 시대에 사람들은 과연 다른 이의 말을, 심지어 우리 자신의 말을 얼마나, 어떻게 믿어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 ‘우리가 만든, 우리를 만든’에서는 ‘사회 갈등’과 관련된 신조어를 살펴본다. 기성세대와 여성을 향한 공격과도 다름없는 말 ‘틀딱’과 ‘맘충’은 우리 마음을 한없이 내려앉게 한다. 또 다른 의미에서 ‘한남’이라는 신조어 역시 우리를 서글프게 한다. 저출산과 인구절벽이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과는 반대되는 ‘노키즈존’, “우리 사회가 어린이를 비롯한 약자들을 향해 거침없이 쏟아 내는 거대한 혐오”나 다름없는 ‘민식이법 놀이’에 이르면 마음이 아픈 것을 넘어 무력감을 느끼게 된다. ‘휴거, 엘사, 빌거’처럼 경제적 형편을 잣대로 아이들에게 혐오와 차별을 가하는 상황도 섬뜩하다. 우리는 지금,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저자는 말한다. “우리 대부분은 언어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고. 아마도 “많은 사람이 ‘가성비’가 유행하기 시작한 후로 전보다 더 꼼꼼하게 ‘가격 대 성능비’를 따지고, ‘손절’이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게 된 후로 누군가와의 ‘손절’(절교와는 다르다)을 진지하게 고민”해 봤을 것이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말하기 시작하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것에 영향받게 마련이라는 의미다. 저자는 이렇게 덧붙인다. 무엇보다 나는 ‘맘충’이나 ‘노키즈존’이라는 단어가 들불처럼 번진 이후의 우리 사회는 그 전과 결코 같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여성이나 아동을 향한 혐오가 그 전에는 없었다고 말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그것을 특정한 단어들을 통해 공공연하게 드러내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의미다. ― ‘들어가며’에서 하지만 저자는 여기서 주저앉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세상이 더 나쁜 곳을 향해 가기 전에, 우리에겐 다른 선택을 할 기회가 있”으며, 그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러기 위해선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아가든 간에, “동료 시민들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이자, 미래 세대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다. 우리는 너무도 쉽게 남 이야기를 하고, 남을 비난한다. 나 자신이 다른 사람의 혀 위에서 놀아나는 건 참을 수 없을 만큼 화가 나는 일이지만, 누구의 이름을 입에 올리며 순식간에 웃음거리로 만드는 건 솜털만큼 가볍고도 쉬운 일이다. 이런 행동이 잘못임을 깨닫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이웃들을 향해 한 발짝이라도 다가가기 시작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래서... 이런 말이 생겼습니다』는 읽을 가치가 충분한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