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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단편문학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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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옮긴이의 말 / 최병근

스페이드의 여왕/ 알렉산드르 푸시킨
코/ 니콜라이 고골
사랑스러운 여인/ 안톤 체호프
추운 가을/ 이반 부닌
석류석 팔찌/ 알렉산드르 쿠프린
심연/ 레오니드 안드레예프
망아지/ 미하일 숄로호프
눈(雪) / 콘스탄친 파우스토프스키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귀향/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작가소개
러시아문학 사조 개관

저자 소개 5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쉬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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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ksandr Sergeevich Pushkin,Александр Сергеевич Пушкин

1799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푸시킨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 가정교사에게 프랑스어를 배우고, 외할머니와 유모를 통해 러시아 민담과 전통을 습득하며 세련된 문화적 분위기에서 성장하였다. 1817년에 귀족학교 리체이를 졸업한 뒤 페테르부르크 외무성에서 이름뿐인 관직을 얻었다. 1820년 러시아 동화와 민담에 서구적 서사시를 결합시킨 장편 서사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발표하여 문단의 찬사를 받았다. 당시 반정부, 반전체주의에 경도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농노제의 실상을 고발하는 저항시 ?자유?, ?차아다예프에게?, ?시골? 등 이른바 ‘정치시’들을 창작한 것이
1799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났다.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푸시킨은 어린 시절부터 프랑스 가정교사에게 프랑스어를 배우고, 외할머니와 유모를 통해 러시아 민담과 전통을 습득하며 세련된 문화적 분위기에서 성장하였다. 1817년에 귀족학교 리체이를 졸업한 뒤 페테르부르크 외무성에서 이름뿐인 관직을 얻었다. 1820년 러시아 동화와 민담에 서구적 서사시를 결합시킨 장편 서사시 ?루슬란과 류드밀라?를 발표하여 문단의 찬사를 받았다. 당시 반정부, 반전체주의에 경도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농노제의 실상을 고발하는 저항시 ?자유?, ?차아다예프에게?, ?시골? 등 이른바 ‘정치시’들을 창작한 것이 발단되어 1820년 5월 러시아 남부 지역으로 추방되었다. 유배지에서 영국 낭만주의 시와 바이런 작품 등을 읽으며, 정교한 운문과 현실적 인물로 러시아 사실주의의 문을 연 연작 ?남부의 시? 등을 집필하였다.

1823년 오데사로 이송되었는데 여기서 운문 소설 ??예브게니 오네긴??의 집필을 시작하였다. 러시아 문학 최초의 리얼리즘 소설로 평가받는 이 작품은 상트페테르부르크 귀족 사회의 허무와 권태, 사랑과 상실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1830년 가을 일종의 도피 여행으로 볼지노에서 머무르는 석 달 동안 서정시, 장편 서사시, 소설, 희곡 등 온갖 장르의 작품을 창조하는 놀라운 결실을 맺었다. 그중에서도 이듬해 10월에 출판된 ?고(故)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의 이야기? 줄여서 『벨킨 이야기』라는 작품은 ?마지막 한 발?, ?눈보라?, ?장의사?, ?역참지기?, ?귀족 아가씨-시골 아가씨? 다섯 편의 단편과 그 이야기를 수집하는 가상의 인물 벨킨이 소개되는 ?발행인으로부터?로 구성되어 있다. 러시아인의 삶과 풍속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문학의 대중성과 서사적 깊이를 동시에 추구한 작품으로 정평이 났다. 거의 모든 러시아 도시에는 푸시킨 거리와 동상들이 있으며, 러시아 불멸의 작가이자 러시아 국민 시인으로 여전히 숭앙받고 있다. 아내의 불륜 상대자에게 신청한 결투에서 치명상을 입어 1837년 1월 29일에 생을 마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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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ol Bordel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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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골 보르델로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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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on Pavlovich Chekhov,Антон Павлович Чехов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 Чехов, 1860∼1904)는 러시아 남부의 흑해 연안 항구 도시인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파벨은 항구도시 타간로크에서 잡화점을 운영했다. 그는 자식들에게 새벽 기도와 성가대 활동을 강요했는데, 그것이 작가의 유년 시절의 지각(知覺)을 지배하게 된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파산해 온 가족이 모스크바로 떠난 후 체호프는 타간로크에 혼자 남았다. 이때부터 체호프는 독립심과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학비를 벌며 공부하던 그는 고학으로 중등학교를 마친 뒤
러시아의 대문호이자 사실주의 희곡의 대가로 불리는 안톤 체호프(Антон П. Чехов, 1860∼1904)는 러시아 남부의 흑해 연안 항구 도시인 타간로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파벨은 항구도시 타간로크에서 잡화점을 운영했다. 그는 자식들에게 새벽 기도와 성가대 활동을 강요했는데, 그것이 작가의 유년 시절의 지각(知覺)을 지배하게 된다. 중학교 때 아버지가 파산해 온 가족이 모스크바로 떠난 후 체호프는 타간로크에 혼자 남았다. 이때부터 체호프는 독립심과 가족 부양에 대한 책임 의식을 갖게 되었다.

어려서부터 스스로 학비를 벌며 공부하던 그는 고학으로 중등학교를 마친 뒤 1879년 모스크바대학 의학부에 입학했다. 재학 중에 가족을 부양하기 위하여 단편소설들을 쓰기 시작했고, 졸업 후 의사로 근무하면서 본격적인 문학 활동에 나섰다. ‘안토샤 체혼테’, ‘내 형의 아우’, ‘쓸개 빠진 남자’와 같은 필명으로 생계를 위해 유머 잡지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의 초기 단편들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가벼운 소품들이 대부분이었다. 1885년 12월 체호프는 레이킨의 초대를 받아 페테르부르크로 가게 된다.

거기서 드미트리 바실리예비치 그리고로비치와 알렉세이 세르게예비치 수보린을 알게 된다. 1884년 의사 자격을 얻은 후 결핵을 앓는 와중에도 의료 봉사와 글쓰기를 병행하며 풍자와 유머가 담긴 뛰어난 작품을 많이 남겼다. 그리고로비치는 체호프의 『사냥꾼』을 읽으면서 그의 위대한 재능이 소모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겼다. 이 무렵 그에게 당대 최고의 작가 그리고로비치가 천재적인 재능을 낭비하지 말고 문학에 집중하라는 조언의 편지를 보내 온다.

이 충고 이후 1887년 봄 무렵부터 체호프는 이전과는 다른, 보다 객관적인 작가로 변모하게 된다. 한편으로 수보린은 체호프에게 고정 지면을 내주었고, 경제적 후원자가 되어 주었다. 그의 경제적 후원 덕택에 체호프는 원고 마감 시간과 주제의 제약과 같은 현실적 부담에서 벗어나 전업 작가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황야』, 『지루한 이야기』, 『등불』 등을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히게 되었고, 30세 때 시베리아 횡단 여행을 기점으로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작품을 많이 다루며 사회 활동에도 참여하였다.

이후 작가로서의 자각을 새로이 하여 단편집 『황혼』(1887)으로 푸슈킨상을 받고 희곡 『이바노프』(1887), 중편소설 『대초원』(1888)을 발표하며 그동안의 스타일에 작별을 고했다. 1890년에는 사할린 섬으로 가 당시 제정 러시아의 유형 제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이에 관한 르포르타주 『사할린 섬』(1895)을 발표한다. 이 작품은 대중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으며, 사할린에서 만난 하층민 유형수들과 정부 제도의 부조리는 이후 발표되는 그의 작품이 민중의 삶에 더욱 밀착하는 계기가 되었다.

1892년 모스크바 근교의 멜리호보에 정착한 작가는 왕성한 창작열로 『6호실』(1892), 『문학 선생』(1889∼1894), 『롯실트의 바이올린』(1894), 『대학생』(1894), 『3년』(1895), 『다락이 있는 집』(1896), 『나의 삶』(1896), 『갈매기』(1896), 『농군들』(1897)과 같은 후기 걸작들을 집필했다.

한편으로 농민들을 무료로 진료하고, 톨스토이, 코롤렌코와 함께 기근(饑饉)과 콜레라 퇴치 자선사업을 펼쳤으며, 학교와 병원 건립 등 사회사업에도 참여했다. 1898년 지병인 결핵이 악화되어 크림 반도의 얄타로 이사한 체호프는 우울과 고독 속에서 나날을 보냈는데, 모스크바 예술극장 여배우 올가 크니페르와의 결혼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갖게 된다. 이 시기에 그는 『용무가 있어서』(1899), 『사랑스러운 여인』(1899),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1899), 『바냐 외삼촌』(1899), 『골짜기에서』(1900), 『세 자매』(1901), 『약혼녀』(1903) 등을 발표했다.

1904년 1월 17일 체호프의 생일에 초연된 [벚나무 동산]과 창작 25주년 축하연은 그에게 무한한 기쁨을 주었지만, 그의 건강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같은 해 6월 독일 바덴베일레르(Баденвейлер)로 아내 올가 크니페르와 요양을 떠나 거기서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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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니드 안드레예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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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nid Nikolaevich Andreev

19세기와 20세기 경계의 대표적인 소설가이자 극작가. 대부분의 유년 시절을 가난한 빈민촌에서 보낸 안드레예프는 이때의 인상을 자신의 작품들에서 묘사하고 있다. 1891년, 페테르부르크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한 안드레예프는 생활고로 인한 호구지책으로 문학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892년 그는 잡지 <별>에 굶고 있는 학생을 묘사한 최초의 단편소설 <가난과 부>를 발표했다. 1893년, 학비를 못내 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서 제적된 후 그는 모스크바대학교 법학부에 편입했다. 1894년, 사랑에 실패한 안드레예프는 자살을 시도해 그 결과 만성 심장병을 얻게 되었다. 1897년 변호사
19세기와 20세기 경계의 대표적인 소설가이자 극작가. 대부분의 유년 시절을 가난한 빈민촌에서 보낸 안드레예프는 이때의 인상을 자신의 작품들에서 묘사하고 있다. 1891년, 페테르부르크대학교 법학부에 입학한 안드레예프는 생활고로 인한 호구지책으로 문학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892년 그는 잡지 <별>에 굶고 있는 학생을 묘사한 최초의 단편소설 <가난과 부>를 발표했다. 1893년, 학비를 못내 페테르부르크대학교에서 제적된 후 그는 모스크바대학교 법학부에 편입했다. 1894년, 사랑에 실패한 안드레예프는 자살을 시도해 그 결과 만성 심장병을 얻게 되었다.

1897년 변호사 자격을 획득하고 모스크바대학교 법학부를 졸업한 그는 잠시 변호사로 일하다가 <모스크바 통보>의 법정 통신원으로 근무했다. 같은 해 말 그는 신문 <파발꾼>에 법정 관련 기사를 쓰고, 체계적인 문학 활동을 시작했다. 초기 단편들에서 안드레예프는 소외된 계층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따라서 가난에 시달리며 기쁨을 잃어버린 아이들, 밑바닥 인생을 사는 사람들, 하층 관리들, 기술자, 부랑자, 거지, 도둑, 창녀, 아이, 어른 등 부르주아 도시의 무산자들과 이들에게 가중된 삶의 무게, 괴로운 노동, 계속되는 가난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을 그린다. 이와 더불어 안드레예프는 인간의 개성을 억압하고 인간의 정신적 독자성을 획일화하는 사회체제에 대한 부정적 시각, 고립된 인간과 단절된 인간관계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

안드레예프는 혁명과 정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난 자유롭고 독자적인 문학, 비정치적 예술을 추구했다. 1919년 9월 12일 뇌출혈로 핀란드의 시골 마을 네이볼에서 사망했다. 스탈린 시대에 안드레예프는 판금 작가로 분류되며, 1930년 이후 그의 작품은 소련에서 출판되지 않았다. 스탈린 사후 1956년 복권되어 재평가되며, 그의 유해는 레닌그라드(현재 페테르부르크)로 이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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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숄로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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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ail Sholokhov, Михаил Александрович Шолохов

현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랑받고 있는 미하일 숄로호프. 그의 작품은 전 세계 84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소련에서만 900판 이상을 거듭하며 8000만 권 이상이 팔려 나갔다. 1905년 5월 24일 남러시아 돈강 연변 카자크마을에서 출생하였다. 보구차르중학 재학중인 1918년 국내전(시민전쟁)이 발발하자 적위군에 참가하여 돈 지방을 전전하고, 1923년 모스크바로 가서 석공·하역인부 등을 거쳐 교사가 되었으나 문학으로 전향하여 1924년 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2년간 시민전쟁 때의 돈 카자크의 생활에서 취재한 단편집 등 많은 중·단편을 간행하여 작
현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사랑받고 있는 미하일 숄로호프. 그의 작품은 전 세계 84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소련에서만 900판 이상을 거듭하며 8000만 권 이상이 팔려 나갔다.

1905년 5월 24일 남러시아 돈강 연변 카자크마을에서 출생하였다. 보구차르중학 재학중인 1918년 국내전(시민전쟁)이 발발하자 적위군에 참가하여 돈 지방을 전전하고, 1923년 모스크바로 가서 석공·하역인부 등을 거쳐 교사가 되었으나 문학으로 전향하여 1924년 으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2년간 시민전쟁 때의 돈 카자크의 생활에서 취재한 단편집 등 많은 중·단편을 간행하여 작가적 지위를 확보하였다. 25년 고향으로 돌아온 후로는 제2차 세계대전의 한 시기를 제외하고는 거의 그곳을 떠나지 않고 창작활동을 계속하였다. 1937년 이래 최고회의 대의원이었으며, 1961년 제22희 소련공산당대회에서 중앙위원으로 선출되었다. 또 1939년 이래 과학아카데미의 정회원을 지냈다.

대표작인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 Tikhii Don(And Quiet Flows the Don)』은 제1차 세계대전 전야부터 혁명을 거쳐 시민전쟁의 종결에 이르는 사이, 돈 지방 카자크 사회의 변천과 그 내부에서의 계급투쟁을 주제로 하여 그들이 혁명의 와중에서 거의가 혁명을 적대시하거나 동요를 계속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적 필연성을 해명함으로써, 러시아 문학의 최고 걸작이라는 찬사와 함께 1941년 스탈린상을 수상하였다.

2차 세계대전 중에는 종군기자로 전선을 누비면서 많은 기사를 썼고, 이때의 경험으로 르포 소설 『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웠다』(1943~1969)와「인간의 운명」(1957)을 쓰기도 했다. 1965년에 『고요한 돈 강』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1932년 이후 공산당원이 된 숄로호프는 현실 정치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1984년 2월 21일 암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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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이반 부닌
러시아의 시인, 소설가. 러시아의 남부도시 보로네쥐 출생. 영락한 귀족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 볼셰비키 혁명에 부정적이었던 그는 1920년 프랑스로 망명했으며 1953년 파리에서 사망했다. 1933년에는 러시아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다.
부닌은 시인으로 문단에 데뷔했지만, 그가 보다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발휘한 장르는 단?중편소설이었다. 그 가운데「안토노프카 사과」,「마른 골짜기」,「형제」,「샌프란시스코에서 온 신사」,「아들」,「가벼운 숨결」,「창의 꿈」등이 부닌이 혁명 이전에 발표한 주옥같은 단편소설들이다.
사랑을 주제로 한 많은 단편소설에서 부닌은 무엇보다도 여성과 자연에 내재된 아름다움의 의미와 사랑의 신비로움을 표현하려 했었다. 하지만 이는 인간 인식의 영역밖에 존재하는 것임을 확인할 뿐이며, 이런 아름다움을 구현하고 있는 실체로서의 여성 또한 부닌에게는 어떻게 규정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특별한 존재로 인식된다.
부닌이 여성과 사랑의 문제를 바라보는 방식은 이전의 문학적 전통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부닌은 자신의 문학적 스승인 톨스토이나 체호프와는 달리, 이러한 문제들을 사회적 환경과 당대의 모럴로부터 독립된, ‘진공’의 상태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여성과 사랑에 대한 부닌의 생각에는 일정정도 이상화와 낭만적 요소가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여하튼 부닌에게 있어서 사랑은 인간 삶의 궁극적인 의미이다. 부닌은 소설의 모든 주인공들에게‘무엇 때문에 사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데, 그들은 다름 아닌 사랑 속에서 이 지상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확인하고 있으며, 그들에게 사랑은 인간이 지상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이다. 어린 고등학생(『미차의 사랑』), 젊은 장교(『엘라긴 장교의 삶』), 퇴역 장군(「파리에서」) 등 창작의 전?후기에 등장하는 다양한 주인공들은 나이와 사회적 지위를 다르지만, 심리적 상태에서는 모두 동일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힘겨운 고독 속에서 살아가던 이들은 사랑을 통해 자신에 대한 확신과 삶에 대한 희망을 확인해간다.
부닌의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낙엽은 지고』(1901) 중편소설 『시골마을』(1910), 에세이집 『저주받은 세월』(1925), 자전적 장편소설 『아르세니예프의 생애』(1930)와 단편소설집『어두운 오솔길』(1946) 등이 있다.「추운 가을 」(1944)은 이 단편집에 수록되어 있다.
저자 : 알렉산드르 쿠프린 Aleksandr Kyprin
러시아의 작가. 러시아 남부 펜자 출신. 가난한 관리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10년의 군사학교 교육을 받고, 4년간 보병 연대에 근무하다 전역한 쿠프린은 러시아 각지, 특히 남부 러시아의 여러 지역을 전전하며 여러 직업에 종사했다. 1900년을 전후로 그는 체호프, 고리키 등과 친교를 맺는데, 특히 고리키의 소개로 문학단체인‘즈나니예(지식)’그룹의 일원이 된다. 작가로서 그는 1905년 장편소설 『결투』를 발표하여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혁명이 일어나자, 1919년에 해외로 망명한 그는 주로 파리에서 생활하며 17년간을 외국에서 보내고, 1937년 병든 몸으로 러시아로 귀국한다.
그가 작가로서 가장 정력적으로 활동한 시기는 1905년에서 1907년까지, 즉 1차 러시아혁명이 발발한 후, 러시아 사회가 변화에 대한 희망으로 한껏 부풀어 있던 시기였다. 반면 망명 이후에는 작품 활동이 저조해졌고, 몇몇 작품 외에는 특별한 작품을 발표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그는 러시아 비판적 리얼리즘의 계열에 속하는 작가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 대부분은 작가 살았던 당대의 사회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몰로호」는 부르주아적‘진보’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고,「결투」는 제정시대 군대에 대한 폭로이며,「구덩이」는 매춘의 문제를 드러내기 위해 쓰인 작품이다.
그의 작품들에서는 체호프와 고리키, 특히 톨스토이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는 삶의 현상을 아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한 작가로, 자기가 직접 체험한 것만을 작품에 옮겼다. 그의 독자들은 민주주의적 성향의 광범위한 대중들이었다. 그의 작품에는 러시아의 평범한 지식인들, 즉 가슴이 따뜻하고 양심적이며 삶의 모순으로 인해 쉽게 상처를 받는 사람들과 다채로운 형상의 평범한 시민들의 모습이 그려지고 있다. 그는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어떤 집단 심리와 직업 심리를 묘사하고자 노력했던 작가이다. 그의 창작이 보여주는 삶에 대한 낙관주의와 인도주의, 뛰어난 묘사력, 풍부한 문체는 그를 오늘날에도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
저자 : 콘스탄틴 파우스토프스키 Konstantin Paustovsky
러시아 소설가. 모스크바 출생. 모스크바 국립대학 재학 시절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여 위생병으로 참전했으며, 내전 기간 중에는 키예프, 오뎃사, 카프카즈, 모스크바 등지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그에게 최초의 문학적 성공을 가져다준 중편소설 『까라 부가즈』(1932년)에서는 사회주의 건설의 주제를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저널리즘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기술하고 있다. 이후 30년대에 연이어 발표한 『콜키스』(1934), 『흑해』(1936), 『북쪽지방 이야기』(1938), 『여름날』(1937), 『메쇼라 지역』(1939), 『이삭 레비땅』(1937) 등의 중편소설들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 역사와 인간, 예술가의 생애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낭만주의적 정조 속에 인간의 내밀한 심리를 시적 언어로 그려내는 그의 독특함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파우스토프스키의 작품 세계는 당시 소비에트 문단의 지배적인 경향과는 거리가 있는 독자적인 세계였다. 2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도 파우스토프스키는 자신의 이러한 입장을 고수하며 「하얀 무지개」,「비오는 새벽」(1945),「10월의 밤」(1946)과 같은 서정적 단편들 속에서는 전후(戰後)에, 삶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회복해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잔잔히 그려내고 있다.「눈」(1944) 역시 이러한 작가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전후에 파우스토프스키는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인생에 대하여』(1945-63)의 집필을 시작한다. 『머나먼 시절』(1945),『불안한 청춘』(1955),『불확실한 시대의 시작』(1957),『큰 기다림의 시간』(1959), 『남(南)으로의 질주』(1960), 『방랑의 책』(1963) 등 6부작으로 이루어진 ‘대서사시’를 통해 작가는 혁명 이후 격동의 소비에트 시대를 인간의 가치와 도덕적 신념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자전적 소설의 형식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Andrey Platonov
러시아의 시인, 극작가, 소설가. 러시아의 남부도시 보로네쥐에서 출생. 아버지는 그곳 철도국 노동자였으며, 플라토노프는 10남매의 장남이었다. 그는 보로네쥐 시내에 있는 교회부설 학교에 입학하지만, 부모를 대신해 어린 동생들을 보살피며 가사를 도와야 했던 힘든 유년기를 보냈다. 작가가“삶이 나를 어린아이에서 바로 성인으로 만들어버렸다”고 이야기한 것처럼 이런 유년의 경험은「귀향」의 페트루슈카의 모습에도 나타난다.
철도종합기술대학에서 공학을 공부하며 지역 신문사 기자로도 활동했던 때가 작가의 창작 초기에 해당된다. 이 시기에는 철학 에세이와 공상과 학류 단편소설이 작품의 주류를 이루는데, 이 작품들에서는 러시아 혁명에 고무된 젊은 프롤레타리아 출신 작가의 세계변혁에 대한 파토스를 느낄 수 있다. 1922년 대학을 졸업한 플라토노프는 보로네쥐 현 소속 토지개량 기술자로 일하게 된다. 1921년에서 1922년 사이, 러시아 남부지방을 휩쓸며 60만 명 이상의 인명을 앗아간 대기근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 후 1927년 모스크바로 이주해가기까지 플라토노프는 토지간척 사업과 댐과 발전소 건설에 참여하여 민중들의 물질적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매진한다.
1926년에서 1927년 사이, 플라토노프는 보로네쥐에서 모스크바로, 다시 탐보프로 전근 명령을 받게 되고 이때 소비에트 관료주의 세계와의 마찰이 심화된다. 이즈음부터 30년대 전반기까지 집중적으로 쓰인 일련의 중?장편 소설들은‘풍자적 철학소설’이라고 부를 수 있다.『그라도프 시(市)』,『비밀스러운 인간』,『체벤구르』,『구덩이(코틀로반)』,『행복한 모스크바』,『잔』등에서 작가는 혁명 이후 소비에트 사회의 현실과 미래를 독특한 사상과 필체로 그려내고 있다.
1930년대 중반 이후 플라토노프의 작품은 사회 풍자성이 크게 약화되고 문체 또한 단순하고 직설적으로 탈바꿈한다. 1929년과 1931년에 각각「회의하는 마카르」와 『저장용』의 사회비판적 내용으로 비평계로부터 호된 비난을 받았던 전력과 소비에트 예술계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공식화가 사회적 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 시기에 쓰여진 「프로」,「뽀뚜단 강(江)」,「아름답고 광포한 세상에서」,「조국에 대한 사랑 혹은 참새의 여행」등과 같은 주요 단편소설에서는 사랑, 자연, 고향과 같은 보편적 주제를 다루는 작가의 성숙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귀향」은 1946년「이바노프의 가족」이란 제목으로 처음 발표되었는데, 이 작품 역시 주인공 이바노프의 우유부단한 모습이 문제시되어 당대 비평계로부터 정치적 오류라는 비판을 받는다.「귀향」에서 플라토노프는 당대 문단에서 전선(戰線)의 상황에 비해 소홀히 다뤄졌던 후방(後方)의 고통, 그리고 주인공 이바노프의‘심리적 귀향’의 여정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역자 : 최병근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교를 졸업하고,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현대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 현재 안양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안양대 러시아, 중앙아시아연구소 소장과 신문사 주간을 맡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검찰관』(웅진씽크빅, 2007년), 『귀향 외』(책세상, 2002년), 『러시아문학 앤솔러지2』(문원출판, 2002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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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3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85g | 150*220*20mm
ISBN13
9788991958838

책 속으로

나는 그와 인사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다. 나는 말체프의 친구는 아니었다. 그가 내게 관심을 보이거나 날 배려해준 적은 없었다. 그러나 나는 운명적인 고통에서 그를 지켜주고 싶었고, 한 인간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냉엄하게 파멸시켜버리는 숙명의 힘에 분노가 치밀었다. 왜 내가 아닌 말체프 씨였을까? 다름 아닌 그를 파멸시켰다는 점에서 이 운명의 힘은 비밀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산술적인 계산과 이성적인 논리라는 것이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의 삶을 치명적으로 위협하는 환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고, 이런 치명적인 힘이 뛰어난 재능을 가진 선택된 사람들은 파멸시키는 상황을 나는 직접 목격한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힘에 굴복하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나는 내 안에서 자연의 외적인 힘과 우리 운명에는 존재하니 않는 그 어떤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인간으로서 고유한 특징 같은 것 말이다. 나는 아직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울화가 치밀었고, 그래서 이 자연과 운명에 저항하기로 결심했다.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 중에서

출판사 리뷰

써네스트 세계단편문학선 두 번째 책 ?러시아

세계문학에 있어서 러시아 문학의 위치에 대해서 아무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단편 문학은 대한민국에서 계속 푸대접을 받았다. 체호프의 단편 정도만이 그나마 지속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러시아 문학에 있어서 단편문학의 힘은 위대하다. 이제 우리는 그 위대한 힘을 [세계단편문학선 02- 러시아대표단편문학선]에서 보기로 한다.
이 책에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푸시킨, 체호프 고골의 대표 단편선은 물론 그 이후의 다소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포함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 책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소개되는 알렉산드르 쿠프린의 [석류석 팔찌]가 있다.
쿠프린은 러시아에서 푸시킨만큼 수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어서 국민작가로 불리고 있지만 한국에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작가이다. 이번 기회에 그의 작품의 느낌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단편 문학으로 처음 노벨상 수상

얼마 전 201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 캐나다 여성작가 앨리스 먼로가 그 영광의 주인공이었는데, 특이한 것은 그녀가 단편소설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언론은 그녀를“캐나다의 체호프”라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는 먼로와 체호프의 작품세계가 유사하다는 점 외에도, 단편소설 분야에서 역대 최고의 작가가 안톤 체호프라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일반인들은 러시아문학하면 보통 [안나 카레니나]나 [카라마조프의 형제들]같은 장편소설을 떠올린다. 실제로 근대문학의 총아였던 소설, 그 가운데서도 장편이라는 소설의 형식을 그 어느 나라보다 탁월하게(길고 심오하게!) 완성시킨 나라는 아마도 러시아일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의 나라이자, 동시에 체호프의 나라이기도 하다. 즉, 러시아는 나름의 단편소설의 전통과 역사를 발전시키며, 푸시킨, 고골, 체호프, 부닌, 파우스토프스키 등과 같은 수많은 단편소설의 거장들을 배출해냈다.

일반인과 전공자들 모두를 위한 러시아 단편 모음집

이 책은 러시아문학을 대표할 수 있는 유명한 단편소설들을 선정하여 대학의 전공자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쉽고 유익하게 읽을 수 있도록 우리말로 옮겨놓은 단편모음집이다. 총 10편의 작품을 선정하였는데, 이때 개별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인지도나 문학사적 위상은 물론, 역자의 수년간의 대학교 수업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독자(대학생들)의 반응 또한 고려하였다. 예를 들어, 이반 부닌의 수많은 단편 가운데 [추운 가을]을 작가의 대표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이 작품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이 남달랐기 때문이다. 아무튼 러시아의 근현대를 통틀어 훌륭한 단편소설을 많이 남긴 작가들을 간추린 다음, 그 작가들의 작품 가운데 대표작을 번역하였다.

옮긴이의 말

이 책에 수록된 작품은 작품의 발표 연도가 아닌 작가의 주요 활동시기를 기준으로 배열하였다. 시기는 19세기부터 시작하여,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와 작품으로는 푸시킨의 [스페이드 여왕]과 고골의 [코]를 선정했다. 1834년에 발표된 [스페이드 여왕]은 당대 러시아 귀족들의 대표적인 유흥문화였던 카드놀이를 소재로 리얼리즘적 묘사에 망령의 출현이라는 신비적인 요소가 가미된 작품으로, 인간 삶의 물신화와 필연과 우연의 문제 등 교훈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푸시킨의 수작이다. 그 외의 푸시킨 작품 가운데서는 단편소설 모음집인 [벨킨 이야기](그 가운데서도 특히 [역참지기]와 [눈보라])와 경장편 소설인 [대위의 딸]을 읽어보기를 추천하다.
[코](1836년 발표작)는 이렇게 기발한 내용의 소설이 또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골의 작품뿐 아니라, 러시아문학 전체에서도 가장 유니크한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사람 코의 분실 사건이라는 다소 황당하고 기괴스러운 소재와 반전의 플롯 속에는 관료제의 폐해 속에서 물화되어 가는 러시아 사회에 일침을 가하려했던 고골의 풍자와 해학의 정신이 엿보인다. 고골의 [코]에 매료된 독자들이라면, 비슷한 주제와 스타일의 작품인 단편 [외투]와 희곡 [검찰관]을 추가로 읽어보기를 권한다.

사실 이 책에는 19세기 후반기 단편소설들이 빠져있는 것이 아쉬운 점인데, 작품의 수를 어쨌든 한정해야하는 편집상의 이유와 더불어, 러시아에서 19세기 후반은 앞서 애기한 것처럼‘장편소설의 시대’였다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19세기 후반을 대표할 수 있는 단편소설 작가를 소개하라면, 투르게네프와 레스코프를 우선 거명할 수 있겠다. 이 작가들의 작품은 국내에 적잖이 소개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독자들은 찾아 읽어보기 바란다.
세기말(정확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인 이 시기를 러시아 문학사에서는‘은세기’라는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을 대표하는 작가들 중에서는 체호프, 부닌, 쿠프린, 안드레예프, 이렇게 네 명의 작가를 선정해 대표작 한 편씩을 번역해 수록했다. 체호프에 대해서는 위에서도 잠시 언급됐지만, 그는 러시아 단편문학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18~19세기를 거쳐 발전해가던 러시아의 단편소설은 그에 의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이후 20세기와 현재까지의 러시아 단편소설은 체호프의 계승?발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체호프는 [벚꽃동산]의 작가로, 그러니까 희곡작가로 더 유명하지만, 사실 러시아에서는 단편소설 작가로 더 인정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이 책을 구상하면서 체호프의 많은 유명한 단편들 가운데 어느 작품을 대표작으로 선정할지가 꽤나 어려운 일이었는데, 역자의 개인적인 선호도를 고려하여 [사랑스러운 여인](1899년)을 체호프의 대표작으로 선정했다.

러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이반 부닌의 [추운 가을](1944년)이라는 작품은 길이에 있어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 가운데 가장 짧은 작품이며, 작가의 다른 수많은 단편소설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짧은 작품에 속한다. 그러나 주인공의 순수하고 애절한 사랑의 감정에서 느껴지는 감동의 진폭은 그 어느 작품보다도 넓고 크다. 부닌이라는 작가는 국내 독자들에게는 여전히 낯선 이름일 수 있을 텐데, ‘사랑의 백과사전’이라고도 불리는 부닌의 소설을 추가적으로 읽고 싶다면, [파리에서], [가벼운 숨결], [아들], [형제] 등과 같은 작품을 추천하다.
레오니드 안드레예프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 가장 활발히 번역, 소개되는 러시아작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 러시아문학 작품이 그리 많이 소개되지는 않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안드레예프의 번역서가 2010년 이후에만 4~5권정도 출간된 것은 조금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최근의 안드레예프 번역작업에서 빠져있는 작품인 [심연](1882년)을 선정해 번역해봤다. 이 소설은 (작가의 대표적인 희곡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인간의 삶’과 인간의 정신적 본질에 대한 집요한 탐색을 추구하는 작가 안드레예프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20세기 현대문학의 경우에는 시기적으로 2차 대전 종전 직후에 발표된 작품까지만 수록했다. 대략 20세기 전반기에 해당하는 이 시기를 대표하는 작가로는 숄로호프, 파우스토프스키, 그리고 플라토노프를 선정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숄로호프의 대표작은 장편소설 [고요한 돈강]이지만, (1985년도에 국내에 처음 번역될 때 7권으로 출간되었던) 이 방대한 작품을 특히나, 일반 독자가 완독하려고 시도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그런데 숄로호프의 작품 가운데는 이 [고요한 돈강]과 주제와 내용이 비슷한, 그래서 어느 정도 [고요한 돈강]을 대체할 수 있는 [돈강 이야기]라는 단편소설집이 있는데, 이 책에 수록한 [망아지](1926년)는 여기에 포함되어 있는 작품이다. 기타 숄로호프의 단편소설 중에서는 추가로 [배냇점], [타인의 피] 같은 작품을 일독해보길 권한다. 파우스토프스키는 러시아에서 이른바, ‘서정적 단편소설’의 대가로 인정되고 있다. 이반 부닌에게서 시작된 서정소설의 전통은 파우스토프스키를 거쳐 1960~70년대 러시아 소설의 한 흐름을 형성하게 되는데, [눈](1943년)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역자는 이 책의 말미를 장식하는 작가로 안드레이 플라토노프를 선택했다. 그는 불가코프, 파스테르나크와 더불어 20세기 러시아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이지만, 그의 대표작인 [체벤구르]나 [코틀로반] 같은 중,장편의 소설들은 작품의 난해함으로 인해 일반 독자들의‘접근’이 쉽지 않은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단편들은, 특히 작가의 창작 후기에 쓰인 단편소설들(예를 들면, 이 책에 수록한 [아름답고 광포한 이 세상에서](1941년)와 [귀향](1946년))은 푸시킨의 간결함과 정확함과 같은 러시아문학의 전통을 잇고 있는 작품으로서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선사해주는 빼어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모쪼록 이 책이 러시아 단편문학의 시대별 흐름을 조망하고 짧은 시간에 러시아 근현대 주요 작가들의 작품을 두루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며, 대학에서 러시아문학 관련 수업의 보조교재로도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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