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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과자와 고기
안드로메다 구하기
유령 들린 스텐 팬
금빛 집
데빌라
새롭고도 낯선 당신의 이웃
천년우물
값비싼 사랑

저자 소개 1

2004년 「현대문학」 신인 추천 단편소설 부문으로 등단했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공작새에게 먹이 주는 소녀』, 단편소설집 『고양이 대왕』, 『안드로메다 구하기』가 있다. 그 외에 앤솔러지 『피크』, 『캣캣캣』, 『당신의 떡볶이로부터』, 『환상의 책방 골목』, 『마이너스 스쿨』, 『은하환담』에 참여했다. 어린 시절 꿈은 댄서였다. 학창 시절에 종종 장기 자랑이나 공연 등으로 무대에 서긴 했지만 정식으로 배운 건 2년 전부터다. 방송 댄스와 에어로빅을 주로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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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372g | 128*188*30mm
ISBN13
9791189770310

책 속으로

정신은 한국인 치고 색소가 옅은 눈과 갈색 머리에 살갗은 혈관이 비칠 정도로 하얀, 등급을 매기자면 빈혈로 보여 피와 살이 될 것 같지 않은 질 낮은 고기다. 말라서 지방은 모자라도 피부는 결도 좋고 깨끗하니 내장 쪽은 싱싱할까나. 이런. 하나는 상상 속에서 인체를 토막 내고 등급을 나누는 자신을 경계하며 정신의 말을 흘려들었다.
--- p.8

하나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그의 광물 같은 눈동자를 응시하자니 고향 그라너트가 생생하게 떠올랐다. 1년 내내 차가운 물속에서만 살아서 그런지 그라너트인들은 매정하기 그지없었다. 저 할아버지야말로 전형적인 그라너트인이었다.
--- p.19

그라너트인들의 몸은 배와 머리, 촉수로 이루어져 있다. 수많은 촉수로 행성의 물속을 떠다니고 잠수하며 영양분을 섭취하고 살아간다. 언젠가 거리를 지나다가 ‘횟집’이라는 곳을 본 하나는 깜짝 놀랐다. 수족관에 동족과 매우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크기는 동족보다 매우 작았다.
--- p.29

안드로메다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란 어머니가 말하는 외모 꾸미기가 아니라 바로 이런 것이었다. 충만한 에너지로 가득한 대자연! 너무 아름다워 안드로메다는 여기까지 오느라 기진맥진한 상태에서도 눈물을 흘리면서 감동했다. 철썩철썩 파도가 치고 포말이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며 안드로메다는 가슴 가득 짠 공기를 들이마셨다.
--- p.53

도대체 누가 요리를 한단 말인가. 더욱 찝찝한 것은 깜빡하고 고기를 사 놓지 않거나 적당한 고기를 구하지 못하는 날에도 스텐 팬은 먹음직스러운 고기를 구워 놓는다는 사실이었다. 이 고기가 도대체 어디서 난 건지 알 수 없었다.
--- p.106

아무도 모르게 자신을 도와줄 사람이라면, 사람이 아닌 악마라도 기꺼이 영혼이라도 바칠 수 있었다. 게다가 벨-리알은 그녀의 영혼을 원하지도 않았다. 원한 것은 ‘투실투실한 작자’뿐. 주라는 결심을 하고 비틀비틀 부엌으로 걸어가서 냉동실 문을 열었다.
--- p.117

다 볼 수 있다고? 여러 개의 현실을? 나는 새삼 거미는 눈이 사람처럼 두 개가 아니라 여덟 개나 되니까 그럴지도 모른다고 어렴풋이 짐작했지만 아직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거미가 보여 준 현실이 다 실제로 있을 수도 있다는 건가?
--- p.158

새벽, 찢어지는 비명에 잠옷 바람으로 달려간 살베스트로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소녀의 헝클어진 머리칼 사이로 뾰족하고 거무스름한 뿔이 두 개 솟아 있었다. 두 손에는 뿔이 살을 찢고 나오면서 흐른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초록색으로 빛나는 두 눈은 고통과 환희로 번쩍거렸다.
--- p.174

엎드린 채 발작적으로 경련하던 할머니는 뒤통수부터 점점 갈라지기 시작하더니 꼬리뼈까지 몸이 완전히 반으로 나뉘었다. 그 몸을 뚫고 뭔가가 꾸물꾸물 나왔다. 나온 것은 또 다른 할머니였다. 나는 비명이 터지려는 입을 틀어막았다.
--- p.220

역시 머릿속으로는 ‘그게 무슨 짓이야!’ 싶었지만 효정은 루비의 손가락을 입 안에다 넣고 빨았다. 루비의 차갑고 가느다란 손가락에서는 거의 아무 맛이 안 났고 길고 매끄러운 손톱은 비늘처럼 얇았지만 피에서는 달콤한 맛이 났다. 세상에, 피마저 달콤하다니.

--- p.310

출판사 리뷰

외계인, 드래곤, 몬스터, 악마, 뱀파이어가 등장하는 여성 장르 서사의 만화경

억압에 저항하는 이야기를 자신만의 화법으로 펼쳐 온 작가 김설아의 환상소설집 『안드로메다 구하기』가 출간되었습니다. 김설아 작가님의 소설은 비일상적이고 초자연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사람의 폐부를 찌르는 현실적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인지 신비에 가득 찬 환상적 이야기는 성인들을 위한 우화 같은 인상을 줍니다. 그것이 바로 김설아 작가님 작품의 절대적인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상소설집 『안드로메다 구하기』에는 8개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장르적으로 분류한다면 호러, SF, 미스터리, 스릴러, 코미디의 믹스로, 소재는 오컬트에서 신화의 영역까지 자유롭고 다양합니다. 권력과 제도의 지배로부터 저항하는 이야기를 즐겨 다루는 김설아 작가님의 이번 소설집은 여성의 시각에서 펼쳐지는 ‘여성 장르 서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르 소설의 종합 선물 같은 소설집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여성들의 삶이 투영되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이야기들을 흥미롭고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이 소설집에는, 낯선 땅에서 고생하는 여성 노동자, 결혼이라는 속박에 저항할 수밖에 없는 여성, 친구 문제로 고민하는 사춘기 소녀, 타인에 의해 결정된 삶에서 자유의지를 펼치려는 여고생 등,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로, 편향적이지 않은 담론을 담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외계인, 드래곤, 몬스터라는 장르적 메타포를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정체성과 자유의지를 탐구하는 흥미롭고 기묘한 이야기들에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리뷰 총점 10.0
한줄평 총점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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