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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사과와 함께 나타난 마녀
제2화 뽀빠이가 아니라도 맛있는 스프 제3화 이시다 미쓰나리의 콤부차 제4화 눈물 젖은 라면을 먹어 본 사람만이 제5화 계란프라이에는 소스? 간장? 제6화 가케이 미노리의 오찬회 에필로그 |
Hika Harada,はらだ ひか,原田 ひ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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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방에서 그녀가 꺼낸 건 사과였다. 반질반질 윤이 나지만, 설익었는지 아직 완전히 붉은 빛이 돌지 않는 사과를 줄줄이 꺼냈다. 사과를 든 비쩍 마른 중년의 여자. 동화 속 마녀 그 자체였다.
“오늘 나올 때 시골에서 보낸 사과라고 집주인이 줬어. 태풍으로 떨어진 낙과인데 빛깔은 안 좋지만 달다고 하더라.” “이건 예산에서 제외야.” 앞으로 잘 부탁한다는 뜻이라며 그녀는 살짝 웃었다. 가사 도우미에게 재료비를 주고 야식이나 석식 준비를 부탁하겠다던 다나카의 말을 떠올렸다. 그 예산에 포함되는 게 아니라는 뜻이리라. ---「제1화. 사과와 함께 나타난 마녀」중에서 “시금치를 푹 고아서 만든 스프야.” “시금치를?” “뿌리까지 다 넣었어. 육수는 따로 안 넣고. 소금하고 참기름으로만 간을 했지. 야채에서 나온 육수로 충분히 맛있거든.” “그렇게 만들어도 이렇게 맛있구나.” 듬뿍 들어간 짙은 초록색 잎을 보고 있으려니 어릴 적 필리핀에서 본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할머니 식당에 있는 TV에서는 외국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가 종일 흘러나오곤 했다. 안젤리카와 마이카는 시금치를 먹으면 힘이 솟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제일 좋아했다.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이 스프를 먹으니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운이 솟는 것 같았다. ---「제2화. 뽀빠이가 아니라도 맛있는 스프」중에서 “도미는 오랜만에 먹어 보네요.” “새 출발을 축하할 땐 역시 도미를 먹어 줘야지.” “무슨 뜻이에요?” 그러자 가케이는 밥공기를 쟁반에 올려서 가져왔다. “자, 우선 이것부터 먹어 봐.” 도미 살을 섞은 솥 밥과 맑은 장국이었다. “새 출발이라뇨?” 눈앞에서 모락모락 김을 뿜는, 먹음직스러운 도미 밥에 손대지 않고 이타미는 그렇게 물었다. “이직하고 결혼.” “허.” 밥을 먹지 않길 잘했다. 먹었으면 분명 사레가 들렸을 것이다. “알고 있었어요?” “아이고, 일단 밥부터 먹어. 다 식겠네.” 이타미는 머뭇거리며 젓가락을 들었다. “이 회사 쓰레기는 내가 버리잖아. 비밀로 하고 싶으면 쓰다 만 이력서나 혼인신고서 작성 방법 프린트한 건 몰래 버려야지.” ---「제3화. 이시다 미쓰나리의 콤부차」중에서 “받아.” 어젯밤 가케이가 종이봉투 하나를 건넸다. “이게 뭐예요?” “산에 가서 먹을 거, 재료 사 왔어. 안에 만드는 방법도 써서 넣어 놨으니까 봐.” 등산은 그렇다 쳐도 식사는 편의점에서 사야겠다고 포기하고 있던 참이었다. “감사합니다!” 모모타는 가케이를 우러러보았다. “790엔이야.” 가케이는 퉁명스럽게 손을 내밀었다. 모모타는 가케이의 이런 점이 좋았다. 받을 건 확실히 받으니 마음 놓고 응석을 부릴 수 있었다. 그런데도 무심코 지갑에서 1000엔짜리 지폐를 꺼내며 “잔돈은 됐어요”라고 말해 버렸다. “잔돈도 준비해 놨네요.” 가케이는 빨간 똑딱이 동전 지갑을 꺼내 모모타의 손에 잔돈을 쥐여 주었다. ---「제4화. 눈물 젖은 라면을 먹어 본 사람만이」중에서 “회사를 매각한다고 하면 모모는 어쩔 거야?” 모모타는 그제야 몸을 일으켜 다나카와 마주 봤다. “모르겠어.” “뭐?” “모르겠다고, 갑자기 그렇게 물어도.” “그렇겠네. 미안해.” 다나카는 다시 고개를 꾸벅 숙였다. “실은 전부터 몇 군데에서 연락이 와서.” “인수하고 싶다고?” “그래.”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조건도 나쁘지 않았어.” “잠깐만, 회사를 매각한다는 게 무슨 소리야?” 그제서야 겨우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매각한다고, 회사를 판다는 소리지. 지금까지 해 온 일들과 고객들에 대한 권리를 양도한다고 해야 하나.” “이제 여기서 일 못하는 거야?” 나지막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제4화. 눈물 젖은 라면을 먹어 본 사람만이」중에서 “지금까지 만들어 주신 다른 솥 밥들도 전부 맛있었지만, 이 밥은 뭔가 맛이 다른 것 같아.” 다나카도 장국을 한 모금 마신 뒤 영양 밥을 먹었다. 쌀에는 거의 색이 배지 않았다. 흰쌀밥에 가까운 밥에 잘게 다진 고명을 섞어 놓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깊은 맛이 났다. 입에 넣으면 육수 향이 코를 지나 빠져나갔다. 쓱 빠져나가는 게 아니라 진득하게 흔적을 남기고 빠져나갔다. 쌀과 육수는 왜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까. 마음과 몸에 서서히 온기가 돌았다. 그날 이후로 싸늘하게 식어 있던 몸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 같다고 다나카는 생각했다. “맛있다.” 한숨처럼 감탄이 터져 나왔다. ---「제6화. 가케이 미노리의 오찬회」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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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사과를 든 마녀가 우리 사무실로 들어왔다!
위기의 스타트업 회사 직원들 × 츤데레 가사 도우미 맛있고 훈훈한 케미스트리 어질러진 신발장, 욕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공용 샴푸와 린스,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는 것조차 사치일 정도로 바삐 돌아가는 의료 스타트업 회사 그랜마. 회사가 자리를 잡고 잘될수록 직원들 사이에 대화는 줄어들고 회사 분위기도 살벌해져만 가는 중이다. 그랜마의 CEO 다나카를 비롯해 창립 멤버들은 각자 사연과 고민이 있지만, 결코 이를 서로 나누는 법은 없다. 특히나 전 동료 가키에다의 실종 사건은 다 같이 짜기라도 한 듯 서로서로 눈치만 보며 상황을 회피하기 바쁘다. 그런 와중에 무뚝뚝한 중년의 가사 도우미 가케이가 그랜마 사무실에 고용된다. 동화 속 마녀를 연상케 하는 크고 마른 체형에, 어딘가 단호하고 시큰둥한 말투, 그러나 평범해 보이는 음식도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요리 솜씨의 소유자. 서글서글하기는커녕 다분히 ‘하드보일드’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케이 특유의 까칠함에 그랜마 직원들은 저도 모르게 서서히 그녀에게 스며든다. 그렇게 가케이는 그랜마에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된다. “쌀과 육수는 왜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까.” 하드보일드한 가사 도우미가 그리는 특별한 보통의 맛 구운 사과에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디저트부터 도미 머리 밥까지, 가케이가 그랜마 직원들을 위해 만든 음식은 다양하다. “그렇게 만들어도 이렇게 맛있구나.” 싶을 만큼 간단하고 기본에 충실한 요리가 있는가 하면, 뼈에 붙은 살을 하나하나 잘 발라야 하는 까다로운 음식도 있다. 가케이는 이 같은 요리들을 위로가 필요할 때, 응원이 필요할 때, 논의 상대가 필요할 때 척척 눈치껏 내주며 그랜마 직원들 곁을 지킨다. 쌀과 육수가 열다섯 살에 집을 나와 혼자 살 수밖에 없었던 가케이를 다시 일으킨 것처럼, 이번엔 가케이가 만든 음식을 함께 먹게 되면서 그랜마 사무실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함께’ 먹는다는 일상적인 행위의 회복. 그녀의 시그니처 대사 “우선 이것부터 먹어 봐”처럼 상황이 힘들면 힘들수록 우리 인간은 무언가를 먹어야 하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마음이 채워지지 않으면 올바른 판단도 내릴 수 없는 법이니까. “이제 가케이 씨 비밀을 알려 주세요.” 휴먼 드라마 × 서스펜스 × 극적인 반전 그랜마 사무실의 운명은?! 가사 도우미 서비스를 받으며 한층 분위기를 회복해 가던 그랜마 사무실에 또 한 번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다. 창립 멤버였으나 실종된 지 오래인 가키에다를 봤다는 목격자가 나타나면서 사람들의 마음이 흔들리고, 여기에 쐐기를 박듯 CEO인 다나카가 “회사를 매각한다고 하면 어쩔 거야?”라며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소동을 바라보는 가케이는 수상한 행보를 보이는데…? 또다시 혼란의 소용돌이에 빠진 그랜마 직원들, 과연 그랜마 사무실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우선 이것부터 먹고』는 주로 직업, 여성, 음식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맛있고 훈훈한 이야기를 그려 온 하라다 히카의 숨겨진 힐링 미스터리 소설이다. 식욕을 자극하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구경하는 즐거움,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에 더해 이야기 곳곳에 흐르는 서스펜스적 분위기와 극적인 반전 등 미스터리적 재미까지 놓치지 않은 작품이다. 충격적인 반전마저 다정함과 희망으로 풀어낸 작가의 섬세함은 책장을 덮을 때까지 독자로 하여금 깊은 울림과 감동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일본 현지 독자들의 뜨거운 호평(독서미터 리뷰) ★★★★★ 단지 소설을 읽었을 뿐인데 요리를 하고 싶어진다! ★★★★★ 이런 가사 도우미 님, 우리 집에도 와 주었으면! ★★★★★ 우선은 먹자! 마음이 채워지지 않으면 올바른 판단도 내릴 수 없는 법. ★★★★★ 휴먼 드라마 × 서스펜스 × 극적인 반전의 완벽한 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