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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얼굴 없는 시체
6월 30일 작은 방문자 7월 1일 이지러지는 달 7월 2일 뒤엉킨 과거 7월 3일 명단의 이름 7월 4일 죽어 있던 남자 7월 5일 깨진 약속 7월 6일 분명 그 자리에 있는 빛 옮긴이의 말 |
櫻田智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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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밑입니다.”
채 3분도 걷지 않아 이리에가 멈춰 서서 돌아보며 계곡 쪽으로 오른손을 내밀었다. 그녀의 손끝을 따라 가드레일에 무릎을 대고 내려다봤다. 절벽 같던 경사면이 완만해진 곳, 도로에서 볼 때 6, 7미터쯤 아래일까, 활엽수 가지와 잎들이 포개져 만든 그늘 아래에 문제의 변사체가 있었다. 옆으로 누운 듯 엎드린 자세였고 얼굴은 계곡 바닥을 향해 있었다. --- p.12 “남은 뿌리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지. 어쩌면 머리끝 쪽에 큰 특징이 있었을지도 몰라. 그보다 하나 묻자. 시신의 신원을 감추고 싶었으면 존재 자체를 숨기는 게 낫지 않았을까? 얼굴을 훼손했어. 손목을 잘랐어. 이까지 뽑고 산으로 옮겼어. 그런데 왜 한 번 더 고생해서 시체를 묻으려는 생각은 안 했을까?” “저라면 그런 생각 안 합니다.” 이리에가 단호하게 말했다. “왜?” “신입이었을 때 현장 검증의 일환으로 웬만큼 비가 내려도 시신이 드러나지 않을 만큼 깊게 구멍을 판 적이 있거든요. 솔직히 그런 중노동은 다시는 하기 싫어요.” --- pp.55-56 “아빠가 살아 있다면 딱히 어디서 뭘 하든 상관없어요.” 주먹에 시선을 떨군 채 하야토는 그렇게 말했다. “어차피 저는 아빠 몰라요. 엄마랑 둘이서 쭉 재밌게 살았으니까. 하지만 혹시 어디서 죽어서 누군지도 모른 채 방치되어 있다면, 찾아서 우리 집 무덤에 묻어주고 싶어요. 물론 갑자기 없어진 거에 대해 불평 한마디는 해주고 싶지만요.” “뭐라고 불평할 건데?”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튀어나온 질문에 하야토는 잠시 생각하는 시늉을 했다. “왜 엄마를 슬프게 한 거야?” --- p.93 왜 어쩔 수 없어? 라고 물으니 사랑은 그런 거야 하고 엄마는 또 웃는다 --- p.103 “……있잖아, 히노 씨.” “왜?” “사실은 궁금한 게 있어서 여기 온 거 아니야? 지금이라면 나도 말실수할지도 몰라.” 마스터가 “취했을 때만이야”라고 웃으며 잔의 맥주를 비웠다. 히노는 손바닥으로 차가운 맥주잔의 감촉만 느꼈다. “안 물어봐도 알 것 같은데.” “오. 재밌는 소리 하네.” --- pp.174-1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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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촘한 복선의 향연
탄탄한 뼈대를 갖춘 본격 미스터리 산속에서 발견된 변사체 한 구. 즉시 신원을 알 수 없게 하려는 의도일까. 시체는 타살일 뿐 아니라 얼굴이 훼손되고 치아가 뽑힌 데다 두 손이 잘려 나가 있다. 사건 현장에 투입된 수사계장 히노 유키히코는 정석적인 절차와 탐문을 중심으로 수사에 나선다. 이튿날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경찰서를 찾아와 ‘시체가 우리 아빠가 아니’냐고 묻는다. 아이의 아버지는 10년 전 행방불명이 되었고, 이미 실종 선고까지 받은 상태였다. 하지만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또 다른 살인 사건을 계기로 얼굴 없는 시체의 신원은 금방 밝혀진다. “방금 전에 시신의 신원이 다른 사람으로 판명됐어. 유감이지만…… 아니, 아버지가 시신으로 발견된 게 아니니까 결코 유감이라 할 일은 아닌데…….” (본문 93쪽) 시신의 신원은 특정됐지만 의문은 오히려 늘어난다. 범인은 누구이며, 왜 이토록 집요하게 신원을 감추려 했는가. 또한 과학 수사 기술이 발달한 요즘 같은 시대에, 수사계장 히노는 이 미스터리를 어디까지 끌고 갈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답은 이야기의 이면에서 기다리고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 대신한다. 처음에는 눈에 띄지 않던 작은 묘사들이 점차 결정적 단서로 떠오르고, 사소해 보이던 요소들마저 복선을 회수하는 정교함에 놀라게 된다. 미스터리 장르가 갖춰야 할 탄탄한 뼈대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사건 너머의 사람 따뜻한 온기가 스민 경찰 미스터리 『잃어버린 얼굴』은 ‘얼굴 없는 시체’라는 자극적인 설정을 품고도 매우 담백한 분위기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치밀한 복선과 논리를 중시하면서도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문제를 도외시하지 않고 일견 고풍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긴다. 등장인물 각각에 견고한 설득력을 부여해 입체적인 캐릭터를 완성한 점도 눈에 띈다. 특히 히노의 경찰학교 동기이자 규율을 중시하던 하보로는 과거에 있었던 사건과 반대되는 선택을 취하며 새로운 드라마를 만든다. 게다가 현장에 출동하기 전 별자리 운세를 확인하고 행운의 음식까지 챙겨 먹는 부하 형사나 방문할 가게 이름을 착각해 엉뚱한 소릴 늘어놓는 수사 주임과 같이 등장인물 저마다 ‘빈틈’이 존재한다. 그 틈이 살인 사건을 다루는 차가운 수사 과정 안에서도 온기를 불어넣는다. 주인공 히노는 엔터테인먼트 소설에 흔히 등장하는 천재 캐릭터가 아닌 ‘고뇌하는 탐정’에 가깝다. 단순히 범인을 잡는 역할이 아니라, 자신의 가치관과 과거, 인간관계, 사적인 일화가 맞물린 수사 행위를 통해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한다. 또한 경찰 조직 내에서 히노와 대척점에 있는 인물들이라고 해서 결코 사건 해결에 장애물로 존재하지 않는다. 작가는 이들에게 시민의 안전이라는 같은 목표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현실성을 부여하고, 자연스럽게 ‘인간미’가 배어 나오게 했다. 부드러움과 능숙함의 결합 오직 사쿠라다 도모야만 쓸 수 있는 미스터리 사쿠라다 도모야는 자신의 첫 번째 장편으로 경찰소설 형식을 택한 데 선배 작가들의 영향이 컸다고 밝혔다. 우선 경찰소설의 틀에서 본격 미스터리를 구현한다는 발상은 『동기』 『64』 등을 쓴 요코야마 히데오에게서 왔다. 복수의 사건이 병행하며 전개되는 구조와 가설을 세웠다 부정하기를 반복하며 진실에 다가가는 수사 방식, 상사와 부하 형사의 유쾌한 호흡은 콜린 덱스터의 ‘모스 경부 시리즈’를 의식했다고 한다. 2000년대 이후의 경찰소설은 대체로 조직으로서의 경찰 자체에 초점을 맞추거나, 조직 내부에서 튀는 캐릭터를 내세운 유가 많았다. 하지만 『잃어버린 얼굴』은 가설과 검증을 착실히 반복하며 사건의 진상을 좇는, 수사소설로서의 정공법을 충실히 따른다. “완성된 소설은, 이것이 내 유일한 장편이 되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할 만큼 만족스러운 작품이 되었다.” (사쿠라다 도모야) 책을 읽다 보면 곳곳에 자리한 복선은 물론 등장인물 중 누구 하나 소홀히 하지 않은 작가의 필치에 놀라게 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미스터리의 거장들이 쌓아 올린 유산을 적극적으로 계승하되 특유의 ‘인간미’가 배어 나오게 한 균형 감각으로 독자적인 길을 만든 셈이다. 그렇게 오직 사쿠라다 도모야만이 쓸 수 있는 고품격 휴먼 미스터리가 탄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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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르익은 소설이 대담한 진상에 이른다. 이런 미스터리를 기다렸다. 드디어 도래했다. - 요네자와 호노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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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수수께끼 풀이의 하이브리드. 모든 조각이 하나로 맞춰지는 것이 경이롭다. - 온다 리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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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를 좋아해서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그런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작품. 주인공 히노는 비정한 사립 탐정 같다. 그의 갈등을 멋대로 상상하고, 한동안 그 생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 이사카 코타로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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