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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히라노 게이치로 사인 인쇄본,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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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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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윤리적 딜레마, 김연수 X 히라노 게이치로
각 국가를 대표하는 두 작가가 쓴 크로스 시리즈. 두 소설은 모두 '매 순간 어떤 인간이 될지 선택해야만' 하는 기로 속에 놓인다. 윤리적 딜레마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결단하는가. 작가들의 시선을 따라가며, 이제 독자가 답할 차례다.
2026.03.06. 소설/시 PD 김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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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우리들의 실패 김연수
결정적 순간(The Decisive Moment) 히라노 게이치로

크로스 인터뷰|전시되지 못한 것들의 자리 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저자 소개3

金衍洙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사랑이라니
경북 김천에서 태어나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작가세계』 여름호에 시를 발표하고, 1994년 장편소설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로 제3회 작가세계문학상을 수상하며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꾿빠이, 이상』으로 2001년 동서문학상을,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2003년 동인문학상을, 소설집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로 2005년 대산문학상을, 단편소설 「달로 간 코미디언」으로 2007년 황순원문학상을, 단편소설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으로 2009년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그 외에 장편소설 『7번국도 Revisited』 『사랑이라니, 선영아』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밤은 노래한다』 『원더보이』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소설집 『스무 살』 『세계의 끝 여자친구』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산문집 『청춘의 문장들』 『여행할 권리』 『우리가 보낸 순간』 『지지 않는다는 말』 『소설가의 일』 『시절일기』 『대책 없이 해피엔딩』(공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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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라노 게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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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ichiro Hirano,ひらの けいいちろう,平野 啓一郞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예리한 시각과 전위적 기법으로 차세대 일본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쿠타가와 상의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23년 만의 일이었다.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보는 신세대 작가인 그는 1998년 스물셋의 나이에 '일식'으로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할 당시 화려한 한
명문 교토 대학 법학부에 재학중이던 1998년 문예지 『신조』에 투고한 소설 『일식』이 권두소설로 전재되고, 다음해 같은 작품으로 제120회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 당시 최연소 수상 기록으로, '미시마 유키오의 재림'이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예리한 시각과 전위적 기법으로 차세대 일본문학의 기수로 자리매김했다. 아쿠타가와 상의 대학 재학생의 수상은 무라카미 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이후 23년 만의 일이었다.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보는 신세대 작가인 그는 1998년 스물셋의 나이에 '일식'으로 아쿠타카와상을 수상할 당시 화려한 한문투 문체와 장대한 문학적 스케일로 주목을 받았다. 일본소설하면 흔히 떠올리는 '가벼움'과는 거리가 있는 작품으로 많은 국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다. 밝은 문장으로 죽음을, 무거운 문체로 연애를 그릴 순 없냐는 그의 말에서 순문학 작가로의 포부와 자부심이 묻어난다.

1975년 6월 22일 아이치 현에서 태어났다. 중학생 시절 '금각사'라는 명작을 남긴 미시마 유키오(1925~1970)에 푹 빠져 지내면서 미시마가 책에서 조금이라도 언급한 작가는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때 접한 작가가 도스토예프스키, 토마스만, 괴테 등이다. 어린 시절의 독서가 오늘날 그를 소설가로 성장하게 한 든든한 자양분이 되었다. 교토 대학 법학부 입학하여 소크라테스에서 자크 데리다에 이르는 정치사상사를 공부했다. 문예창작과의 제도적인 문인교육을 받은 적은 없으며, 정치사상사를 문학 공부와 병행하는 것이 작가적 성찰을 얻는데도 도움이 됐다고 한다.

문학 교육이 아닌 다른 경험으로부터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흥미가 많은 그는 재즈 대담집을 발간하고 건축잡지의 책임편집을 맡는 등 문학 외적인 방면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8년에는 모델 겸 디자이너인 하루나와 결혼했다. 이제는 등단 10년이 넘는 중견작가로, 1993년과 비교해 70% 정도로 규모가 줄어든 일본 순문학 시장에서 소설의 힘을 믿고 소설을 통해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에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며, '공감'을 통해 독자와 만나고자 한다.

해박한 지식과 화려한 의고체 문장으로 중세 유럽의 한 수도사가 겪는 신비한 체험을 그린 『일식』 작품은 '미시마 유키오의 재래(再來)'라는 파격적인 평과 함께 일본 열도를 히라노 열풍에 휩싸이게 하며 일본 내에서 40만 부 이상의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1999년 메이지 시대를 무대로 젊은 시인의 탐미적인 환상을 그려낸 두번째 소설 『달』을 발표한 이후 매스컴과 문단에서 쏟아지는 주목과 찬사에도 불구하고 3년여 동안 침묵을 지키며 집필을 계속해, 2002년 19세기 중엽의 파리를 배경으로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삶을 그린 대작 『장송』을 완성한다. 같은 해 특유의 섬세하고도 날카로운 시각으로 현대사회의 문제점들을 바라본 산문집 『문명의 우울』을, 2003년에는 이윽고 현대 일본으로 작품의 배경을 옮겨 젊은 남녀의 성을 세심한 심리주의적 기법으로 추구하는 등 실험적인 형식의 단편 네 편을 수록한 『센티멘털』(원제:다카세가와)을 발표한다.

2004년에는 더욱 심화된 의식으로 전쟁, 가족, 죽음, 근대화, 테크놀로지 등 현대사회의 여러 테마를 아홉 편의 단편으로 그려낸 『방울져 떨어지는 시계들의 파문』을, 2006년에는 인터넷 성인 사이트를 소재로 삼아 현대인의 정체성을 파헤친 『얼굴 없는 나체들』을 연달아 발표하여 왕성한 창작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히라노 게이치로의 다른 상품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인형 탐정』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서브머린』, 『칠드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그림자밟기』,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를 비롯
도쿄대학교 대학원 총합문화연구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동 대학원 박사과정에서 일본 전후 문학을 중심으로 공부하며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무라타 사야카의 『소멸세계』, 기리노 나쓰오의 『천사에게 버림받은 밤』, 『인형 탐정』 시리즈, 이사카 고타로의 『서브머린』, 『칠드런』,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히가시노 게이고의 『옛날에 내가 죽은 집』, 요네자와 호노부의 『부러진 용골』, 미치오 슈스케의 『스켈리튼 키』, 요코야마 히데오의 『64』, 『그림자밟기』, 미카미 엔의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 모리무라 세이치의 [증명] 시리즈를 비롯해 『인사이트 밀』, 『절규성 살인사건』, 『46번째 밀실』 『도미노』, 『덧없는 양들의 축연』, 『거대 투자 은행』, 『소녀지옥』, 『침묵의 거리에서 1, 2』, 『말레이 철도의 비밀』, 『백년법 상,하』, 『골든애플』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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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3월 0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336g | 135*205*17mm
ISBN13
9791170613596

책 속으로

어떤 미래는 수십 세기 뒤까지도 바라보는데 어떤 미래는 6개월을 넘길 수 없다고 한다면, 미래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미래의 얼굴이 있다면, 그건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요?
---「p.23, 우리들의 실패」중에서

미래는 늘 그런 식으로 무방비 상태의 얼굴에 강펀치를 날리곤 했지요. 예상치 못한 일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허우적댈 때면 서울 아저씨의 말이 종종 떠올랐습니다. 짚으로 만든 개는 아무 말이 없다고.
---「pp.48-49, 우리들의 실패」중에서

편지에는 영영 사라졌다고 생각한 미래가 언어의 형태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습니다. 마치 있는 데 없는, 혹은 없는 데 있는, 빅뱅 이전이나 북극의 북쪽 같은 말들처럼.
---「p.63, 우리들의 실패」중에서

“붉은 줄무늬 바탕 위 태양의 얼굴은 현재를 상징하죠. 그리고 뒤에 얼굴이 하나 더 있습니다. 검은 태양, 과거의 얼굴이지요.”
“앞에서는 과거가 보이지 않는군요.”
“돌아가야만 볼 수 있지만, 과거의 얼굴도 늘 거기 있습니다.”
---「p.69, 우리들의 실패」중에서

애초에 ‘결정적’이란 무엇을 ‘결정’하는가? 피사체의 본질? 하지만 우리가 어떤 사물에 대해 그 본질을 안다는 인식을 갖게 되는 것은 대체로 오랜 시간의 지속을 통해서다. 그렇다면 사진은 대체 무엇을 찍고 있는 것일까? 아니, 사진작가는 무엇을 찍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p.92, 결정적 순간」중에서

미즈마키 가스미는 마치 틸만스의 사진을 보듯 아틀리에를 보고 있었다. 그 때문에 오히려 보이게 된 게 있었을 것이다. 초점이 맞지 않는 듯 불확실한 이미지만이 선명하게 찍힌, 인간의 육안으로는 포착이 불가능한 사진처럼.
---「p.100, 결정적 순간」중에서

눈을 뜨고 아틀리에를 바라보았다. 무엇 하나 달라진 건 없었지만, 자신이 방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p.101, 결정적 순간」중에서

저마다 외부 세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눈빛의 표정들을 바라보다 보니, 카메라를 들고 똑같이 ‘생각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을 사카키 씨 자신의 얼굴이 떠오른다. 마치 몰래 먼 기억을 더듬으며 그 사진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p.165, 결정적 순간」중에서

출판사 리뷰

가장 첨예한 두 세계의 조우
그리고 동시대를 감각하는 하나의 질문


〈크로스〉는 해외 작가 한 명과 한국 작가 한 명이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새로운 중단편소설을 창작하고, 그 두 편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서로의 텍스트를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는 하나의 주제에서 출발하되, 두 작가가 지닌 로컬리티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통해 동시대를 바라보는 서로 다른 이해를 함께 조망하고자 하는 기획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2024년부터 준비된 이번 프로젝트에서 두 차례의 원격 화상 대화를 거쳐 두 작가가 공유한 키워드는 ‘윤리적 딜레마’였다.

그렇다면 왜 ‘윤리적 딜레마’일까. 우리는 ‘윤리적’이라고 말할 때 옳고 그름, 진실과 거짓의 이분법을 떠올리지만, 현실의 여러 복잡한 관계와 얽힌 맥락 속에서 그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이 이미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 시대의 윤리적 딜레마는 옳고 그름, 진실과 거짓 사이의 번민이 아니라 나의 옳음, 나의 진실 그 자체에 대한 번민에 가깝”(김연수 「크로스 인터뷰」, 174쪽)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오늘날 현실에서 ‘윤리적 딜레마’가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지 철학적 개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시대의 삶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하나의 프리즘이기 때문일 것이다.

“미래의 얼굴이 있다면,
그건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까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
문학적 사유의 ‘교집합’


히라노 게이치로의 「결정적 순간」은 우연히 타인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에게 어떠한, 또 얼마만큼의 윤리적 책임이 발생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 소설은 주인공 미즈마키 가스미가 존경해왔으나 이제는 고인이 된 사진작가의 아틀리에에서, 그가 은밀히 간직해온 사진을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왜 그때 그 상자를 열었을까. 다시 그 생각으로 돌아온다. 열지 않았다면 지금쯤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전시회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었을 텐데. 그런 세계가 어딘가에 있다면 지금 이 세계의 나를 잃더라도 그곳에 가고 싶다. (「결정적 순간」, 167~168쪽)

당사자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금, 사건의 정황도 진실의 실체도 분명히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스미는 침묵할 수도, 그렇다고 섣불리 판단을 내릴 수도 없다. 유고전을 개최하지 못한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노력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는 복잡하고 난처한 상황의 한복판에 주인공을 세워둠으로써, 작가는 윤리적 딜레마를 ‘문제 그 자체’로 작품 속에 제시한다. “반드시 그 답을 작가가 준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대답할 수 없는 아포리아만이 쓸 가치가 있는 주제라고 생각합니다.”(히라노 게이치로 「크로스 인터뷰」, 176~177쪽)라는 인터뷰 내용처럼 작가는 딜레마의 속성을 기록의 일부, 법률 조항의 발췌, 노트의 인용문, 신문 기사, SNS 타임라인 등을 교차 편집하는 방식으로 입체화해 보여줌으로써 독자 스스로 해석할 수 있는 자리를 열어둔다.

김연수의 「우리들의 실패」는 소설의 화자이자 기자인 ‘나’가 대통령 친인척의 국정 개입 사건에 연루된 인물 ‘손동하’를 인터뷰한 내용을 소설의 형식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서술된다. 대의를 위한 자기희생이 가치 있다고 믿으면서도, “단 한 번뿐인 인생을 희생하면서까지 공공을 위해 윤리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어디까지 신뢰”(히라노 게이치로, 190쪽)할 수 있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기에, 이 문제는 문학의 중요한 테마가 될 수밖에 없다.

“하늘과 땅은 어질지 않아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여긴다는 뜻이죠. 그 말대로 세상은 나의 후회와 희망 같은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뜻대로 변해가기만 했습니다. (……)
세상 모든 것은 짚으로 만든 개일 뿐입니다. 잠시 존재하다가 그 쓰임이 다하면 버려지지요. 문자와 전화로 은연중 제게 자살을 종용하던 자들에게는 저 역시 짚으로 만든 개일 뿐이었겠죠.” (「우리들의 실패」, 49~50쪽)

인간의 삶의 속성이 아무리 ‘짚으로 만든 개’와 같을지라도, “우리는 본성에 따라 행동하는 게 아니라 매 순간 어떤 인간이 될지 선택해야만”(김연수, 198쪽) 한다. 특히 윤리적 딜레마의 순간에 요구되는 것이 바로 ‘결단’이며, 그러한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곧 ‘상상력’일 것이다. 작가는 “소설가로서 발휘할 수 있는 가장 큰 다정함”이란 “‘타인과 내가 다르지 않다는 상상’을 통해 그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미래적 시점’에서 오는 것”(김연수, 201쪽)이라고 말한다.

두 작가가 ‘크로스’를 경유해 도달한 장소는, ‘문학적 상상력’을 통해 “대상에 대한 내면적 이해와 동시에 그 주변 관계를 조망하는”(히라노 게이치로, 196쪽) 소설가의 다정한 시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여기에 실린 두 편의 소설 시점은 ‘현재’도 ‘과거’도 아닌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는 ‘미래적 시점’일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마지막에 수록된 두 작가의 「크로스 인터뷰|전시되지 못한 것들의 자리」는 서로의 사유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낯설면서도 긴밀한 감각을 보여주어, 독자에게 ‘연루된 관계 속에서 확장되는’ 새로운 독서 경험을 선사한다. 앞으로도 이어질 유의미한 ‘크로스’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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