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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 Mic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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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프랑스 문학의 신비이자 기적으로 불리며, 프란츠 카프카상 등 전 세계 주요 문학상을 석권한 신화적 존재, 피에르 미숑의 장엄한 대표작 『사소한 삶』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마침내 우리나라에 소개되는 피에르 미숑은 아직 낯선 이름이지만 프랑스에선 익히 ‘국민 작가(grantecrivain)’로 군림하며, 공인된 저자의 작품만이 오를 수 있는 총서 「카이에 드 레른(Cahiers de L’Herne)」에 선정되는 등, 그야말로 프랑스어 산문 문학 자체를 대변하는 존재다. 외지고 가난한 시골 마을에서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대학교 때 잠시 연극에 발을 들이긴 했지만 청춘의 대부분을 술과 약물로 물들인 미숑은 서른아홉이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한평생 작가가 되기를 갈망했음에도 매번 텅 빈 백지 앞에서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었던 미숑은 기나긴 방황을 마치며 자기 영혼과 생명의 근원으로 깊숙이 파고들었다. 절대적인 고전, 완전무결한 작품을 완성해야 한다는 허황한 소망과 잔인한 백일몽에서 깨어난 뒤 미숑이 가장 먼저 다다른 곳은 바로 자신의 고향, 쇠락한 옛집이었다. 미숑은 과거의 거장들과 겨루겠다는 아집을 뒤로하고 자기와 같은 사람들, 하찮고 쉬이 잊히고 소리 소문 없이 부서지고 흩어져 버린 존재들을 가만 들여다보았다. 그제야 미숑은 문학이란 화려한 미사여구의 나열, 거창한 웅변이 아님을, 이를테면 티끌 같은 삶과 바람결에 사라진 울음소리와 한없이 부옇게 빛바래 가는 기억을 되살리고 치유하고 지탱하고 화해하게 해 주는 과업임을 깨닫는다. 결국 『사소한 삶』은 시커먼 절망 속에서 죽음을 바라보던 미숑이 치열하게 도달한 문학의 진실이자, 끝내 가닿은 생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어느 책에서든 결코 찾아낼 수 없고, 고작 한두 세대만 흘러도 영영 미지로 남게 될 사람들의 인생, 그토록 사소하고 보잘것없는 이야기가 바로 우리 가족, 친구, 이웃 그리고 나 자신의 삶인 것이다. 미숑은 사실상 모든 이들의 운명이라 할 수 있는 ‘사소한 삶’을 되살려 냄으로써 황폐한 세계와 상처받은 영혼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광활한 종이 위에 거세게 눌러쓴 문장을 통해 확신했다. 어쩌면 『사소한 삶』이야말로 벌써 잃어버리고 무자비하게 사라져 버린 세월, 즉 우리 모두의 ‘삶’을 되찾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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