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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여섯 시, 일기를 씁니다
박선희
나무발전소 2023.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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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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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장 결정적 순간

당신의 결정적 순간은 언제인가요? 014
지상 최고의 사랑 018
마흔은 처음이라서 022
아빠는 학 같아, 엄마는 호빵 같지 025
덮어준다는 것 028
쫄지 마, 늙는다고 031
점점 더 내가 되어간다 034
보내기 싫은 ‘이 겨울’이 있었어 038
다들 단골 문방구 하나씩은 있었잖아요? 042
쓸쓸함을 품고 깔깔깔 045
마음 속에 꽃이 피는 것 같아 048
기분파의 최후 051
어느 하루 055
공기의 말을 듣기 061
발톱 깎는 시간 064
태도가 멋진 사람 06
형편없다는 소릴 들어도 069
길에서 닮은 사람을 만나면 072
나이테에도 비밀이 있다 074
불안이 나를 불안하게 해 076
여름의 오후 078
오늘, 길에서 080
지하철 바닥에서 옮겨 붙은 껌딱지 082
사랑이 이렇게 이어진다 084
있을 듯 말 듯한 행복 087
내 마음을 떼어다가 붙여주고 싶은 날 089
무적의 트리오 091
나의 쓸모 093

2장 오사카 일기장

우디 라이프 아오키 301호 098
한없이 사랑이 분다 101
슬픔이 낭만이 되는 시기 104
유코 이야기 107
아빠와 크레파스 117
절반의 봄이 지나간다 121
빗방울을 닮은 선물 124
단 한 번 128
안녕, 유코 130
행복을 위해 살지 않는다 134
벤텐초 카야마 병원 136
선생은 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38
너는 내가 아니다 142
그런 말 함부로 하는 거 아냐, 복 달아나! 145
육교 밑의 나오미 상 148
우리는 흘러가고 있다 151
가을의 낙서 154
내 이름이 당신의 용기가 될 수 있다면 156
명숙 씨가 오사카를 울렸지 158
템버린을 흔들던 산타 162
단어의 실체 165

3장 작별의 노래

우리 노래하듯 헤어지자 172
당신의 평안을 빌어 176
당신이 불행해서 내가 행복한 게 아닌 것처럼 180
나 100살, 엄마 129살에 184
그 여름에 만난 기적 188
오늘 하루도 살아냈구나 191
남편의 첫 번째 생일 195
빛도 그늘도 나답게 198
결론은 아직이니까 201
멀리 돌아 집으로 가던 날들 204
나쁘지 않아 207
새해 첫날 찾아온 당신 210
그때의 깨달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214
지금까지와는 다를지라도 217
안녕, 날씨가 좋네 221
꿈도 없는 깊은 잠을 빌어요 223
겨울적 인간 226
마음을 햇볕 가득한 안뜰로 229
불안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232
우리 엄마 235
오늘부터 다시 시작 239
후회와 멀어지는 법-‘만약에’는 필요 없어 241

에필로그_세계의 약속 244

저자 소개 1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지금은 어린이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소설과 나무를 무척 좋아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기록해 두고 싶은 것이나 마음에 남은 일들을 적습니다. 매일매일 적다 보니 책으로도 엮게 되었습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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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1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14g | 130*200*20mm
ISBN13
9791186536889

책 속으로

어렸을 때 나는 삶이 그저 좋은 것이라고 믿었다. 내가 믿었던 세계는 버겁고 가혹한 얼굴을 갖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부딪혀 본 세계는 분명 버겁고 가혹했다. 버티고 버티던 어느 날엔 왜 사는 걸까, 이렇게 사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질문에 시달리다 허무해지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 사이사이 빛나는 순간들이 꼭 있어서 나는 아무리 해도 사는 일이 싫어지지는 않았다. 버겁지만 빛났고 가혹하지만 소중했다. 헤매고 방황해도, 돌고 돌아도 결론은 같았다. 나는 그런 결론을 내리는 사람이었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어 좋았다. 이 깨달음은 나를 지탱해 주는 커다란 지지대가 되었다.
---「세계는 허무해, 그래도 사랑하지」중에서

이제와 생각해 보면 누군가의 자랑이 되고 싶어 좋은 사람이 되려고 했다는 건 나에게도 사과할 일이다. 나를 그런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나는 누군가의 자랑이 되려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냥 나로서 사는 것뿐이야, 지금의 나는 그런 생각을 한다.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 때문이 아니라 어찌해서가 아니라 그냥 나니까 나로서 내 인생을 살아갈 뿐이다. 나는 용도가 없다. 조건 없이 나로 살아가고 싶다.
---「점점 더 내가 되어간다」중에서

그 모든 길 위에서 나는 공기의 말을 듣는다. 나뭇가지의 맵시, 구름의 흐트러짐, 하늘의 채도, 꽃의 포즈, 바람의 온도 같은 것들이 어우러진 공기의 말을 듣는다. 길고 오래된 이것은 나의 취미 중의 취미인데 고요나 평화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
---「공기의 말을 듣기」중에서

버튼만 누르면 들을 수 있는 라디오 채널같이, 언제든 찾아가 걸을 수 있는 산책길 같이 작고 사소한 즐거움을 많이 만들 것, 홀로 감탄할 것, 그 감탄이 멀리멀리 퍼져나갈 수 있게 깊게 감탄할 것. 우리 집 베란다 창을 두드리는 연두색 나뭇잎이 너의 마음을 흔들 수 있도록.
---「발톱 깎는 시간」중에서

누군가 형편없다고 말해도 발끈 화를 내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어디가 형편없는 걸까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 형편없다고 해도」중에서

아, 암흑의 터널이라니, 생각만 해도 싫은데 뚜벅뚜벅 가는 건 다른 길이 없기 때문이고, 내가 뚜벅뚜벅 가야 트리오도 힘을 받아서 뚜벅뚜벅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더없는 사랑’이라고 부른다. 사랑, 사랑뿐이야. 어두운 터널을 밝혀주는 건 오직 사랑뿐이다. 손잡고 입구에 서면 터널 끝까지 밝아오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출구도 눈앞까지 끌어와 환하게 밝힌다. 그러니 어떻게 사랑을 믿지 않을 수 있겠어잊지 마. 사랑, 언제나 사랑뿐이다.
---「무적의 트리오」중에서

고맙게도 나는 해준 게 하나도 없는데 바람도 햇빛도 나무도 자꾸 나에게 베풀어 주기만 한다. 한없이 사랑만 준다. 가만히 앉아만 있는데, 한없이 사랑이 분다.
---「한없이 사랑이 분다」중에서

친절한 나오미 상. 아마도 그녀는 그녀 자신이 누군가의 아침을 이렇게 밝게 빛내주고 있다는 걸 모르겠지. 나오미 상을 알게 되어서, 그녀가 내가 아침마다 다니는 길목에 서 있어서 나는 참 기쁘다. 나오미 상이 매일 지치지도 않고 인사를 건넬 수 있는 따뜻하고 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는 게 기쁘다. 그녀의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곳에 서 있는 그 순간들이 나를 기쁘게 한다.
---「육교 밑의 나오미 상」중에서

한 가지 달라진 점은 예전보다 더 간절히 많은 사람들의 안녕을 바라게 되었다는 것. 길에서 마주하는 당신, 모르는 당신들에게도 슬프고 괴로운 일이 없기를 바라게 되었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런 마음이 되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다. 낙담한 표정이나 눈물은 너무 슬퍼서 모두의 안녕을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다.
---「당신이 불행해서 내가 행복한 게 아닌 것처럼」중에서

공허함이 무서웠다. 공허한 사람이 될까 봐 두렵다. 얼굴에 그늘이 드리워진 사람이 될까 봐 두렵고, 내 아픔만 가장 큰 것처럼 여기는 사람이 될까 봐 두렵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내가 겪은 것들만이 진짜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될까 봐 그것도 두렵다.
---「오늘 하루도 살아냈구나」중에서

당신이 머리 쓰다듬어 주었던 거 이제야 떠올린 거 하나도 미안하지 않아. 새해 첫날이라고 응원처럼 꿈에 와 준 것도 고맙고 그렇지 않아. 그렇지만 그냥 좋았어. 다시 만나서 그냥 좋았어. 나를 염려해 주고 있구나 느껴졌어.

---「새해 첫날 찾아온 당신」중에서

출판사 리뷰

1장 ‘결정적 순간’은 아침 여섯 시에 일기를 쓰며 보고 느낀 것들을 담았고, 2장 ‘오사카 일기장’은 2012년부터 2016년 가족과 함께 일본 오사카시 벤텐초에서 지낸 시절의 글이다. 3장 ‘작별의 노래’에서는 남편을 추억하는 애도의 이야기를 담았다.

‘당신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인가요?’ 1장 ‘결정적 순간’은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자신을 되찾고 싶어서 아침 여섯 시에 일기를 쓰기 시작한 저자는 첫 일기에서 자기를 자기답게 만들어준 순간은 언제였는지 골똘히 생각한다. 그리고 그 순간을 떠올리며 첫 일기를 써 내려 간다. 저자는 두 번째 결정적인 순간을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일기를 쓰기 시작한 그 순간으로 꼽으며 “문제없어. 아무 문제 없다. 우리는 얼마든지 새로운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두 번, 세 번 다시 태어날 수 있어.” (책, 16쪽) 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더 좋은 ‘결정적 순간’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3년 8개월 동안의 생활이 담긴 ‘오사카 일기장’ 첫 부분에서는 말이 가진 위력을 이야기한다.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온전히 ‘말’로 표현할 수 없어서 존재가 사라지는 것 같았던 오사카에서의 시작. 할 수 있는 말만 겨우 해야 했던 소통의 피로감을 저자는 좋은 친구를 만나서 마음을 나누며 떨쳐낼 수 있었다고 한다. “유코를 만나고 나는 마음이라는 건 언어로 전달되는 것만은 아님을 알았다.”(책, 115쪽) “누군가의 인생, 누군가의 꿈, 그런 것들과 이어져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좋았다.”(책, 111쪽) 오사카에서 처음 사귄 친구 유코에게 일본어를 배웠던 일, 재일 교포 아이들에게 국어를 가르친 일, 그리고 동네 병원 원장님을 비롯해 오사카에서 만난 인상 깊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2장에 펼쳐진다. “처음 일본에 와서 말을 배울 때는 ‘봄’이라는 글자에 담긴 수많은 느낌들이 ‘하루(はる)’에는 담겨 있지 않아서 봄을 말하면서도 봄을 말하는 것 같지 않았”다고 토로하던 저자는 “‘하루’라고 말하면 연두의 어린잎들이 빛나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될 만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다.

‘사랑했고, 미워했고, 이해했고, 귀여웠고, 무엇보다 아꼈던’ 남편의 부재, 갑작스럽게 남편을 보내고 ‘빈자리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뻥 뚫린 구멍 속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던 시간들이 3장에 담겨 있다. 저자는 자신에게 닥친 이 불행을 불행으로 받아들이며 비로소 한 걸음 내딛을 수 있었다. 그러면서 저자는 ‘어쩌면 불행의 얼굴은 타인이 정해주기 때문에 우리의 불행이 더욱 불행해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나의 얼굴을 갖는 것, 나는 그것을 택했다.”(책, 198쪽)며 남들이 지레짐작하거나 단정 짓는 대로가 아니라 그때그때 나만의 얼굴을 만들어서 나만의 표정을 지으며 가야 이 길을 잘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오늘도 타인의 시선으로 인생을 살지는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나의 표정, 내 마음의 빛과 그늘은 내가 만들어 가고 싶다. 빛도 그늘도 나답게 만들어 가고 싶다.” (책, 200쪽) 그래서 작가는 슬프고 애틋해서 목이 메어도 듣고 나면 마음이 차오르는 멜로디처럼 남편과의 이별을 노래한다. ‘아름다운 것을 사랑했던 남편의 취향처럼’ 노래하듯 헤어지고 싶다는 작가의 바람은 이루어졌을까? 박선희가 들려주는 ‘작별의 노래’는 생의 한가운데에서 뚜벅뚜벅 걸어온 한 사람이 당신 앞에 당도했음을 알리는 ‘만남의 노래’이기도 하다.

추천평

“십 년 정도, 매일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일기를 썼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나는 궁금했다. 매일 일기를 쓰면 뭐가 좋아진다는 얘길 하려는 걸까? 사소한 것이라도 십 년 정도 하다보면 놀라운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걸까? 일기 쓰는 방법에 대한 조언인가? 나의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저자의 일기는 기도였고 편지였고, 그리고 무엇보다 정체성이었다. 자신을 세우고 지키고 만들어나가는 방식을 나긋나긋하게 풀어낸다. 정말로 해보지 않으면 쓸 수 없는 문장들이 있다. 이를 테면 이런 것. “새벽 여섯 시에 일어나 일기를 열심히 쓰던 나는 어느 날, 내가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것을 깨달았다.” - 변지영 (심리학자, 『내 마음을 읽는 시간』의 저자)
참 따뜻하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마음이 풀어지는 따뜻함이 전해진다. 그는 슬픔까지도 따뜻하게 보듬는 놀라운 마음과 글재주를 가졌다. 그의 글에는 ‘깊고 긴 슬픔이 바닥에서 출렁거’리고 있긴 하지만, ‘멜로디가 되어 주위의 사람들과 나른하고 평화로운 시간들을 보내고 싶다’는 그의 바람대로 읽다 보면 어느새 나른하고 평화로워진다. 어쩌면 그는 전생에 모닥불을 보살피며 모닥불 주위에 모여드는 이들에게 따뜻한 웃음과 함께 군고구마를 손에 쥐어주던 사람이었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 온기가 아직 그의 글에 그대로 남아 있는 모양이다. - 박상천 (시인, 한양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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