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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x Schu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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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계단 위에서 그들은 서로 다친 곳을 살핀다. 사과는 하지 않는다. 아무에게도 배운 적 없어 사과하는 법을 모르기에. 그들은 조심스레 서로의 몸을 만지고, 상처의 피를 닦아내고, 이마를 마주 댄다. 그렇게 세 형제는 서로 끌어안는다.
--- p.33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숲이 있단다. 숲을 속속들이 알게 되면 안전해지지. 그저 이곳을 줄곧 돌아다니기만 하면 오래지 않아 바위 하나, 배배 꼬인 오솔길이며 쓰러진 자작나무 하나하나까지 다 알게 되니까 말이야. 그렇게 이 숲이 네 것이 되는 거란다. 생각만 해도 근사하지 않니?” --- p.65 세상이 무서운지, 몰리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생각이라고는 추호도 없는 듯 누군가의 품에 안겨 다니는 쪽을 선호했다. 아빠가 어색하게 따뜻함을 표현하려고 다가가도 겁을 먹고 물러났다. 닐스와 피에르도 몰리에게는 딱히 관심이 없었는데, 어쩌면 엄마가 자신들보다 개를 더 아낀다는 생각에 질투를 느낀 것 같기도 했다. 엄마는 몰리를 몹시 사랑하면서도 내킬 때만 사랑을 표현했기에 몰리는 더 불안해했다. 엄마는 몰리를 다른 가족과 공유하지 않고 독점하려 할 때가 있는가 하면, 몰리에게 쌀쌀맞을 때도 있었다. 때로 베냐민은 몰리가 외톨이 같다고 생각했따. 이는 피에르와 닐스의 무관심, 아빠의 체념, 엄마가 보이는 돌연한 무관심이 낳은 결과였다. --- p.91 일어나야 했다. 달려 나가야 했다. 그러나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방해해선 안 될 대화가 이루어지는 지금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지금 엄마와 닐스 형이 하고 있는 것과 같은 대화가 식구들 사이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상황을 낫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베냐민이 할 일이었다. 벽을 타고 낮게 전해지는 따뜻한 말들, 낙관으로 가득한 부드러운 노랫소리, 충만한 사랑 때문에 베냐민은 차마 침대에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 p.202 베냐민은 리듬에 맞춰 움직이기를 멈추고 가만히 서서 엄마가 꿈을 꾸듯 춤을 추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든 엄마가 베냐민의 손을 잡고 자신의 품속으로 끌어당겼다. 엄마와 이토록 가까이 밀착한 것은 아주 오래전, 어린 시절 이후로 처음이었다. 두 사람을 연결하던 가느다란 실이 끊어지지 않은 채로, 엄마를 향한 간절한 바람이 흐릿해지지 않은 채로 엄마의 품에 안겨 엄마의 체취를 느끼는 것, 귓가에 닿는 엄마의 숨결을 느끼는 것도. 그는 다시 엄마의 옆에 서 있었다. 이대로 영영 엄마를 놓고 싶지 않았다. --- p.257 베냐민이 잘 지내느냐고 묻자 두 사람은 빵을 먹는 사이사이 성의 없이 짤막하게 응, 하고 대답한 게 다였다. 둘은 물론 안타까움을 표현하기는 했지만, 분명 그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 않아 했다. 베냐민은 자신이 어른이 되어서도 슬픈 이유는 어린 시절 우리 모두에게 일어난 일들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피에르가 웃음을 터뜨리더니 “난 매일 아침 샤워하면서 휘파람을 불고 잊어”라고 했다. 어쩌면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다. 피에르가 정말 그렇게 하는 건지도 모른다. 어쩌면 세 형제 중 그 사건을 극복하지 못한 건 베냐민 혼자뿐일 수도 있다. 요즈음 형제들과 함께 있을 때 지독하게 괴로운 건 그 때문일까? --- p.316 하지만 나를 위해 그렇게 해달라는 건 아니야. 너희들에게 내가 무엇을 해달라고 부탁할 자격이 어디 있겠니. 난 너희들이 너희들 자신을 위해 그렇게 해주었으면 한다. 함께 차에 올라 먼 길을 가거라. 내가 상상하고 싶은 너희 셋의 모습이니까. 차 안에서, 외딴 호숫가에서, 또 저녁나절 사우나 안에서 다른 누구도 없이 오로지 너희 셋이서만 시간을 보내는 모습 말이다. 우리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일, 서로 대화를 나누는 그 일을 너희들이 해주었으면 한다. --- p.3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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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유언을 따라 어린 시절의 숲으로 돌아온 세 형제
가장 슬픈 날에 펼쳐진 가장 섬세하게 빛나던 순간들 같은 과거의 사건이라도 어떤 사람에게는 휘파람을 불고 잊을 정도로 가벼운 일일 수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낙인처럼 새겨져 평생의 상처로 남는다. 『세 형제의 숲』은 어린 시절의 사건으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아픔을 간직하게 된 세 형제가 서로를 보듬어가며 치유하는 이야기다. 스웨덴의 깊은 숲속, 자갈길 너머로 펼쳐진 고즈넉한 호수. 오가는 사람도 없이 고요한 호숫가에 별장 한 채가 홀로 서 있다. 어린 시절이면 이곳으로 여름휴가를 오곤 했던 닐스, 베냐민, 피에르 형제는 오랜만에 만나 이곳을 다시 찾았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을 이루어 드리기 위해서다. 그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앙금으로 남아 있던 사건을 떠올리면서 몸싸움을 벌이기 시작한다. 첫째 닐스와 막내 피에르가 서로를 죽일 듯이 때리는 사이 둘째 베냐민은 끼어들어 싸우지도 않고, 그렇다고 말리지도 못하고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한다. 왜 말릴 수 없냐고? 창밖을 바라본다. 어린 시절의 사소한 배경들이 모두 내다보인다. 이 풍경 속에서 모든 일이 시작되고, 또 끝났다. 그가 두 사람의 싸움에 끼어들 수 없는 것은, 그는 아주 오래전 이곳에 갇혀 버렸고 그 뒤로 꼼짝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직 아홉 살이다. 반면 저곳에서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은 줄기차게 살아낸 어른들이다. - 본문 31쪽 세 사람의 마음에 떠오른 유년 시절의 풍경은 긴장과 상처로 얼룩져 있었다. 애정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부모는 형제를 불안하고 의지할 곳 없는 상태로 몰아넣었고, 아이들 또한 부모에게 타인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평범하다고 믿었던 가족의 형태 이면에 감추어졌던 상처와 아픔을 처음으로 서로에게 표현하는 형제에게 숲은 질문을 던진다. 과거의 슬픔에서 벗어나 눈앞에 펼쳐진 삶을 살아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세 형제의 숲』은 그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이 된다. “우리가 어른이 되어서도 슬픈 건 어린 시절에 멈춰 있기 때문이 아닐까?” 소설은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날의 오후 11시 59분부터 자정까지 거꾸로 서술되는 한편, 세 형제의 어린 시절이 시간순으로 흐르며 전개된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두 개의 타임라인이 교차되는 구조는 베냐민이 어른의 시선으로 유년 시절을 다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베냐민은 이전에는 받아들였던 부모의 훈육 방식도 돌이켜보면 반드시 정답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슐만은 인터뷰에서 엄마라는 존재를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어머니는 애정을 퍼붓다가도 한순간에 쌀쌀맞은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었다. “엄마는 용서받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다. 엄마도 나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글을 쓸 때마다 엄마를 용서할 수 있는 위치에 등장시키고 끊임없이 용서한다.” 부모에게 받은 상처와 무관심, 서툰 사랑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소설 속에서 해외 독자들은 ‘내 유년 시절이 생각나 눈물이 흐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등의 진한 공감을 표했다. 베냐민은 세 살이다. 어느 날 아침 엄마 아빠가 침대에 누워 그를 부른다. “이리 와서 뽀뽀해 주렴!”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시트에 휘감긴 채로 엄마 아빠에게 다가가, 수염 속에 묻혀 있어 찾기 어려운 아빠의 입술에 뽀뽀한다. 그다음에는 재빨리 입을 훔쳐낸다. 부모님은 곧장 그 모습을 보고는 베냐민을 야단친다. 엄마가 그를 안아 올리더니 이렇게 말한다. “엄마 아빠한테 뽀뽀하는 게 더럽니?” - 본문 256쪽 숨 막히는 집을 항상 떠나고 싶어 했던 첫째 닐스와 쉽게 화를 내고 흥분하는 막내 피에르 사이에서 둘째 베냐민은 항상 중재자 역할을 도맡았다. 베냐민은 가족 안팎으로 일어나는 일을 빠짐없이 관찰하고는 했다. 담담하게 묘사되는 그의 내면은 아름답고도 황량한 숲의 모습과 대비되며 서늘한 긴장감을 형성하고, 빠르게 책장을 집어삼키며 독자의 몰입을 돕는다. 그러다 마침내 아슬아슬했던 가족을 완전히 산산조각 냈던 결정적인 사건이 밝혀질 때, 소설은 상상도 하지 못한 반전을 내보이며 폭발적인 결말로 이끌어간다. 스웨덴의 한 매체는 “독자를 극심한 충격 상태에 빠뜨리는 『세 형제의 숲』의 결말이야말로 좋은 문학이라면 달성해야 할 방향”이라고 평한 바 있다. 독자들은 결말에서 등장인물을 완전히 재평가하고, 다시 첫 페이지로 돌아가 처음부터 읽게 될 것이다. 상처 없는 어린 시절은 없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삶을 살아갈 힘은 고통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가르치는 명작 소설의 스웨덴어 원제는 ‘생존자들’이다. 이는 세 형제가 부모님을 차례로 여의고 마지막까지 살아남았다는 의미인 동시에, 부모로부터 받은 폭력을 나름의 방식으로 버텨냈다는 표현일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친밀했던 형제 관계가 소원해지자, 슐만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이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이 가족의 사랑을 가장 갈망하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아픔은 없었다. 세월이 흐르고 형제와 충분히 소통하고 회복한 뒤, 그는 ‘미래는 고정되어 있어도, 과거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이제 슐만은 『세 형제의 숲』을 통해 독자들에게 과거의 상처는 현재의 화해로 치유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여름은 끝나고, 불가해한 사건에 관해 끝까지 아무 이야기도 나누지 않은 채 어른들은 사라진다. 늘 함께이던 형제들은 각자의 삶으로 떠나 길에서 마주쳐도 돌아보지 않는 사이가 된다. 누구나 언젠가 유골단지에 담긴 낯선 빛깔의 재가 된다. 그럼에도 어떤 사람은 제자리에 멈춰 힘껏 처음으로 되돌아가기도 한다. 그곳에 묻힌 끔찍한 기억을 다시 끄집어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그리고 그 자리에서 다시 이야기는 시작될 것이다. - 옮긴이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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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어느 여름, 엄마와 끌어안고 낮잠을 자던 기억이 난다. 당시 30대였던 엄마는 늘 잠이 많았다. 문득 잠에서 깼지만, 단잠을 자는 엄마를 깨우고 싶지 않아 자는 척하며 가만히 있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살짝 몸을 비틀고 말았고, 그 바람에 엄마가 잠에서 깨어버리고 말았다. 돌아오지 않을 아름다운 순간을 내가 망친 것만 같아 나는 늘 그 행동을 후회했다.
『세 형제의 숲』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찰나의 빛나는 순간들을 마치 사진처럼 기록하고 있다. 그 묘사가 손에 잡힐 듯 너무나 선연하여 세 형제와 함께 유년 시절의 숲을 함께 뛰어다니며 통과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러나 그 순간들은 조금만 몸을 비틀면 깨어져 버릴 것만 같은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순간들이기도 하다. 아이들에게 집은 가깝고도 까마득히 먼 공간이다. 언제나 머리보다 높은 나무들로 둘러싸인 복잡한 숲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호수에서 헤엄을 치다 쥐가 나기도 하고, 위험한 순간 믿었던 형이 모른 척 지나가 버리기도 한다. 그럴 때면 북적이던 풍경은 사라지고, 이 세상에 홀로 남은 것처럼 고독해진다. 알 수 없는 부모의 마음, 형제가 타인처럼 낯설어지는 순간, 가족이 다르게 간직하는 아픔. 한 발만 잘못 내디디면 다시는 가족에게로 돌아가지 못할 것 같은 생경하고 위태로운 감각들을 작가는 세 형제의 유년 시절과 현재의 담담하고도 정교한 대비로 그려낸다. 이 내밀한 기억을 따라가다 마지막 장을 읽고 나면 소용돌이치는 감정에서 헤어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 윤단비 (「남매의 여름밤」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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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스가 가미된 강력하고 서정적인 소설. - 월스트리트저널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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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난 가족과 끔찍한 여름에 대한 황량하고 아름다운 이야기. - 리터러리허브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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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아이의 눈으로 본 황홀하고 섬뜩한 자연의 풍경. - 가디언 (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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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숫가의 별장, 새들이 지저귀고 곤충들이 날아다니는 숲속 오솔길이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다. - 다겐스 뉘히테르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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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슐만의 문학적 기량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 아프톤블라데트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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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형제가 물속으로 뛰어들던 공포의 순간이 소리와 빛, 초여름 날의 묘사로 그려진 듯 생생하다. - 익스프레센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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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모든 사랑이 지워진 뒤, 잔인한 외로움만이 남을 때까지 맹독처럼 끝없이 퍼진다. - 윌란스 포스텐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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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충분히 사랑받지 못한 세 형제의 애절함을 훌륭한 문체로 표현했다. 마지막 반전에서 진실이 드러나는 순간, 독자는 말 그대로 처음부터 다시 읽게 될 것이다. 독특한 소설이다. - 르 피가로 매거진 (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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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끝나버리는 것이 슬퍼서 천천히 읽었다. - 독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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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도록 아름답고 정교하게 짜여진 소설 - 독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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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호수, 자연환경을 생생히 묘사해 마치 여행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 책이 끝날 때까지 내내 강렬한 서스펜스를 만들어낸다. 확실한 페이지터닝 소설이다. - 독자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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