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우 키즈고기와 석류릴리의 손새해엔 쿠스쿠스가장 작은 신 나쁜 꿈과 함께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푸른 머리칼의 살인마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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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한,총천연색 마음으로 쓰인 한여름 밤의 젤리소다 맛 괴담집『트로피컬 나이트』 속 정체불명의 주인공들은(괴물, 악마, 살인마, 외계 생명, 유령 등) 공포와 긴장감을 유발하는 소재에 그치지 않는다. 어엿한 ‘이야기의 주체’로서 등장한다. 인간의 곁에서 연민을 느끼고(「고기와 석류」 「나쁜 꿈과 함께」 「유니버설 캣숍의 비밀」), 비참하게 살해당한 이들을 위해 기꺼이 살인마가 된다(「푸른 머리칼의 살인마」). 소설 속 ‘인간’들 또한 희생되기만 하는 존재가 아닌 극복하고 성장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시도 때도 없이 먼지바람이 몰아치거나 시공간을 넘나드는 싱크홀이 생겨나는 세상에서도 사랑과 우정을 포기하지 않고(「가장 작은 신」 「릴리의 손」), 공포에 가까운 공허에 사로잡힐지언정 아이가 사라졌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않는다(「할로우 키즈」).부드럽고 말랑말랑하고 따뜻한, 총천연색 마음으로 쓰인 소설집 『트로피컬 나이트』는 소름이 돋을 만큼 무서운데도 사랑과 다정함이 충만하다. 한여름의 트로피카나 스파클링 음료수처럼 짜릿하고 다채로운 이 이야기들은 올여름 더위에 지친 우리를 시원하게 위로해줄 것이다. 나는 오늘도 그의 침대에 악몽을 가져가겠지. 배를 채워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오늘 밤, 또다시 그에게 가위를 걸고 꿈의 언어를 속삭여 제일 피하고 싶은 것을 보도록 하겠지. 어제와 같이 누더기로 변하는 곰 인형일 수도, 결국 다른 직원을 구했다고 말하는 카페 매니저일 수도, 집세를 달라고 재촉하는 집주인일 수도 있겠다. 어쩌면 예상보다 많이 찍힌 가스비 고지서로 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왕이면 어제와 같이 곰 인형이었으면 좋겠다. 더 누더기여도 좋고 다른 인형이어도 되니 최대한 불쌍하고 귀여웠으면 좋겠다. 오늘은 가위를 일부러 걸 것이다. _본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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