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가의 말
프롤로그 제1화 아린, 태어나다 제2화 이름을 받다 제3화 아린, 성장하다 제4화 인간을 만나다 제5화 앤드루의 죽음 제6화 성룡이 되다 제7화 여행 출발 제8화 레드 드래곤 소동 제9화 엄마의 기사 제10화 드래곤 로드 제11화 드래곤 숲을 향하여 |
|
결국 발의 힘을 빼서 앉은 나는 주위를 두리번거디라다 또 다른 방법을 찾았다. 사람의 아기도 걷기 시작할 때는 무언가를 잡고 일어서듯이 나도 무언가를 잡고 서면 일어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 주위에는 잡을 만한 게 없었다. 생각다 못한 나는 벽을 짚고 일어서기를 시도하기로 했다. 그러자 또 하나의 문제가 생겼다. 벽이 있는 곳까지 어떻게 가느냐 하는 것이었다.
'에휴~ 산 너머 산이로구만.' 결국 생각해 낸 게 기어가기였다. 나는 다시 몸을 엎어뜨려서 최대한 손과 다리를 열심히 움직여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하지만 내 몸의 무게가 정말 무거워서 나는 몸을 들어올려 기어가는 게 아니라 몸을 땅에 대고 끌고 갔다. 그래서 벽이 내가 앉아 있던 곳과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벽까지 가는 동안 나는 5번이나 가다 쉬다, 가다 쉬다를 반복했다. '헥헥헥, 도대체 해츨링은 몸무게가 얼마인 거야? 내 몸이긴 하지만 인간적으로, 아니, 드래곤적인가? 하여튼 너무 무겁다. 기어오지 말고 차라리 몸을 굴릴 걸 그랬어.' 겨우겨우 벽에 손을 터치한 나는 몸을 다시 뒤집어 일으켜 앉았다. 그리고 벽에 몸을 지탱하고 다리에 힘을 주어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우이차아아~' 몸을 일으키는 게 얼마나 힘들었던지 겨우겨우 일어서기는 했지만 다리가 후들거려서 꼼짝도 못 했다. 까딱 잘못하다간 힘들여 일어섰는데 다시 주저앉을 것 같았다. 하지만 몸 하나 일으키기 위해 쏟은 나의 땀과 힘이 너무나 아까워 이를 악물고 버텼다. '드디어 섰다. 하지만 너무 힘들다. 몸 하나 일으키는 것이 이렇게 힘들어서야 어디 걸을 수나 있겠어?' 앞으로 걸을 일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자 온몸에 힘이 쫙 빠지면서 나는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다시 일어날 엄두가 나질 않았다. 그래서 일어나길 포기하고 그 자리에 엎어졌다. 땅에서 차가운 기운이 올라와 너무나 시원했다. 그렇게 있으려니까 졸리웠다. 오늘은 정말 너무 힘든 하루였다. 곁눈질로 옆을 바라보자 마른풀이 폭신하게 깔린 내 자리가 보였지만 거기까지 갈 엄두가 나질 않았고, 지금은 움직인다는 것 자체도 귀찮았다. 그래서 그냥 그 자리에서 눈을 감고 자버렸다. 위에서 엄마가 황당하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그렇게 내가 태어난 첫날이 지나갔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