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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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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장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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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 문 9

1장. 패러다임이란 무엇인가? 11
2장. 표시론 49
3장. 철학적 고고학 119

후 주 165
옮긴이 후기 179
찾아보기 213

저자 소개 2

조르조 아감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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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orgio Agamben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프랑스를 시작으로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탈리아의 철학자이자 미학적 시각을 지닌 비평가. 1942년 로마에서 태어나 파리의 국제철학원과 베로나 대학을 거쳐 현재는 베네치아 건축대학 교수이다. 아감벤의 문체가 대단히 신학적이고 철학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특히 그가 분석하는 역사 인식이나 세계관이 너무나 참신하기 때문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뜨겁게 논쟁되고 있는 철학자 중의 한 명이다.

스스로 다루고 있는 소재의 내용에서 자신의 내적인 주관성에 관한 표현을 발견하지 못한 채, 그 내용의 부정을 무한히 반복하다가 결국 자기 자신의 내용에 대한 부정에 이르게 된다는, ‘내용 없는 인간’으로서의 현대 예술가의 운명을 고찰한 미학서인 『내용 없는 인간』( 1970년)을 발표하면서 비평가로서의 활동을 시작한 아감벤은, 『스탄체 ; 서양문화의 언어와 이미지』(1977년)와 『유년기와 역사』(1978년), 『사고의 종언』(1982년), 『언어활동과 죽음』(1982년), 그리고 『산문의 이념』(1985년) 등의 저작들을 통하여 그의 미학적 스탠스에서의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1990년에 발표된 정치철학적 선언서인 『도래하는 공동체』에서 제시되고 있는 국가와 민족, 그리고 계급 등을 향한 귀속을 거부하는 ‘주체 없는 주체’에 관한 모델과 매우 닮아 있다.

그밖에도 그의 미학을 둘러싼 이론적 또는 역사적 관심은 발터 벤야민의 이탈리아어판 저작집의 편집 참여와, 1993년 질 들뢰즈와의 공저인 『바틀비 ; 창조의 정식』(1993년)을 통하여 지속되어 왔다. 이후에 아감벤은 구소련 및 동유럽의 사회주의체제의 붕괴를 계기로, 언어활동을 테마로 유럽의 인간적인 조건에 관한 미학적인 고찰에서 정치에 관한 철학적인 고찰로 글쓰기의 이행을 시도한다. 실제로 ‘정체성 없는 단독성’만을 기초로 하는 공동성, 그리고 어느 한 속성으로 인하여 귀속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체의 속성에 대한 무관심을 통하여 각자가 현재의 존재방식인 단독적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토대로 공동체 구상을 제시한 『도래하는 공동체』(La comunia che viene, 1990년)를 시작으로, 『목적 없는 수단 ; 정치에 관한 노트』(1995년)에서 제시되고 있는 정치에 관한 현재적 테마들 - 생, 예외상태, 강제수용소, 인민, 인권, 난민, 은어, 스펙터클, 몸짓 등 - 을 통해 아감벤은 정치의 존재론적 지위 회복을 주장하고 있으며, 그 지표가 될 수 있는 개념들을 재고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무엇보다도 주목할 저작으로는 『호모 사케르 ; 주권 권력과 벌거벗은 생』(1995년), 『예외상태』(2003년), 『아우슈비츠의 남겨진 것』(1998년)의 3부작을 들 수 있다.

조르조 아감벤의 다른 상품

고대 원자론과 현대 정치철학을 연구하며 글을 쓰거나 번역하고 있다. 『알튀세르 효과』(2011),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2010) 등을 공저했고, 『발터 벤야민: 화재경보 -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읽기』(2017), 『해방된 관객』(2016), 『무지한 스승』(개정판/2016),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개정판/2013), 『장치란 무엇인가? 장치학을 위한 서론』(2010), 『목적 없는 수단』(공역/2009), 『고대 원자론』(2009)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양창렬의 다른 상품

역자 : 양창렬
파리1대학교 철학과 박사과정. 고대 원자론과 현대 정치철학에 관심을 갖고 있다. 『알튀세르 효과』(2011), 『현대 정치철학의 모험』(2010) 등을 공저했으며,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개정판/2013), 『장치란 무엇인가? 장치학을 위한 서론』(2010), 『목적 없는 수단: 정치에 관한 11개의 노트』(공역/2009), 『고대 원자론: 쾌락의 윤리로서의 유물론』(2009)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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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0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95g | 140*240*20mm
ISBN13
9788994769141

책 속으로

| ‘표시’를 읽어내는 ‘패러다임론’으로서의 ‘고고학’ |

“인간과학의 모든 연구는 고고학적 신중함을 지녀야만 할 것이다. 즉, 자신이 말하지 않은 것을 감추지 않고 끊임없이 그것을 다시 붙들어 발전시키는 사유만이 경우에 따라서 독창성을 주장할 수 있다.”

“여기에 모은 세 편의 연구에는 방법과 관련된 특정한 세 가지 물음에 대한 저자의 성찰이 담겨 있다. 패러다임 개념, 표시론, 역사와 고고학의 관계가 그것이다.” 얼핏 보면 이 말은 ‘패러다임,’ ‘표시,’ ‘고고학’이라는 개념이 서로 엄밀히 독립된 별개의 대상으로 다뤄지는 것처럼 읽힌다. 그러나 아감벤은 이 책의 곳곳에서 패러다임, 표시, 고고학의 상호관계를 되풀이해 표현한다. 따라서 『사물의 표시』를 읽는 한 가지 방법 중의 하나는 이 ‘상호관계’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다.

먼저 고고학. 고고학은 본디 archaios와 logos의 합성어(‘옛 이야기’)이지만 아감벤은 그것을 아르케(arch?)에 대한 학(學/logos)으로 이해한다. 아르케란 무엇인가? 아감벤에게 아르케란 단순히 시간적으로 모든 것/사태의 앞에 존재하는 어떤 근본 원리가 아니다. 그보다는 “통시태와 공시태의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는 어떤 벽개면(균열, 틈)(46쪽)이다.

이렇듯 ‘옛,’ ‘오랜’이 ‘아르케’로 바뀜으로써 아감벤의 ‘철학적’ 고고학은 과거의 지정 가능한 어느 시점(時點/始點)에 대한 탐사이기를 그친다. 그보다는 통시태와 공시태의 교차점에 존재하는 예기치 않은 균열, 작은 ‘틈’을 비집고 들어가 역사(혹은 세계)라는 문서고의 문서를 탐색하는 작업이다(162쪽). 이를 통해 다양한 역사 현상들의 변화와 일관성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것, 바로 그것이 철학적 고고학이다.

다음으로 패러다임. 흔히 패러다임은 “한 시대 특정 분야의 학자들이나 사회 전체가 공유하는 이론이나 법칙, 지식, 가치”(토머스 쿤)를 의미한다. 그러나 아감벤에게 패러다임이란 “동일한 부류의 다른 모든 것에 들어맞으며, 그것이 부분이자 구성 요소가 되는 전체에 대한 이해 가능성을 정의하는 독특한 대상”(25쪽)으로서, “귀납적 인식도 연역적 인식도 아닌 유비적 인식의 형태”(45쪽)이다.

아감벤은 판옵티콘으로 이를 설명한다. 원형감옥인 판옵티콘의 작동 방식은 근대 권력의 다른 장치들인 공장, 병원, 학교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 이 각각의 시설들은 개별 사례이지만 그것들 사이에는 유비 관계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판옵티콘은 근대 규율 권력의 본질 자체를 이해 가능하게 해준다. 요컨대 ‘패러다임’으로서의 판옵티콘이 개별 사례이면서 그것이 속한 전체를 이해 가능하게 만들어주듯이, 철학적 고고학은 역사 속의 어떤 벽개면ㆍ균열ㆍ틈을 통해 역사 전체를 이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마지막으로 표시론. 아감벤에게 패러다임론으로서의 철학적 고고학은 표시론과도 일맥상통한다. 아감벤에게 ‘표시’란 징표나 기호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오히려 표시란 징표나 기호에 달라붙어 그것을 유효하게 만들고 작용할 수 있게 만드는 무엇, 즉 징표나 기호를 권력 관계 속에 놓이게 만드는 무엇이다. 예컨대 강제수용소의 유대인들이 수감복에 단 표지는 그들을 상대하는 이들이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규정해준다. 이런 맥락에서 표시란 징표나 기호에 속할 때 전제되면서도 그것을 초월하는 어떤 것, 그렇기 때문에 징표나 기호를 둘러싼 권력 관계를 드러내 보여주는 무엇이다. 이런 표시의 인식론적 기능은 철학적 고고학에서의 아르케나 패러다임의 인식론적 기능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렇게 보면 아감벤의 여러 개념들(특히 ‘호모 사케르’나 ‘예외상태’)은 일종의 아르케, 패러다임, 표시이다. 이렇게 볼 때에야 우리는 아감벤의 작업이 단순한 역사서술이 아니라 ‘지금과 같은 현재’를 만든 역사의 단절지점ㆍ시퀀스를 분석해 새로운 미래를 사유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 조르조 아감벤이 보여주는 ‘새로운’ 사유의 방법 |

“인간과학의 연구 실천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통념과 달리 대부분의 경우 방법에 관한 성찰이 연구 실천에 앞서기보다는 뒤따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마지막 혹은 끝에서 두 번째 사유가 중요하다.”

‘호모 사케르’ 연작을 통해 친숙해진 조르조 아감벤의 신간 『사물의 표시: 방법에 관하여』는 패러다임, 표시, 고고학이라는 세 가지 개념을 통해 40여 년에 걸친 자신의 사유 방법을 정리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인식론적 문턱에 도달할 수 있는 사유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화제작이다.

이미 10권의 단독 저서가 국내에 소개됐지만, 아감벤은 많은 독자들에게 여전히 ‘난해한’ 사상가로 통한다. 그래서인지 아감벤을 유명하게 만든 ‘호모 사케르,’ ‘벌거벗은 생명,’ ‘예외상태,’ ‘무젤만,’ ‘강제수용소’ 같은 개념들 자체는 곧잘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만, 정작 아감벤의 사유가 우리 시대에, 우리의 기존 사고방식에 제기하는 근본적인 질문들은 충분히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사물의 표시』를 통해 아감벤은 자신의 사유 방법과 자신의 개념을 둘러싼 세간의 오해(예를 들어 “누가 ‘호모 사케르’인가? 비정규직 노동자인가, 우리 모두인가?”라는 식의 단순한 경험적?실증적 질문)를 바로잡는다. 그리고 아감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언어학?비교문법학을 통해 결정적인 진전을 본 20세기의 인간과학(가령 ‘[포스트]구조주의’의 혁명)이 한계에 봉착하고, 인지과학에서 파생된 모델(신경 체계, 유전자 코드 등)이 모든 것을 설명하게 된 오늘날, 인간 혹은 세계라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역사 속에서 근본적으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해준다.

아감벤의 다른 책들처럼 『사물의 표시』 역시 분량은 적으나 밀도는 높다. 하지만 마르틴 하이데거, 아비 바르부르크, 발터 벤야민, 미셸 푸코 등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고 자신이 오랫동안 연구해오기도 했던 여러 사상가들의 ‘방법’을 요약하며(따라서 이 책은 이 사상가들에 대한 뛰어난 설명이기도 하다), ‘철학자’로서 자신이 평생을 가다듬어온 연구틀을 설명하고 있는 『사물의 표시』는 아감벤으로부터 아직 혹은 언젠가 배울 것이 있다고 여기는 주의 깊은 독자라면 주저하지 않고 집어 들어야 할 최고의 책이다.

이렇듯 『사물의 표시』는 아감벤의 다른 저작을 읽으며 마주쳤을 수수께끼들을 풀 수 있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그러나 그뿐만이 아니다. 인문학이 ‘자기계발’이나 ‘힐링’ 혹은 ‘교양’이라는 명목 아래 ‘고전의 요약’이나 ‘상담’으로 희화화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생각하는 방법 자체의 중요성을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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