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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간
1996년도 제20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윤대녕
문학사상 200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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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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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YOON DEA NYUNG,尹大寧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단국대 불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사상]에서 「어머니의 숲」으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4년 『은어낚시통신』을 발표하며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 대한 천착을 통해 우수와 허무가 짙게 깔린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며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1962년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대전에서 고등학교까지 마치고 단국대 불문과에 문예장학생으로 입학했다. 대학을 졸업하던 1988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원」이 당선되었고, 1990년 [문학사상]에서 「어머니의 숲」으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출판사와 기업체 홍보실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1994년 『은어낚시통신』을 발표하며 전업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이 책을 통해 존재의 시원에 대한 천착을 통해 우수와 허무가 짙게 깔린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며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 후 90년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며 '존재의 시원에 대한 그리움'을 그만의 독특한 문체로 그려나가고 있다. 오늘의 젊은예술가상(1994), 이상문학상(1996), 현대문학상(1998), 이효석문학상(2003), 김유정문학상(2007), 김준성문학상(2012)을 수상했다. 2019년 현재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여섯 살 이전의 기억은 전혀 뇌리에 남아 있지 않다는 그의 최초의 기억은 조모의 등에 업혀 천연두 예방 주사를 맞기 위해 초등학교에 가던 날이다. 주사 바늘이 몸에 박히는 순간 제대로 소리 한번 지르지 못하고 정신을 잃고 말았다. 일곱 살 때 조부가 교장으로 있던 학교에 들어갔다. 입학도 안 하고 1학년 2학기에 학교 소사에게 끌려가 교실이라는 낯선 공간에 내던져진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할아버지에게 한자를 배웠다. 한자 공부가 끝나면 조부는 밤길에 막걸리 심부름이나 빈 대두병을 들려 석유를 받아 오게 했다. 오는 길이 무서워 주전가 꼭지에 입을 대고 찔끔찔끔 막걸리를 빨아먹거나 당근밭에 웅크리고 앉아 석유 냄새를 맡곤 했던 것이 서글프면서도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독서 취미가 다소 병적으로 변해,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 대기 시작한다. 그리고 고등학교에 들어가 우연히 '동맥'이라는 문학 동인회에 가입한다. 그때부터 치기와 겉멋이 무엇인지 알게 돼 선배들을 따라 술집을 전전하기도 하고 백일장이나 현상 문예에 투고하기도 했고 또 가끔 상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거의 한 달에 한 편씩 소설을 써대며 찬바람이 불면 벌써부터 신춘 문예 병이 들어 방안에 처박히기도 했다.

대학에 가서는 자취방에 처박혀 롤랑 바르트나 바슐라르, 프레이저, 융 같은 이들의 저작을 교과서 대신 읽었고 어찌다 학교에 가도 뭘 얻어들을 게 없나 싶어 국문과나 기웃거렸다. 1학년 때부터 매년 신춘 문예에 응모했지만 계속 낙선이어서 3학년을 마치고 화천에 있는 7사단으로 입대한다. 군에 있을 때에는 밖에서 우편으로 부쳐 온 시집들을 성경처럼 읽으며 제대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때 군복을 입고 100권쯤 읽은 시집들이 훗날 글쓰기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제대 후 1주일 만에 공주의 조그만 암자에 들어가 유예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투명하게 보려고 몸부림쳤다. 이듬해 봄이 왔을 때도 산에서 내려가는 일을 자꾸 뒤로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의 뻔한 현실론에 떠밀려 다시 복학했고 한 순간 번뜩,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문학이라는 것을 아프게 깨닫는다.

데뷔 이래 줄곧 시적 감수성이 뚝뚝 묻어나는 글쓰기로 주목을 받은 윤대녕은 ‘시적인 문체’를 지녔다는 찬사를 받는다. 그의 글에서는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그만의 시적 색채가 느껴지는 문체가 있어서이다. 동시에 그의 글에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일상을 마치 스냅사진을 찍듯 자연스럽게 포착하여 그려내는 뛰어난 서사의 힘이 느껴진다.

윤대녕은 고전적 감각을 견지하면서 동시에 동시대적 삶과 문화에 대한 예리한 감각을 지니고 있다. 그의 작품들을 지향점을 잃어버린 시대에 삶과 사랑의 의미를 찾아 헤매는 젊은 세대의 일상에 시적 묘사와 신화적 상징을 투사함으로서 삶의 근원적 비의를 탐색한다. 내성적 문체, 진지한 시선, 시적 상상력과 회화적인 감수성, 치밀한 이미지 구성으로 우리 소설의 새로운 표정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품으로『남쪽 계단을 보라』,『많은 별들이 한 곳으로 흘러갔다』,『대설주의보』를 비롯해 장편소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추억의 아주 먼 곳』,『달의 지평선』,『코카콜라 애인』, 『사슴벌레 여자』, 『미란』 등을 발표했다. 산문집 『그녀에게 얘기해 주고 싶은 것들』, 『누가 걸어간다』, 『어머니의 수저』,『이 모든 극적인 순간들』『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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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은희경
1959년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숙명여대 국문과와 연세대 대학원 국문과를 졸업. 1995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이중주』가 당선, 같은 해 첫 장편소설 『새의 선물』로 제1회 문학동네 소설상을, 1997년에 소설집 『타인에게 말 걸기』로 제10회 동서문학상을, 1998년에 단편소설 『아내의 상자』로 제2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 2000년에 단편소설 『내가 살았던 집』으로 제26회 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장편소설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그것은 꿈이었을까』, 소설집『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95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122045

책 속으로

토요일이라 그런지 오후가 되면서부터 슬슬 몰려들기 시작한 외지인들의 모습이 어느덧 열댓으로 늘어나 있었다. 고득학생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었으나 아이를 데리고 나온 부부도 한 쌍 끼여 있었다. 나는 해안선을 따라가며 실눈을 뜨고 숲언저리를 천천히 더듬었다. 대낮에 마신 술 때문인지 숲과 돌밭과의 경계가 마구 쭈글거렸다. 바람 한 줄기가 휘이 머리 끝을 채고 지나간 다음 한 때의 물새가 숲에서 날아올라 수평선 쪽으로 편대를 이뤄 날아가고 있었따.

여자는 숲의 끝머리, 소나무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 벤치에 앉아 있었다. 언제 거기로 옮겨 갔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써레질이라도 하듯 파도 끝에서 돌밭이 헤쳐지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담배 한 대 피울 도안 여자를 아득히 바라보고 서 있었다. 돌밭 위에서 쟁쟁거리던 빛이 서서히 잦아들면서 바위턱에 올라서 있는 소리꾼의 목소리가 컬컬한 수리서의 진양조에서 중모리로 막 넘어가고 있었다. 여자가 내게로 고개를 비트는 것 같아 나는 푹 숨을 내쉬며 대각선 방향으로 그녀를 비껴 동백을 찾아볼 양으로 숲으로 들어갔다.

--- p.45-46

우리는 운동장에서 마주쳤다. 네가 천천히 다가왔다. 너를 보는게 마지막이라는 느낌이 든 건 왜일까. 네 얼굴을 비추는 노란 햇빛은 내가 가게 될 다른 좋은 세상에서 오는 것 같았다. 해를 등지고 있는 내 몸에서 뻗은 그림자는 짧고 짙었다.

'한번 안아 보자.'

'그래.'

나는 처음으로 너를 받아들였다. 네가 나를 안았던 팔을 풀고 외투 단추를 풀면서 말했다.

'너, 다시는 안 오겠구나.'

'그래.'

너는 외투를 벌렸다. 나느 마지막으로 네 품안에 스며들었다.

--- p.218

생각해 보니 나는 새벽에 함께 있던 여자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다. 물론 어디서 온 여자인지 무얼 하는 여자인지도 모르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인연이 되면 또 만나겠죠, 라며 사내가 먼저 등을 돌려 횟집 안으로 사라졌다. 나는 장님처럼 꺼이꺼이 길을 짚어 가며 홀로 그 곳을 돌아 나오고 있었다.

--- p.61

빈처 - 나는 그녀가 일기를 쓴다는 걸 몰랐다. 뭘 쓴다는 것이 그녀에게는 도무지 안 어울리는 일이었다. 자기 반성이나 자의식 같은 것이 일기를 쓰게 하는 나이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학생 때 무슨 글을 써봤다는 소리도 듣지 못했다. 내게 쓴 연애 편지 몇 장도 그저 그런 여자스러운 감상을 담고 있을 뿐 글재주 같은 건 없었다.

담배 피우는 여자 - 인류는 오래 전부터 담배를 피웠던 모양입니다. 로마시대의 묘지에서도 철이나 동으로 만들어진 파이프가 출토된다고 하더군요. 그 유해론이 의학적으로 규명되고 금연 빌딩이 선포되고, 금연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요즈음도 꾸준히 흡연 인구가 는다는 사실, 그건 무얼 뜻하는 걸까요?

--- p.223, ---p189

그날 새벽 왜 여자가 내 방으로 왔는지 물어 보지 않았다. 그 같은 일은 서로 묻고 대답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닌 성싶다. 여자도 그런 자신을 명백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여자와의 만남은 처음부터 그런 식이었고 헤어질 때도 역시 그랬다.

--- p.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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