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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부르지 마!
안선희허자영 그림
샘터 202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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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2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2017년 천강문학상을 수상하며 동화작가로 등단하였고, 2017년 눈높이 아동문학상, 2022년 천태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날 부르지 마!』, 『진돌이를 찾습니다』, 『입방구 인환이』, 『주사? 무섭지 않아요』, 『내 몸에 벌레가 산대요』 등이 있습니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정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바라면서 동화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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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허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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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로 오랜 시간 일했습니다. 사랑스러운 아이 지호의 모습을 그림에 담고 싶어 동화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어른 모두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는 『엄마 하나 줄래?』와 『내 맘대로 입을래』가 있고, 그린 책으로 『유치원에서 똥이 마려워요』, 『유치원에 가면 집에 가고 싶어요!』, 『땅속 아파트 77호』, 『혼자서도 똥 잘 닦아요』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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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104쪽 | 238g | 152*215*8mm
ISBN13
9788946474369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품명 및 모델명
날 부르지 마!
재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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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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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152*8*215mm | 238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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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남은 밥 한 술을 넣고 동그랑땡을 먹으려 할 때였다. 민호가 하나 남은 내 동그랑땡을 가져가 냉큼 입 안에 넣었다. “이게! 야!” 분한 마음에 소리를 꽥 질렀지만 민호는 식판만 보며 허겁지겁 씹었다. 나는 허망한 기분에 멍하니 있었다. 어느새 다 먹은 민호가 나를 불렀다. “병신아.” 민호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헤벌쭉 웃기까지 했다.

많은 눈이 나에게 쏠리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누구를 보면서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몰라 게시판 모서리에 눈길을 두었다. 나는 숨을 크게 마셨다가 내쉬고 나서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6학년 1반 김병성입니다. 후배님들, 제 친구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왔습니다.”

“그 친구는 발달 장애로 정신 발달이 조금 느리답니다. 처음엔 저도 그 친구를 이해하지 못해서 미워하기도 했지만 함께 생활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어요. 아까 화장실 앞에서 ‘꿩 꿩’ 했다지요?”

“민호야, 잘 먹을게. 고마워.” 민호는 내 인사에 대꾸도 하지 않고, 한 개 남은 등갈비를 뜯기 시작했다. 희찬이가 일어서더니 방송하듯이 숟가락을 마이크인 양 입에 대고 말했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입니다. 민호가 고기를 주다니요. 내일은 해가 서쪽에서 뜰 겁니다.”

“너는 장애가 있잖아. 감기에 걸리면 하고 싶지 않아도 기침이 나오는 것처럼 뇌전증 질환이 있어서 발작하는 거잖아. 미리 알았다면 네가 경련했을 때 그렇게 놀라지 않았을 거야.”

“라희가 학교에 나온다니 잘되었어. 라희는 좋겠다. 너 같은 친구가 있어서.” 언니가 부러운 듯이 말했다. “언니에게는 나 같은 동생이 있잖아.” 나는 언니와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나는 숨을 한 차례 크게 쉬고 나서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할머니가 언니를 보던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우리를 그렇게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할머니가 흠칫했다. 이내 얼굴에 어리둥절한 표정이 더해졌다. 내 말을 언니가 이었다. “저희 괜찮거든요.”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의 ‘오해’를 넘어 서로의 ‘이해’를 향해

“희찬 님, 왜 때리고 가나요?” “병성 님, 일부러 때린 게 아니에요. 빨리 가려다 부딪힌 거예요.” 친구 사이에 경어 쓰기를 하면서 평화를 유지하는 6학년 1반. 매번 그 평화를 깨트리는 사람은 민호다. 민호는 오늘도 “병신아”를 외치고 주위의 아이들은 키득댄다. 그 부름의 당사자인 병성이는 속은 부글부글 끓지만 화를 낼 수 없다. ‘병신아’라고 들리는 것일 뿐 민호는 ‘병성아’라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발달장애인 민호의 발음이 어눌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많은 아이들 앞에서 “병신아”라고 불리는 일이 곤욕스러운 병성이는 민호를 보지 않는 중학교에 갈 날만 손꼽아 기다린다.

민호의 부름과 병성이의 외면 속에서 ‘꿩’ 사건으로 학교가 발칵 뒤집힌다. 민호가 5학년 여자 화장실 앞에서 바지를 내린 채 ‘꿩’을 찾았다는 것. 민호는 한순간에 성폭력범으로 몰린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병성이는 언젠가 민호가 화장실에서 꿩을 찾았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내 민호가 불순한 의도로 바지를 내리고 화장실 앞까지 나온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그 순간 병성이의 마음에는 여러 문장이 오간다. ‘민호를 전학 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모른 체하고 있자.’ ‘가만히 있으면 민호는 손가락질을 받을 것이다.’ ‘민호가 없으면 나는 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마음 깊숙한 곳에서 나오는 묵직한 소리가 금세 가슴속 방망이질을 잠재운다. ‘민호는 성폭력범이 아니다!’ 병성이는 민호에 대한 아이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 5학년 교실로 달려가 수많은 아이들의 시선 앞에 선다. “안녕하세요? 저는 6학년 1반 김병성입니다. 후배님들, 제 친구에 대해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왔습니다.”

『날 부르지 마!』 이야기에서 사건을 해결하는 병성이의 마음은 ‘공명심’도 아니고, ‘동정심’도 아니다. 그저 난감한 상황 속에 놓인 사람을 도와주는 마음이다. 이 마음에 보답하듯이 민호는 웬일로 병성이의 반찬을 뺏어 먹지 않고 선뜻 ‘최애’ 반찬인 등갈비구이 하나를 병성이에게 건넨다. 오가는 마음과 그 마음이 표출되는 행위 속에서 두 사람은 챙겨주고 챙김을 받는 특별한 사이가 아니라 병성이 엄마의 말처럼 “처음에는 낯설고 불편하지만, 함께 지내다 보면 서로를 이해하고 익숙해지는” 남다를 것 없는 같은 반 친구 사이가 된다. 여전히 민호는 군중 속에서 “병신아”라고 부르고 이에 병성이는 “날 부르지 마!”라고 화답하는 친구 사이겠지만.

다름이 만드는 아름다운 세상

5학년 2반의 아침은 수연이의 수정 언니 흉보기로 시작된다. 민정이는 이런 수연이가 부럽기만 하다. 뇌병변 장애로, 말이 어눌하고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함께 다니면 늘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민주 언니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두 친구 앞에 전학생 라희가 등장한다. 말수가 없고 묘하게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라희는 거만한 아이, 재수 없는 아이로 오인받지만 이내 세 사람은 삼총사가 된다. 삼총사의 관계가 나날이 두터워지던 가운데 놀이터에서 라희가 발작을 일으킨다. 뻣뻣해지는 몸과 동시에 경련하는 팔과 다리. 이를 목격한 민정이와 수연이는 우왕좌왕하고, 평소 라희와 잘 알던 병성이가 나타나 라희가 더 다치지 않게 주변의 장애물을 치워두고 보호자에게 연락을 취해 상황을 해결한다.

놀이터에서의 일로 라희가 뇌전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연이와 민정이. 그리고 잠적해 버린 라희. 어렵게 마주한 두 친구에게 자신이 부끄럽다는 라희의 말에 민정이는 언니를 떠올리며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른다. “뭐가 부끄럽니? 너는 그냥 아픈 거잖아!” 민정이는 미리 말해주었다면 놀라지 않았을 거라고 말하고, 수연이 역시 “장애를 숨기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할 말이 있으면 하는 거야”라며 용기를 북돋는다. 그리고 그에 감응한 민정이는 마침내 언니의 존재를 고백한다. 속에 숨겨왔던 수많은 할 말들을 세상에 꺼내놓는 그 시간 속에서 비로소 세 친구는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며 더욱 단단해진 삼총사로 거듭난다.

「할 말 있는 아이들」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들은 각각 장애인 가족-장애인-비장애인의 입장을 보여준다. 세 친구는 각자의 입장에서 느낄 수 있는 고충을 털어놓는다. 나에게는 이러한 어려움이 있고, 상대의 무엇이 나를 아프게 하는지 말이다. 이때 각자의 사정은 더욱 명확해지지만 그리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그리고 그 이해 속에서 우리는 서로가 달라서 더욱 아름다울 수 있음을 깨달을 수 있다. 마지막에 이 모든 이야기를 들은 민주 언니가 남긴 글처럼 말이다. “곧은 소나무와 굽은 소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의림지. 나는 의림지 소나무처럼 멋지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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