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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shua Co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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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가는 죽어도 법이 되지 않고, 의사는 죽어도 의학이 되지 않지만, 생물학 교수와 화학 교수는 죽은 뒤 그 몸이 분해되어 생물학과 화학의 일부가 되고, 지질학의 일부인 미네랄이 되어 자신들이 연구하던 학문 속으로 널리 흩어진다. 수학자가 죽어서 통계가 되는 것만큼이나 확실한 사실이다. 우리 역사학자들도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자신이 연구하던 대상이 되는 유일한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 p.11 모스 박사는 가족 이야기, 학교 이야기를 언제나 순서대로 꺼냈고, 언제나 두 주제의 분량을 맞췄다. 당시에는 웃긴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학과장이 내가 가르치는 주제나 학생들의 수준에 대해 묻지 않은 것, 그러니까 강의실의 물리적인 현황을 제외하고는 무엇도 묻지 않은 것에 감사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예를 들어 프리도니아 홀 203호 강의실에서 라디에이터가 새고 파이프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고 말하면 모스 박사는 유지보수 요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유능하다고 느꼈다. --- p.31 현실은 이러했다. 내 아내는 심심해했고, 내 딸은 화가 나 있었다. 우리가 벽난로 주위에 모여 앉은 것은 맞지만, 벽난로에 온기가 전혀 없을 때가 가끔 있었다. 벽난로의 불도 우리 가족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 내가 차가운 재와 500달러 지폐 모양의 500피스 퍼즐을 옆에 두고 앉아서, 위대한 보호무역주의자 윌리엄 맥킨리의 옷깃 모양을 맞추려고 애쓰던 기억이 난다. 나는 우리가 정말로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퍼즐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깨달음을 전달할 능력이 없었다. --- p.52 사빈의 내면에는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충동이 있었다. 적어도 새로운 것이라면 모두 알아야 하고, 무지를 들켜서는 안 되었다. 주디는 할머니에게 레비 우드베리의 신작 ‘하프를 위한 콘체르토’를 들어봤는지, 패기 이튼 갤러리의 새 전시회를 봤는지 물어보는 식으로 잔인한 장난을 쳤다. 그러면 사빈은 “물론이지”라고 대답했다. 둘 다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데도. --- p.76 “월터, 이건 짐가방이야. 잠자는 침대에 놓으면 안 된다고. 짐가방이 얼마나 더러운지 알아?” “아니. 짐가방이 얼마나 더러운데? 우리 물건을 넣은 가방인데, 더러우면 얼마나 더럽다고.” “가방 안이야 깨끗하지만 밖은 더럽지. 당신이랑 반대로.” --- p.97 “자기가 믿는 대로만 행동하는 사람.” 아버지가 말했다. “그런 사람의 인생이 어떨 것 같니?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뭐라고 부를까?” 주디가 말했다. “정직한 사람? 영웅?” “죽은 사람. 내가 보기에는 죽은 사람이야.” “너무 냉소적이세요.” 아버지는 주디를 향해 숟가락을 휙 흔들었다. “만약 내가 지금 대학에 지원하려 한다면, 그 대학 대장들한테 내 생각을 말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듣고 싶어 할 것 같은 말을 할 거다. 그러면 그들이 나를 뽑아줄 테니 모두 원하는 걸 얻는 셈이야. 그들은 원하는 말을 듣고, 나는 대학에 들어가고. 이게 내 조언이다. 최고의 조언이지.” --- p.137 나 자신을 보았다. 몹시 지친 모습. 엉망이 된 넥타이. 예상 밖으로 후줄근한 털. 이디스는 지금껏 아 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내가 멍하니 거울을 본 지가 좀 된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면도한 것이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 나는 말라붙은 크림을 닦아내듯이 털을 문질러보았지만, 날카롭고 뻣뻣했다. 입 주위가 곡식을 베어내고 밑동만 남은 얼어붙은 밭 같았다. 신호가 잘 잡히지 않을 때의 텔레비전 화면처럼 흑백, 신호가 잘 잡히지 않을 때의 텔레비전 화면처럼 회색. --- p.168 이디스는 눈을 꾹 감고 부엌으로 사라졌다. 칠라가 가방 안을 뒤져 둘둘 만 화장지를 찾아내서 이도의 몸을 닦아주는 동안 내가 아이들에게 물었다. “벤, 존… 의자 바꿀래?” 하지만 베냐민은 동생의 잿빛 맨 몸 위로 몸을 기울여 아이의 고추를 손으로 튕기고 있었다. 칠라가 아이의 손을 찰싹 때리자 이도가 울부짖었다. “초코칩 똥 쿠키.” 베냐민이 기저귀를 가리키며 말했다. “초코칩 브라우니 퍼지 똥 쿠키.” --- p.184 “말했듯이 자동차에는 문제가 없어요. 우리 잘못도 아니고요. 잘못한 건 에덜먼이니, 아까 통화할 때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런데도 반드시 정비사에 대해 물어보겠다고 약속하라고 해서 나는 약속하고 선생님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러니 이제 선생님은 인근의 좋은 정비사를 모른다거나, 인근의 정비사는 모두 못된 도둑놈이라거나, 이렇게 눈이 내리는 날에는 즉시 정비를 해주는 곳이 전혀 없다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돼요…” “설마 진심입니까? 나더러 거짓말을 하라고요?” “자동차 상태에 대해 거짓말을 하라는 게 아니잖습니까. 자동차 상태를 직업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거짓말일 뿐이에요.” --- p.200 “저의 가장 나쁜 점 말입니까?” 네타냐후는 질문을 되풀이했다. 그의 입술이 둥글게 말려 올라가며 잘난 척하는 표정을 지었다. “제 아내에게 물어보면 아내는 이렇게 답할 겁니다. 걸핏하면 과로하는 것 이 저의 가장 나쁜 점이라고요. 그것이 아내에게는 고민거리지만 제게는 기쁨입니다.” --- p.228 “내가 방을 추가로 예약하려고 전화했더니 말 부인 말이 예약이 꽉 찼다는 거야. 그래서 잠시 기다리라고 말하고 나서 칠라한테 말을 전했지. 그랬더니 칠라가 내 손에서 수화기를 뺏어 들고, 가엾은 말 부인을 을러댔어. 그래도 소용이 없으니까 칠라는 어차피 자기도 그 더러운 싸구려 호텔에는 있고 싶지 않다고 고함을 질러대면서… 말 부인한테 예약을 밀어버리라고 말했어. 정확히는 예약을 부인의 엉덩이 속으로 밀어버리라고 했지. 엉덩이를 이디시어로 말했어. 그러고는 전화를 끊더니 우리 집에 묵겠다는 거야.” --- p.252 루벤 블룸, 당신은 역사를 벗어났다. 이미 끝났다. 지루해하는 당신 아내, 프로그램을 잘게 찢어 작은 흰색 종이 알약처럼 만들고 있는 당신 아내는 단순히 당신이나 직장 일 때문에, 또는 이 나라에서 교육받은 여자에게 선택권이 많지 않은 현실 때문에 지루해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중요한 시대에 인생을 온전히 살지 못했다는 느낌에 가깝다. 여기서 당신의 삶은 물질적으로는 풍요롭지만 정신적으로는 가난하다. --- p.27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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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기뻐.
내가 신념 없이 늙어간다는 게 기뻐.” * 2022년 퓰리처상 소설 부문 수상작 *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 작가 조슈아 코언은 2007년부터 소설을 출간해온 중견 소설가로, 여섯 번째 작품인 『네타냐후』로 미국 최고 권위의 상 중 하나인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유대인 정체성을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단숨에 전국적인 지명도를 지닌 소설가로 급부상했다. “미국에서 가장 통찰력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유대인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가디언]은 이 책을 필립 로스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의 작품들에 견주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본서 『네타냐후』가 그의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된다. 다수의 현지 매체들은 이 소설이 이끌어내는 ‘재미(fun)’에 주목했다. 놀라울 정도로 예리한 관찰에 바탕을 둔 인물 묘사와 상황 설정은 곳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한다. 미국 학계의 위선과 어리석음, 다양한 인물 군상에 대한 묘사는 소설가 니콜 크라우스의 말마따나 “사악할 정도 재미있다.” 그러면서도 서구 사회의 유대인 문제에 대한 주제의식을 촘촘하게 녹여내어, 묵직한 여운과 생각거리를 함께 남긴다. 국제뉴스를 접할 때 ‘네타냐후’라는 이름을 자주 접하게 된다. 팔레스타인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는 총리의 성이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바로 그 네타냐후 총리의 아버지인 벤시온의 미국 대학 취업 면접 당시의 이야기를 주요 모티브로 삼는다. 당시 무명의 역사학자였던 벤시온 네타냐후는 그의 가족, 즉 아내와 세 아들을 동반하고 무척 인상적인(?) 취업 면접을 치렀다고 한다. 소설은 면접 대상자를 접대하게 된 한 유대인 교수의 1인칭 시점에서 전개되며, 그 교수가 처음 채용위원회 합류를 제안받은 때부터 시작해 면접 대상자를 실제 안내하며 벌어진 난장판에 이르기까지의 반년 정도의 이야기를 다룬다. 1959년 겨울, 뉴욕주 변두리 지역에 위치한 코빈 대학. 유대인 역사학자인 루벤 블룸은 스페인 종교재판을 연구해온 한 이스라엘 무명 학자에 대한 채용위원회에 합류한다. 면접을 보러 온 벤시온 네타냐후가 뜻밖에 가족을 대동하고 나타나자, 블룸은 마지못해 손님을 맞이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역사학계라는 배경에서 우러나오는 지적인 풍자와 유머가 돋보이며, 손에 베일 정도로 예리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소설이다. 작가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사람은 미국 문학비평계의 대가 해럴드 블룸이었다. 블룸은 먼저 조슈아 코언에게 만남을 청해 말년에 친밀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서로 터놓고 생각을 나누던 과정에서, 코언은 블룸이 네타냐후 일가의 취업 면접을 도왔던 이야기에 깊은 인상을 받고, 그것을 모티브로 소설까지 쓰게 되었다. 바로 이 작품 『네타냐후』이다. 이 책은 소설 그 자체로 읽을 수 있으나, 실화에서 출발한 작품인 만큼 현재 이스라엘 국가의 행보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네타냐후 집안의 적통,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수정주의적 시오니즘의 감정적/정서적 본질을 이 소설이 포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확신감, 그 당혹스러울 정도의 확신감을 마주한 독자들은 주인공 루벤 블룸의 아내처럼 가만히 읊조릴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아무렇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기뻐… 내가 신념 없이 늙어간다는 게 기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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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서 소외된 한 남자의 역사적 기록이자 억압받는 자의 귀환에 관한 짓궂게 재미있는 이야기. 모든 페이지가 작가의 수준 높은 스타일과 유희적 지성으로 가득 차 있다. - 니콜 크라우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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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로스의 『고스트 라이터』와 나보코프의 『창백한 불꽃』을 교배하려는 시도처럼 읽힌다. - [가디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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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입력 있고, 유쾌하며, 아주 재미있고, 숨을 턱 막히게 한다. - [뉴욕타임스 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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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미국에서 가장 통찰력 있고 상상력이 풍부한 유대인 소설가일 뿐만 아니라 최고의 소설가 중 한 명임을 증명했다. - [월스트리트 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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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정체성 이론에 대한 난해한 내용을 되짚어볼 때에도 생동감이 넘친다. 이 신랄한 초상화는 정말 재미있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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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의 최고작 중 하나다. 세심하고 정말 재미있는 책. - [파이낸셜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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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시온 네타냐후의 음울하고 어두운 모습을 유쾌하고 재미있는 주인공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종의 문학적 기적을 이뤄냈다. -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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