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검색을 사용해 보세요
검색창 이전화면 이전화면
최근 검색어
인기 검색어

소득공제
동아시아의 홍수설화 연구
베스트
종교학/신화학 top100 1주
가격
28,000
5 26,600
YES포인트?
560원 (2%)
5만원 이상 구매 시 2천원 추가 적립
결제혜택
카드/간편결제 혜택을 확인하세요

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국내배송만 가능
  •  문화비소득공제 가능

중국인문 총서

책소개

목차

1. 중국의 홍수신화 / 17

1. 들어가면서 / 19
2. 홍수신화의 상위층위 / 24
1) 치리형 홍수신화 / 24
2) 재전형 홍수신화 / 36
3. 홍수신화의 하위층위 / 44
1) 뇌공복수형 / 45
2) 돌사자형 / 48
3) 원상회복형 / 50
4) 선행보은형 / 52
5) 신조계시형 / 55
4. 나오면서 / 59

2. 중국의 남매혼男妹婚신화 / 69

1. 들어가면서 / 70
2. 중국의 남매혼신화 / 72
1) 옛 문헌자료 속의 남매혼 / 72
2) 민국 이후의 문헌자료 속의 남매혼 / 76
3. 홍수남매혼신화의 서사구조 / 81
1) 기본형의 홍수남매혼신화 / 81
2) 부가형의 홍수남매혼신화 / 83
4. 나오면서 / 87

3. 중국의 함호형陷湖型 홍수전설 / 93

1. 들어가면서 / 94
2. 함호형 홍수전설의 추형 / 95
3. 함호형 홍수전설의 정형화 / 98
1) 함호형 홍수전설의 여러 하위 유형 / 98
2) 주요 모티프와 서사구조의 비교분석 / 105
4. 함호형 홍수전설의 변이형 / 110
1) 돌거북의 등장 / 110
2) 돌거북에서 돌사자로 / 116
5. 함호형 홍수전설에 담긴 문화와 습속 / 126
6. 나오면서 / 136

4. 대만 원주민의 홍수신화 / 147

1. 들어가면서 / 149
2. 대만 원주민의 홍수신화의 유형 / 154
1) 다수의 생존자 / 155
2) 2인의 생존자 / 158
3) 1인의 생존자 / 160
3. 대만 원주민의 홍수신화의 주요 에피소드 / 163
1) 불의 획득 혹은 불의 기원 / 163
2) 곡물 종자의 획득과 농경지 조성 / 167
3) 임신부와 쥐 / 170
4. 나오면서 / 173

5. 동남아시아의 홍수신화 / 181

1. 들어가면서 / 183
2. 동남아 대륙부의 홍수신화 / 187
3. 동남아 도서부의 홍수신화 / 199
4. 나오면서 / 210

6. 오세아니아의 홍수신화 연구 / 219

1. 들어가면서 / 221
2. 오세아니아 홍수신화와 물의 기원 / 223
3. 오세아니아 홍수신화의 해양문화적 특성 / 227
4. 오세아니아 홍수설화와 보은 모티프 / 233
5. 오세아니아 홍수신화 속의 에피소드 / 238
6. 나오면서 / 242

7. 일본의 함몰형 홍수전설 / 247

1. 들어가면서 / 249
2. 일본 본토의 함몰형 홍수전설 / 252
1) 소토바부혈형卒堵婆付血型 / 252
2) 만리노시마萬里島의 함몰전설 / 254
3) 오카메시마お?島의 함몰전설 / 257
4) 우류지마瓜生島의 함몰전설 / 261
5) 고라이지마高麗島의 함몰전설 / 266
3. 나오면서 / 269

8. 일본 류큐열도琉球列島의 홍수설화 / 279

1. 들어가면서 / 281
2. 요나타마 유형 / 283
3. 홍수남매혼 유형 / 289
4. 홍수인수혼 유형 / 295
5. 나가면서 / 300

9. 대만, 류큐열도 및 일본 본토의 홍수설화 / 305

1. 요나타마 유형 / 306
2. 홍수남매혼 유형 / 310
3. 홍수인수혼 유형 / 316
4. 나가면서 / 325

10. 한국과 중국의 함호형 홍수전설 비교 연구 / 333

1. 들어가면서 / 334
2. 한 · 중 양국의 함호형 홍수전설의 양상 / 335
3. 중국의 역양형과 한국의 광포형 / 340
4. 함호형 홍수전설 속의 금기와 금기 위반 / 345
5. 나오면서 / 352

11. 동아시아 및 인도의 홍수남매혼 신화 / 359

1. 들어가면서 / 360
2. 중국의 홍수남매혼 신화 / 363
3. 동남아시아의 홍수남매혼 신화 / 368
4. 대만과 류큐열도의 홍수남매혼 신화 / 376
5. 인도의 홍수남매혼 신화 / 383
6. 나오면서 / 388

12. 중국 홍수신화의 연구 개황 / 397

1. 개척기(5 · 4운동기-중일전쟁 발발 이전) / 399
2. 발전기(중일전쟁-중화인민공화국 수립) / 402
3. 침체기(1949-1970년대 말) / 406
4. 부흥기(1970년대 말-2000) / 407
5. 번영기(2000-현재) / 415

參考文獻 / 425

저자 소개1

李珠魯

서울대학교 중어중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전남대학교 중어중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중국현대문학을 전공하면서 중국문화, 중국민간문학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저서로 『루쉰의 광인일기, 식인과 광기』, 『중국의 민간전설 양축 이야기』, 『중국현대문학의 이해』(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중화유신의 빛 양계초』, 『중국 고건축 기행』, 『색채와 중국인의 삶』 등이 있다.

이주노의 다른 상품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444쪽 | 153*224*30mm
ISBN13
9791193707333

책 속으로

1. 중국의 홍수신화

1. 들어가면서

신화는 오랜 옛날 원시인류가 오랫동안 축적해온 삶의 경험과 이에서 비롯된 상상력이 결합하여 이루어진 산물이다. 여기에는 원시인류가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객관세계에 대해 품었던 갖가지 감정, 이를테면 자신의 삶을 둘러싼 자연환경에 대한 호기심과 의문, 자신의 삶 이전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신비와 경외, 그리고 어느 날 가뭇없이 사라지는 것들 등에 대한 공포와 의구 등을 바탕으로, 우주와 세계의 창조, 인류와 만물의 생성, 삶과 죽음의 기원 등에 대한 원시인류 나름의 해석이 담겨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우리는 이들 신화를 통해 원시인류의 삶의 실제를 그려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사유체계를 통해 문화원형을 더듬어볼 수 있다.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다양하고 풍부한 신화는 그것이 전해지는 지역과 종족에 따라 특이성을 띠고 있지만, 유형과 모티프에 있어서 유사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신화의 유사성의 원인에 대해서는 영향설과 전파설 등의 여러 견해가 존재하지만, 유사성을 띤 신화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는 원시인류의 사유체계가 결코 어느 한 지역, 한 종족에만 특정되어 나타나지 않다는 것, 다시 말해 원시인류의 신화적 상상력이 지역과 종족에 관계없이 유사한 구조와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세계의 신화 가운데 신화적 상상력이 유사한 신화로 홍수신화를 들지 않을 수 없는데, 세계 어느 지역에나 홍수가 가져온 재난을 다룬 신화가 반드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홍수신화야말로 가장 보편적인 신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홍수신화를 살펴보기 위해, 우리가 우선적으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세계종말의 신화이다. 세계종말의 신화에서 세계의 종말은 흔히 인간의 교만과 탐욕, 혹은 전쟁과 혼란이 빚은 대화재와 대홍수, 지진 등으로 표상된다. 이를테면 기독교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Noah)의 홍수, 이것의 원형으로 일컬어지는 수메르의 신화 『길가메시 서사시』에 실린 우트나피쉬팀(Utnapishtim)의 이야기, 그리스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데우칼리온(Deucalion)의 홍수 등이 홍수로 인한 세계의 종말을 이야기한다면, 북유럽신화에서의 라그나뢰크(Ragnarok)는 화재와 홍수로 인한 세계의 종말을 이야기한다.

게다가 세계의 종말이 일회적으로 일어나지 않고,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북아메리카의 호피족의 종말신화에 따르면, 세 번째 세상은 전란과 탐욕으로 인해 홍수로 종말하였으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네 번째 세상이라고 한다. 또한 라틴아메리카의 아즈텍의 창세신화에 따르면, 최초의 세계는 ‘대지의 세계’이고, 두 번째 세계는 ‘바람의 세계’이며, 세 번째 세계는 ‘비의 세계’로서 화염에 의해 멸망했고, 네 번째 세계는 ‘물의 세계’로서 대홍수로 인해 파괴되었으며, 현재의 세계는 다섯 번째의 세계라고 믿는다. 잉카의 창조신화에서도 세계의 역사는 5기로 나누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 와리 루나(Wari Runa)라 불리우는 제2기는 대홍수로 파괴되었다고 한다. 인도의 신화집 『뿌라나(Purana)』에 실린 창조신화에 따르면, 우주의 시간은 창조와 파괴가 영속적으로 순환되는 것이며, 그 완전한 주기는 브라마의 생애에 100년씩이고 대홍수로 해체된다고 한다.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세계의 종말을 다룬 신화는 중국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즉 이족?族의 창세사시(創世史詩)인 『메이거(梅葛)』나 『차무(査姆)』, 『아시더센지(阿細的先基)』에는 모두 눈의 형상, 즉 외눈(獨目), 세로눈(直目), 가로눈(橫目)으로의 변화에 따른 세상의 종말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아시더센지』에서는 ‘가뭄 - 화재 - 홍수’의 재난으로 인한 세상의 종말을 차례대로 이야기하고 있다. 또한 거라오족(??族)의 신화에 따르면, 천신이 진흙으로 빚어 만든 인류의 제1대는 태풍을 만나 날아갔고, 풀로 엮어 만든 제2대는 불로 타죽었고, 하늘에서 내려온 별로 이루어진 제3대는 홍수로 멸망하였다. 한족漢族의 신화에도 종말신화가 전해지는데, 반고(盤古)가 진흙으로 만든 사람은 홍수로 모두 멸망하고, 다시 나무로 만든 사람은 화재로 멸망한 후, 현재는 여와(女?)와 결혼하여 인류가 번성하였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이들 종말신화는 신 혹은 절대자의 선택에 의해 인류가 생존하거나, 혹은 세계가 불과 물에 의한 씻어냄(淨化)라는 의례에 의해 주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창조됨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들 종말신화에서의 소멸과 파괴는 신화의 사유체계 속에서 결코 종말의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생성과 창조의 또 다른 이름이다. 이러한 생성과 창조의 근원으로서의 종말은, 마치 중국의 창세신화에서의 반고(盤古), 북유럽 창세신화에서 오딘(Odin)이 죽인 거인 유미르(Ymir), 혹은 인도신화에서의 푸루샤(Puru?a)나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의 바다의 인격신인 티아마트(Tiamat), 남태평양 마리아나 제도의 신화에서의 폰탄 등의 주검이 삼라만상을 낳는 생명의 원천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세계종말의 신화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이 홍수신화이다. 서구나 근동의 홍수신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적인 서사구조는 ‘인간의 타락과 신의 진노’ - ‘선택받은 자에 대한 계시’ - ‘홍수에 의한 징벌’ - ‘구원에 대한 감사의 제례’ - ‘인류의 재전승’ 등으로 짜여져 있다. 노아, 우트나피쉬팀, 데우칼리온, 인도신화의 마누(Manu) 등이 등장하는 홍수신화는 대체로 이러한 서사구조를 따르고 있다. 이들 홍수신화는 신의 신성성과 인간의 범속성, 신의 강력함과 인간의 무력함을 대비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홍수에 의한 소멸과 파괴는 자신과 불화하는 인간을 파멸하고 자신에게 충성하는 인간을 재창조하려는 신의 의지의 구현이다. 따라서 홍수 이후 신과 인간의 결속은 한층 밀접해지며, 인간의 신에 대한 복종 역시 훨씬 강고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중국의 홍수신화는 어떠한가? 중국에는 옛 고대의 문헌자료에서부터 최근에 채록된 구전자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홍수신화가 존재하고 있다. 이들 관련 자료들 가운데, 특히 고대의 문헌자료에 나타나는 홍수신화는 다른 지역의 신화에 비해 대단히 소략한 내용을 담고 있으며, 세계종말의 신화의 성격 또한 매우 약화되어 있다. 또한 중국의 홍수신화는 그 내용이 상당 부분 역사화된 기록으로 변질되어 있는데다가, 홍수신화의 기술의 중심이나 방향, 신과 인간의 관계 또한 다른 지역과는 사뭇 다르게 나타난다. 게다가 구전자료의 홍수신화는 문헌자료의 홍수신화의 영향을 일부 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서사구조면에서 볼 때 문헌자료의 홍수신화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물론 홍수신화의 발생과 전승이 넓은 지역과 다양한 종족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점 외에도, 구전자료 대부분이 최근에 채록됨으로 인해 다른 신화 혹은 설화로부터의 모티프의 차용 혹은 교차차용 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홍수신화를 연구할 때 우리가 가장 먼저 부딪치는 것은 바로 홍수 관련 텍스트에서 어디까지를 신화로 간주할 것인가, 나아가 이것을 신화로 보아야 할 것인가 아니면 전설로 보아야 할 것인가, 고대의 문헌자료와 최근에 채록된 구전자료를 어떤 비중으로 다루어야 할 것인가 등의 문제이다. 중국의 홍수신화에 관한 국내외의 연구성과를 살펴보면, 이러한 문제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리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신화의 세계가 텍스트로 문자화되는 과정에서 신화적 상상의 세계가 역사적 실재로 편입되어버렸기에 신화와 역사의 경계가 모호하고, 신화에 전설과 민담이 뒤섞여 있기에 신화로만 규정하기가 쉽지 않으며, 구전자료가 지니고 있는 신화적 상상력을 무시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호성은 중국의 홍수신화를 유형별로 구분하는 데에서도 엿보인다. 중징원(鍾敬文)은 일찍이 홍수신화를 ‘육침전설(陸?傳說)’과 ‘인류훼멸 및 재창조 신화(人類毁滅及再造神話)’로 나누었는데, 이러한 단순한 유형화는 당시 홍수신화와 관련된 1차 자료가 대단히 빈약하였다는 데에서 기인한다. 대만의 연구자 리후이(李卉)는 대만과 동남아에 유전하는 ‘동포배우형(同胞配偶型) 홍수전설’을 크게 세 가지, 즉 ① 홍수 이후 같은 시조에서 태어난 두 사람이 인류를 번성시키는 것, ② 시조인 오누이가 결혼한 후 홍수를 만나 생존한 자들이 인류를 번성시키는 것, ③ 시조 결혼 후 홍수를 만나 생존한 자녀 중 오누이가 결혼하여 인류를 번성시키는 것으로 분류하였다. 이 역시 중국의 홍수신화가 아닌, 대만과 동남아의 홍수신화를 대상으로 유형화를 시도하였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1차 자료가 어느 정도 수집 ·정리된 개혁개방 이후에 시도된 유형화는 아래의 표와 같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머리말

중국현대문학, 그중에서도 중국현대소설을 전공하는 필자가 중국홍수신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떤 연유에서였을까? 그건 아마도 2005년 즈음부터 중국문화, 나아가 아시아문화의 원형archetype으로 어떤 것들을 제시할 수 있을까 탐색하던 일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문화원형을 찾기 위한 여정을 민간전설과 소수민족문화 살펴보기로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그 무렵 민간전설로는 양산백梁山伯과 축영대祝英臺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을 담은 양축梁祝이야기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소수민족문화로는 나시족納西族의 순정殉情문화, 동파교東巴敎와 상장의식喪葬儀式, 그리고 이와 관련된 문학텍스트를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문화원형을 특정 지역과 민족의 삶의 규범의 토대가 되는,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본래 모습이라고 거칠게나마 규정한다면, 민간에 오랫동안 전해지는 가운데 민중의 사랑을 받은 이야기나 특수한 문화현상, 그리고 이와 연관된 습속과 제도 등에서 문화원형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문화원형에 대한 관심은 신화적 존재, 예컨대 복희伏羲와 여와女?, 반고盤古 등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고, 이로부터 자연스럽게 중국의 신화세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특히 나시족의 문화에 대한 연구는 중국 소수민족의 다채로운 신화와 접하게 되는 귀중한 통로가 되었다. 다행히 그 무렵에 총 16권의 『중화민족고사대계中華民族故事大系』와 총 30권의 『중국민간고사집성中國民間故事集成』이 출판되어 있었던 터라 연구에 필요한 원천자료는 크게 부족하지 않았다. 이제 눈앞에 광활한 신화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지만, 혼자서 신화의 모든 영역을 감당하기는 벅찼기에 하나의 신화적 모티프에 집중하기로 하였다. 그 하나의 모티프가 바로 홍수였으며, 이렇게 하여 홍수를 다룬 이야기에 대한 기나긴 연구가 시작되었다.

홍수 이야기에 대한 애초의 관심은 중국의 한족과 소수민족의 신화와 전설에 한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중국의 홍수설화에 대한 연구가 어느 정도 진척되자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의 홍수설화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했으며, 뒤이어 류큐열도, 동남아시아, 나아가 오세아니아의 홍수설화를 알아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홍수설화를 어느 한 지역이나 국가의 틀이 아니라, 지역과 국가를 뛰어넘은 더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러한 학술연구의 욕망에서 끝내 벗어나지 못한 채 스무 해 가까이 홍수설화에 붙들려 있었으며, 끊임없이 확장되는 학술적 호기심과 욕망의 결과물이 이 서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서적의 책명 중의 동아시아는 넓은 의미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포함하는 용어임에도, 오세아니아와 인도가 포함된 것 역시 이러한 욕망이 투사된 것이라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은 그동안 여러 학술지에 발표했던 여러 편의 논문들과 이번에 새로이 작성한 글로 이루어져 있다. 기왕에 발표했던 논문들은 대부분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부 논문은 이 책의 전체적인 맥락을 고려하여 상당 부분을 수정하거나 보완하였다. 아울러 일본과 류큐열도의 홍수설화, 오세아니아의 홍수설화에 관한 논문은 이 책에 처음으로 게재하였다. 이들 논문들은 기본적으로 중국과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대만, 류큐왕국, 오세아니아, 인도 등지에 구전으로 전승되어오거나 문헌자료로 전해져온 홍수설화를 정리·소개하는 한편, 유형type과 모티프motif에 따라 분류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지역과 국가에 따라 홍수설화의 편수의 많고 적음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홍수설화의 양상이 대단히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에 분류를 우선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이러한 분류에 기반하여 지역과 국가에 따라 홍수설화의 유사성과 차별성을 검토하고자 하였다.

동아시아의 홍수설화는 크게 대륙성 홍수설화와 해양성 홍수설화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한국과 중국, 동남아 대륙부의 홍수설화는 대륙성 홍수설화에 속하고, 일본열도로부터 류큐열도, 대만, 동남아 해양부와 오세아니아의 홍수설화는 해양성 홍수설화에 속한다. 전체적으로 이 두 부류의 홍수설화는 홍수 재해의 양상, 홍수 발생의 원인, 피신방법과 수단 등에 있어서 커다란 차이를 드러내고 있으며, 홍수라는 자연재해에 대한 기본적인 사유체계를 달리하고 있다. 이 책의 1장부터 8장까지는 특정 지역과 나라를 중심으로 홍수설화의 양상을 분석하고 있다면, 9장부터 11장까지는 비교신화학의 관점에서 두 지역 이상의 홍수설화를 분석하고 있다. 이 가운데 9장의 ‘대만, 류큐열도 및 일본 본토의 홍수설화’는 8장의 ‘일본 류큐열도의 홍수설화’가 지닌 문제의식의 연장선상에서 덧붙여진 보론補論의 성격을 지니고 있음을 밝혀둔다.

신화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가 19세기에 흥기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신화란 무엇인가에 관하여 갖가지 견해가 제기되었다. 신화는 기본적으로 오랜 옛날 인류가 남긴 동굴벽화나 고대문명의 유적과 유물처럼 인류가 어떻게 살았는지, 자신을 둘러싼 객관세계에 대해 어떻게 사유했는지를 보여준다. 오랜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의 우리에게 원시인류의 삶의 양상과 사유체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신화는 ‘살아있는 화석’과 같은 것이다. 신화는 오랜 옛날 인류의 논리 이전의 원시사유를 풍부하게 담아내고 있는데, 이들의 원시사유는 대체로 황당무계하다고 느낄 만큼 무질서하고 비논리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화에 대한 연구는 고고학이나 문화인류학과 더불어 인류가 남긴 각종 유·무형자료를 바탕으로 인류의 삶을 복원하고 문화의 원형을 추적하는 중요한 통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신화를 연구하기 시작한 이래, 개인적으로 제일 먼저 부닥친 곤혹스러움은 설화연구의 기본 용어인 모티프의 개념이 지닌 애매모호함이었다. 톰슨Stith Thompson은 1946년에 『The Folktale』이라는 책에서 모티프의 개념에 대해 ‘이야기의 최소 요소(the smallest element in a tale)’이며, 그 부류로서 이야기 속의 인물actors과 사항items, 그리고 단독의 사건single incidents을 제시하였다. 톰슨이 제시한 모티프의 개념은 이후 민담은 물론 신화의 유형을 나누고 유형색인을 엮을 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기본단위가 되었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의 모티프의 개념이 모호하며, 어떤 철학적 원칙도 지니고 있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던디스Alan Dundes는 「From Etic to Emic Units in the Structural Study of Folktale」이란 글에서 톰슨이 제기하는 인물과 사항, 사건이 동일한 부류의 양적 계량 단위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인물이나 사항을 포괄하지 않는 사건을 떠올릴 수 있는가?’라고 반문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하여 던디스는 프롭Vladimir Propp의 민담형태학 이론과 미국 언어학자 파이크Kenneth L. Pike의 언어학 이론을 융합하여 알로모티프allomotif와 모티핌motifeme이란 용어를 제기하였다. 즉 던디스는 프롭의 기능function 대신에 파이크의 모티핌으로써 전체 이야기구조 속에서 어떤 모티프가 지니는 기능을 나타내는 한편, 언어학에서의 용어인 알로allo를 차용하여 알로모티프란 용어로써 동일한 모티핌의 위치에 놓을 수 있는 모든 모티프를 가리켰다. 다시 말해 이 모티프들은 표면적으로는 각기 다를 수 있을지라도 전체 이야기 구조에서는 동일한 기능을 발휘하며, 따라서 모티프들의 내재적 본질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던디스는 「Structural Typology in North American Indian Folktales」라는 글에서 자신의 이론을 북아메리카 인디언의 민담의 구조분석에 응용하여 몇 가지 구조유형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던디스의 모티핌의 개념을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담의 구조를 분석한 이는 조동일 교수였다. 그는 1970년에 출간한 『서사민요연구』에서 모티핌을 단락소段落素로 번역하여 소개한 바 있으며, 같은 해에 발표한 「민담 구조의 미학적, 사회적 의미에 관한 일고찰」이란 글에서 ‘단락소란 단락의 보다 추상적인 내용으로서, 단락이 다른 단락과 어떠한 성격의 대립적 관계를 갖는가만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모티핌에 관한 조동일 교수의 선구적인 연구에도 불구하고, 그의 문제의식은 이후의 연구자들에 의해 확장되거나 심화되지 못한 듯하다. 이 책에서 사용하는 모티프라는 용어 역시 여전히 톰슨이 언급했던 개념에 머물러 있다. 그렇기에 어떤 신화나 전설에 나타나는 각종 인물과 사항, 사건이 뒤엉킨 채 모티프라는 용어로 죄다 일컬어지고 있다. 설화연구에 있어서 모티프라는 용어의 개념에 대해 보다 치열한 논의가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동아시아의 홍수설화를 연구과제로 삼아 고투하는 동안 홍수설화를 연구하는 국내외의 수많은 연구자들에게 빚을 졌다. 이들의 선행연구가 없었다면, 그리고 이들이 보여준 신화적 상상력이 없었다면 이 연구는 아마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척박한 번역환경 속에서 귀중한 원천자료를 번역해낸 역자들의 분투에 감사드린다. 아울러 구하기 쉽지 않은 외국의 논문자료를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꼼꼼히 챙겨준 전남대학교 도서관 선생님들께 특별히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이 책이 그나마 모양새를 갖추어 출판될 수 있도록 수고하신 전남대학교출판부의 여러분, 그리고 학술연구의 동지로서 격려를 아끼지 않은 아내에게 감사드린다. 이 책이 신화 연구에 조그마한 디딤돌이 되기를 소망한다.

2024년 2월
저자

리뷰/한줄평0

리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26,600
1 26,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