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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루쉰의 중국소설사학에 대한 비판적 검토 1. 머리말 2. 『중국소설사략』의 성서 와 의의意義 3. 소설사 기술의 방책과 『중국소설사략』의 한계 4. 맺음말 『고소설구침』과 『당송전기집』, 『소설구문초』에 대하여 1. 들어가는 말 2. 어린 시절 루쉰의 고대소설에 대한 애호 3. 중국 고대소설의 집록과 교감 3.1. 『고소설구침古小說鉤?』 3.2. 『당송전기집唐宋傳奇集』 3.3. 『소설구문초小說舊聞?』 4. 맺음말 루쉰의 고대소설 관련 논문들 1. 들어가는 말 2. 육조 소설과 당대 전기에 대한 논의 3. 송대 소설에 대한 소개 4. 『삼장취경기三藏取經記』 판본의 시기 문제 5. 『유선굴』에 대한 소개와 기타 6. 맺음말 일본 학자 마스다 와타루增田涉와의 학문적 교류 1. 머리말 2. 루쉰과 마스다의 만남 3. 『중국소설사략』의 번역과 출판 4. 『문답집』의 성서成書와 내용 5. 맺음말 일본 학자 시오노야 온鹽谷溫과의 학문적 교류 1. 들어가는 말 2. 시오노야 온과 『중국문학개론강화』 3. 『중국문학개론강화』의 중국 내 수용과 전파 4. 루쉰과 시오노야 온의 학술 교류 5. 맺음말 『중국소설사략』 표절 논쟁 1. 적막한 운명을 안고 태어난 책 2. 사건의 발단과 전개 3. 구졔강顧?剛, 논란의 근원根源 4. ‘베껴 쓰기’ 논란의 진위 5. 맺음말 시오노야 온의 『중국문학개론강화』와 루쉰의 『중국소설사략』 비교 1. 들어가는 말 2. 『중국문학개론강화』와 『중국소설사략』의 내용 분석 3. 전사專史와 개론槪論 4. 맺음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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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중국소설사략』을 중심으로
세계문학사에서 소설은 그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문학사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낮은 편이다. 이것은 전통적인 문학 관념이 소설을 독립된 문학 장르의 하나로 받아들이는 데 인색했던 데 기인한다. 이러한 소설 경시는 사실상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이루어져 왔다. 지역에 따라서는 심지어 문학이 진지한 학문 분야로 받아들여진 것 자체가 새삼스러울 정도이다. 이를테면, 영국에서 영문학이 본격적인 학문 분야의 하나로 인정받게 된 것 역시 고작해야 1세기 남짓밖에 안 된다. 중국에서의 상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중국에서는 문학이 사대부들이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교양의 하나로 간주되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료 선발의 주요 경로였던 과거시험이 요구했던 것은 옛 성현들의 말씀에 의지한 의리지학義理之學이었지, 개인의 감정을 설파한 사장지학詞章之學은 아니었다. 따라서 관도에 오르고자 했던 사대부들은 경서를 중시하는 한편, 시사詩詞와 같은 문학 장르는 철저하게 배척하였다. 봉건시대의 과거시험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폭로하고 풍자했던 『유림외사儒林外史』에는 이에 대한 상황이 직절하게 묘사되어 있다. 팔고문八股文에 대한 사대부들의 집착을 대표하는 작중인물인 루 편수魯編修는 자신의 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저 팔고문 하나만 잘 지으면 다른 건 무어라도 다 뜻대로 되느니라. 시를 지으면 시가 되고, 부를 지으면 부가 되는 것이 모두 회초리 한 번에 자국 한 가닥, 따귀 한 번에 코피 한 바탕 식으로 척척 맞아떨어지게 되지. 하지만 팔고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면 네가 무엇을 짓더라도 들여우의 선문답野狐禪이나 사악한 외도로 빠지게 된다!” 따라서 성현의 도리와는 거리가 먼 시와 사 같은 것은 입신영달을 목표로 하였던 사대부들에게는 독약과 같은 것이었다. 문학 전반에 대한 인식이 이러했을진대, 역대로 정통적인 문학의 반열에 오른 적이 없었던 소설의 경우 상황이 더욱 열악했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전통적인 소설 관념은 차치하고라도 근대 이후의 일반 문학사에서조차 소설이 제대로 대접받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전의 문학사는 주로 고전시를 중심으로 서술해, 문학의 대아지당大雅之堂에 오르지 못한 소설이나 희곡과 같은 장르는 각 조대 별로 마지못해 언급되거나 아예 빠져 있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따라서 본격적인 소설사의 등장 역시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루쉰의 『중국소설사략中國小說史略』(이하 『사략』으로 약칭함)은 그런 와중에 중국의 고대소설을 최초로 체계적으로 기술한 저작으로 손꼽힌다. 『사략』이 나온 뒤로 중국의 고대소설은 문학연구자들의 관심 범위에 들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 몇 종류의 소설사가 나오기는 했으나, 체재나 내용 면에서 『사략』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1970년대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채 지속되어 오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의욕적인 몇몇 연구자들에 의해 새로운 시각을 담아내려 노력한 저작들이 나오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소설사들 역시 그 대체적인 틀이나 서술방식은 『사략』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바꾸어 말하자면 20세기 초반에 나온 루쉰의 『사략』이 거의 한 세기 가까이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술이부작述而不作’을 중시하는 중국학술계의 전통적인 인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후학들의 고답적인 연구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듯 커다란 의의를 갖고 있는 『사략』 역시도 그 나름의 일정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이 가능한데, 무엇보다 중국문학 연구에서 루쉰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련을 맺고 있다. 곧 루쉰의 『사략』이 갖고 있는 긍정적인 측면이 오히려 후대의 연구자들을 옥죄는 한계가 되어버린 감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루쉰의 『사략』이 후대에 끼친 영향이 너무도 심대한 나머지 이제 『사략』은 단순한 소설사의 경지를 넘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정전이 되어버린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리하여 이제는 누구도 『사략』의 권위에 회의를 품으려 하지 않고, 중국소설사 연구에서 루쉰은 차라리 신화가 되어버렸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지경이 되어버렸다. 이 글에서는 중국소설연구에서 이렇듯 중대한 의의가 있는 루쉰의 『사략』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이 저작이 갖고 있는 의의와 한계를 짚어보는 동시에, 중국소설사 연구에서 루쉰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새롭게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이것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중국소설사가로서의 루쉰에 대한 ‘탈신화’인 동시에, 정전正典으로서의 『사략』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될 것이다. --- 「루쉰의 중국소설사학에 대한 비판적 검토_ 1. 머리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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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는 저명한 작가이자 사상가 그리고 무엇보다 당대 현실을 치열하게 살아간 투사였다. 그의 저작은 소설 작품부터 현실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담은 잡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그 중에서도 놓칠 수 없는 것은 그가 중국 최초의 소설사를 쓰고 이를 위한 기초 작업으로 중국 고대소설 작품들을 수집 정리했다는 사실이다. 곧 만년의 투사 이미지가 강한 루쉰의 시작점은 성실한 고대소설 연구자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내의 경우 이 분야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그것은 루쉰에 대한 연구가 주로 현대문학을 전공하는 연구자들에 의해 이루어져 왔기에 고대소설 분야는 그들의 시야에서 벗어나 있었고, 또 고대소설 연구자들의 경우는 자신들의 연구 영역에 매몰되어 있었기에 루쉰에게까지 오지랖을 넓힐 겨를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루쉰의 고대소설 연구에 대한 분야는 묘하게 공백 상태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내가 루쉰의 고대소설 연구에 천착하게 된 계기는 중국소설사 분야의 기념비적인 저작 『중국소설사략』을 번역한 데 있었다. 약 5년여에 걸친 시간을 들여 번역한 『중국소설사략』의 출간은 나의 개인적인 학문 역정에서도 하나의 분기점을 이룬 일대 사건이었다. 『중국소설사략』을 번역하면서 중국소설사 전반을 조망할 수 있었고, 다양한 자료를 섭렵하면서 중국 고대소설 작품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중국소설사략』의 번역을 하나의 출발점 삼아 루쉰이 이루어놓은 고대소설 분야의 연구 성과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된 것은 애초에는 생각지 못한 망외의 소득이라 한 수 있다. 그렇게 바늘 한 땀 한 땀 놓아가듯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분야에 대한 성과를 검토해 나간 게 바로 이 책에 실린 각각의 논문들이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별개의 논문으로 시차를 두고 발표되었지만, 사실 이것들 사이에 공통적으로 흐르는 하나의 주제는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에 대한 개괄적인 검토이다. 이 말은 이 글들이 안고 있는 한계를 의미하기도 한다. 곧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대한 논의가 이제 첫걸음을 뗀 거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은 시작이 있는 법이니 여기서 제기된 문제들을 출발점 삼아 향후 좀 더 심도 있는 논의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이 발표된 시점을 포함한 구체적인 서지사항은 다음과 같다. 「루쉰의 중국소설사학에 대한 비판적 검토」, 『중국소설론총』 제6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1997년 3월 31일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1-『고소설구침』과 『당송전기집』, 『소설구문초』를 중심으로」, 『중국소설론총』 제52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2017년 8월 31일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2-단편 논문들을 중심으로」, 『중국소설론총』 제58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2019년 8월 31일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3-일본 학자 마스다 와타루增田涉와의 학문적 교류」, 『중국소설론총』 제61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2020년 8월 31일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4-일본 학자 시오노야 온鹽谷溫과의 학문적 교류」, 『중국소설론총』 제64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2021년 8월 31일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5-『중국소설사략』 표절 논쟁을 중심으로」, 『중국소설론총』 제67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2022년 8월 31일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 6-시오노야 온의 『중국문학개론강화』와 루쉰의 『중국소설사략』 비교」, 『중국소설론총』제70집, 서울: 한국중국소설학회. 2023년 8월 31일 이상의 논문들은 이 책에 수록하면서 제목을 모두 바꾸었다. 그것은 ‘루쉰의 중국 고대소설 연구’라는 제목이 불필요하게 중복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이다. 그 뿐만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중복되는 것을 제거하고 편집상 문제가 되는 것들과 오류들도 모두 바로잡았다. 이 모든 것들이 각각의 글들을 시차를 두어가며 별개의 논문으로 발표하다 보니 일어난 문제들인데, 이번 기회에 이런 잘못들을 바로잡은 것이다. 아울러 이렇게 논문들을 발표하는 사이 연구의 주요 대상인 마스다 와타루의 저서와 시오노야 온의 저작에 대한 번역도 진행하여 모두 세 권의 번역서가 나왔다는 사실도 특기한다. 곧 마스다 와타루가 직접 상하이에 가서 루쉰으로부터 『중국소설사략』을 강독하던 과정을 술회한 『루쉰의 인상』(청아출판사, 2022년)을 필두로 시오노야 온의 『중국문학개론강화』를 각각 『중국문학개론』(학고방, 2023년)과 『중국소설개론』(학고방, 2023년)으로 펴낸 것이다. 이것 역시 이상의 글들에 반영하여 본래는 일어 원서의 내용을 인용했던 것을 모두 우리말 번역본의 그것으로 바꾸었다. 한편 이러한 논의들의 출발점을 이룬 『중국소설사략』의 번역은 출판사를 바꿔가며 모두 세 차례 출간되었다. 『중국소설사략』, 살림출판사, 1998년. 『중국소설사』, 소명출판, 2004년 루쉰전집 11권 『중국소설사략』, 그린비, 2015년. 1998년에 나온 『중국소설사략』의 번역은 인명의 표기 등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어 2005년에 전면적인 개정판이라 할 수 있는 제2판을 출판사를 바꿔 출간했다. 그러나 이것 역시 완벽하지 않은 터에 국내의 연구자들에 의한 『루쉰전집』 번역 출간에 참여해 2015년 세 번째 판을 내게 되었다. 세 번째 판에 이르러 편집 등은 이전보다 훨씬 정돈이 되었으나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전체적인 ‘전집’의 편집 방향에 맞추어 기왕의 제1판과 제2판에 실려 있던 소설 원문을 모두 삭제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장 애착을 갖는 것은 2005년의 제2판이다. 물론 이것이 끝은 아니고 후대에 누군가 나의 번역을 뛰어넘는 노작을 내기를 기대한다. 그러는 사이 시간이 흘러 어느덧 정년이 코앞에 닥치게 되었다. 돌아보니 뭔가를 열심히 한 것 같은데, 좌충우돌하며 두서없는 잡문들만 써내 사람들의 시야를 흐리게 한 것은 아닌가 하는 자책이 들기도 한다. 부디 이 보잘 것 없는 글들이 그래도 학계의 작은 디딤돌이라도 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아직도 갈 길은 먼데 어느덧 해는 석양에 걸렸다. 바람 부니 꽃비 내리는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