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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나의 블루짐, 바다
서핑 준비물 서핑 기본 가이드 서핑숍 이용법 국내 서핑 성지 1. 서프보드 : 보드 한 장의 행복 리쉬 : 서핑이 발목을 붙잡았다 스펀지 보드 : 드디어 내 자리를 찾았다 슈트 : 슈트와의 전쟁 서핑 포인트 : 고향 같은 바다, 송정솔바람해변 라인업 : 멀고도 험한 출발선 패들링 : 온전히 나의 힘으로 테이크 오프 :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뀌다 직진 라이딩 : 초보 운전의 그것 2. 파도 : 서퍼의 눈으로 보는 바다 스웰 : 파도의 흐름 읽기 우중 서핑 : 자연이 그리는 수묵화 쇼어 : 바람이 파도에 미치는 영향 세트 : 인생에 악재가 세트처럼 몰려올 때 와이프 아웃 :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기 겨울 서핑 : 담금질의 계절 조류 : 안전한 바다는 없다 서핑 트립 : 대회에 출전하다 3. 나 : 언제 어디서나 서퍼로 사는 기술 사이드 라이딩 :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래 하기 위한 방법 드랍 : 드랍 하기 vs. 드랍 당하기 노즈 라이딩 : 언제 밟아 볼 수 있을까 풀아웃 : 마무리의 기술 베이스캠프 : 언제 와도 마음이 편해지는 곳 서프 버디 : ‘말라끼’를 외치는 마음 시즌 아웃 : 아픔보다 슬픔 ‘서퍼’라는 정체성 : 어디서나 파도는 친다 에필로그 : 내일은 내일의 파도가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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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온다는 것은, 서퍼에게는 다른 계절보다 조금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서핑=물놀이=여름’이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연상되어서이기도 하지만, 입을 때도 벗을 때도 한참을 씨름해야 하는, 고마운 것은 분명하나 답답한 이 슈트를 벗을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답답한 슈트를 벗고 나면 패들링도 더 잘될 것만 같고, 파도도 더 많이 잡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생각만 그렇다고 해도 상관없다. 추운 물속이 아니라 시원한 물속에서 둥둥 떠 있는 기분 좋은 느낌, 가볍고 자유롭게 몸을 움직여서 하는 서핑은 여름에만 가능하니까 그것으로 충분하다. ---「슈트 : 슈트와의 전쟁」 중에서 여전히 나는 직진 라이딩밖에 못하는 초보 서퍼지만, 언제나 내 마음속 첫 번째는 서핑이다.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 출동을 기다리는 대원처럼 파도를 기다린다. 그렇지만 그 파도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 파도가 없을 때는 미리미리 할 수 있는 일을 집중해서 끝내 놓아야 한다. 한편으로는 서핑 덕분에 유연하지만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다고 느낀다. 예전의 내가 모든 파도를 이겨 내려고 애쓰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내게 맞지 않는 파도는 흘려보낼 줄도 아는 사람이 되었달까. 나에게 맞는 파도를 알고 기다리는 겸손한 자세, 언제 올지 모르는 파도처럼 불확실한 미래에 대처하는 유연한 사고와 균형 감각,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모두 서핑을 하며 자연스럽게 배운 것들이다. ---「직진 라이딩 : 초보 운전의 그것」 중에서 세트가 아닌 애매한 파도를 타다 보면 이내 현타가 오곤 했는데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였다. 첫 번째는 파도를 잡겠다고 허우적대다가 어느새 맹렬한 기세로 덮쳐 오는 세트에 휘말려 통돌이를 당하는 경우다. 작은 파도를 잡으려면 라인업을 (해변 쪽으로) 당겨야 해서 큰 파도가 왔을 때 와이프 아웃 되기 일쑤였다. 두 번째는 운 좋게 파도 잡기에 성공했어도 뒤를 돌아보면 더 질이 좋은 세트가 들어오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좀만 더 기다릴걸…’ 하는 아쉬움이 남을 때였다. 세트를 타야 한다는 말은 곧 파도를 기다릴 줄 아는 서퍼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였다. 보드 위에 서는 기술만이 서핑이 아니라 파도를 보고 기다릴 줄 아는 것까지가 서퍼의 능력인 셈이다. 세트를 기다릴 줄 모르고 사소한 파도에 힘을 다 빼던 내게는 아주 큰 깨달음이었다. ---「세트 : 인생에 악재가 세트처럼 몰려올 때」 중에서 파도가 고파서 단숨에 달려온 옆 동네 거제에서 12월의 첫 서핑을 시작했다. 영하 8도, 왕복 운전 네 시간, 슈트 입고 벗고 씻는 데 두 시간, 서핑을 한 시간은 고작… 한 시간 반 정도? … 고생이란 고생은 사서 다 하고 파도는 타지도 못하면서 겨울 서핑을 왜 하는지 사실 나 자신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 뭐랄까, 한번 해 보면 이게 또 나름의 거친 매력이 있다. 차디찬 바닷물에 온몸이 던져졌다가 보드 위로 올라오면 매번 새로 태어나는 기분이 든다. 한계를 시험하면서 조금 더 강해진 것 같은 기분, 진정한 서퍼에 한 발 더 다가선 기분이 들기도 하고.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여름을 기다리는 마음이 금방 지치게 되니까, 일종의 혹한기 훈련을 받는다고 생각하며 임하고 있다. 그렇게 담금질하다 보면 이듬해 봄도 금방 올 테고. ---「겨울 서핑 : 담금질의 계절」 중에서 사이드 라이딩을 하고 나면 기분이 째져서인지 혹은 실제로 파도를 가르며 타기 때문인지, 서퍼들은 ‘사이드 라이딩을 한다’보다 ‘사이드 짼다’라는 은어적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기 위해 때로는 옆길로 샐 줄도 알아야 한다는 것. 앞만 보고 직진하기보다 돌아갈 줄도 아는 여유를 가져 보는 것. 그게 때로는 더 어렵지만 폼 나는 길이라는 것. 전부 사이드 라이딩을 하며 배웠다고 하면 너무 낯간지러울까? 모처럼 사이드가 잘 째져서 기분도 째지는, 한 서퍼의 시적 허용이라고 생각해 주면 좋겠다. ---「사이드 라이딩 : 좋아하는 것을 더 오래 하기 위한 방법」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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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에너지를 주는 나만의 취미’와
‘취미를 통해 조금씩 나아가는 나’를 이야기하는 아잉(I+Ing) 시리즈 아잉 시리즈는 ‘일상 너머 오롯이 나를 마주하는 시간은 언제일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되었다. 반복되고 고된 일상에서 나의 안녕을 확인하는 일은 여전히 중요하며, 그래서인지 많은 이가 삶의 균형과 쉼을 찾는 방법으로 취미를 가진다. 취미는 사람마다 다르고 저마다 성격이 있지만, 그것을 배우며 알아 가는 과정은 비슷하다. 그것이 무엇이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해 지속하며, 좀 더 나은 나와 삶을 만드는 데 의미가 있다. 시리즈의 책들은 평범한 일반인이 취미를 배우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이야기한다. 각각의 취미에 관심이 있거나 이미 그 취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고,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도록 작은 판형에 길지 않은 글과 그림으로 구성해 재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책을 통해 다양한 취미의 세계를 엿보고, 취미가 있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끼며,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파도를 기다리는 동안 일렁이던 마음에도 행복이 채워진다 “아무리 먹고사는 일에 급급해도, 매일 그날의 임무들을 정신없이 쳐내기에 바쁘더라도, 어디서든 자기만의 바다를 가지고 있다면 한 줌의 낭만은 지켜 낼 수 있다.” _본문 중에서 우리는 현실의 벽 앞에서 자주 절망한다. 그럴 때 벽 너머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나만의 작은 낭만을 잃지 않는 것이다. 떠올리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사소하지만 아주 중요한 그런 기쁨이야말로 삶의 무게를 견디는 힘이 아닐까. 저자에게 서핑이 단순히 유희의 수단을 넘어, 단조로운 일상 속 뜨거운 한 조각이 되어 삶을 변화시킨 것처럼 말이다. 저자는 말한다. “부푼 마음을 안고 간 바다에서 기대보다 작은 파도를 만나더라도, 혹은 파도를 잘 타지 못했더라도 괜찮다”라고. 그저 잔잔하면 잔잔한 대로, 거세면 거센 대로 파도를 맞이하면 된다. 어떤 파도의 모습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기다릴 줄 아는 서퍼의 마음가짐으로 내일의 파도를 기대하면 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은 기대 이상의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 마음을 원동력 삼아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크고 작은 감정의 파도도, 인생의 너울도 초연하게 잘 넘기고, 유연하지만 더 단단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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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준비, 부딪혀 보기,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기, 나와 주변을 믿기. 서핑에 필요한 자세들이다. 8년간 남해에서 ‘책밥’을 먹으며 지내 온 작가는 서핑을 통해 ‘물밥’을 즐기고, 어느새 ‘글밥’을 건네는 사람이 되었다. ‘최소한의 도구와 자신의 힘만으로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그의 일상을 읽다 보면 방구석 서퍼도 못 돼 ‘방구석 슬퍼’인 사람도 당장 바다로 달려 나가고 싶어진다.
박수진 작가는 내게 ‘눈가 촉촉 버튼’이다. 사이좋게 망하고 사이좋게 아픈 우리. 멀리 있는 그에게 서핑이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어 안심이다. - 김신회 (『아무튼, 여름』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