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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1강 철학에 이르는 길 2강 현대철학의 지형 뉴턴 가버ㆍ이승종, 『데리다와 비트겐슈타인』 3강 영미철학 이승종, 『비트겐슈타인이 살아 있다면』 4강 대륙철학 Ⅰ 이승종, 『크로스오버 하이데거』 5강 대륙철학 Ⅱ 이승종, 『크로스오버 하이데거』 6강 비교철학 이승종, 『동아시아 사유로부터』 7강 한국철학 이승종, 『우리와의 철학적 대화』 8강 역사철학 Ⅰ 이승종, 『우리 역사의 철학적 쟁점』 9강 역사철학 Ⅱ 이승종, 『우리 역사의 철학적 쟁점』 10강 자연주의 Ⅰ 이승종, 『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 11강 자연주의 Ⅱ 이승종, 『비트겐슈타인 새로 읽기』 12강 앞으로의 길 부록: 서평 (박병철, 윤유석, 고명섭) 부록: 2인칭적 대화의 장 (조병희) 참고문헌 인명색인 주제색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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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는 구도자입니다. 철학은 구도의 학문이고요.
--- p.36 제가 철학에 입문하던 시절, 한국에서는 현상학과 분석철학이 현대철학의 대표적 사조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분석철학은 과학의 눈부신 발전에 힘입어 득세한 과학주의의 세례하에 철학을 그에 맞게 일신하고자 하는 사조였고, 현상학은 인식론에 언어철학을 위시한 현대학문의 성과를 접합해 철학을 엄밀학으로 거듭나게 하고자 하는 사조였습니다. 현상학은 대륙철학, 분석철학은 영미철학이라는 각기 다른 전통의 연장선상에서 분류되었지만 그게 그렇게 다른 건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 p.79 비트겐슈타인은 『논리-철학논고』의 출간 후 10년의 공백 끝에 철학계로 돌아와 자신의 『논리-철학논고』를 비판하면서 이 책과는 다른 사유를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형식 체계에서의 모순을 둘러싸고 튜링과 벌인 논쟁은 모순에 대한 비트겐슈타인의 견해가 당대의 수학자나 논리학자들과 얼마나 다른지를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 p.115~116 저는 하이데거가, 비트겐슈타인이 그랬던 것처럼 분석철학의 중요한 자산인 수리논리학을 비판하고 있음에 주목했습니다. 하이데거는 현대에 있어서 철학적 문제의 근원이 자연언어의 애매성이나 다의성에 있다기보다 오히려 그 애매성이나 다의성을, 수리논리학이 제공하는 형식언어의 정밀성으로 말소하려는 데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존재가 언어를 통해 자신을 보여 주는 통로가 봉쇄된다는 것입니다. --- p.153~154 도저히 한곳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은 네 사람, 들뢰즈, 보어, 노자, 장자의 만남도 주선해 보았습니다. 저는 노자의 텍스트에서 찾은 ‘혼混’과 ‘충蟲’을 들뢰즈가 말한 차이의 카오스(혼돈)에 견주어 보았고, 장자의 텍스트에서 찾은 ‘휴虧’를 양자역학에서의 파동함수의 붕괴collapse에 견주어 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존재사태의 은폐와 탈은폐 사건에 대한 형이상학을 구상하며, 삶의 매 순간, 즉 기억과 생각과 깨달음과 행위와 사건의 매 순간이 붕괴의 과정이고, 삶은 그 붕괴의 리듬으로 점철된 드라마라는 점을 보였습니다. --- p.215 한국인들은 대개 자생적 철학에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철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누가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철학자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가 없고, 철학과 대학원생들조차 자기 학교의 철학과 교수님들 이외에는 이름을 아는 한국의 현대철학자가 없는 형편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 한국현대철학사를 정립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 p.274 문사철은 하나로 통한다는데, 대학에서조차 사학과 철학 사이의 교류는 전무한 상태입니다. 역사에 착근着根되지 않는 철학은 공허한 관념론이 되고, 철학이 없는 역사 연구는 맹목적이어서 잡다한 고고학으로 떨어집니다. 역사학과 철학 사이의 대화가 부재한 상황은 역사학자들에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지만, 통합적 학문을 수행해야 할 임무를 게을리해 온 철학자들의 문제가 더 크다고 봅니다. --- p.285 사람의 얼굴을 한 자연주의는 사람과 주변에 대한 2인칭적 성찰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3인칭적 탐구를 지향하는 자연과학주의, 객관주의, 상대주의나, 1인칭적 탐구를 지향하는 관념론, 주관주의, 표현주의와 구별됩니다. 사람의 얼굴을 한 자연주의는 자연이나 자연사 그 자체를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것과 사람이 어떻게 접합하여 어떠한 사유를 빚어내고 그 사유 속에서 세상은 어떻게 현상하는지를 기술합니다. --- p.341 이승종 교수님이 자연주의와 해체주의를 결합하신 방식은 저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데리다의 해체주의를 통해 비트겐슈타인의 자연주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생각을 저로서는 이전까지 한 번도 떠 올려 본 적이 없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자연주의가 대륙철학의 포스트모더니즘과 영미철학의 자연과학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 p.375 2인칭 철학은 단순히 특정한 주제에 국한되는 사유가 아닙니다. 오히려 2인칭 철학은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종류의 영역에 적용될 수 있는 일종의 패러다임입니다. 세계가 사물들의 집합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과정으로 이해되는 상황에서 기존의 철학적 논의들이 어떻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 것인지를 그려 내는 작업이 2인칭 철학의 목표입니다. --- p.4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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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의 『논어』와 플라톤의 『대화편』의 철학 전통을 계승하는 고급 학술대담
공자의 『논어』나 플라톤의 『대화편』이 예증하듯이 동서를 막론하고 철학은 대화에서 비롯되었다. 『철학의 길』은 철학자 이승종이 어떻게 철학과 만나서 거기서 무엇을 배우고 그것에 어떻게 응답했는지를 후학 윤유석에게 생생히 들려주는 대화의 형태로 진행된다. 이승종과 윤유석은 아주 개성 있고 활기 넘치는 대화와 토론으로 철학함을 생중계하고 있다. 윤유석의 질문은 정곡을 찌르고 이승종은 예상과는 다른 각도에서 이에 대답한다. 둘 사이에 주고받는 사유는 밀도가 아주 높아 독자들도 손에 땀을 쥐고 몰입하게 된다. “철학은 가르칠 수 없고 철학함은 가르칠 수 있다”는 칸트의 말처럼, 독자들은 이 책에서 창의적으로 철학함의 실제를 목격하고 그 과정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자 이승종이 평생에 걸쳐 지은 일곱 권의 책을 본격 토론에 부치다 『철학의 길』에서는 그동안 이승종이 지은 일곱 권의 책을 주제별로 나누어 한권 한권 읽고 토론하는 북 토크(Book Talk) 형태의 실제 강좌가 열두 번에 걸쳐 전개된다. 매 강좌는 교재가 되는 이승종의 책에 대한 저자의 발제, 윤유석과의 심도 있는 난상 토론, 수강생들과의 질의응답순으로 진행된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철학’ ‘현대철학’ ‘영미철학’ ‘대륙철학’ ‘비교철학’ ‘한국철학’ ‘역사철학’ ‘자연주의’ ‘앞으로의 길’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이승종은 자신이 ‘철학의 길’에 어떻게 들어오게 되었는지와 그 길에서 무엇을 배우고 지었는지를 중심으로 철학의 다양한 주제를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철학은 미리 정해져 있는 길을 따라가는 활동이 아니라 새로운 길을 밝혀 나가는 활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강조점이다. (2) 현대철학의 지형도는 크게 ‘대륙철학’과 ‘영미철학’으로 나누어진다. 이승종은 두 진영이 각각 ‘데카당스’와 ‘과학주의’라는 질병에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륙철학의 대표자인 데리다와 영미철학의 대표자인 비트겐슈타인에게서 ‘해체주의’와 ‘자연주의’라고도 일컬어지는 대안적 사유를 이끌어 낸다. (3) 영미철학에 대한 논의는 비트겐슈타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과학주의에 빠진 오늘날의 영미철학과는 달리, 사유를 특정한 이론적 틀 속에 가두고자 하지 않았다. 논리학과 수학이 더 이상의 아무런 원리나 토대에도 의존하지 않는, 사람의 활동이라는 사실이 그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다. (4) 대륙철학에 대한 논의는 하이데거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이 세계가 시간의 지평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면서 우리에게 매 순간 새롭게 드러난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의 ‘존재’를 고정적으로 파악되는 세계 속 ‘존재자’들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전통적 형이상학에 제기하는 그의 비판이다. (5) 동양과 서양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이승종의 비교철학 연구 역시 오늘날의 철학이 빠진 데카당스와 과학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유가, 불교, 도가 등 동양의 전통은 서양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든 ‘2인칭적’ 사유를 함의하고 있다. 이승종은 동양철학의 2인칭적 사유가 지닌 현대적 가치를 드러내고자 다방면의 시도를 전개한다. (6) 철학이 2인칭적 대화의 활동이라는 사실은 이승종이 한국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2인칭적 대화는 언제나 대화에 참여한 인물들이 놓인 구체적인 삶의 맥락으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승종은 자신의 철학적 여정에 커다란 영향을 준 한국의 인물인 고유섭, 서영은, 김형효, 박이문 등의 사유가 지니는 의의와 한계에 대해 논평한다. (7) 역사철학에 대한 이승종의 관심 역시 2인칭적 대화에 대한 고찰에 근거를 두고 있다. 2인칭적 대화의 조건이 되는 한국인의 삶이 놓인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배경 역시 중요한 맥락이다. 이승종은 우리의 사회적 현실에서 제기되는 주요 쟁점들을 비판적 시선으로 탐구하면서 한국이라는 맥락을 성찰한다. (8) 2인칭적 사유는 우리가 ‘사람의 삶의 형식’에 따라 주어지는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강조하는 일종의 자연주의라고 할 수 있다. 이승종은 2인칭적 사유를 통해 제시된 자연주의를 ‘사람의 얼굴을 한 자연주의’라고 명명한다. 우리가 어떠한 ‘삶의 형식’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자연이 어떠한 얼굴로 우리에게 주어지는지는 달라지게 된다. (9) 윤유석은 이승종이 제시한 2인칭적 사유로부터 도출될 수 있는 철학적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앞으로의 길을 그려 본다. 2인칭적 사유는 세계를 사물들의 총체로서가 아니라 상호작용의 과정으로 바라보려는 노력이다. 그러한 세계가 바로 사람과 자연 사이에서 일어나는 경이로운 존재사건의 연속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 2인칭적 사유가 보여 주고자 하는 진리이다. 이 책은 ‘대화’의 길을 걸어가는 과정에서 쓰였다. 여기서 ‘대화’는 이 책을 구성하는 형식일 뿐만 아니라, 이 책이 지향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즉, 철학에서 이루어지는 활동이 1인칭적 독백이나 3인칭적 관찰이 아니라, 2인칭적 대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이 강조하고자 하는 내용이다. 철학이 우리에게 밝혀 주는 진리란, 주관적 심리 상태에 대한 진리도 아니고, 객관적 사물에 대한 진리도 아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성립하는 ‘사람의 진리’와 ‘사람의 사실’이라는 것이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요지이다. 이승종과 윤유석은 세계에 대한 해석의 시도가 끝없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야말로 철학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누구도 세계에 대한 완결된 해석에 도달할 수 없다는 사실은 철학이 무한히 풍요롭고 다양하게 뻗어 나가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학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그 길 위에서 만나는 모든 타자들과 대화하고 그들을 해석하면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철학의 길은 대화의 해석학이 계속되는 동안 언제까지나 이어질 것이다. 이승종과 윤유석이 진행한 대화의 텍스트가, 이승종이 지금까지 지은 일곱 권의 철학 서적이라는 점에서 『철학의 길』은 과거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이 책의 부제가 시사하듯이 대화의 해석학이라는 미래의 철학을 향한 것이자 그 학문에 입각한 현재의 실천이기도 하다. 대화의 해석학이라는 철학은 『철학의 길』이 그러하듯이 도상에 있는 진행형의 과제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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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20세기는 남의 철학을 배우고 모방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21세기는 자기 자신의 철학을 형성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학습과 모방으로부터 창조적 형성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시대정신이다. 이승종 교수의 『철학의 길』은 그런 시대정신에 대한 하나의 뚜렷한 증거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사람의 정신 속에서 동서양 사상과 역사에 대한 진지한 배움이 어떻게 창조적 형성으로 승화되어 나가는지 확인할 수 있다. - 김상봉 (전남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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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님은 내가 대학원 당시에 강의를 들었던 스승이다. 교수님 덕분에 비트겐슈타인 철학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비트겐슈타인과 데리다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교수님의 폭넓은 사유와 진지한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는데, 이 책을 접하면서 그때 느꼈던 인상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대륙철학과 분석철학에 모두 정통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며, 두 철학을 섭렵하면서 얻은 통찰을 한국의 역사에 관한 성찰로 확장하는 것은 더욱 더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경지에 이른 이승종 교수님은 이 책에서 그 사유의 결과를 학생들 및 독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한국에서 철학함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독자들의 일독을 권한다. - 진태원 (성공회대 민주자료관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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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철학, 아니 철학의 대화가 시작된다. 철학의 본령이 인간 사이의 대화에 있음을 보여주듯, 소크라테스와 그의 제자들, 석가모니와 그의 숭배자들, 공자와 그의 학생들이 그러했듯 말이다. 그래서일까, 플라톤의 『대화편』, 석가모니의 『니까야』, 공자의 『논어』에 필적할 만한 근사한 대담집, 철학과 사유의 진수성찬이 우리에게 주어진다. 그 사이에 비트겐슈타인과 하이데거가, 그리고 장자와 데리다와 들뢰즈가 두 사람의 대화에 참여한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대화의 매력, 그 철학적 힘에 있다. 이 대화에 끼어들고 싶다는 유혹을 견딜 수 있는 독자들은 거의 없으리라 확신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 강신주 (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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