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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내가 네번째로 사랑하는 계절
한정원의 8월 EPUB
한정원
난다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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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목차

작가의 말 잔서의 날들 7

8월 1일 에세이 종소리 11
8월 2일 시 여름의 일 17
8월 3일 사진 꿈의 꽁무니 21
8월 4일 에세이 라크리모사 25
8월 5일 시 정사 33
8월 6일 사진 언어가 없을 때 37
8월 7일 에세이 조금 사랑하기 41
8월 8일 시 비밀 47
8월 9일 사진 여름비는 잠비 51
8월 10일 에세이 무거운 기쁨 55
8월 11일 에세이 냄새와 기억 61
8월 12일 시 콧노래 65
8월 13일 사진 코끼리의 주름 69
8월 14일 에세이 해방 73
8월 15일 에세이 비의 무게 77
8월 16일 시 그믐 81
8월 17일 사진 눈물 85
8월 18일 시 백야 89
8월 19일 에세이 파도가 없다면 93
8월 20일 시 파도 97
8월 21일 사진 접촉 99
8월 22일 에세이 그치다 103
8월 23일 시 벌들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저녁 107
8월 24일 사진 구으으으으으으름 111
8월 25일 에세이 정주 115
8월 26일 시 호수 이름에는 관사가 붙지 않는다 119
8월 27일 사진 사라진 소리 123
8월 28일 에세이 산소리 127
8월 29일 시 그릇 131
8월 30일 사진 남아 있는 것들 135
8월 31일 에세이 여름은 멈추어라 139

저자 소개 1

대학에서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단편 영화를 연출하고 연기를 했다. 2020년 산문집 『시와 산책』을 출간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사랑하는 소년이 얼음 밑에 살아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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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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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75.10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만자, 약 0.5만 단어, A4 약 11쪽 ?
ISBN13
9791194171072

책 속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앞에는 시작이 무량하다. 시작만 무량하다. 시간이 새로 열리고, 공간이 새로 펼쳐진다. 그렇게 단단한 시작만을 밟아가다 어느 날 어느 곳에서 참, 세상에는 물컹한 끝도 있었지 그걸 처음 안 사람들처럼 소스라친다. 끝은 미래라서 반드시 눈앞에 도착하고, 언젠가는 현재가 되고.

그 순간 무엇을 할 수 있나. 무엇도 할 수 없다. 대개는 울면서 끝을 밟고 각자 다른 길로 간다. 그것을 이별이라 부른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이별하지 않는다. 끝을 넘어서지 않고 스스로가 끝이 되어버린다. 따로 살아갈 미래가 다가오지 않도록 당장 시간을 끊어낸다. 그렇다면 사랑은 거기에서 끝났다고 해야 하나 끝없는 곳으로 갔다고 해야 하나.
---p.30 「8월 4일 라크리모사」 중에서

주름은 골짜기가 있다는 뜻. 숨긴 부분이 있다는 뜻.

비밀은 누구에게나 무엇에게나 있다. 인간도 나무도 여우도, 계절도 밤도 언어도, 선악도 병도 죽음도, 해명하지 못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구석을 지닌다. 밝은 비밀, 어두운 비밀, 밝은 비밀, 어두운 비밀. 환희거나 상처거나가 새긴 실어(失語)의 선.

나는 그것을 평생토록 궁금해하겠지만 함부로 캐지는 않을 것이라고, 홀로 명멸하는 등대를 바라보듯 멀리서 오래 보살필 것이라고 다짐하므로.
---p.95 「8월 19일 파도가 없다면」 중에서

여름은 슬픔처럼 살며시 사라진다고, 에밀리 디킨슨은 썼다.
분명 다른 계절이 끝나갈 때와는 다르지. 왜 여름은 유독 사라지는지. 증발하고 휘발하는지. 기체인지. 움켜쥘 수 없는 무엇인지. 하는 수 없는 사랑 같은지. 여름처럼 슬픔도 사라지려나. 슬픔도 그치려나.
---pp.104-105 「8월 22일 그치다」 중에서

2024년 여름의 어느 하루에, 당신과 나는 이십 분쯤 함께 있었으려나. 백년 속의 이십 분. 그런 이십 분이 무수했으리라. 살면서 꼭 한 번은 더 보고 싶으나 분명 그러지 못할 사람과 사람. 그들의 이십 분이 백년을 쌓아올리겠지.

8월에 나무 그늘 밑에 앉아 있다가 드물게 맑고 서늘한 바람을 맞아 기쁜 때가 있었다. 내게는 아름다운 당신과 스친 것이 그와 같았다.

단 한 번으로 끝나는 인연을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희망 없이, 언제까지 기다린다는 기약 없이, 눈을 감고 기다릴 것이다. 바람일까, 당신일까, 시일까, 슬픔일까, 혹은 그것들이 모두 하나일까 맞춰보면서. 그러다 ‘그것’이 나를 다시 지나치는 때가 온다면, 내가 기다려온 것이 ‘그것’임을 알아챌 수 있기를. 가벼이 일어서 그 뒤를 따라 조용히 걸을 수 있기를.

---p.142 「8월 31일 여름은 멈추어라」 중에서

출판사 리뷰

‘시의적절’ 시리즈를 소개합니다.

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 음식 대신 제철 책 한 권

난다에서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이름하여 ‘시의적절’입니다. 시인에게 여름은 어떤 뜨거움이고 겨울은 어떤 기꺼움일까요. 시인은 1월 1일을 어찌 다루고 시의 12월 31일은 어떻게 다를까요. 하루도 빠짐없이, 맞춤하여 틀림없이, 매일매일을 시로 써가는 시인들의 일상을 엿봅니다.

시인들에게 저마다 꼭이고 딱인 ‘달’을 하나씩 맡아 자유로이 시 안팎을 놀아달라 부탁했습니다. 하루에 한 편의 글, 그러해서 달마다 서른 편이거나 서른한 편의 글이 쓰였습니다. (달력이 그러해서, 딱 한 달 스물아홉 편의 글 있기는 합니다.) 무엇보다 물론, 새로 쓴 시를 책의 기둥 삼았습니다. 더불어 시가 된 생각, 시로 만난 하루, 시를 향한 연서와 시와의 악전고투로 곁을 둘렀습니다. 요컨대 시집이면서 산문집이기도 합니다. 아무려나 분명한 것 하나, 시인에게 시 없는 하루는 없더라는 거지요.

한 편 한 편 당연 길지 않은 분량이니 1일부터 31일까지, 하루에 한 편씩 가벼이 읽으면 딱이겠다 합니다. 열두 달 따라 읽으면 매일의 시가 책장 가득하겠습니다. 한 해가 시로 빼곡하겠습니다. 일력을 뜯듯 다이어리를 넘기듯 하루씩 읽어 흐르다보면 우리의 시계가 우리의 사계(四季)가 되어 있을 테지요. 그러니 언제 읽어도 좋은 책, 따라 읽으면 더 좋을 책!

제철 음식만 있나, 제철 책도 있지,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기획입니다. 그 이름들 보노라면 달과 시인의 궁합 참으로 적절하다, 때(時)와 시(詩)의 만남 참말로 적절하다, 고개 끄덕이시라 믿습니다. 1월 1일의 일기가, 5월 5일의 시가, 12월 25일의 메모가 아침이면 문 두드리고 밤이면 머리맡 지킬 예정입니다. 그리 보면 이 글들 다 한 통의 편지 아니려나 합니다. 매일매일 시가 보낸 편지 한 통, 내용은 분명 사랑일 테지요.

[ 2024 시의적절 라인업 ]

1월 김민정 / 2월 전욱진 / 3월 신이인 / 4월 양안다 / 5월 오은 / 6월 서효인
7월 황인찬 / 8월 한정원 / 9월 유희경 / 10월 임유영 / 11월 이원 / 12월 김복희

* 2024년 시의적절은 사진작가 김수강과 함께합니다. 여전히 아날로그, 그중에서도 19세기 인화 기법 ‘검 프린트’를 이용해 사진을 그려내는 그의 작업은 여러 차례, 오래도록, 몸으로 시간을 받아들이는 일입니다. 시간으로 그리는 사진과 시간으로 쓴 시의 적절한 만남은 2024년 열두 달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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