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제1화 우리들의 작은 집
제2화 오셀로의 여왕 제3화 밤 10시의 숨바꼭질 제4화 마지막 과외 활동 에필로그 |
? サナカ
히이라기 사나카의 다른 상품
김지연의 다른 상품
|
“저희 천국택배는 의뢰인이 지정하신 분께 유품을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천국…… 택배? 유품?” 머리가 따라가지 못했다. 두 사람의 장례식을 맡았던 상조업체에서도 따로 설명을 들은 게 없었다. 설마한들 두 사람이 자신에게 택배를 보내려고 천국에서 운송장을 작성하지는 않았겠지. 멀뚱멀뚱 나나호시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발이 달렸는지 탁자 아래를 확인해 볼 것도 없이 딱 봐도 실체를 가진 인간이 분명했다. --- p.22 “제가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남겨진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아직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부질없는 소리다. 죽음이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아 있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제아무리 발버둥 쳐도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 돌아오지는 않으니까. “사람은 둘로 나눌 수 있어요. ‘죽은 사람’과 ‘아직 죽지 않은 사람’. 누구나 죽으면 강을 건넙니다. 하지만 아라가키 씨는 아직 강 저편으로 가지 않았어요. 오늘이라는 하루를 살고 계시죠.” 나나호시는 거기까지 말하다가 또다시 두 손으로 택배 상자를 아라가키 쪽으로 밀었다. “틀림없이 지금 아라가키 씨에게 꼭 필요한 물건일 거예요.” --- p.37 잡초를 제거하자 지금껏 흔적도 안 보였던 화단이 서서히 드러났다. 땅에서 작은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었다. 셋이 심었던 씨앗이 봄이 되자 일제히 싹을 틔운 것이다. 잡초가 우거지도록 내버려두고 물도 주지 않았건만 참으로 기특하기 짝이 없었다. 살다 보면 죽을 만큼 절박한 상황도 있지만, 그래도 봄은 다시 찾아온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았다. --- p.56 “있잖아, 유.” 사이다에서 점멸하는 보라색과 파란색 불빛이 언뜻언뜻 비치는 눈동자로 자신을 보는 마호의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예뻤다. 좀 더 익숙했더라면 가까이 끌어당겨 안고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머릿속으로 만 번 넘게 시뮬레이션했던 대로 이어졌겠지만, “왜?” 하고 묻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자 마호가 수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숨바꼭질, 안 할래?” 아니, 잠깐만. 지금 이 분위기에서 숨바꼭질이라고? --- p.122 “죽음은,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강을 건너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쪽으로 가버리면, 아무 말도 전할 수 없어요. 누구도 죽음을 되돌릴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마키노 씨가 따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 서비스를 이용하셔도 되지만, 지금 직접 하시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저도 엄마의 모든 면이 좋았던 건 아니에요. 지금도 용서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요. 그렇지만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으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다시는 안 보고 싶어’가 마지막 말이 되게 하지는 않을 거예요.” --- p.263 사람이 죽으면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강을 건너 저세상으로 간다고 하지만, 때로는 이 세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다른 모습으로 영원히 살아가기도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가 이 일을 하는 거라고, 나나호시는 자신에게 다짐을 놓듯 되뇌었다. --- p.273 |
|
“누군가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오늘도 달려갑니다”
강 저편과 이쪽 세상을 이어주는 마지막 선물 어느 날 당신에게 느닷없이 택배 하나가 배달된다. 받을 물건이 없어 어리둥절한 가운데 상자 위에 붙은 운송장을 확인하자 심장이 쿵 떨어지는 것 같다. 보내는 사람 칸에 적힌 이름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 죽은 사람이 천국에서 물건을 보내기라도 한 걸까? 그렇게 당황하기도 잠시, 누군가 당신에게 티슈를 건네온다. 유니폼 가슴께에 한 쌍의 날개 마크를 단 천국택배의 배달원 나나호시는 오늘도 오토바이 짐칸에 의뢰인의 물건을 싣고 전국을 누비는 중이다. 천국택배를 이용하는 고객에게는 그야말로 별의별 사정이 있다. 택배를 보내는 대상도 다양한데, 가족이나 첫사랑, 신세 졌던 회사 선배는 물론 멀리 입양 보낸 반려묘나 추억이 깃든 나무 앞도 가능하다. 나나호시는 택배를 받고 얼떨떨해하는 이들에게 초콜릿을 권하거나 차를 함께 마시며 잠깐의 여유를 선물한다. 때때로 택배를 열어보길 거부하는 수취인도 있지만 붙임성 좋게 말을 붙이며 마음의 문을 두드린다. 활기를 잃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한 별것 아닌 독려에 왠지 모를 위로가 찾아든다. 그가 전달하는 물품은 고인과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것과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다정한 안부를 건네는 듯하다. “다시 만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내 인생을 살아가야지” 마음이 닿은 순간 새롭게 내딛는 한 걸음 《천국에서 온 택배》는 일본 내 출간 당시 ‘실제로 이런 택배가 있다면 나도 이용하고 싶다’, ‘이런 서비스가 있었다면 최근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마음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등의 후기를 남겼다. 가상의 서비스지만 언제 생겨나도 이상할 게 없는 현실성과 죽은 사람이 아닌 살아 있는 사람들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친구들을 먼저 떠나보낸 노인에게는 카세트와 녹음테이프가 배달되고(제1화 「우리들의 작은 집」), 폐쇄적인 시골 마을에서 벗어나고 싶은 고등학생은 게임기와 헤드셋을 받는다(제2화 「오셀로의 여왕」). 가정에서나 회사에서나 설 자리가 없는 중년 남자에게는 편지 한 통이(제3화 「밤 10시의 숨바꼭질」), 자기혐오에 빠진 여대생 앞으로는 다섯 통의 편지가 도착하기도 한다(제4화 「마지막 과외 활동」). 유품을 남긴 의뢰인은 이야기의 초반에 등장하거나 미스터리한 형태로 마지막에 밝혀지기도 하면서 스토리적 재미를 더했다. 네 개의 에피소드 모두 삶의 의미를 잃은 인물들이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를 받고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천국택배를 통해 의뢰인의 마음이 무사히 전달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지만, 택배를 받은 이들의 삶이 바뀌는 모습까지 보여주며 더 깊은 울림을 그려냈다. “하고 싶은 말은, 직접 하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히이라기 사나카가 전하는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 우리는 누구나 후회를 한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다라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감정이나 잘못 내뱉은 말 한마디가 폭풍처럼 밀려올지도 모른다. 천국택배는 그러한 이들에게 유용한 서비스다.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후회를 덜어낼 기회일 테니. 이 책의 저자 히이라기 사나카는 천국택배라는 서비스를 이용해 사후에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이야기를 그려냈지만, 그가 종국에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에필로그에 담겨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 시간 동안 서로에게 마음을 직접 전하는 일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 말이다. 죽음은 되돌릴 수 없다. 어머니를 갑작스럽게 잃은 나나호시는 책임감 있게 제 업무를 다하면서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살아 있을 때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진심 어린 조언은 지금 이 순간 곁에 있는 사람을 더 아끼고 사랑하며 직접 마음을 표현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가까이에 있는 사람에게 더 많은 사랑과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어질 게 분명하다. |